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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tegic Communication

협상에 甲乙은 없다, 주도권만 있을뿐

최철규,김한솔 | 109호 (2012년 7월 Issue 2)




편집자주

개인과 기업, 국가를 막론하고 협상 능력에 따라 경쟁력이 달라지는 시대입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 사회에서 협상의 중요성은 더욱 커져가고 있습니다. 경쟁의 강도가 치열해 질수록 사회는불통(不通)’분열(分裂)’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소통(疏通)’에 대한 명확한 철학과 과학적 방법론이 절실한 때입니다. 기업 대상 맞춤형 전략 커뮤니케이션 전문 교육기관인 HGS 휴먼솔루션그룹이 협상 전략과 기술, 갈등관리 등 소통의 과학에 대해 소개합니다.

 

아파트 전세 계약 기간이 끝나 이사를 가야 하는 당신. 맘에 쏙 드는 집을 발견했다. “이 금액에 계약하시겠어요?” 부동산 중개업자의 질문에 잠시 망설인다. ‘정말 이 집이 최선일까? 지금보다 1000만 원 정도는 깎을 수 있지 않을까? 집 주인에게 도배는 부탁해야 하지 않을까?’ 머릿속에 수많은 생각들이 오간다.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당신에게 부동산 중개업자가 다시 한마디 내뱉는다. “오늘 오전에도 이 집 보고 가신 분 있어요.” 이 말을 듣는 순간 당신은 마음이 흔들린다. 그러는 찰나 부동산 중개업자의 전화벨이 울린다. “1003호요? 지금 마침 그 집 보고 있는데… 30분쯤 후에 이리로 바로 오시겠어요?” 중개업자가 전화를 끊자마자 당신이 서둘러 말한다. “좋습니다. 제가 계약하는 걸로 할게요.” 갑자기 다급해진 당신. 이유가 뭘까?

 

배트나(BATNA)?

협상 워크숍을 하다 보면 워크숍 참가자들이 종종 이런 질문을 한다. “저는 대기업에 납품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구매업체인 대기업에서 갑을 관계라는 걸 무기 삼아 터무니 없는 요구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주로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협상이 너무 어려워요. ‘을 상대로 협상을 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두 가지다. 하나는협상에서 갑과 을이란 없다는 것. 갑과 을의 관계에서는 힘의 크기가 일방적이다. 상대적으로 지위가 높은 사람이이 되고 힘이 없는 자가이 돼서 갑이 을에게 지시하는 게 갑을 관계다. 하지만 협상은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다른 사람은 복종하기만 하는 자리가 아니다. 갑이 을과협상을 하고 있다는 건 갑도 무엇인가 을에게 원하는 것이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아무리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도 갑이 필요로 하는가치를 줄 수 있다면 갑을 관계는파트너관계로 바뀔 수 있다. 결국스스로 자신을 어떤 위치에 두느냐가 중요하다.

 

너무 이상적으로 들리는가? 그렇다면 좀 더 현실적인 다음 답을 들어보라. 두 번째 답은 배트나(BATNA·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Agreement)를 활용하라는 것이다. 배트나는 하버드대 협상 교수인 로저 피셔와 윌리엄 유리가 제안한 개념1 으로협상이 결렬됐을 때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을 말한다.

 

쉬운 예를 들어 보자. 당신은 수박 한 통을 사려고 집 앞 시장에 갔다. 15000원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 당신. 하지만 과일가게 주인은 2만 원을 부른다. 가격이 좀 비싼 것 같아서 다른 과일가게는 없나 살펴보지만 애석하게도 그 시장에 과일가게가 한 군데밖에 없다. 그래서 당신은 어쩔 수 없이 2만 원을 주고 그냥 그 집에서 수박을 산다. 그렇지 않으면 더 멀리 있는 시장에 가는 불편함을 감수하거나 수박 먹을 기회를 다음으로 미룰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만약 바로 옆에 또 다른 과일가게가 있다면 어떨까? 당신은 곧장 옆 가게로 가면 된다. 그리고 그 가게에서 수박을 2만 원보다 싼 가격에 팔고 있다면 그걸 사면 된다. 바로 이것이 배트나의 힘이다. ‘다른 과일 가게라는 배트나가 있을 땐 2만 원보다 싼 가격에 수박을 살 확률이 높아진다.

 

협상에서도 마찬가지다. 계약서상에서는이라도 갑 이외의 다른 업체들과 거래할 기회가 많다면 갑인 상대에게 고개를 숙일 필요가 없다. 반대로 아무리이라도말고 마땅한 대안이 없다면 갑 행세를 하기 힘들다. 결국 협상에서의 갑을 관계란 배트나가 있느냐, 없느냐로 정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의 위치에서 협상을 잘하기 위해선 배트나를 적절히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이처럼 배트나는 협상에서 주도권을 갖기 위해 매우 유용한 도구다. 그래서 프로 협상가들은 협상을 하기 전에 항상 나의 배트나가 무엇인지 연구한다. 그리고 나에게 좋은 배트나가 있다면 이를 적극 활용한다. 이를 통해 상대가 나와의 협상에 대해괜찮은 거래구나’, 혹은놓쳐선 안 되는 계약이구나라고 인식하도록 만들어 낸다. 글의 처음에 언급했던 부동산 중개업자와의 협상 역시 배트나 때문에 협상의 틀이 완전히 바뀐 경우다. “다른 사람도 이 집을 탐내고 있다”는 말 한마디가 당신이 빠른 결정을 하도록 만든 셈이다. 기억하라. 협상에서 계약서상의은 무의미하다. 배트나가 있는 협상가가 갑이고 그렇지 못한 자가 을이다.

 

상대의 인식을 바꿀 만한 배트나가 없다면?

배트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래서 협상 워크숍을 할 때도 다양한 실습을 통해 배트나의 힘을 체감하도록 한다. 참가자들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배트나의 중요성을 느끼며 감탄한다. 그런데 꼭 한 명씩 이런 질문을 한다. “배트나가 좋은 건 알겠는데 우리 회사에는 배트나가 없습니다. 그럼 저희에게 배트나는 쓸모 없는 그림의 떡 아닌가요?” 여기에 대한 답은 단호하게 “No”. 그 이유가 뭔지 다음 사례를 통해 알아보자.

 

미국 텍사스의 휴스턴 전기전력회사가 북미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철도회사 벌링턴 노던 산타페(Burlionton Northern Santa Fe, 이하 BNSF 철도)와 벌였던 협상 상황2 을 보자. 휴스턴 전기전력회사는 발전에 필요한 석탄을 대량으로 구입해야 했다. 이를 위해선 철도를 이용하는 게 필수적이었다. 그리고 회사 발전소까지 오는 철로는 BNSF 철도가 독점권을 갖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BNSF 철도를 이용했다.

 

 

 

 

이런 상황에서 독점권을 가진 업체는 자연스럽게횡포를 부리게 되는 법. BNSF 철도가 받아 가는 연간 운송 비용은 초기 계약보다 점점 높아져 19500만 달러나 됐다. 반면 운송 서비스는 해가 갈수록 점점 나빠져 갔다. 하지만 휴스턴 전기전력회사는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BNSF 철도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마땅한 대안, 즉 협상에서의 배트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휴스턴 전기전력회사 구매 담당자가 아이디어를 냈다. BNSF 철도의 경쟁사로 북미 철도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던 유니온퍼시픽(Union Pacific)을 협상에 끌어들이기로 한 것. 당시 유니온 퍼시픽의 철도 선로는 휴스턴 전기전력의 발전소에서 10마일( 16) 정도 떨어진 곳에서 끊어져 있었다. 그 선로를 발전소까지 연장하자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그리고 이 계획을 BNSF 철도에 알리며이래도 계속 높은 가격을 요구할 테냐라고 물었다.

 

반응은 어땠을까? BNSF 철도는 코웃음을 치며마음대로 해보라고 맞섰다. 이유는? 10마일 정도의 철로를 연장하는 데에 약 2400만 달러 가까운 큰 비용이 들기 때문에 그 계획이 비현실적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그 프로젝트를꿈의 철도라고 부르며 비웃었다. 하지만 휴스턴 전기전력회사는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이 일을 해냈다. 그리고 이젠 협상의 판이 완전히 바뀌었다. 코웃음 치던 BNSF 철도가 휴스턴 전기전력에 부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 ‘지금껏 함께해 온 인연을 강조하며 휴스턴 전기전력에 매달렸지만 이미 버스는 떠난 후였다. 휴스턴 전기전력은 BNSF 철도가 제안한 운송 비용보다 25%나 할인된 가격으로 유니온퍼시픽과 계약을 맺었다. 그 결과 첫해에만 1000만 달러 정도의 비용 절감을 할 수 있었다.

 

이 케이스가 주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배트나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만들어 내는 것이다. 현재 상황에선 배트나가 없을 수 있지만 노력 여부에 따라 배트나를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다.필자가 컨설팅한 수천억 원 규모의 구매 협상에서도 배트나를 만드는 방법으로 큰 효과를 얻었다.

 

A 회사는 공개 입찰 방식으로 건설 프로젝트의 파트너를 정해야 했다. 당시 A 회사는 B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싶었다. B 기업과 예전에 함께 일한 적이 있었는데 품질이 마음에 들고 기술력도 뛰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공개 입찰에서 B 기업은 A 회사가 줄 수 있는 금액보다 훨씬 더 많은 금액을 원하고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B 기업 이외의 다른 업체들은입찰 조건이 너무 까다롭다며 입찰 참여도 꺼리는 상황이었다. 만약 이대로 입찰이 진행돼 B 기업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된다면 A 회사로서는 B 기업의 요구를 전부 받아줄 수밖에 없었다. A 회사로서는 B 기업 외에는 배트나가 없는 상황이 되는 셈이다.

 

이때 필자가 이렇게 제안했다. “입찰 조건을 바꿔서 배트나를 만들어야 합니다.” 방법은 이랬다. 당시 A 회사는 품질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기술 조건’ ‘납기 일정등 입찰 조건을 아주 까다롭게 만들어 놓은 상태였다. 중소기업들이 입찰에 참여하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참여가 불가능한 구조였던 것. 스스로 배트나를 없애 버린자충수를 둔 꼴이었다. 그래서 입찰 제안에 대한 기술 점수 평가 체계를 바꾸고 납기 일정도 연장해 다양한 기업들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넓혔다. 뿐만 아니라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때문에 입찰 참여를 꺼리던 해외 기업들도 끌어들이기 위해고정 환율제를 제시했다.

 

결과는? B 기업 이외에도 많은 업체들이 공개 입찰에 제안서를 내기 시작했다. B 기업의 태도도 달라졌다. 애초 B 기업이 원했던 것보다 훨씬 낮은 금액으로 입찰 제안을 한 것. 그래서 A 회사는 B 기업이 처음에 원했던 가격보다 10% 가까이 낮은 가격에 협상을 타결할 수 있었다. 당연히내 것이라고 생각할 때와 경쟁 상황이 됐을 때, 사람의 행동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바로 이것이 배트나의 힘이다.

 

아직도나에겐 배트나가 없다고 불평만 하고 있는가? 세상엔 공짜가 없다. 협상에서도 마찬가지다. 배트나가 하늘에서 뚝 떨어지길 기대하지 마라. 그건 욕심이다. 만들어라. 당신이 배트나를 만들기 위해 투입한 노력보다 훨씬 더 큰 이익을 협상을 통해 얻게 될 것이다.

 

나의 배트나만큼 상대의 배트나도 중요하다?

상대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좋은 배트나를 만들려는 노력은 아주 중요하다. 그리고 그것만큼 중요한 게 있다. 바로 상대의 배트나를 파악하는 것이다.

 

DBR 107호 칼럼에서 소개한 시어도어 루즈벨트 선거운동본부장의 협상 사례를 다시 한번 보자. 저작권이 걸려 있는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한사고에 대한 사진사와의 협상. 선거운동본부장은 사진사에게저작권료로 얼마를 드리면 될까요가 아닌유명해질 기회를 드리는 대가로 선거 후원금을 얼마나 주실 수 있으신가요라고 물어서 상대의 인식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그 덕분에 저작권료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선거 후원금을 받아내는 성과를 거뒀다. 그가 이런 전략을 사용할 수 있었던 데에도 배트나에 대한 통찰이 있었기 때문이다.

 

선거운동본부장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그가 가진 배트나, 저작권을 갖고 있는 사진사와의 협상에서 실패했을 때 취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이었을까? 하나는 제작된 모든 홍보 팸플릿을 폐기하고 다시 제작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무단으로 그 사진을 사용한 후 소송에 휘말리는 정도다. 정말이지 형편없는 배트나를 갖고 있었다. 만약 그가 자신의 형편없는 배트나만 생각했다면 이 협상은 정말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협상에 성공했다. 이유는상대의 배트나’에 대해 연구했기 때문이다.

 

 

사진사가 갖고 있는 배트나, 즉 사진사가 선거운동본부장과의 협상에서 실패한다면 그에겐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는유명 사진사가 될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치는 셈이었다. 선거운동본부장은 자신의 배트나도 나쁘지만 상대의 배트나 역시 아주 안 좋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바로 이 점을 노렸고 자신의 배트나는 숨긴 채 상대의 나쁜 배트나를 역이용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이처럼 상대의 배트나를 파악하면 협상을 풀어갈 새로운 열쇠를 찾을 수도 있다.

 

상대의 배트나를 파악하는 게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양측이 가진 배트나의 파워에 의해 협상 전략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대우자동차를 매입할 당시 GM이 사용한 협상법3 에서 배트나와 협상 전략 간의 관계를 알아보자.

 

대우자동차가 M&A 시장에 나왔을 때만 해도 대우차의 몸값은 아주 높았다. GM은 물론 포드, 현대자동차 등이 컨소시엄을 맺고 인수 의사를 나타냈다. 정부와 채권단은 국제 경쟁 입찰을 부쳤고 그 결과 가장 높은 약 77000억 원의 인수 가격을 제시한 포드자동차 하나만이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2000 9, 포드가 갑작스럽게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 그러자 정부와 채권단은 당황했다. 현대차에 매각을 하자니독과점논란이 생길 것을 걱정해야 했고, 노조에서 강하게 요구했던독자 생존론도 이미 힘들다고 판단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대우차가 손을 벌릴 곳은 GM밖에 없었다. 한마디로 대우차에는 배트나가 없었던 셈이었다.

 

이렇게 되자 GM의 협상 스타일이 완전히 바뀌었다. GM 1999년 대우차가 워크아웃에 들어가자 가장 먼저 대우차 일괄 인수를 제안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일괄 인수가 아닌 선별 인수도 고려 중이다라거나상황을 지켜보자는 식으로 돌변했다.

 

이때 정부나 대우차 채권단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다. “GM이 다음 달 초 이사회를 열어 인수 의사를 결정한 뒤 제안서를 낼 것이라는 말만 매달 되풀이할 뿐이었다. 하지만 이 발표는 계속 어긋났다. GM의 잭 스미스 회장이나 릭 왜고너 CEO 등은 모터쇼 등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면여전히 대우차 인수에 관심이 있다고만 말할 뿐 그 시기 등에 대해서는 속 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이런 GM의 지연 전술은 대우차가 210개월 만에 영업이익을 낸 2001 4월까지 계속됐다. 대우차의 채권단과 정부의 진을 뺄 만큼 뺀 후에야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에 나온 것이었다.

 

이것이 바로 배트나가 협상 전략에 미치는 힘이다. 만약 대우차가 GM 이외에 배트나가 있었다면 GM의 협상법은 어땠을까? 1999년 서둘러 인수 의사를 발표했던 것처럼 발 빠르게 움직였을 것이다. 하지만 경쟁자가 없는 상황에서 굳이 서두를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처럼 협상에서 배트나는 협상 전체의 전략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요소이다.

 

만약 상대에게 배트나가 없다면, 또 앞으로도 배트나를 만들어 낼 가능성이 희박하다면 협상은 길게 끌고 가는 게 유리하다. 어차피 상대에겐 대안이 없기 때문에 나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 반대로 상대에겐 배트나가 있지만 나에겐 배트나가 없다면? 그럴 땐 나의 나쁜 배트나가 상대에게 노출되기 전에 최대한 빨리 협상을 끝내는 게 좋다. 나의 형편 없는 배트나가 노출되는 순간 협상의 주도권은 상대에게 넘어간다.프로 협상가들은 나의 배트나를 개발하는 것뿐 아니라 상대의 배트나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연구한다. 그리고 나의 배트나와 상대 배트나 중 어떤 것이 더 큰 힘을 갖고 있는지 항상 고민한다. 협상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나와 상대가 함께하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홈쇼핑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문구는매진 임박네 글자다. 사람들은 이 문구를 보고 서둘러 전화기를 찾는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매진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샀다면 이 제품은 충분히 괜찮은 거야라고 생각해서. 둘째,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잡아야 해라는 경쟁심이 생기기 때문에. 협상에서의 배트나도 마찬가지다. 내가 좋은 배트나를 갖고 있을 때 협상 상대도 나에 대해 위의 두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좋은 배트나를 만들고 배트나의 힘에 따른 협상 전략을 세우는 것. 그것이 협상 3.0에서 상대의 인식을 바꾸는 협상법이다.

 

 

 

 

최철규 HSG 휴먼솔루션그룹 대표 ckchoi@hsg.or.kr

최철규 대표는 국내 비즈니스 리더 3만 명에게 협상과 소통의 원리를 전파한 언론인 출신의 기업교육 전문가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런던정경대(LSE)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경제신문사에서 경제부, 금융부 기자로 일했고 IGM 협상스쿨 원장을 지냈다.

 

김한솔 수석연구원은 서강대 커뮤니케이션 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치고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다. IGM 세계경영연구원 협상 R&D 팀장을 지냈다. 현재 HSG 휴먼솔루션그룹 R&D 센터를 이끌고 있다.

 

  • 최철규 | - 현 HSG 휴먼솔루션그룹 대표
    - 한국경제신문사 경제부, 금융부 기자
    - IGM 협상스쿨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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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한솔 | HSG 조직갈등 연구소 소장

    비즈니스 교육 전문 기관 HSG 휴먼솔루션그룹에서 강의와 컨설팅 등을 통해 많은 기업의 소통 전략 수립을 돕고 있다. 리더의 자기 인식을 위한 진단 프로그램 '성과 백신'을 개발,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 「이기적 리더」 「1% 디테일: 성공적인 조직 커뮤니케이션의 비결」 「설득하지 말고 납득하게 하라」(공저) 등이 있다.
    hskim@hsg.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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