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엽 교수의 경영거장 탐구

종합주의 vs 전문주의, 대결을 주목하라

95호 (2011년 12월 Issue 2)

 
 
 
 
SKT의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는 우리나라 이동통신시장이 시장 포화 상태이고 새로운 산업 생태계 구도로 인해 수익의 규모가 대폭 줄어들었다는 측면과 반도체산업 자체가 매력적이라는 점에서는 합리적인 전략으로 평가될 수 있다. 그러나 기존 역량 이전 가능성, 타깃 산업의 경쟁 구도, 위기 상황에서의 생존 위험 등을 고려할 때는 부정적으로 전망된다. SKT는 하이닉스 인수 후 반도체사업 관리 조직을 느슨한 연계 조직으로 설계해야 할 것이다. 이는 만의 하나 새로 진입한 반도체산업에서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그 위기가 SKT나 SK그룹의 생존 위기로 확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경영학계 및 경영 실무자들 사이에서 다각화 전략의 장단점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특히 기존 사업분야와 거리가 먼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는 비관련 다각화는 큰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재벌로 불리는 대기업 집단들이 국가 경제 전체에서 주도적 위치를 점유해온 우리나라에서 다각화에 대한 인상은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경영 전략의 관점에서도 비관련 다각화 전략이 항상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사례에 따라 구체적 통계 수치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기업이 이질적인 새로운 분야로 다각화할 경우 성과가 오르기보다는 오히려 급락하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비관련 다각화 전략이 없었다면 현재 우리나라 경제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반도체, 자동차, 조선, 전자 등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신성장을 위해서는 비관련 다각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다각화를 둘러싼 이와 같은 상반된 평가는 오랜 기간 경영자들을 혼란에 빠뜨려왔다. 경영학자들이나 컨설팅 회사들은 다각화를 통한 신성장 추구에 대해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설명이나 대답을 일관성 있게 제시하지 못하고 사안별로 그때그때 다른 처방을 내놓거나 ‘잘했다’ 또는 ‘못했다’ ‘그 잘한 이유나 잘못한 이유는 뭐였다’ 하는 식의 사후적 해석만 남발하는 데 그쳤다.
 
이처럼 기존 경영학계나 컨설팅 업계, 그리고 실무 경영자들이 다각화 전략에 대해 혼란스러운 반응을 보여온 것은 다각화 대상 산업의 매력도나 실행하려는 기업의 여유 자원, 그리고 타깃 산업과 기업 간의 관련성 중 특정한 한 가지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이들 간의 복합적 관계를 보지 못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또 각 조직의 고유 역량의 본질이 다각화에 적합한가 여부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각화를 통한 신성장 추구는 기업 경영의 여러 영역들 중 가장 중요한 전략적 의사결정이면서 동시에 극도로 어려운 의사결정이므로 반드시 체계적인 기준과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 특히 다각화 전략을 설명하는 거시조직이론 개념인 종합주의와 전문주의 조직 간 상대적 장단점에 대해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종합주의와 전문주의 조직 간의 근본적 차이
거시조직이론의 여러 이론 패러다임들 중 단연 가장 많은 수의 실증 연구들을 쏟아낸 조직생태학(organizational ecology)은 대부분 동종 조직들의 집합인 조직군(organizational population) 수준에서 연구가 발전돼왔다. 이를 개별 조직 수준으로 끌어내림으로써 조직생태학이 기업의 전략적 의사결정에 기여할 수 있는 시사점들을 도출한 것이 캐럴(G. Carroll) 교수의 자원분할(resource portioning) 이론이다. 캐럴은 각 조직을 니치폭(niche width)에 따라 종합주의(generalist) 조직과 전문주의(specialist) 조직으로 구분했다. 그는 종합주의 조직들이 활용하는 자원과 전문주의 조직들이 활용하는 자원이 서로 분할돼 있기 때문에 어느 쪽이 다른 쪽보다 특별히 유리한 것이 아니라 자원이 분포된 상황에 따라 유불리에 대한 판단이 달라진다는 자원분할이론을 주장했다.
 
자원분할이론은 종합주의 조직과 전문주의 조직 간의 분화를 강조하는데 그 핵심 기준은 어떤 조직군이나 조직이 생존하고 성장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환경 조건들과 자원들을 의미하는 니치(niche)다. 즉 조직 수준에서 니치는 전체 환경 공간에서 각 조직이 생존과 성장을 위해 활용하는 다양한 자원들의 합을 말한다. 각 조직이 의존하는 특정 원자재, 재무자원, 인적자원 등 투입 측면의 자원들은 물론 타깃 소비자와 고객 등 산출 측면의 자원들도 포괄하는 개념이다. 조직들은 생존과 성장을 위해 니치에 의존해야 하므로 만일 동일한 환경 공간의 자원들을 활용하려는 조직들이 있으면 서로 경쟁할 수밖에 없는데 이것을 니치중복(niche overlap)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니치중복이 없는 경우는 동종 산업에 속하더라도 서로 경쟁관계가 아니다. 즉 기존 경제학이나 전략경영에서 주장하듯이 같은 산업에 속한 기업들의 수가 많아진다고 해서 경쟁이 항상 심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니치중복의 정도가 높은 기업들의 수가 많아질 때만 경쟁이 심해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같은 세계적 의류업체들이라도 샤넬이나 구찌와 같은 명품 의류업체와 유니클로나 H&M과 같은 저가 의류업체는 경쟁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데 그것은 니치중복의 정도가 낮기 때문이다. 또 같은 외식업체라도 최근 우리나라에 진출하기 시작한 피에르 갸르니에 같은 최고급 프랑스 레스토랑과 맥도날드 같은 대중 패스트푸드점도 원자재와 같은 투입 측면이나 타깃 고객과 같은 산출 측면 모두에서 서로 활용하는 자원들 간 중복이 없어 경쟁이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조직들은 자신이 속한 환경의 성격에 따라 생존과 성장에 유리한 방향으로 니치 활용 패턴을 발전시켜 나가면서 점차 분화되는데 두 가지 대표적인 니치 활용 유형이 바로 종합주의(generalism)와 전문주의(specialism)다. 전문주의는 조직이 생존과 성장을 위해 활용하는 니치의 폭을 좁게 잡아서 소수의 특수한 자원이나 시장 공간만을 활용하는 전략인 데 반해 종합주의는 잡식성 동물처럼 폭넓은 니치를 가지고 다양한 이질적 자원들을 활용하는 전략을 말한다. 예를 들어 고급 오디오 전문점과 같이 특정 상품시장의 특정 세그먼트만을 다루는 업체는 전문주의 조직인 데 반해 오디오는 물론 TV, 세탁기 등 모든 종류의 가전 제품들을 취급하는 하이마트와 같은 업체는 종합주의 조직이다. 또 1980년대 중후반 이래 우리나라 사회 변동 과정에 깊숙이 관여해왔던 시민운동 조직들 중 모든 종류의 시민운동 이슈들에 폭넓게 관여하는 경실련은 종합주의 조직인 데 비해 환경연합과 같이 한 가지 이슈에만 집중하는 시민운동 단체는 전문주의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종합주의 조직들은 폭넓은 니치를 점유하고 있어 다양한 이질적인 환경 공간에서 생존과 성장을 추구하는 반면 전문주의 조직들은 제한된 특정한 환경 공간에 대해서만 자신의 생존과 성장 역량을 극대화한다.
 
자원분할이론에 따르면 다각화된 거대 기업들이 시장을 독과점하게 되면 일반적 사실과는 정반대로 오히려 중소규모 기업들이 더 많이 설립되고 성장하게 된다. 거대 종합주의 조직들은 다양한 자원들이 대규모로 분포하고 있는 환경 공간의 중심 부분으로 모여서 서로 중원을 놓고 경쟁을 벌이게 되면 결과적으로 소수의 거대 종합주의 조직들만 살아남아 이들이 전체 환경의 중심 부분에 모여 과점하는 집중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들 소수 종합주의 조직들이 점유하는 환경 공간은 그 이전의 많은 종합주의 조직들이 동시에 차지하던 넓이보다 줄어들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전체 환경 공간의 주변부에 전문주의 조직들이 탄생하고 생존하며 성장할 자원들이 오히려 더 풍부해진다는 것이다. 즉 경쟁에서 져서 사멸하는 종합주의 조직들이 점유하던 환경 공간이 비게 되고 이 공간들을 전문주의 조직들이 활용하면서 생존과 성장이 훨씬 더 용이해진다는 것이다.
 
 
종합주의와 전문주의 조직 간 경쟁과 다각화
종합주의와 전문주의 조직들은 전체 환경 공간에서 각기 다른 위치를 점유하면서 생존하고 성장하면서 서로의 니치중복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해 점차 조직군이 분화되게 되는데 만일 이들이 서로의 니치에 진입해 반대 유형의 니치전략을 구사하는 조직들과 경쟁하더라도 여러 가지의 불리함 때문에 생존이 어렵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주의 조직들의 활발한 탄생과 성장은 환경 공간의 중심부를 점유하고 있는 종합주의 조직들에게 위협을 가하게 되기 때문에 종합주의 조직들은 흔히 전문주의 조직들이 점유하고 있던 시장으로 자신의 니치를 확장하고자 시도하게 된다. 그러나 일반적 상식과는 달리 거대한 종합주의 조직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전문주의 조직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전문주의 조직들의 니치로 들어와서 경쟁하는 종합주의 조직이 전문주의 조직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드문 편이다. 종합주의와 전문주의 조직의 역량이 성격 자체가 전혀 다르고, 또 전혀 다른 환경 공간의 요구에 최적화돼 있기 때문이다. 즉 종합주의와 전문주의는 어느 한쪽이 우월한 것이 아니라 그 장단점이 전혀 다른 것이다.
 
우선 넓은 니치폭을 가진 종합주의 조직들은 제한된 환경 공간에서만 활동하는 전문주의 조직들에 비해 특정 환경 공간에서의 상황이나 성과에 영향을 적게 받기 때문에 위험 분산의 효과가 크다. 제한된 특정 환경 공간만을 니치로 가진 전문주의 조직은 그 환경 공간의 자원이 고갈되거나 또는 경쟁이 심해지면 생존 위험에 처하게 된다. 이에 반해 여러 환경 공간들에 걸친 폭넓은 니치를 가진 종합주의 조직은 공간의 상황이 나빠지거나 낮은 성과를 거두더라도 다른 환경 공간에서의 성과로 이를 충분히 보완할 수 있기 때문에 생존율이 훨씬 높다. 또 종합주의 조직들은 기존 환경 공간과 유사한 근접 공간으로 진출할 때 기존에 축적한 역량, 자본, 명성 등을 활용해 규모의 경제나 범위의 경제를 누릴 수도 있다. 하지만 특정한 자원유형과 환경 공간만을 집중적으로 활용하는 전문주의 조직들은 위험 분산 효과나 규모, 범위의 경제의 혜택을 누릴 수 없고, 또 특정 환경 공간에서의 성과와 상황에 따라 생존 여부가 큰 영향을 받게 된다. 그러나 종합주의 조직이 전문주의 조직과의 경쟁에서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니다. 비록 전문주의 조직들이 니치의 폭이 좁긴 하지만 여러 환경 공간에서 사용될 수 있는 범용 조직 역량만을 갖추고 있는 종합주의 조직들과 달리 그 제한된 특정한 환경 공간에서의 생존과 성장에 최적화된 전문적 조직 역량을 갖고 있으며, 또 그 환경 공간에서 나름대로의 독보적 시장 지위와 명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종합주의 조직과 전문주의 조직 간 경쟁이 나타나더라도 전체 환경 공간에서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 전문주의 조직들이 점유하고 있는 환경 공간에서 특정 전문주의 조직과 특정 종합주의 조직의 일부분이 맞대결을 벌이기 때문에 오히려 그 전문조직의 니치 영역 내에서는 전문주의 조직이 훨씬 더 높은 경쟁력을 누리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중적 제품부터 고급 제품까지 전체 라인업을 가진 거대 규모의 종합주의 의류업체와 최고급 제품시장에서만 경쟁하는 전문주의 명품 의류업체가 경쟁한다면 그 경쟁은 전체 의류시장에서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 두 조직의 니치가 중복되는 명품 의류업체에서만 벌어지기 때문에 당연히 전문주의 명품 의류업체가 이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미국의 사우스웨스트항공사는 단거리 항공시장에만 특화한 전형적 전문주의 조직이었는데 사우스웨스트가 개발한 단거리 항공시장이 급성장하자 콘티넨털항공사, 아메리칸항공사, 팬암 등 국내와 국제 노선 모두를 운항하던 거대 종합주의 항공사들이 뒤늦게 이 신규 시장에 진입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사우스웨스트와의 경쟁에서 져서 퇴출되거나 미미한 존재로 남게 됐다. 단거리 시장이라는 특정한 환경 공간에 특화된 사우스웨스트의 전문주의 경쟁력을 이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폭넓은 환경 공간에 걸쳐 경쟁하는 종합주의 조직들은 대부분 각 개별 환경 공간으로는 1등을 하기보다는 3∼4등 정도로 중간 정도의 경쟁력을 가지는 경우가 많고 그 대신 전체 시장에서 규모가 큰 중심부 위치를 거점시장으로 점유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각 환경 공간들에서의 성과의 합과 규모/범위의 경제의 혜택을 누릴 수 있고 이들 간 위험분산 효과도 존재하기 때문에 장기 생존율은 전문주의 조직들보다 높은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넓은 니치폭을 가지기 때문에 다양한 이질적 환경 공간들에서 각 공간들에 특화된 조직역량을 가진 많은 전문주의 조직들과 경쟁해야 하는 불리함도 가진다. 이렇게 볼 때 각 조직이 니치폭을 넓혀 종합주의 조직들이 가지는 유리함에 기반해 경쟁할지, 아니면 특정 환경 공간에만 선택과 집중해 그 공간에서의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전문주의적 장점들로 경쟁할지가 바로 다각화 의사결정의 핵심이 된다.
 
다각화 의사결정에서 짚어봐야 할 3가지
거시조직이론적 관점에서 볼 때 적극적으로 다각화, 특히 비관련 다각화를 추구한다는 것은 종합주의 조직의 이점을 활용해서 경쟁하겠다는 선택이다. 이때 다음의 세 가지를 신중하게 고려하고 적절하게 실행할 필요가 있다.
 
첫째, 기업의 지속적 경쟁우위와 생존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계속적 성장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나 그것을 반드시 다른 환경 공간으로의 다각화를 통해 달성할 필요는 없다. 따라서 우선 전문주의 조직으로 미래에도 계속 성장하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특정 환경 공간에 특화된 전문주의 조직도 그 공간 내부에서 계속적 성장이 가능하다.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에서 다루고 있는 쌍둥이칼로 잘 알려진 헹켈 같은 기업은 특정 환경 공간에만 특화된 전문주의 조직이나 글로벌 고급 칼 시장을 압도하는 대규모 전문주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또 사우스웨스트항공사도 다른 항공사들과 달리 단거리 시장에만 특화하는 폭 좁은 니치를 가지고 있는 전문주의 조직이지만 계속 성장해 세계 최고의 항공사가 됐다. 따라서 섣불리 종합주의 전략을 채택하기보다는 현재 속한 환경 공간 내부에서의 지속적인 전문주의적 성장을 지지해줄 수용역량(carrying capacity)이 충분한지를 판단하는 것이 먼저여야 한다. 만일 그렇다고 판단된다면 이미 익숙한 기존 환경 공간에서 경쟁하는 전문주의적 성장전략의 추구가 여러 낯선 분야들에서 경쟁하는 종합주의 전략으로의 전환보다 훨씬 더 합리적인 선택이다.
 
둘째, 만일 기존 환경 공간의 수용역량이 이미 고갈돼 그 내부에서의 지속적 성장이 불가능할 경우 다른 환경 공간으로의 다각화를 추구하되 그 타깃 환경 공간의 선택에 있어 다음의 4가지를 냉철하게 분석해야 하며 어느 하나라도 부정적이라면 그 공간에는 진입하지 않아야 한다.
 
1.먼저 타깃 환경 공간의 매력도(attractiveness)를 판단해야 한다.
즉 새로 진입하려는 환경 공간이 미래의 장기적 생존과 성장에 필요한 충분한 자원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줄 수 있는 ‘풍요로운 환경(munificent environment)’ 공간인가의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다각화 전략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지속적 성장을 할 수 있는 환경 공간을 찾는 것이 목적이므로 매력도가 낮은 여러 공간들로 문어발식으로 무작정 다각화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가장 어리석은 결정이다.
 
2.아무리 매력적인 타깃 환경 공간이더라도 진입 후 경쟁에서 져 사멸해버리면 안 되기 때문에 전문주의 조직들의 경우 기존 환경 공간에 특화돼 있던 자신의 조직 역량과 새로운 타깃 환경 공간에서 요구되는 조직 역량 사이의 이전 가능성을 판단해야 한다. 전문주의 조직의 조직 역량은 특정 환경 공간에 최적화돼 있기 때문에 다른 공간에서는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새로 진입할 타깃 환경 공간은 반드시 기존에 축적된 조직 역량을 상당 부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로 선택하는 것이 특히 진입 초기의 취약한 시기의 생존에 필수적이다. 조직 역량의 이전가능성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기존 인력들이 약간의 추가 교육훈련만으로 새로운 환경 공간에 배치돼 최고 수준의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가를 평가해보길 권하고 싶다. 종합주의 조직들의 경우조직 역량의 성격 자체가 다양한 이질적 환경 공간들에 적용될 수 있는 범용 역량들을 주로 보유하고 있으므로 이런 문제가 덜하다.
 
3.타깃 환경 공간에 강력한 전문주의 조직들이 존재하고 있고 그 공간에서의 경쟁이 여러 조직들이 시장을 분할해 공존하는 유형이 아니라 한두 개의 강력한 승자들만이 생존할 수 있는 ‘승자독식 경제(Winner Takes It All Economy)’인가의 여부를 평가해야 한다. 만일 그렇다면 조직의 유형을 막론하고 그 타깃 환경 공간에는 진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전문주의 조직도 일단 다각화를 시도하는 순간 종합주의 조직으로 전환되므로 새로운 타깃 환경 공간에서의 경쟁에서는 전문주의적 경쟁우위를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타깃 환경 공간에서 3, 4위나 중간 정도의 성과만 거두어도 충분히 생존과 성장이 가능한 경우가 아니면 그 공간에 특화된 조직 역량을 갖고 있는 전문주의 조직이 독식하는 환경 공간에서는 생존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4.타깃 환경 공간에 진입할 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생존 위험률을 냉철하게 평가해야 한다. 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은 항상 중요한 것이 맞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단기적으로 조직의 생존을 확보하는 것이다. 만일 어떤 타깃 환경 공간에 진입할 때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비용과 위험이 너무 커서 최악의 경우 조직의 생존 자체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면 아무리 매력적인 타깃 공간이라도 진입하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최악의 경우에 신규 환경 공간의 진입이 부분적 실패 정도가 아닌 완전한 대실패로 끝나더라도 조직의 생존을 확보할 수 있는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동시에 극도로 보수적으로 소요 자원의 규모와 자원 동원력을 평가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즉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환경 공간에 진입하는 데에는 항상 높은 불확실성이 존재하므로 미래에 소요될 자원의 양을 최대한 여유 있게 많이 계상하고 반대로 이를 감당할 내부 자원 또한 불확실성을 고려한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 두 가지를 비교해보는 것 또한 생존 위험률 평가에 반드시 필요하다.
 
셋째, 위의 4가지 다각화 의사결정 기준이 모두 충족돼 어떤 새로운 환경 공간에 진입하는 경우에도 그 실행에 있어 철저한 위험 대비가 반드시 필요하다. 무엇보다 자기 조직의 니치전략 특성과 타깃 환경 공간의 경쟁 구도에 최적화된 조직시스템이 필요하다. 만일 다각화하는 조직이 원래 다양한 이질적인 환경 공간에서 경쟁하는 종합주의 조직이고, 또 만일 새로 진입하는 타깃 환경 공간이 1등만 살아남는 승자독식 경제가 아닌 중간 정도의 성과를 창출하는 기업들도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조직 설계에서 종합주의 조직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기존 조직과 긴밀하게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를 추구해야 한다. 그러나 반대로 자기 조직이 특정 환경 공간에만 한정된 좁은 니치를 가진 전문주의 조직이었거나, 혹은 타깃 환경 공간이 소수의 시장지배적 플레이어만 생존할 수 있는 승자독식경제인 경우에는 오히려 종합주의적 장점을 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통합하는 것이 생존위험률의 가중을 초래한다. 이 경우에는 그 환경 공간에 특화된 조직 역량을 가진 강력한 전문주의 조직과 경쟁해서 이겨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는 공식적으로 여러 환경 공간들에 다각화된 종합주의 조직이더라도 실제 조직 내부의 운영은 각 환경 공간의 요구에 최적화할 수 있도록 전문주의 조직에 가깝게 자율성을 주고 전사적 통합조정은 최소화하는 ‘느슨한 연계(loose coupling)’ 조직을 구축해야 한다. 이런 느슨한 연계 조직은 특히 새로 진입한 환경 공간에서 성과 창출과 경쟁에 실패하는 경우 그 위기가 전체 조직의 생존위기로 확산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방화벽(fire wall) 구축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새로운 환경 공간으로의 진입은 항상 높은 불확실성과 위험을 동반하므로 어떤 경우에도 새로 진입한 환경 공간에서의 실패가 조직 전체의 생존 위기로 확산되지 않도록 조직 설계를 통해 철저하게 대비해야 하는 것이다. 또 새로운 환경 공간으로의 다각화 실행 타이밍도 생존위험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기존 환경 공간에서의 계속적 생존과 성장에 심각한 위기가 발생한 이후 그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타깃으로 진입하려는 시도는 그 니치 변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변화비용 때문에 오히려 생존 위험률을 대폭 증가시키게 된다. 따라서 새로운 환경 공간으로의 다각화는 반드시 기존 환경 공간이 미래의 추가적 성장은 보장하지 못하더라도 당분간의 생존에는 문제가 없을 평상시에 시도해야 한다.
 
 
 
SKT의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에 대한 평가와 전략적 방향
다각화에 대한 이런 거시조직이론의 관점을 실제 다각화 사례에 적용해 보면 많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화제가 된 다각화 사례는 SKT의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대기업이자 이동통신서비스 분야 1위 기업인 SKT가 글로벌 반도체업계의 주요 기업이기는 하나 한때 워크아웃 등 위기에 빠졌다가 현재 단기 성과면에서 상당 수준 회생한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시장에 진출했다. 이 중대한 전략적 의사결정을 앞에서 제시한 관점에서 평가해보고 다각화 전략의 성공적 완수를 위한 전략적 방향들을 검토해 보기로 하자.
 
첫째, 반도체로의 다각화를 고려하기 전에 생존위험률이 훨씬 낮은 기존 환경 공간에서의 전문주의적 성장이 가능하지 않을까의 여부를 토론해 보자. 다양한 산업들의 생태계 관점에서 볼 때 SKT는 창업 이후 이동통신서비스 분야에만 특화하면서 성장해온 전형적인 전문주의 조직이다. SKT는 우리나라 이동통신산업이 시작될 때 최초로 진입한 선발주자로서 이동통신서비스 분야에 특화된 조직 역량과 시장 지위, 그리고 명성으로 지배적 경쟁력을 누려왔다. 따라서 만일 우리나라 이동통신시장이 앞으로도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 SKT는 전문주의적 성장 전략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했을 것이다. 그러나 잘 알려진 대로 우리나라 이동통신시장은 가능한 잠재 소비자의 대부분이 이미 휴대전화 서비스에 가입했기 때문에 시장 포화 상태가 도래해 더 이상의 성장이 어려울 뿐 아니라 최근 애플의 아이폰과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필두로 한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이동통신업체뿐 아니라 디바이스와 하드웨어 제조업체들,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제공자들, 전자상거래업체, 광고업체 등 서로 다른 무수한 산업들이 연계돼 집단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산업 생태계 구도가 형성됨에 따라 SKT와 같은 전통적인 이동통신서비스업체들에 돌아갈 수익의 규모가 줄어들었다. 또 이동통신서비스업체는 기본적으로 지리적으로 각 지역에 국한된 산업이기 때문에 SKT가 글로벌화를 통한 새로운 성장을 추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따라서 SKT가 어딘가 새로운 산업이나 시장에서 미래의 지속적 생존과 성장에 필요한 신성장 동력을 찾는 다각화를 시도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타깃 환경 공간으로 선택한 반도체산업이 전략적으로 바람직한 다각화 대상인가에 대해 앞서 제시한 다각화 기준들을 중심으로 엄밀하게 평가해볼 필요가 있다. 먼저 글로벌 반도체산업이 SKT가 미래의 지속적 생존과 성장을 추구할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인가를 평가해봐야 한다. 반도체에서 창출된 수익이 전체 순이익의 60∼70%를 기여하는 삼성전자의 사례를 보더라도 그 규모와 수익성 면에서 글로벌 반도체시장은 분명히 매력적이다. 게다가 앞으로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들의 확산과 함께 반도체의 글로벌 수요 또한 상당 기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다각화의 대상으로 타당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이제 SKT가 전문주의 조직으로서 이동통신서비스 분야의 환경 조건에 최적화하며 축적해온 전문주의적 조직 역량이 새로 진입하는 반도체 분야에 어느 정도 이전 가능한지를 평가해 봐야 한다. 앞의 평가 기준들과 달리 이 기준에서는 상당히 부정적인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반도체는 전형적인 하이테크 제조업으로서 글로벌 환경에서 경쟁하는 데 필요한 역량 수준이 불과 몇 달 차이로 승패가 결정 나버리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R&D의 속도와 대규모 양산 역량의 선점적 구축, 그리고 먼지 하나도 들어가면 불량이 나는 미세 마이크로 공정의 효율성과 완벽한 품질 등이 요구된다. 그러나 SKT가 이제까지 이동통신서비스 분야에서 축적해온 역량은 가입자 수 자체가 경쟁력의 원천으로 작용해 추가적인 가입자들을 유인하게 되는 전형적인 네트워크 경제 원리를 따른다. 그리고 SK그룹 전체를 보더라도 반도체 제조와 유사한 오퍼레이션 엑설런시를 추구하는 산업에서 글로벌 경쟁을 해본 경험이 별로 없다. 따라서 기존 역량의 이전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이 기준에서는 다각화 전략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평가해볼 기준은 새로 진입하는 반도체산업에 강력한 전문주의 경쟁자가 있는가와 이 산업이 여러 기업들이 공존하며 과점하는 구조가 아닌 1등이 독점적 시장지배력을 행사하는 승자독식 경제인지 여부다. 안타깝게도 이 두 가지 모두 ‘그렇다’가 대답이 된다. 지난 10여 년 이상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업계를 압도적 1위 기업으로 지배해온 삼성전자는 비록 전사 차원에서는 전자산업의 여러 세그먼트들에서 경쟁하는 종합주의적 조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반도체사업이 운영되는 방식은 독립 회사처럼 거의 완전히 자율성을 가지고 글로벌 반도체산업 환경에 최적화된 조직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반도체산업은 1위인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2위부터 나머지 모든 기업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전형적인 승자독식 경제다. 이처럼 반도체산업은 새로 진입하는 조직들이 생존하고 성장하기에 매우 어려운 시장이며, 따라서 이 기준에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다.
 
또 한 가지 평가해봐야 할 것은 반도체산업으로의 다각화로 인해 SKT가 처할 수 있는 생존 위험 정도다. 이것은 반도체 사업을 위해 미래에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자원과 SKT 또는 SK그룹 차원에서 감당할 수 있는 내부 자원의 양을 대비해 봐야 알 수 있다. 글로벌 반도체시장의 특성은 초기 시장 진입자가 시장을 독식하는 전형적인 승자독식경제이기 때문에 차세대 반도체의 양산 역량 구축을 누가 최초로 성공하느냐가 경쟁의 가장 중요한 관건이다. 따라서 반도체 생산라인을 건설하는 데 소요되는 엄청난 재무자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가 경쟁에서의 승패와 위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삼성전자의 예를 보더라도 2010년 한 해 동안에만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신규 생산라인(16라인) 건설과 30나노 D램 양산을 위한 15라인 CAPA 증설, 그리고 시스템 LSI 경쟁력 강화를 위한 증설 등에 11조 원을 투자했다. 그런데 이것은 2005년 15라인 건설 이후 불과 5년 만의 추가적 신규 투자였다. 과연 SKT나 SK그룹이 이 정도의 자원을 정기적으로 조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인데 그 위험도는 매우 높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이미 SKT가 하이닉스를 인수해 반도체산업에 진입하기로 결정한 이상, 반드시 그 다각화가 성공적으로 완수돼 SKT와 SK그룹 전체의 경쟁력과 성과를 한 단계 상승시켜야 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실패의 위험을 최소화하는 모든 전략들이 동원돼야 한다.
 
첫째, 전략 실행 측면에서 반도체라는 타깃 산업의 성격에 상관 없이 새로운 산업으로 다각화를 시도한 타이밍은 SKT가 여전히 기존 이동통신서비스 분야에서 지배적 경쟁자로서 대규모의 자원을 신사업 진입에 지원해줄 수 있는 시점이라는 면에서 매우 좋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만일 기존 사업이 본격적으로 쇠퇴하기 시작해 SKT가 급격히 위기에 빠져 그 위기극복의 탈출구로 이런 엄청난 니치변화 전략을 시도했다면 치명적 생존 위기에 빠졌을 가능성이 높다.
 
둘째, SKT가 하이닉스를 인수한 후 반도체사업을 관리할 조직 시스템을 설계할 때 기존 SKT 조직 혹은 SK그룹의 조직과 긴밀한 통합을 시도하면 절대 안 될 것이다. 반드시 거의 독립 기업처럼 느슨한 연계 조직으로 원거리 지원과 관리만 해야 한다. 반도체산업에서 요구되는 조직 역량은 기존 SKT나 SK그룹이 가지고 있던 어떤 역량으로부터의 이전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인 종합주의 조직들의 다각화에서와 같이 기존 조직과의 긴밀한 통합조정을 통해 규모의 경제나 범위의 경제를 추구해 2, 3위 정도만 하겠다는 식의 접근을 시도하다가는 반도체산업의 특수한 환경에 최적화된 조직 역량을 가진 강력한 전문주의 조직에 의한 승자독식의 원리가 지배하는 글로벌 반도체시장에서는 오히려 치명적 생존 위험만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형식적으로는 SKT의 일부이나 실질적 운영에서는 반도체사업을 완전히 독립적인 조직으로 전략과 구조, 문화 등 모든 면에서 글로벌 반도체산업의 특수한 환경 조건에 최적화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그리고 국내외를 막론하고 반도체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신규 전문인력 채용을 통한 역량 조달을 무엇보다 서둘러야 한다. SKT나 SK그룹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자원의 지원과 흐름을 조율하는 것이므로 CFO와 연락조정역 정도만 파견하고 나머지는 반도체산업 전문가에게 맡겨야 할 것이다.
 
셋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만의 하나 새로 진입한 반도체산업에서 성공적으로 경쟁하지 못하는 불행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 위기가 전체 SKT나 SK그룹의 생존 위기로 절대 확산되지 않도록 철저한 방화벽(fire wall)을 설치하는 것이다. 방화벽은 내부 의사결정 기준이나 조직설계, 재무적 장치, 법적 장치 등을 통해 다양하게 설치될 수 있는데 무엇보다 중요하고 시급한 조치다. 예를 들어 최악의 경우 반도체산업에서 철수하는 조건을 매우 구체적으로 확립해 대내외적으로 공표하고 이를 철저하게 지키는 것을 시도해볼 만하다. 구체적으로 언제까지 어느 정도 규모의 자원을 투자해 어느 정도의 성과를 창출하지 못하면 미련 없이 철수하겠다는 기준을 미리 설정해 놓으면 최악의 경우에도 전사적 생존 위기는 방지할 수 있다. 이런 조치는 시장에서 주주나 투자자들의 위험도 감소시켜주며 또 내부 구성원들의 긴장감을 유지해주기 때문에 매우 효과적이다. 일반적으로 다각화 전략을 시행하는 기업들이 그 전략이 성공했을 경우에 창출될 엄청난 상향 잠재력(upside potential)에만 취해 실패했을 때의 하향 위험성(downside risk)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방화벽들은 이에 대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제공해 준다.
 
극도의 불확실성과 생존 위기가 상존하는 21세기 초경쟁 환경에서의 기업경영에서 다각화 등 전략적 의사결정에서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은 병가지지상사다. 그러나 잘못된 의사결정에 발목이 잡혀 ‘하다 보면 잘 되겠지’와 같은 근거 없는 자신감과 낙관주의에 취해 최악의 경우에 대비한 아무런 방화벽도 없이 소중한 기업의 자원들을 끝없이 쏟아붓다가 전체 기업의 생존에 치명적 위기를 초래한다면 이것은 분명히 경영자의 잘못이자 책임이다. SKT가 도처에 도사린 이런 위험들에 지혜롭게 대처함으로써 반도체 사업으로의 다각화를 성공적으로 완수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메이저 플레이어가 됨과 동시에 삼성의 반도체가 그랬듯 국가 경제를 한 단계 점프시키는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신동엽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dshin@yonsei.ac.kr
필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에서 조직이론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조직이론 분야의 세계 최고 학술지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등 저명한 저널에 다수의 논문을 실었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공동대표도 맡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29호 Fly to the Metaverse 2021년 09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