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erature Review

先업무-後전략:M&A 성패 가르는 통합에는 순서가 있다

87호 (2011년 8월 Issue 2)


 
 
고명근 - Building with Trees-3 80x65x46㎝, film & plastic, 2010
사진과 조각을 결합해 ‘사진 조각’이라는 독창적 영역을 개척한 고명근 작가의 작품이다. 하늘, 나무, 건물 등 여러 이미지들을 투명 필름에 전사한 후 두껍게 만들어 구조물화했다. 평면예술로 인식돼온 사진을 입체적으로 구현해냄으로써 이미지와 구조의 절묘한 합치를 이뤄냈다. 새로운 시각을 통해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것들 간의 조화를 이뤄냈다는 점이 흥미롭다.
 

국경을 넘어선 인수합병(Cross-Border M&A)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약 70%의 M&A가 당초 기대했던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패의 원인은 인수후통합(PMI·Post-Merger Integration) 작업과 관련이 있습니다. 서로 다른 전략과 프로세스 및 시스템, 무엇보다 이질적인 문화를 가진 두 기업이 화학적 결합을 하려면 성공적인 PMI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DBR은 Cross-Border PMI와 관련한 지금까지의 연구 성과들을 요약했으며 성공적 기업 통합을 위한 전략, 영업, 생산, 구매 등 오퍼레이션 및 IT 시스템 구축 가이드라인을 제시합니다. 이번 스페셜 리포트가 글로벌화를 추진하는 기업들의 PMI 역량 강화에 기여하기를 바랍니다.


 

2000
년 이후 시장개방, 산업규제 완화, 민영화, 정보기술의 발달, 자유무역의 확대 등이 진행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M&A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해외 기업 간 M&A는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M&A를 통한 해외시장 진출은 비용과 시간을 단축하고 빠르게 현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국제화 경험과 해외 기업 운영 노하우가 많지 않은 국내 기업에는 여전히 쉽지 않은 전략적 선택이다. 해외 현지기업 M&A를 통한 시너지 창출에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다수의 연구 결과 실제 M&A를 통해 해외로 진출한 기업 중 70% 안팎이 초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따라서 외국 기업 M&A를 시도하는 기업들은 광범위한 연구조사와 함께 철저한 계획을 세워 실행에 옮겨야 한다.
 
해외 기업 M&A 건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도 대부분 기대 이하의 성과를 내고 있는 데 대해 경영학자들은 △터무니없이 높은 인수 프리미엄 △신중하지 못한 대상 선정 과정 △정교한 인수 타당성 분석 및 검증 과정 결여 △시너지 창출에 대한 경영진의 과도한 믿음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많은 경영학자들이 인수-피인수기업 간 통합(PMI·Post-Merger Integration) 과정이 M&A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하고 있다. 해외 기업 간 M&A의 경우 언어적, 문화적, 사회적, 제도적 차이가 커 통합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통합을 통한 가치창출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성공적 통합전략의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본 기고문은 해외 기업 간 M&A 후 성공적인 통합과정에 관한 기본적인 개념, 필수 고려요소 및 통합전략에 관해 그동안 진행돼온 학계의 연구내용을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내용은 실증적으로도 활발한 검증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해외 기업을 인수하고자 하는 국내 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Cross-border PMI 개념
일반적으로 PMI란 인수-피인수기업 간 안정화를 촉진시키기 위해 서로 간 다른 전략, 프로세스, 조직, 그리고 문화 등의 영역을 융합하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융합 활동을 통해 인수-피인수기업 간 기술, 시스템, 일하는 방식, 지휘체계, 조직구조, 기업문화, 보상제도 등 서로 다른 기능 활동을 재배치하거나 하나의 통합된 조직으로 재탄생시키는 변화 과정을 뜻한다. 일부 학자들은 통합 과정을 인수-피인수기업 간 기술·정치·문화적 통합의 순차적인 실천과정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궁극적으로 PMI에 관한 학문적 쟁점은 통합의 강도(integration level)를 어느 선에서 결정해야 하는지, 즉 전체적인 M&A의 목적과 방향에 맞춰 피인수기업으로부터 보존해야 할 요소, 혹은 제거해야 할 요소를 고려해 통합수준(분리유지, 부분통합, 완전통합 등)을 결정하는 게 핵심이다.
 
해외 기업 M&A는 국내 기업의 M&A와 많은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인수-피인수기업 간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적 차이로 통합 관련 정보를 입수하거나 해석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특히 상대 기업 국가에서 과거 사업을 해본 경험이 전혀 없을 때 부닥치게 될 의사소통의 어려움은 통합작업에 커다란 장애요소로 작용한다. 일방적으로 인수기업의 제도, 정책, 시스템에 맞추도록 요구하거나 지나치게 불필요하거나 또는 필요 이상의 통합을 추진할 경우 인수기업에 대한 적대감만 불러올 수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다국적 기업들의 해외 기업 통합전략을 분석한 다수의 연구들에 따르면 피인수기업의 국가적, 문화적 특성을 무시한 채 자신의 경영관리 및 운영 패턴을 그대로 강요하는 경향을 보일수록 오히려 통합이 더디게 진행되거나 통합 불능 상태가 된다. 따라서 해외 기업에 대한 통합 작업을 진행할 때 나라마다 서로 다른 경영방식, 노사관계, 재무 및 회계 관리 방식, 거래업체와의 관계, 소비자, 경쟁업체뿐 아니라 현지 국가의 전체적인 문화와 정서 등에 대한 학습도 사전에 이뤄져야 한다.
 
결론적으로 해외 기업 인수후통합(cross-border PMI)의 핵심은 인수 후 통합과정에서 성과에 직결되는 업무, 기능, 매뉴얼, 정책통합 등 ‘하드웨어’적 이슈라기보다는 심리학적 요소, 인간 관련 요소 등 ‘소프트웨어’적 이슈라고 할 수 있다. 즉 해외 기업 간 M&A 후 과연 무엇을 창출할 것인가를 고민하기에 앞서 나의 상대자는 과연 누구인가라는 이슈를 다시 한 번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하는 일이 통합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서로 다른 남남이 만나 가족을 이뤘다면 더 이상 나의 이익만을 고집할 수 없다. 서로 다르게 살아온 것을 인정하고 ‘나’가 아닌 ‘우리’를 위한 의사결정을 위해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 이 과정을 통해 비즈니스방식,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통합해나가는 것이 cross-border PMI의 핵심이다.
 

 
Cross-border PMI에 대한 학문적 연구
Cross-border PMI에 관한 학문적 연구가 본격화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지난 30년간 M&A에 관한 학문적 연구의 주된 초점은 과연 M&A로 인해 인수-피인수기업 모두 가치를 창출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했는가에 있었다. 이와 관련해 M&A의 목적, 딜(deal)의 성격, 인수 가격, 인수-피인수기업 간 전략과 역량의 부합정도, 피인수기업의 과거 실적 등의 변수와 인수 후 성과 간의 상관관계를 증명하는 데 많은 학문적 논의가 진행돼왔다. 그러나 1990년대 초반에 이르러 M&A를 통한 관련 다각화 기업이 비관련 다각화기업에 비해 성과나 성공확률이 훨씬 높다는 일반적 믿음이 실증적으로 도전을 받으면서 M&A 관련 연구에도 근본적 변화가 일어났다. 즉 경제학, 재무학, 경영전략 관점에서 이뤄지던 연구가 조직행동론, 사회심리학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중심으로 본격화됐다. PMI가 학문적 관심을 받게 된 것도 이 시점부터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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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1>은 M&A 관련 각 학문 분야별 주요 연구 대상 및 주장하는 내용을 나타내고 있다. 경제·재무·전략중심의 학자들은 M&A 거래 성사 전인 계획단계(planning stage)에 주로 관심을 가진 반면 조직행동론·사회심리학 학자들은 딜이 성사된 이후인 실행단계(implementation stage)에 주목하고 있다. 즉 ‘성공적 M&A’라는 같은 연구주제를 놓고 연구대상과 내용은 서로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조직행동론ㆍ사회심리학 등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PMI를 다룬 연구들을 종합해보면 크게 △인수-피인수기업 간 문화적 차이에 대한 이해의 중요성 △통합과정에서 적절한 지배력(control)의 중요성 △피인수기업의 국적에 따른 차별적 통합전략의 필요성 등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이 관점에 따르면 인수 후 통합과정이 성공적이지 못할 경우 조직 갈등이 심화되면서 흡수인력 이탈이 가속화돼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는 곧 인수 회의론 대두, 고객 이탈, 주가 하락 등으로 이어져 결국 인수가 실패로 끝나게 된다. 따라서 사회문화적 관점에서는 그동안 M&A에서 간과돼왔던 통합과정, 특히 인수-피인수기업 간 문화적, 인적 통합의 성공 여부가 M&A의 전체적 성과를 결정하는 핵심요소라고 주장한다. 이는 기업 간 M&A를 국내 기업 간 M&A의 연장선상에서 연구해오던 학자들에게 통합에 관한 한 해외 기업 간 M&A는 기존과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시켰다. 국내 기업 간 M&A와 달리 해외 M&A에서는 인수-피인수기업 간 문화적 차이, 그리고 국적별 인수기업의 특성이 M&A 성과를 측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변수라는 점을 깨닫게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과 연구가 많은 한계점을 내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인수 후 통합과정에 대한 정보는 지극히 기업 내부적 사안이기 때문에 객관적 자료를 수집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해당 기업들이 통합과정에서 겪고 있는 진통을 굳이 드러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대다수 통합 관련 연구들이 단편적인 사례 연구나 처방론적 논의, 현상 설명에 머무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일반화할 수 있는 이론적 토대를 구축하기 위해 더욱 활발한 실증연구가 진행돼야 한다. 최근 들어 제약, 금융, IT 등 지식 집약적 산업을 중심으로 통합전략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이를 확대해 일반제조업, 서비스업 등 다양한 산업의 M&A 사례를 중심으로 통합에 관한 실증연구가 지속돼야 한다.
 
2-1. 결정론적 관점
Cross-border PMI에 관한 연구는 크게 △결정론적 관점에서 통합과정 중 반드시 고려해야 할 성패요소를 규명하고자 하는 연구 △절차론적 관점에서 통합을 실행에 옮기기 위한 이상적인 절차와 관리방안을 규명하고자 하는 연구 △상황적합론적 관점에서 다양한 산업적, 환경적 변화에 따른 이상적인 통합전략은 무엇인가를 규명하고자하는 연구로 나뉘어 진행돼왔다.
 

 

먼저 통합연구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주제는 ‘Cross-border PMI의 성패요소는 무엇인가?’로 요약된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요소를 꼽자면 <표2>와 같이 약 5가지다. 첫째, 명확한 통합전략을 수립한 후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 인수-피인수기업 간 통합의 주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다시 한번 명확히 한 후 이를 실현하기 위해 피인수기업의 프로세스, 시스템, 프랙티스를 그대로 유지시킬지, 부분적으로 인수기업에 통합할지, 아니면 인수기업 방식으로 완전 흡수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통합을 어떠한 수준에서 결정하느냐에 따라 인수-피인수기업이 추진해야 할 실행과제와 절차가 크게 달라지므로 상황에 따라 통합 전략을 계속 수정한다면 혼란만 가중된다. 따라서 일단 결정된 통합전략은 일관되게 진행시켜나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동시에 모든 인수-피인수기업 직원들이 발생할 수 있는 변화를 미리 예측해 대비할 수 있게 통합전략을 문서화하고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매우 강력한 통합추진팀(integration team)을 구성해야 한다. 해외 기업과의 M&A 시 상이한 기업문화와 경영방식, 사용언어뿐 아니라 정보교환 방식의 차이로 인해 인수-피인수기업 간 지식과 경험의 공유, 조직학습(organizational learning)을 통한 시너지 창출에 큰 어려움이 따른다. 통합추진팀은 인수-피인수기업 어느 쪽에도 편향되지 않은 객관적 시각을 가진 팀으로서 기존 기업 내 다른 부서나 사업부와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통합작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된 팀을 뜻한다. 물론 구성원들은 인수-피인수기업의 국가적, 문화적 배경을 잘 이해할 수 있는 풍부한 경험을 소유하고 있는 양측의 핵심 인물들이어야 한다. 이들의 업무는 최고경영진과 통합에 관한 모든 사항을 전달·보고할 수 있고 인수-피인수기업의 입장뿐 아니라 고객의 입장, 주주의 입장까지 반영해 통합전략을 수립함과 동시에 통합전략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프로젝트관리팀(project management team)과 유사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 최고경영진(top management team)의 통합역량과 리더십이 해외 기업 인수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결국 해외 기업 간 성공적 결합은 이들 통합추진팀이 두 기업 간 신뢰와 공통된 언어를 형성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상호 교환할 수 있는 창구역할을 얼마나 잘 수행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셋째, 인수-피인수기업 간 적절한 소통 채널을 확립하는 게 중요하다. 피인수기업 직원의 경우 인수 후 고용 안정성, 직무 재배치 등으로 심리적 동요와 불안감을 겪게 된다. 이는 업무효율을 떨어뜨리고 상호불신, 불만, 사기저하로 연결돼 결국 많은 이들의 이직을 야기해 시너지 창출에 커다란 걸림돌이 된다. 따라서 조직개편으로 인한 부서의 역할 변화, 직책과 직무의 변화, 누가 남고 누가 떠나게 될지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직원들에게 정확히 그 배경과 내용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 특히 해외 기업 M&A에선 향후 성장 전략, 고객 서비스, 조직개편 등에 관한 불확실한 루머가 발생할 경우 내부 직원뿐 아니라 소비자와 투자자들에게도 많은 혼란을 가중시킨다. 따라서 최고경영진이 향후 일어날 변화에 대해 미리 소비자, 투자자들과 소통함으로서 발생 가능한 미래의 불확실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일도 중요하다. 아울러 인수-피인수기업과 관련된 각종 이해관계자들(고객, 주주, 직원, 노조, 채권단, 언론, 정부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M&A가 가져올 잠재적 시너지 효과나 직간접적 파급효과에 대해 다양한 소통 활동을 전개하며 홍보활동을 병행해야 한다. 정보전달은 뉴스레터, 메모, 미팅 등 사내 공식적인 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신뢰할 수 있는 상위 직책 정보전달자가 가장 시의 적절한 때에, 정기적으로, 직접 전달하는 방식으로 소통해야 한다.
 
넷째, 적절한 통합속도가 필요하다. 대체로 통합은 신속히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여겨진다. 통합이 더디고 느리게 진행될수록 통합기업 안팎으로 많은 의구심과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M&A 직후 인수기업의 20∼50%가량은 적게는 몇 달에서 많게는 몇 년 동안 생산성이 저하되는 ‘인수 후 표류기간’을 경험하게 된다. 많은 학자들은 이러한 어수선한 분위기를 최소화하고 표류기간을 최대한 단축하려면 정교한 통합계획과 함께 신속하게 통합 작업을 완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속한 통합에 대한 정의는 매우 다양하나 일부학자들은 인수 후 첫 100일을 준거점으로 제시하고 있다. 인수 후 첫 100일은 임직원들이 변화, 조직 재구성, 제도개선 등을 기대하며 새로이 업무를 추진해보려고 함에 따라 조직원들의 사기가 가장 고취돼 있는 시기다. 따라서 이 기간에 이뤄낸 변화의 정도 또는 계획 대비 실제로 이뤄낸 통합의 정도는 향후 M&A의 성과를 간접적으로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사용된다. 결국 통합전략에 있어 사전에 이미 통합전략이 수립돼 있는가, 신속히 추진되고 있는가, 그리고 인수 후 첫 3∼4개월 동안 가시적인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가가 통합속도에 관한 주요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다섯째, 경영학자들은 통합전략 수립 못지않게 통합의 완료 및 성공 여부를 어떻게 측정할 것이지를 명확히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인수-피인수기업마다 혹은 인수기업 내에도 각 사업부서나 기능부서별로 통합의 의미가 같을 수는 없다. 통합에 대한 정서 역시 나라마다 다를 수 있다. 따라서 통합추진팀은 각 사업부 또는 기능부서별로 통합 목표, 통합실천과제, 우선순위가 무엇인지를 사전에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또한 이를 사내 전 부서와 공유할 수 있도록 명시화하는 작업도 뒤따라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통합목표를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지 점검할 수 있는 객관적 측정도구를 마련해 전 직원, 주주들이 통합의 진행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통합의 성과를 측정하는 데는 비용절감, 매출증가 등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직원, 소비자들의 만족도, 리스크 관리, 운영상의 신뢰성(operation reliability), 또는 문화적 통합정도 등 비재무적 성과 역시 간과돼서는 안 된다. 일반적으로 성과측정 방식은 밸런스스코어카드(BSC·Balanced Score Card) 개념에 기초해 인수 후 통합으로 기대되는 성과를 <표3>처럼 재무적 관점, 소비자 및 고객 관점, 내부 비즈니스 프로세스 관점, 조직학습 및 성장 관점 등 4개 분야로 분류한 후 각각 세부적인 측정항목을 설정하곤 한다. 어떤 방법이든 명심해야 할 점은 인수-피인수기업 간 충분한 사전 교감을 바탕으로 통합성과측정방식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 성과 측정방식과의 차이에서 오는 내부적 혼란, 피인수기업의 역량이나 내부 사정이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통합성과규정은 오히려 인수-피인수기업 간 또 다른 내부갈등을 야기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인수-피인수기업 임직원들로부터의 피드백시스템이나 내부 설문조사를 활용해 통합된 성과측정방식 및 평가시스템을 도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결정론적 관점에서 본 PMI 성패요소는 M&A에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많은 기업들에 좋은 지침이 되고 있다. 다만 결정론적 관점은 통합전략을 실제 수행하는 기업들에는 성패요소를 인지하는 일 못지않게 이를 실행에 옮기는 관리적 측면의 어려움도 크다는 점을 간과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의 M&A는 국내 기업 간 M&A에 비해 의사결정 구조, 갈등 양상이 더욱 복잡하게 전개되는데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획일적이며 천편일률적인 통합전략을 제시하는 측면이 있다. 이 같은 제시안은 특히 해외 기업을 인수해본 경험이 별로 없는 회사들에는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경험이 부족한 인수회사의 경우 통합작업을 방해하고 있는 다양한 요소들 중 어디에 우선순위를 두고 제거해나가야 하는지, 통합문제의 시작은 과연 어디인지 등 경험적 노하우가 부족하기 마련이다. 인수회사의 관련 경험 유무 및 진출 지역 등에 따라 PMI의 성패 요소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일부학자들은 성공적 PMI를 어떠한 행동과 전략을 선택하느냐가 아닌 어떻게 관리하고 운영해 나가느냐에 연구의 초점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같은 주장을 바탕으로 PMI의 성패는 특정 활동(action)이 아닌 프로세스(process)에 달려 있다는 시각의 연구들이 등장한다.
 
2-2. 절차론적 관점
M&A가 발표되면 그동안 M&A 딜이 성사되기까지 함께 매달려온 법률자문가, 경영컨설턴트, 재무전문가들이 떠나게 된다. 모든 통합에 관한 실행 절차는 오로지 인수-피인수기업의 몫으로 남게 된다. 그러나 거창한 미래의 청사진, 추진 목표, 일정 등은 마련돼 있지만 막상 실행에 옮기다 보면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상치 못한 잡음과 삐걱거림이 안팎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해외 기업을 인수해본 경험이 없는 회사일수록 더욱 그렇다. 통합추진에 있어 운영·관리적 노하우가 결여돼 있기 때문이다.
 
절차론적 관점은 인수-피인수기업의 통합 부서와 기능별 특성에 따라 통합 순서와 절차에 차별화를 꾀할 때 통합을 더욱 효율적으로 이룰 수 있다고 본다. 그렇지 못할 경우 해외 기업 간 M&A가 자칫 ‘우리(we)’와 ‘그들(they)’이라는 적대적 감정의 힘겨루기(power struggle)로 전개될 개연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한다. 이 같은 논리를 바탕으로 많은 학자들이 효과적으로 통합절차를 운영관리하기 위한 방안이 무엇인지를 제시하는 데 연구의 초점을 모아왔다.
 
절차론적 관점에서는 인수 후 2년 이내에 통합을 완료하는 것을 정설로 여긴다. 그러나 개중에는 해외 기업 인수에 한해서는 7년 내외의 기간이 바람직한 통합 소요기간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이 같은 통합기간의 설정은 cross-border M&A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유럽의 일부 다국적 제약, 금융기업들의 성공적 PMI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이므로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나 실제 실무를 담당하는 경영자나 다국적 경영자문 회사들도 유사한 주장을 하고 있다. 이들은 M&A 딜이 성사된 이후 본격적인 통합과정을 다시 여러 단계로 세분화해 설명한다. 학자들에 따라 해외 기업 통합절차를 △‘느리게 흡수(slow absorption)→매우 활발한 흡수(very active absorption)→완벽한 흡수(total absorption)’의 3단계로 제시하는 견해 △업무통합과 인적통합의 두 단계로 분리해 차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견해 △‘불확실한 신혼(uncertain honeymoon)→신혼 첫날 이후(morning after)→조직 변화(organizational change)’ 등 인간의 결혼생활에 빗대 통합의 진화과정을 제시하는 연구 등 다양한 연구가 있다. 하지만 대개 ‘선() 업무(operational)통합-후() 전략(strategic)통합’ 방식이 가장 포괄적인 제시안으로 꼽힌다.
 
업무통합
업무통합은 통합기업의 단기적, 중기적 성과를 향상시키기 위해 우선적으로 취해야 할 통합 노력으로 인수-피인수기업 간 자원의 공유, 일반기능 및 관리 능력의 이전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업무통합은 각종 IT 시스템, 재무회계규정, 재고관리, 제품조달계획, 경영관리, 자재소요 계획, 판매 분석, 주문처리 등 인수-피인수기업 간 상이한 일반 경영관리기능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으로 절차적 통합(procedural integration)이라고도 한다. 상이한 기능적 요소나 업무절차는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통합을 이뤄 통합기업의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 업무통합은 나라마다 서로 다른 업무 처리 방식과 절차를 조기에 표준화해 인수-피인수기업 간 원활한 의사소통, 생산성 향상, 비용절감을 실현하는 데 목적이 있다. 또한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고 시장점유율을 그대로 유지해 통합기업이 단기적으로 긍정적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반드시 추진해야 할 사안이다. 일부 학자들은 통상 12∼18개월 내에 업무통합이 완료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2년을 통합 완료기간으로 고려한다면 업무통합은 그만큼 더 빨리 추진돼야 할 사안이다.
 
업무통합에서의 유의할 사항은 인수-피인수기업 중 누구의 업무방식을 택하느냐다. 통상 피인수기업이 인수기업의 업무방식을 그대로 도입할 것을 요구하지만 피인수기업이 특정 기능별 업무에 강점을 가지고 있거나 핵심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면 인수기업의 입장에서 통합의 수위를 놓고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피인수기업의 기능적 역량을 그대로 활용할 경우 장기적으로는 피인수기업을 완전 지배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있다. 그렇다고 피인수기업의 역량을 무시하고 인수기업의 업무방식을 고집할 경우 역량 이전을 통한 시너지 창출 기회를 상실할 수도 있다. 결국 업무통합은 인수-피인수기업 간 우월한 자원, 기능, 노하우를 공유하고 다른 조직에 이전시키며 통합기업 전반에 쓰일 수 있는 경영기법과 프로세스를 실현시키는 데 있다. 따라서 인수통합팀은 피인수기업의 기능별 역량을 정밀히 분석해 어떤 역량을 그대로 유지·보존할지 결정해야 한다.
 
전략통합
업무통합이 일정 궤도에 오르게 되면 다음 단계인 전략통합의 단계로 진입해야 한다. 전략통합의 목적은 매우 다양하게 정의되고 있으나 궁극적으로 통합기업이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상호 협조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있다. 전략통합은 크게 물리적 통합과 사회문화적 통합으로 세분화할 수 있다. 회사 안팎의 반발과 저항을 야기할 수 있는 민감한 사안들을 포함하기 때문에 업무통합이 어느 정도 완료된 후에 본격적으로 추진해나가는 게 바람직하다.
 
먼저 물리적 통합은 인수-피인수기업 간 공장, 설비, 생산라인, R&D 프로젝트, 생산기술 등 다양한 형태의 자산과 자원을 재배치함으로써 중복된 자원을 제거하고 운영의 합리화를 꾀하는 과정이다. 물리적 통합의 대표적인 사례는 생산라인통합과 생산기술통합으로 대량감원, 인력 재배치, 업무재구성, 관련 부서통합 등의 조치가 뒤따른다. 피인수기업의 생산품목 중 이미 충분한 양이 인수기업으로부터 생산되고 있거나 인수기업의 향후 전략적 목표와 크게 부합하지 않은 생산 품목의 경우 우선 정리대상이 된다. 생산라인 통합 이상으로 까다로운 작업은 생산기술을 통합하는 것이다. 인수-피인수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생산기술 속에는 경험, 노하우 등 문서화하기 어려운 암묵적 지식들이 내재돼 있다. 이들을 통합시키기 위해서는 암묵적 지식들을 구체화하고 이들을 상대방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전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는 인수-피인수기업 간 암묵적 기술역량의 이전을 수월케 하는 협조 분위기가 먼저 형성되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전략적 통합 중 가장 핵심은 인수-피인수기업 간 사회문화적 통합이다. 사회문화적 통합이란 인수-피인수기업 간 존재해온 서로 다른 사회적 그룹을 가치관 및 경영철학, 일하는 방식 등의 통합을 통해 하나의 사회적 그룹(social group)으로 통일시키려는 노력을 뜻한다. 사회정체성이론(Social Identity Theory)에 따르면 모든 조직이나 그룹 내에는 가치관, 철학, 문화, 생활방식을 공유하고 있는 집단이 존재하는데 이를 사회적 집단이라고 한다. 이들은 자신과 유사한 다른 집단과는 더 잘 이해하고 동조하는 반면 자신과 다른 집단과는 철저히 분리하거나 동조를 거부하며 스스로를 보존·유지하고자하는 경향을 보인다. 끼리끼리 더 잘 모이고 뭉치는 반면 서로 다른 사람과는 화합하기보다 싸우고 등 돌리기 쉬운 경향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사회현상이다. 그만큼 서로 다른 두 사회적 집단을 융화시키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을 두고 신뢰와 이해를 형성하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사회문화적 통합은 내용도 복잡하며 단기간에 결실을 보기도 어렵고 다소 막연한 부분도 있다. 그러한 이유에서인지 그 중요성에 비해 학문적 관심이 덜해온 것도 사실이다. 근래 들어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회문화적 통합은 주로 △중간관리자급 이상 직원들에 대한 인사이동 및 감원 △새로운 기업문화 형성 △직원들에 대한 사기와 몰입도 증진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인수 기업의 임원진 또는 외부 인력이 피인수기업을 관리하거나 통제하기 위해 새로 임명되는 경우다. 학자들은 대체로 해외 기업을 인수한 후 너무 성급히 피인수기업의 경영진을 새로운 구성원으로 대체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적어도 인수 후 3년간은 피인수기업의 기존 경영진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이들의 경험과 경영노하우를 활용하는 게 핵심인력의 누수를 막고 기업역량을 상호이전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잔류하게 될 피인수기업 직원들에 대한 사기 진작과 동기부여는 사회문화적 통합의 가장 마지막 단계까지 추진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조직문화 통합작업은 인수 계획단계에서부터 꾸준히 진행돼야 할 사안이다. 또한 피인수기업에 인수기업의 조직문화 이식을 급작스럽게 추진하는 것은 상당한 역효과를 가져온다는 게 지배적 견해다. 따라서 인수-피인수기업 간 인사제도, 평가보상제도, 기업핵심가치 및 경영철학을 인수 계획단계부터 면밀히 분석해 긴 호흡을 가지고 동화시켜나가야 한다.
 
절차론적 관점에서 제시하고 있는 외국 기업 간 인수 후 통합전략에 대한 다양한 논의는 실무적으로도 많은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 사례를 통해 다수의 다국적 기업의 성공적 통합과정과 절차가 소개되면서 통합에 대한 현실성 있는 생생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통합절차를 재난 시 대피요령과 같이 매뉴얼화하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무엇보다 주어진 절차에 따라 빠르고 신속하게 통합을 추진해야한다는 절차론자들의 공통적인 주장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통합과정을 사전에 정한 매뉴얼과 절차대로 순차적으로 진행시켜나가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절차에 너무 급급하다 보면 내용을 등한시하게 되고 성급해질 뿐이다. 이는 오히려 인수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급할수록 천천히(More haste, less speed)’는 통합작업에서 항상 염두에 둬야 할 말이다. 통합을 너무 성급하게 추진하다 보면 차분한 가운데 얻을 수 있는 피인수기업에 대한 풍부하고 미묘한 가치를 놓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완만한 통합속도가 인수-피인수기업 간 조직 갈등을 최소화하는 데 더 적합함을 보여주는 일부 연구들도 이를 잘 뒷받침해주고 있다.
 

 

2-3.
상황적합론적 관점
마지막으로 PMI 전략에 관한 주된 연구 분야 중의 하나는 인수-피인수기업 간 내외부적 상황에 따른 최적의 통합전략이 무엇인가를 규명하는 데 있다. 해외 기업 간 M&A는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발생하며 서로 창출해내고자 하는 시너지 역시 매우 다양하다. 인수-피인수기업이 속한 국가·제도·문화·산업적 특성 및 기업규모 등에 상당한 차이가 있으므로 취해야 할 통합전략 역시 모두 같을 수는 없다. 따라서 상황적합론자들은 기존 PMI 연구가 궁극적으로 모든 M&A 기업에 응용될 수 있는 ‘획일적 해결책(one-size-fits-all solution)’을 제시하려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면서 같은 상황이라도 하나가 아닌 다양한 형태의 통합전략을 활용할 수 있는 유연함을 지향한다. 상황적합론적 관점에 따르면 기업 간 통합노력을 실패로 이끄는 원인이 기술적 차이, 협상전략 혹은 통합전략의 부재라기보다 인수-피인수기업 간 국가·조직·문화·전략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데 있으므로 이러한 상황적 변수에 따라 통합의 수위나 전략에 차별화를 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방적으로 피인수기업에 인수기업의 모든 것을 순차적으로 이식하는 것은 통합이 아니라는 뜻이다.
 
먼저 상황적합론관점의 가장 오랜 연구 쟁점은 인수-피인수기업 간 조직적합성(organizational fit)의 차이가 통합전략으로 극복될 수 있는가에 있다. 조직적합성은 대개 서로 다른 두 회사의 조직구조, 시스템, 프로세스 측면의 유사성을 뜻한다. 하지만 PMI 연구에서는 주로 위험감행(risk-taking) 경향, 의사결정방식, 통제와 소통방식 등 인수-피인수기업 간 경영스타일과 보상·평가제도의 차이를 지칭한다. 실증적으로 인수-피인수기업 간 경영 스타일이 매우 다를 경우 높은 수준의 통합은 인수성과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 인수-피인수기업 간 상이한 보상·평가제도는 상호 합의를 바탕으로 신속한 통합전략을 구사하는 게 성과적 측면에 긍정적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보상·평가 시스템이 서로 다르면 인수-피인수기업 직원들 간 괴리감, 불공정 대우로 인한 불만 등이 증가하게 되고 인수기업 입장에서도 임금체계 및 관리의 어려움이 증가돼 통합 작업에 득이 될 게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금융산업 내 M&A의 경우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다양한 상황적 변수에 따른 통합전략 연구를 종합해보면 인수-피인수기업 간 업무적으로 연관성이 높고 상호 전략적으로 부합하는 경우 산업적, 업종별 특성에 관계없이 높은 수준의 통합이 더 효과적인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 반면 인수-피인수기업 간 경영방식의 차이점이 클 경우 높은 수준의 통합전략은 오히려 역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 따라서 인수-피인수기업 간 관리 스타일, 수익공유 방식, 하부 관리자에 대한 권한과 책임의 위임 정도, 만족스런 투자결과가 나오기까지 인내할 수 있는 정도 등 세부적인 차이점까지 점검해봐야 한다.
 
PMI 전략에 있어 주요 연구 주제는 인수-피인수기업 간 기업문화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떠한 통합전략을 수립해야 하는가에 있다. 회사마다 기업문화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사전에 인식할 수만 있다면 적절한 통합전략이 오히려 기대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낼 수 있다. 국적이 다른 두 기업의 경우 기업문화의 차이는 국가 간 관습의 차이에서도 기인한다. 단순히 인수-피인수기업 간 사용 언어, 복장지침, 공유가치, 사내 교육시스템, IR 시스템, 사내 법규·규정 등 단편적인 사항만을 점검해보더라도 그 차이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문화 차이가 클 경우 높은 수준의 통합전략은 결국 통합보다 분열로 치닫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다른 기업문화 차이와 다양성을 인정하고 피인수기업에 자율권을 최대한 부여할 경우 결국 통합자체를 실현할 수 없게 된다.
 
인류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상이한 문화가 만나면 ‘접촉(contact)→갈등(conflict)→적응(adaptation)’의 과정을 거치면서 서로 융화되는 과정을 거친다. 이를 문화변용 (acculturation)이라고 한다. 인류학에서 이런 문화변용의 방식은 크게 4가지가 있는데 해외 기업 인수 후 간과하기 쉬운 기업 문화적 차이를 반영해 통합전략을 수립, 실행하는 데 많은 시사점을 제시해오고 있다. 즉 통합전략을 수립할 때 인수기업과 피인수기업이 선호하는 문화변용방식이 서로 다를 수 있다는 데에서부터 출발한다. 구체적으로 피인수기업 구성원들이 자기 기업문화 보존에 대해 느끼는 가치의 정도, 그리고 인수기업 구성원들이 느끼는 상대 기업문화에 대한 매력도의 정도에 따라 <표4>와 같이 4가지 통합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구성원이 자기 기업문화에 대한 보존 열의가 강하고 상대 기업문화에 대해 느끼는 매력도가 높지 않다면 통합전략의 실행이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기업문화는 역사, 국적, 언어, 관습, 규정 등에 의해 오랜 기간 내재화돼온 구성원 간의 암묵적 합의와 같다. 이를 배려한 세심한 통합전략이 M&A의 주요 성패요소다.
 

 

상황적합론 관점의 연구들은 인수-피인수기업이 각각 처한 상황을 파악해 어떠한 상황변수를 최우선시하느냐가 통합전략수립의 핵심이라고 주장한다. 실증적으로 인수-피인수기업 간 전략적 의도, 이질적 문화의 수용자세, 내부 역량의 차이는 통합수준을 결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이 증명됐다. 이러한 논의는 실지 의사결정자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통합전략을 단순히 성패요소나 절차적 과정에 그치지 않고 통합의 수준과 강도를 조절하는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에서 학문적 기여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다만 1990년대 중반 이후에는 다른 관점의 연구에 비해 크게 눈에 띌 만한 연구가 뜸하다는 아쉬움이 남아 있다. M&A의 모습이 다양해져가는 만큼 상황론적 관점에서 좀 더 다양한 연구가 종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목적, 형태, 산업에 따라 일반화할 수 있는 통합전략을 제시할 수 있는 연구가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유치, 해외직접투자실무 및 IR, 정책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벤처, 해외진출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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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비즈니스리뷰 350호 Smart Worcation 2022년 08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