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경제학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인간의 비합리적이고 감성적인 측면이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메커니즘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행동경제학 연구 성과는 브랜드 전략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곽준식 교수가 행동경제학 이론을 활용한 브랜드 마케팅 전략을 제시합니다.
질문1 2002년 미국 메이저리그야구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신인 3루수 에릭 힌스키(Eric Hinski)는 24홈런, 84타점에 타율 0.279를 기록해 아메리칸 리그 신인상을 받았지만 다음 두 시즌에서 그의 타율은 각각 0.243과 0.248에 그쳤다. 바네사 칼턴의 데뷔 음반 ‘Be Not Nobody(2002년)’는 빌보드 200 차트 5위에 오르며 미국 내에서 13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으나 두 번째 음반 ‘Harmonium(2004년)’은 빌보드 차트 33위에 오르며 미국 내에서 17만9000장가량을 파는 데 그쳤다. 이처럼 성공적인 첫 작품·활동에 비해 그에 이은 작품·활동이 부진한 경우를 가리켜 2년차 징크스 또는 소포모어 징크스(sophomore jinx)라고 한다(출처: 위키백과). 2년차 징크스는 정말 존재하는 것일까?
질문2 2011년 1월 애플은 스티브 잡스의 무기한 병가를 발표했고 주가는 2.25% 하락했다. 2011년 5월30일 WWDC 키노트에 스티브 잡스가 나온다는 소식에 애플의 주가는 3% 상승했다. 왜 한 사람의 건강이 기업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대표성 휴리스틱
코미디언 황기순의 대표적인 유행어가 있다면 그건 바로 입꼬리를 살살 올리면서 하는 “처∼억보면 앱니다(척보면 압니다)”라는 말일 것이다. 당시 “척보면 압니다”라는 말은 학교에서나 회사에서, 회의할 때나 술자리에서 자주 쓰는 유행어였다. 이와 비슷한 속담으로는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될 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가 있다. 이 말들은 어떤 대상을 평가할 때 대표적인 한두 가지 속성을 기준으로 전체를 판단한다는 측면에서 공통점이 있다.
대표성 휴리스틱(Represenativeness Heuristic)은 어떤 사건이 전체를 대표한다고 판단될 경우 이를 통해 빈도와 확률을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대표성 휴리스틱을 활용한 판단은 효율적인 방법이기는 하지만 대표성 휴리스틱으로 활용되는 속성이 겉으로 두드러진 경우가 많기 때문에 판단 오류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린다는 서른한 살이고 싱글이며 외향적이며 매우 밝다. 그녀는 철학을 전공했으며 대학생 때 인종차별과 사회정의에 깊은 관심을 보였고 반핵시위에 참여하기도 했다.”
위와 같이 린다에 대해 설명한 후 사람들에게 ①린다가 여성운동가일 확률 ②린다가 은행 창구 직원일 확률 ③린다가 은행 창구직원이면서 여성운동가일 확률에 대해 예측하라고 했을 때 85%의 사람들이 ①번 확률을 가장 높게 예측했고 ③번 ②순으로 응답했다. 그러나 ③번은 ①번과 ②번의 교집합이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도 ①번과 ②번보다 더 클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②번 보다 ③번의 확률을 더 높게 평가한 것은 사람들이 린다의 직업을 예측할 때 대표성 휴리스틱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린다의 특성을 고려할 때 여성운동가는 린다의 특성을 대표할 만한 직업인 반면 은행 창구직원은 린다의 특성을 대표하기 힘든 직업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린다의 특성을 전혀 대표하고 있지 않은 ②번(은행 창구직원)보다는 린다의 특성을 대표하고 있는 직업을 포함하고 있는 ③번(여성운동가이면서 은행창구직원)의 가능성을 더 높게 예측한 것이다. (그림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