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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커뮤니케이션 방법론

최고의 전략은 ‘진심 커뮤니케이션’

박일준 | 62호 (2010년 8월 Issue 1)

 

A전자의 김 과장은 차세대 수익모델이 될 기막힌 신제품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간의 경험 상 성공의 확신이 든다. 그러나 사업계획 수립이나 성공 가능성보다 더 신경 쓰이는 게 내부반응이다. 즉, 관련 부서 협조와 윗사람 설득이 더 걱정이다. 특히 임원 승진을 앞둔 이 부장은 실패가 걱정돼 시도할 생각조차 안 하고 시킨 일이나 잘하라고 할 게 뻔하다. 잠시 고민하다 ‘내가 무슨 영광을 보겠다고…’ 생각하며 뜻을 접는다.
 
실제 기업에서 이런 상황은 비일비재하다. 글로벌 컨설팅사 타워스왓슨이 발표한 ‘2010 글로벌 인적자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 48%가 업무에 열의 없이 마지못해 일하고 있다. 경영진 리더십에 대한 만족도는 37%에 불과, 조사 대상 22개 국 중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업무에 높은 몰입도를 보이는 직원은 불과 6%로 전세계 수준인 21%에 현저히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0년대 ‘신바람나는 직장’이란 말이 유행처럼 돌았다. ‘직장 만족도’가 직원 설문조사의 단골 메뉴가 됐지만 아직도 인기 메뉴는 되지 못한 듯하다. ‘퇴근길 술 한잔’이 탈출구가 되는 직장생활에 해법이 필요하다.
 
많은 이들이 해결방법으로 사내 커뮤니케이션(internal communications)을 말한다. 최근 들어 많은 기업들이 비전 공유, 건강한 조직문화 형성, 직원사기 및 생산성 향상, 조직 문제해결 등 다양한 이유로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검토하지만 아직은 초보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사내커뮤니케이션 발달의 흐름을 보면, 초기에는 노사관계를 좋게 하고 직원 사기를 높이는 데 주목적을 두었다. 그러나 사원들을 따뜻하게 대하고 복리후생 제도에 신경 쓰는 정도에 그쳤다. 1960년대 중반 들어서는 조직의 정보를 전달하는 게 중요해지면서 사보와 사내방송이 주를 이루게 됐다. 1990년대 초에 들어서는 보다 전략적인 목적으로 사내커뮤니케이션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에는 경영 목표 달성에 도움을 주기 위한 방법으로 사내 커뮤니케이션 전담부서나 담당자를 두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사보 제작이나 송년 이벤트 개최 수준에 그치는 경우도 많다. 수억 원의 비용을 들여 유명가수를 초청하고 송년행사를 해봐도 별 효과를 보지 못한 기업이 여전히 많다.
 
핵심 가치를 일관되게 말하라
모든 최고경영자(CEO)들의 머릿속에는 가치사슬(value chain)이 있다. CEO들은 이 가치사슬에서 현실적 성과(reality)를 가장 중시한다. 인적 자원을 관리할 때 현실적 성과를 내는 사람에 대한 고민과 투자를 많이 한다. 하지만 사람의 인식과 행동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도 초보적인 수준의 고민에 그치는 CEO들이 많다. 조직원들의 인식과 행동을 잘 관리하려면 커뮤니케이션을 잘해야 한다. 경영목표를 달성하려면 가치사슬의 각 단계에 있는 사람들이 조직의 핵심가치를 이해하고 서로 팀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놀이공원의 예를 들어보자. 놀이공원은 설비투자와 운영, 서비스, 마케팅 등으로 가치사슬이 구성돼 있다. 그리고 이러한 놀이공원의 핵심가치(core value)는 안전과 재미, 편의라고 할 수 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가치는 안전이다. 안전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재미나 편의도 무의미하다. 이따금 놀이공원 안전사고와 관련한 언론보도를 접한다. 안전바를 착용하지 않아 추락사 했다거나 취객을 그냥 태워 심장마비가 일어났다거나 하는 등의 사건이다. 이런 안전사고는 그저 직원들이 무책임해서 발생한 일이 아니다. 어쩌면 직원들은 1시간씩 줄 서서 기다리는 손님들이 안쓰러워서 빨리 운영하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즉 안전보다 재미나 편의의 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모든 가치사슬이 선순환하고 각각의 과정에서 이러한 가치들이 잘 구현되기 위해서는 조직원들이 조직의 핵심가치를 잘 이해하고 실천에 옮길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일은 어느 날 갑자기 이뤄지지는 않는다. 현실적 성과(reality)에 투자하듯 직원들의 인식(perception)에도 투자해야 한다. 즉 커뮤니케이션에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어야 한다. 말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생각할지 모른다. ‘몇 번이나 말해야 알아듣겠어!’ 그러나 CEO가 고객 가치를 강조하다가도 어느 순간 단기적 이익에 연연해 고객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선택을 하거나 단기 수익을 강조하는 이야기를 하면 직원들은 핵심 가치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진정으로 중요한 가치라면 100번, 혹은 1000번이라도 반복해야 하며 경영진이 말과 행동으로 일관된 모습을 보여줘야 직원들이 진심으로 그 가치를 믿고 신뢰한다. 핵심 가치의 공유가 일회성 이벤트로 그쳐서는 안 된다.
 
문화가 조직의 성공을 이끈다
조직의 가치는 문화와 시스템, 사람 등 세 가지 영역에서 구현된다. 후진적인 조직일수록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선진적인 조직일수록 시스템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며 문화를 관리하기 위해 노력한다. 조직에 문제가 생겼을 때 우리는 사람의 문제로 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오히려 조직 시스템이나 문화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 프로세스가 잘못 됐거나, 조직 문화에 영향을 받은 개인 태도가 문제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화이고 그 다음이 시스템이다. 물론 시스템도 문화도 사람이 만들지만 개인은 전체로부터 영향을 받기 때문에 건강한 문화와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추는 일은 개인의 역량과 전문성을 육성하는 일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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