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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IBS에서 체험하는 中國의 탄탄함

박진우 | 54호 (2010년 4월 Issue 1)
CEIBS는 1994년 중국 정부와 EU의 합작 투자로 탄생한 학교로 <파이낸셜타임스>가 6년 연속 아시아 최고 MBA로 뽑았으며, 2009년에는 전 세계 순위에서 8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중국 본토 최초로 풀타임 MBA 과정을 채택했으며 매년 190명의 학생들을 선발한다. 전체 인원 중 37% 정도가 중국 외 지역에서 온 학생들이다. 총 교육 기간은 18개월 정도이나 일반 2년제 MBA 학교와 달리 방학 기간이 2주 정도로 매우 짧다. 최근 들어 한국 학생은 매년 15명 정도 입학하고 있다.
 
CEIBS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1주일 동안 ‘China Discovery Week’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일종의 중국 관련 특강인 이 프로그램은 중국 경제와 시장이라는 폭넓은 주제에 관해 CEIBS 내에서도 가장 명망이 높은 교수진들이 특강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1주일간 총 12개 특강이 이어지며 주제 또한 다양하다. 중국 경제 상황, 마케팅, 재무, 전략, 회계 등 전형적인 MBA 강의가 있는가 하면 중국의 사회 현황, 헬스케어 산업, 기업 지배 구조 등을 다루는 강의도 있다. 학생들은 본인이 희망하는 과목을 원하는 대로 수강할 수 있다. 이 중에 필자가 특히 인상적으로 느꼈던 2개 강의에 대해 말하고 싶다.
 
첫 번째 강의는 ‘중국 경제가 과연 일본 경제처럼 침체의 길을 걸을 것인가?’라는 주제의 강의였다. CEIBS의 유명 경제학자 슈 빈(許斌) 교수가 진행한 이 강의는 월요일 아침 9시라는 비인기 시간에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200명이 넘는 수강생들이 몰려와 강의실을 가득 채웠다. 그는 “경제학자들은 미래를 예측하는 사람이 아니고 트렌드를 분석해내는 사람이다. 진짜 미래는 정치인과 관료들의 손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니 내 수업에서 큰 기대를 하지 말라”는 겸손한 말로 강의를 시작했다.
 
슈 교수는 현재 중국의 높은 경제 성장률은 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이라는 과거 아시아의 ‘네 마리 용’의 성장 전략과 유사한 투자를 중심으로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정부 주도 또는 민간 합자 형식을 통한 지속적 투자가 현재 중국의 고도 성장을 주도해왔지만 내수 확대가 아니라 투자 위주 성장은 결국 어느 시점에서는 정체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한계를 인지하고 있는 중국 관료들은 최근 내수, 특히 소비를 증가시키기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구사하고 있다. 슈 교수는 내수 확대 정책이 얼마나 효과를 거두는지에 따라 중국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할지 아닐지를 결정할 거라고 예측했다.
 
강의 후반부는 현재 일본 경제가 당면한 장기 침체의 원인 분석 및 중국 경제와의 비교가 주를 이뤘다. 미국발 금융위기의 터널을 겨우 빠져나온 세계 각국의 시선이 중국으로 쏠리고 있다. 소비 대국을 자처했던 미국이 쌍둥이 적자로 휘청대며 과거처럼 세계 소비 기지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세계 경제가 중국 내수 시장의 흐름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중국에 거는 기대 못지않게 중국발 자산 거품 등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도 적지 않다. 하지만 슈 교수는 중국 경제에 관한 낙관론을 유지했다.
 
그는 현재 일본 경제의 침체 원인을 일본 정부의 리더십 부재와 일관성 없는 경제 정책에서 찾았다. 반면 중국은 아직까지 정부 주도의 경제 발전 모델을 유지하고 있으며, 정부의 힘이 나머지 경제 주체에 미치는 영향력 측면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막강하므로 일본과 비슷한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그는 인구 노령화 비율, 경제 성장률 등 일부 거시 경제 요소에서 중국과 일본이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도시화 비율이라는 요소에서 매우 큰 차이를 보였다는 점에 주목했다. 즉 도시화 비율이 포화 상태에 다다른 일본과 달리, 중국 도시화 비율은 30% 수준에 머물러 아직도 추가 상승 여지가 많으며, 이것이 중국 전체 경제 발전을 이끌 거라는 논리다.
 
그는 중국 정부가 내수 확대와 지역 균형 발전 정책을 효과적으로 편다면 중국 경제가 향후 1015년 정도는 현재와 같은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거라고 예측했다.
 
또 다른 인기 특강은 역시 저명한 경제학자인 슈 시아로니엔(許小年) 교수의 ‘중국은 경제위기를 극복했는가, 아니면 단지 그 시기를 늦췄을 뿐인가’라는 특강이었다. 슈 교수는 최근 세계 경제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기축 통화 논쟁을 강의 주제로 삼았다. 달러 약세가 계속되면서 지난 몇십 년간 세계 경제를 지배해온 달러 기축 통화 시대를 끝내야 한다는 의견과 이제 막 글로벌 경제위기가 수그러들고 있는 시점에서 적절한 대안도 없이 달러가 아닌 다른 기축 통화를 언급하는 게 섣부르다는 주장이 날카롭게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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