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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설계론

결코, 비용 절감만 생각하면 안 된다

조셉 산도르(Joseph Sandor),로버트 E 스펙만(Robert E. Spekman) | 52호 (2010년 3월 Issue 1)


오늘날 공급망은 핵심 고객의 욕구(needs)에 따라 다음 6가지 성과를 달성해야 한다. 6가지 성과는 전통적으로 비용과 연관된 이점과 대응력, 안전, 지속가능성, 회복력, 혁신 역량이다.

전통적으로 잘 만들어져 운영되는 공급망은 낮은 가격, 빠른 납기, 높은 품질이라는 3가지 축에서 고객을 만족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현재 경영 환경은 그 이상을 요구한다. 따라서 다양한 성과 목표하에서 경쟁 우위를 창출하고 유지할 수 있는 정교한 공급망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다.

학술적으로 보면 기존 공급망은 전략과 별개였고 가격 위주였다. 반면 새로운 공급망은 전략과 합치되며 가치를 중시한다. 다시 말해 공급망은 특정 성과를 달성할 수 있게 구축 및 운영되어야 한다. 이는 4년간 조사 및 워크숍을 바탕으로 진행된 ‘2010년과 그 이후의 공급망’이라는 연구 프로젝트에서 얻은 결론이다.

공급망은 기본적인 6가지 성과 중 1가지에서 우위를 가지는 것이어야 한다. 6가지 성과는 원가, 대응력, 안전, 지속가능성, 회복력, 혁신 역량이다.
원가 우선 낮은 비용, 궁극적으로는 낮은 원가가 핵심적인 목적이다. ‘원가’는 재무적 원가(1차적 기준)와 납기 및 품질(2차적 기준)의 조합이다. 테리 힐의 용어 정의를 인용하면1  원가는 ‘우위 요건(order winner)’이고, 납기와 품질은 ‘최소 요건(qualifiers)’이다.

대응력 대응력은 조건 변화에 따라 공급 물량, 공급 제품 구성, 공급 장소 등을 신속하게 바꿀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공급업체에게 더 높은 가격을 보장하는 전형적인 요소이다.

안전 안전은 중국산 식품이나 인도산 복제약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최근에 주목을 많이 받은 가치다. 공급망 내의 제품은 오염되거나 해롭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지속가능성 지속가능성은 안전과는 다른 문제로 환경친화적인 공급망이라는 뜻이다. 쓰레기를 없애고 오염을 줄이는 등 환경친화적인 프로세스, 부분품, 완제품을 통해 환경의 수준을 높이는 데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전체 공급망 내 탄소발자국 줄이기가 좋은 예이다.

회복력 예기치 못한 자연 재해(지진 등), 사회적 요인(파업 등), 보건 요인(신종플루 유행 등), 경제적 요인(공급망 내 주요 업체의 도산 등), 기술적 문제(소프트웨어상의 대혼란 등) 등으로 발생하는 공급 중단 사태로부터 빨리, 낮은 비용으로 회복할 수 있는 역량을 말한다.

혁신 역량 최근 많은 회사들이 새로운 제품이나 프로세스를 개발하거나 기존 것들을 개선하면서 공급망에 더 많이 의존하게 됐다. 조직의 핵심적 혁신이 내부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공급망 파트너2 와의 협력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P&G는 프랑스의 작은 화장품 회사로부터 도입한 새로운 주름 방지 기술을 기반으로 올레이 리제너리스트(Olay Regenerist) 제품을 출시해 대성공을 거두었다.(Lafley와 Charan3 의 연구)

공급망에서 추구하는 성과는 공급망의 성격과 관리 방안에 큰 영향을 미친다. ‘공급망 성과와 주요 설계 특성’(표)에 주요한 설계 특성이 요약되어 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이러한 특성이 공급망 어딘가에 반영되어야 하지만, 각 단계 모두에 반영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꼭 필요한 곳에 이러한 특성을 부여하고 연결하는 것이 중요한 경영상 고려 사항이다. 특히 공급망이 두 회사 이상으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 특히 그렇다.
공급망 관리를 처음 맡게 되는 관리자라면, 기존 체계나 가이드라인이 없어서 이 결정을 내리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아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꼭 필요하다.

- 특정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공급망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 둘 이상의 성과를 추구해야 할 때는 언제인가? 그렇게 하면 안 되는 조건은 어떤 것인가?
- 공급망을 경쟁에서 무기로 사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 질문들이 본 연구의 주제이다

 

여러 가지 성과를 추구하는 경우
앞서 언급한 6가지 기본 성과가 양립할 수 없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실제 성공 사례를 보면 6가지 성과가 다양하게 조합되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리4 의 연구에 따르면, 6가지 성과 중 하나에만 집중한 공급망은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고 경쟁에서 지속가능한 우위를 확보할 수 없다. 특히 저비용만을 제공하는 공급망은 수요와 공급의 예기치 못한 변화에 충분히 대응할 수 없다.

워크숍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나왔다. 편향된 공급망이 새롭게 태동하는 비즈니스 환경의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는 사례가 자주 나타난다. 예를 들어 ‘경쟁 우위를 얻기 위한 공급망에서의 성과 조합’(그림)에서 D사는 원가에 편향되어 있으므로 고객이 낮은 가격을 최우선시하는 한 경쟁에서 1위를 차지할 수 있다. 반면 3개 경쟁사는 다양한 성과를 제공하므로 D사보다 적응력과 신속성이 높다.

궁극적 목표는 경쟁자로부터 공급망을 차별화하는 것, 즉 주요 고객이 매력을 느끼고 기꺼이 구매를 결정할 수 있는 조합에 이르는 것이다. ‘2010년과 그 이후의 공급망’ 프로젝트에서 나온 아래 명제에 주목하기 바란다.

여러 가지 성과란 타협을 의미한다 공급망이 여러 가지 성과를 지향한다면 한 가지 성과에 특화된 경쟁자를 능가할 수 없다. 하지만 이는 적응력 높은 공급망을 얻기 위해 감수해야 하는 것이고, 시장에서 자신을 차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시장 상황이 변할 때는 다양한 성과를 발휘하는 것이 빠른 적응력의 열쇠가 되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성과를 지향하더라도 중점적인 성과를 내세워야 한다 어느 하나에서도 1등은 아니지만 모든 성과에서 괜찮은 공급망은 어떨까? 그 경우 ‘범재(凡才)의 저주’에 빠져 약한 경쟁자에게조차 패배하기 쉽다.

다양한 성과를 지향할 때 공급망 내 인센티브를 정렬하는 게 중요하다 여러 성과를 지향하는 공급망은 그로부터 얻어진 유연성을 통해 고객 욕구에 대한 높은 대응력을 갖출 수 있고, 잠재적으로는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적절한 대응과 성과를 보장하기 위한 인센티브는 지향하는 기대 성과에 따라 크게 다르다. 예를 들어 원가 절감에 관한 인센티브는 대응력이나 회복력을 목적으로 한 인센티브와 충돌할 수 있다5 .

다양한 성과를 지향할 때 성과 측정 프로세스는 복잡해진다 한 가지 성과만을 추구한다면 단순하고 일관성 있는 측정 기준을 만들기 쉽다. 그러나 여러 가지 성과를 지향하면 성과 측정은 필연적으로 복잡해진다. 예를 들어 한 분야의 성과를 올리기 위해 다른 분야의 성과를 다소 희생해야 할 수 있다. 또 성과 측정 방법을 잘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대응력과 지속가능성이 높은 공급망을 구축하려고 하면서 원가 절감 성과를 측정하고 보상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공급망은 혼란에 빠지고 구성원은 좌절하게 된다.

특정 상황에서는 여러 성과를 추구해 자원과 실행력을 절약할 수도 있다 둘 이상의 성과를 추구하는 것이 상호보완적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하나의 성과를 위해 투입한 자원이나 조치가 다른 성과를 강화하는 데 기여하는 경우이다. 예를 들면 원가에 초점을 맞춘 공급망이 낭비 감소를 실행 수단으로 할 때,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실행 수단과 겹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지속가능성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대응력과 회복력을 선택한 상황에서도 실행 수단이나 자원을 공유하기 쉽다. 예를 들어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생산력, 납기, 재고 등의 여유를 가져가면 위기 시 원상 복귀하는 데에 도움이 되어 회복력이 높아질 것이다.

다른 과정을 선택해도 성과 달성 결과는 비슷할 수 있다 공급망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각 회사들이 취할 수 있는 다양한 길이 있다. 따라서 성과 조합을 달성하기 위한 획일적인 모범 답안은 없다. 예를 들어 한 회사가 혁신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가격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분야를 도려내려고 하고, 다른 회사는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낮은 이윤을 감수하는 시장 침투 전략을 추구한다고 할 때, 두 회사가 달성할 성과는 결과적으로 거의 같게 된다. 각 사가 최적의 방법으로 고유한 고객 기반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차별화된 접근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어떤 성과 조합은 매우 효과적인 반면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조합도 있다. 가장 쉬운 예가 혁신 역량과 원가에 관한 것인데, 특히 린(lean) 시스템 같은 재고 감축 방안을 통해 원가 절감을 추구하는 경우는 특히 그렇다. 이때 한 가지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은 다른 측면에는 해가 된다. 원가 위주의 공급망에서는 여유나 자투리는 낭비로 간주되어 없애거나 최소한 줄여야 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혁신에는 그런 여유가 필요하다. 혁신 추진 과정에서는 실패가 발생하기 쉽기 때문에 임무를 완수하기 위한 자원으로서 여유가 필요하며, 여유가 없으면 사업의 다른 측면에서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또 전형적으로 원가 위주의 공급망에는 표준화된 프로세스가 수반된다. 이런 시스템에서는 모두가 ‘표준화 없이는 개선도 없다’라는 구호를 주문처럼 읊어댄다. 하지만 혁신이 진정으로 성공하려면 프로세스와 접근 방식의 다양성이 필요하다.


적응력이 성공의 요인이다
공급망이 지향하는 성과를 정해서 공급망을 짜고 이에 맞춰 인센티브나 성과 측정 기준을 만들어놓는 게 전부는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핵심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공급망 역량을 구성원이 공유하는 비전과 일치시켜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 목적을 달성하려면 아래 여러 요인에 주목해야 한다.

핵심적인 공급망의 동인 흔히 공급망이라고 하면 월마트, 도요타, 델 등이 구축한 것처럼 수요 중심의 공급망만을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석유, 가스, 전기와 같이 장기간 저장할 수 없는 제품의 공급망은 공급 중심으로 운영될 수 있다. 또 다른 산업에서는 기술 중심이 될 수도 있다. 한쪽에서 성공적이었던 것이 다른 쪽에서도 성공적이리라는 보장은 없다.


공급망이 전개되는 지역
많은 회사들이 신흥 시장에서 저가 공급선 발굴 등의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공급망 관리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는 선진국에서 수행됐다. 따라서 신흥 시장에서는 운송, 산업 인프라, 인력, 안전 등의 요소에 대한 일반적 가정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각국의 문화적 차이 한 지역, 예를 들어 북미 지역에서는 당연히 받아들여지는 사업상 용어 정의나 절차가 다른 지역에서는 오해의 불씨가 되거나 심지어 전혀 다르게 이해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이는 2007년 6월에 스위스 로잔에서 개최된 2차 워크숍에서 지적됐다. 토론 과정에서 미국 출신의 한 인사는 ‘협업(collaboration)’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유럽 출신의 몇몇 참가자에게는 이 단어가 침략자에 대한 굴종의 의미를 가진 불쾌한 단어로 받아들여졌다. 심지어 영국 출신의 참가자와 일할 때에도 그들은 “영국과 미국은 공통 언어로 나누어진 두 나라”라는 조지 버나드 쇼의 말을 실감해야 했다.

기업 문화 공급망 관리에서 주로 간과되는 문제는 기업 문화, 즉 한 참석자의 말대로 “사장이 안보일 때 직원들이 무엇을 하는지”에 대한 것이다. 기업 문화는 직원들이 다양한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그리고 변화에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규정한다. 또 공급망 구성원이 남들과 부대끼며 무엇을 보고 일상을 어떻게 영위하는지 영향을 준다. 구성원의 행동은 회사의 핵심 가치를 반영하고, 성공적인 공급망을 위해서는 행동과 핵심 가치가 일치되어야 한다.

제품의 수명 단계 고객이 제품의 속성 중 어떤 것을 받아들이고 공급망에 무엇을 요구하는지는 제품의 진화 단계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예를 들어, 대응력, 혁신 역량, 안전과 같은 성과는 도입기와 성장기 초기에는 절대적이지만, 제품이 성숙기에 이르면 덜 중요해지고 그 자리를 원가와 회복력이 대신하게 된다. 따라서 이런 변화에 적응할 수 있게 공급망을 설계하고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

본 연구의 목적은 공급망에 만능열쇠와 같은 해답은 없으며 무엇보다도 앞으로의 공급망은 최종 고객에 따른 맞춤형이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에 있다. 이제 저원가 시스템은 쉽게 복제 가능해졌기 때문에 당연히 저원가로는 장기간 경쟁 우위를 지속할 수 없게 되었다. 공급망 관리자도 핵심 고객의 욕구를 이해하고 고객의 변화하는 욕구와 이에 맞는 공급망을 설계 및 유지해야 성공할 수 있게 된다. 찰스 다윈의 말대로, 살아남는 자는 가장 강한 자가 아니라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자이다.

 
 
편집자 주 이 글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슬론매니지먼트리뷰 2010년 겨울호에 실린 스티븐 A 멜닉, 에드워드 W 데이비스, 로버트 E 스펙만, 조셉 산도르의 ‘Outcome-Driven Supply Chains’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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