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같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중요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계산된 도박’ 즉 위험을 감수하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두리틀 특공대, 일본의 레이테만 미끼 작전은 상상력과 대담함으로 불리한 전세를 뒤집으려 한 계산된 도박의 대표적인 사례다. 리지웨이의 지평리 전투는 적의 한계를 정밀하게 계산한 도박이었고, 구정 대공세는 군사적 패배를 감수하고 여론전을 노린 전략적 도박이었다. 결국 역사적 전환점은 위험을 인지하고도 승리를 위해 과감히 실행에 옮긴 리더들의 정교한 도박에서 비롯됐다.
해외 근무를 나가기 전에 고민하게 되는 문제가 있다. 살던 아파트를 팔아서 그 돈으로 주식을 살까 아니면 그냥 전세 계약이나 월세 계약을 내놓을까. 주식시장이 상승기라고 확신한다면 집을 파는 모험을 할 수 있다. 지인 중에 그렇게 아파트를 팔고 주식을 사서 대박 난 사람도 있다. 하지만 아파트 가격은 2배 올랐는데 주식은 반 토막이 돼 서울 중심부에서 외곽으로 밀려나고 평수도 줄어든 전세 아파트에서 살게 된 사람도 있다.
의사결정에는 늘 불확실성과 위험이 따른다. 그렇다고 의사결정을 미루거나 안 할 수는 없다. 반드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타이밍이 있기 때문이다. 해외 근무를 나가기 전에 살던 집을 어떻게 할지는 반드시 결정해야 한다. 여러 가지 대안의 위험과 불확실성을 인지하고 측정할 수 있다면 의사결정이 쉬워질 것이다. 감수해야 할 위험과 불확실성에서 오는 비용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다면 과감하게 선택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계산된 위험을 감수(calculated risk-taking)’하는 것이다.
전투 상황에도 많은 위험과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위험과 불확실성을 감안해 작전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데 때로는 의미 있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큰 희생을 각오해야 한다. 대표적인 작전이 1942년 4월 두리틀 특공대의 일본 본토 폭격 작전이다. 항공모함에 폭격기를 싣고 일본 근해까지 가서 항공모함 갑판에서 폭격기를 띄워서 동경을 비롯한 일본 영토를 폭격하고 미국으로 귀환한 작전이다. 크나큰 위험과 불확실성이 존재했지만 미국은 진주만 기습에 응징해 국민들에게 자긍심과 용기를 불어넣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결사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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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중경choijk1956@hanmail.net
한미협회장
최중경 한미협회장은 33년간 고위 관료와 외교관을 지냈고 동국대 석좌교수, 고려대 석좌교수, 미국 헤리티지재단 방문연구원, 한국공인회계사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한미 협력을 증진하는 민간단체인 한미협회 회장과 자선단체 평가 업무를 수행하는 NGO인 한국가이드스타 이사장을 맡고 있다. 서울대에서 경영학 석사, 미국 하와이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았다. 저서로는 『청개구리 성공 신화』 『워싱턴에서는 한국이 보이지 않는다』 『역사가 당신을 강하게 만든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