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본이 필요하다. 우수한 사모펀드들은 자기자본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이를 통해 일반 기업은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사모펀드는 레버리지, 즉 자기자본을 기반으로 한 타인자본을 활용해 적은 비용으로 합리적인 자본 구조를 갖춘다. 예를 들어 성장을 위해 100달러가 필요하다고 가정해 보자. 일반적으로 사모펀드는 타인자본 70달러와 자기자본 30달러로 100 달러를 만든다. 그런 뒤 채무를 상환하거나 생산적인 부문에 투자할 수 있는 현금을 창출하는 데 주력한다. 이를 위해 사모펀드는 인수한 기업의 운전자본, 자본적 지출(capital expenditure), 고정 자산을 엄격히 관리해 자본 지출을 적극 통제하고 사업의 투자 대비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모펀드는 대차대조표를 현금 창출을 높이는 매우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함으로써 투자한 자본의 효용을 극대화한다.
반면에 전통적인 기업 대부분은 정반대의 전략을 취하고 있다. 사모펀드가 인수한 기업은 평균적으로 타인자본 70%, 자기자본 30%로 자본을 구성하지만 미국의 상장 기업은 타인자본 비율이 평균 40%, 유럽 기업은 평균 35%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전통적 기업들은 자본적 지출을 위해 보유한 현금이나 자기자본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이들 기업은 내부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가정 아래 그다지 까다롭지 않은 기준을 적용해 투자한다. 그러나 실제로 내부 조달 비용은 저렴하지 않다.
많은 기업은 부채를 최소화함으로써 채무상환 부담을 줄이고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다고 가정하고 레버리지를 최소화한다. 그러나 이들은 그나마 많지도 않은 부채 상환에 도움이 되도록 시스템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가동해 비용을 낮추려는 노력은 부족한 듯하다. 이는 이들이 대차대조표보다 손익계산서에 신경을 더 많이 쓰기 때문이다.
사업 운영과 성장을 위해 자금을 어떻게 조달하는지 살펴보면 사모펀드가 소유한 기업과 일반 기업 간에 큰 차이가 드러난다. 자금 조달은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많은 재량을 갖고 있는 영역이긴 하지만 사모펀드 접근법을 따르겠다고 결정했다면 회사 내 보수적인 구성원들에게 이를 자세히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감안해 ‘자기자본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라’는 개념을 좀 더 깊이 살펴보자.
사모펀드의 현금 선호
앞에서 밝혔듯 사모펀드는 대차대조표를 성과를 나타내는 정적인 지표가 아니라 성장을 위한 동적인 도구로 간주한다. 이러한 접근법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가 운전자금의 적극적인 관리다. 재정학원론 수업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사모펀드에 운전자금 감소를 위한 적극적인 관리는 가치창출을 위한 필수 공식이다.
레버리지 비중이 높은 사업에서는 현금 관리가 이익 관리보다 항상 우선시된다. 그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간단한 사례 하나를 살펴보자. 일반적으로 사모펀드는 EBITDA(세금, 이자,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를 활용해 대략적인 현금 흐름을 측정한 뒤 진정한 현금 창출 잠재력을 파악하기 위해 현금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개별 비용 항목을 다시 검토한다. 회사의 EBITDA가 125달러라고 가정하면 여기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항목을 제외해야 진정한 현금 창출 역량을 가늠할 수 있다.
1. 총채무상환부담액(원금+이자)
2. 매출액 대비 운전자금 비율 X 계획상 연간매출 증가액
3. 지속적인 사업의 운영 및 성장에 필요한 자본적 지출
이 사례에서 연간 채무상환부담액을 50달러, 매출액 대비 운전자금 비율을 30%, 차기 연도에 계획하고 있는 매출 증가액을 100달러로 가정해 보자. 이는 회사가 계획하고 있는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30달러(100달러에 대한 운전자금 30%)의 현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자본적 지출이 10달러라고 가정하자.(유지관리 비용+매출 증대에 소요되는 자본 비용)
이 세 가지 항목(50달러+30달러+10달러)을 더하면 이 사업에 소요되는 현금은 90달러다. 전년도 EBITDA가 125달러이므로 이를 충당할 수 있다. 이 사례에서 실질적으로 창출되는 현금은 35달러다. 현명한 사모펀드 투자자와 CEO들은 이러한 현금 창출 잠재력을 주기적으로 측정해야 한다. 단 현금 흐름은 멈추어 있는 것이 아니라 시장 여건이나 경쟁사, 고객에 따라 변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