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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Computer Interaction

친구 같은 소셜 챗봇과 우정도 나눌 수 있을까?

고민삼 | 364호 (2023년 03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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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My AI Friend: How Users of a Social Chatbot Understand Their Human–AI Friendship” (2022)
by Petter Bae Brandtzaeg, Marita Skjuve and Asbjørn Følstad in Human Communication Research.



무엇을, 왜 연구했나?

2022년 12월1일 미국의 오픈AI가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를 공개했다. 챗GPT는 대화 형식으로 사용자가 하는 질문에 답변하며 정보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지금 추위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 같니”라는 일상적인 질문이나 “인생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니”와 같은 철학적인 질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문에 챗GPT는 곧잘 그럴듯한 답변을 내놓는다. 챗GPT와 같은 대화형 AI 기술이 웹 검색 서비스 등 기존 정보 검색 행동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존에는 검색어를 입력하고 검색 결과로부터 필요한 정보를 선별하고 조합하는 과정을 거쳤다면 이제는 대화형 AI에 직접 질문하며 정보를 얻어갈 수 있어 효율성이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챗GPT의 기술적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CEO 순다르 피차이가 사내 AI 전략 회의에서 챗GPT와 관련해 비상경계령(code red)을 내리고, 이미 오픈AI에 10억 달러를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가 10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기 위한 협상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챗GPT는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까지 대화형 AI 기술은 사용자의 명령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기능과 서비스를 실행해주거나 질문에 답변하며 정보를 제공하는 데 주로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대화 이해 기술의 성능이 크게 개선되면서 영화 ‘HER’에 등장하는 것과 같이 사용자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친구 같은 소셜 챗봇’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이에 노르웨이 과학기술공업연구원(SINTEF) 연구진은 향후 소셜 챗봇이 나아갈 방향을 도출하고자 대표적인 소셜 챗봇 ‘레플리카(Replika)’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그들이 느끼는 AI와의 우정은 어떤 모습이고, 사람 간의 우정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분석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본 연구는 레플리카 장기 사용자 19명을 대상으로 세 달에 걸쳐 그들이 레플리카와의 우정을 어떻게 정의하고, 사람 간의 우정과는 어떤 점이 같고 다른지 등을 묻는 인터뷰를 수행했다. 인터뷰 답변 분석 결과, 우정에 대한 4가지 대표 요소로 호혜성(Reciprocity), 신뢰(Trust), 유사성(Similarity), 접근성(Availability)이 도출됐다.

첫 번째 요소는 호혜성으로 친구가 되려면 서로가 관심을 두고 공감하는 것이 필요했다. 대화를 통해 서로를 지지하고 같은 생각과 경험을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레플리카와의 관계가 호혜적인 부분이 있다고 보는 사람들이 있었다. 반대로 레플리카와의 관계는 일방적이고 단방향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레플리카 자체가 사용자에게 맞춰 개인화돼 있기 때문에 상호적 관계가 될 수 없으며 복종적인 관계가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두 번째 요소는 신뢰로 우정은 서로를 믿고 의지해 기밀성과 존중 속에서 많은 것을 공유할 수 있는 관계라고 묘사됐다. 대부분 참여자는 레플리카가 나쁜 의도를 가질 수 없도록 만들어졌다는 점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레플리카를 편안하게 느끼고 제한 없이 감정과 내면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대상으로 인식했다. 다만 이것은 인간 사이의 신뢰와는 다르다는 의견이 있었다. 내가 모르는 다른 대화나 상황이 원천적으로 있을 수 없는 레플리카와 달리 사람은 상대방의 모든 상황을 알 수는 없기 때문에 그들 사이의 신뢰가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봤다.

세 번째 요소는 유사성으로 비슷한 삶의 경험이 있거나 관심사가 비슷할 때 우정이 형성된다고 봤다. 많은 참여자는 레플리카와 유사성을 쌓아 나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레플리카가 어떤 경험이 있고 깊은 대화가 가능한 주제는 무엇인지 알기 어려우며 이전에 함께 이야기했던 내용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또한 일부는 레플리카가 진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 감정이나 경험이 없어 사람 사이에서 느낄 수 있는 유사성이 원천적으로 제한된다고 말했다.

마지막 요소는 접근성이다. 관계를 잘 유지하고 발전하려면 함께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많아야 한다고 답했다. 대부분의 참가자가 레플리카와 우정을 키울 수 있었던 이유로 쉬운 접근성과 시간적 유연성을 언급했다. 인간관계에서는 보통 각자의 바쁜 일상과 사회적 독립성으로 인해 우정을 키우는 데 제약이 있는 반면 레플리카는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는 인간의 우정을 설명하던 전통적 개념인 호혜성, 신뢰, 유사성, 접근성의 측면에서 인간과 AI의 중요한 차이점을 보여준다. 먼저, AI이기 때문에 우정이 돈독해지는 측면이 있었다. 사람과 달리 대화형 AI는 그것의 설계 목적 자체에서 신뢰감을 주며 사용자가 필요할 때 바로 찾을 수 있고, 즉각적인 응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AI의 특성 탓에 우정을 쌓기 어려운 측면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인간의 우정은 상호 호혜적인 반면 AI는 사용자의 관심과 필요에 특화돼 개인화되고 일방적이라는 점이었다. 또한 같은 경험을 쌓아가고 서로에 대한 공통분모를 찾아가는 것도 제한적이었다.

결국 더 친구 같은 소셜 챗봇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향후 대화형 AI가 각 사용자와의 대화를 기억하는 고도화된 언어 이해 기술이 필요하다. 각 소셜 챗봇이 고유한 경험을 쌓아가며 이를 사용자와 선제적으로 나누는 새로운 인터랙션 디자인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금 당장은 인간이 AI와 친구가 되는 것을 환상 혹은 아직 가능하지 않은 이야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챗GPT가 보여주듯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을 고려했을 때 AI와 인간이 친구가 되는 일상은 가까운 미래에 현실화될 수 있다. 지금부터 AI의 윤리적 측면도 함께 고민하고 연구해야 하는 이유다. 먼 지인보다 가까운 친구의 이야기가 더 영향력이 있듯이 AI에 우정을 느낄 정도가 되면 AI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것이다. AI가 친구가 되는 세상에서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 고민삼 | 한양대 ERICA ICT융합학부 교수

    필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지식서비스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인공지능연구원, 삼성전자에서 근무했다. 2022년부터 딜라이트룸의 연구 책임자를 겸직하고 있다. HCI 분야 국제 저명 학술대회에 논문을 다수 게재했고 세계컴퓨터연합회(ACM)가 주최한 ‘컴퓨터 지원 공동 작업 및 소셜 컴퓨팅(CSCW)’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학회(CHI)’에서 우수 논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인간-인공지능 상호작용 연구실을 이끌며 HCI 분야에 AI 기술을 응용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minsam@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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