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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5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ESG 2.0

메타버스 등 비대면 ESG 활동 급증 예상
데이터-프라이버시 보호 문제 핫이슈로

전홍민,이창섭 | 337호 (2022년 0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ESG 지표를 조화시키는 것이 중시되고 메타버스상에서도 ESG 활동이 늘어날 것이다. 지금까지는 각 항목을 개별적으로 평가한 후 합산하는 방식의 ESG 평가 지수가 사용돼 왔기 때문에 E, S, G 영역이 상충하는 문제가 발생해왔다. 또한 한정된 환경 및 인적 자원으로 인해 기업 경영 활동에 제동이 걸리는 등 사회적 갈등을 피할 수 없었다. 향후 기업의 ESG 활동은 이 같은 한계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다. 기업은 환경과 사회문제, 지배구조의 조화로운 발전을 위한 제도, 비대면 ESG 활동으로 인한 데이터 보호 및 프라이버시 관련 법적 규제와 같은 후속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주목받게 된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특히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과 시기적으로 겹친다는 점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코로나19의 대유행은 인류의 생활 방식뿐만 아니라 기업의 운영 방식에도 엄청난 변화를 야기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제 침체는 기업에 앞으로 생존을 위한 경영 전략으로서 비재무적 요소인 ESG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해주었고 ESG 경영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나아가 코로나19로 인한 환경 문제는 인류가 비대면으로 생활하는 방식에 적응하도록 변화시켰으며 인류의 생활 반경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확장됨으로써 온라인상에서 자아를 나타내는 부캐(부캐릭터)와 가상의 디지털 세상을 의미하는 메타버스라는 용어를 유행시켰다. 기업의 부캐를 이용한 온라인 회의 및 메타버스 활용은 이용자의 성별•인종•지역으로 인한 불평등을 줄임으로써 사회적 책임(S)과 지배구조(G)에 영향을 미쳤다. 또한 실물적 소비를 디지털 소비로 전환시켜 환경(E)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기업의 ESG 활동과 연결되고 있다. ESG가 주목받기 시작한 2020년부터 현재까지를 ESG 도입기로 본다면 다음 단계인 ‘ESG 2.0’은 ESG 성숙기에 해당한다. ESG 2.0 시기에는 ‘ESG 조화(ESG harmonization)’와 ‘메타버스와의 연결(ESG connected to Metaverse)’이 요구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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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ESG

먼저 글로벌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코로나19 시대에 이뤄지는 기업의 결정에 기존의 경영학 이론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가능한지 고민해봐야 한다. 2020년 미국의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실증 분석을 수행한 연구1 에서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에 대해 투자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사회적 활동도 좋지만 위기 상황에선 생존에 중요한 분야에 자원을 배분해야 한단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국가별 비교 연구를 수행한 연구2 에서는 코로나19의 대유행이 기업의 재무 성과를 심각하게 악화시켰는데 의료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고 금융 시스템이 선진화된 국가에서 활동하는 기업의 재무 성과가 악화되는 수준이 그렇지 않은 기업의 국가보다 적게 나타났다.

즉, 코로나19로 인해 기업의 전반적인 가용 자원이 감소된다면 ESG 활동을 수행하기 위한 기업의 평균 투자 금액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코로나19 이후 ESG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ESG 활동을 수행하기 위한 기업의 평균 투자 금액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2019년 이후 현재까지 기업의 추이를 보면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는 후자와 같은 국면이 나타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라는 외부 충격을 겪으면서 국내외 기업은 보다 적극적으로 ESG 활동에 관심을 갖고 다음과 같이 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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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코로나19 이후 기업은 근로자를 위한 유연한 근무 환경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영국 바스대 연구진 3 은 2021년 논문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에 대한 가정(Assumption)과 개념(Concept)을 완전히 바꿨으며 이해관계자 이론(Stakeholder theory)에 입각해 근로자의 중요성이 앞으로 더욱 강조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소규모 IT 기반 기업만이 재택근무가 가능했다면 코로나19 이후 다수의 국내외 대기업에서도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온라인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이 조성됐다. JP모건이 제시한 ‘코로나19 이후 ESG의 중요 요소’에 관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인적자본(human capital)이 가장 높은 순위로 나타났는데 이러한 결과는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서 인적자본 투자가 기업 운영에서 더욱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을 의미한다.(그림 1) 글라스도어(Glassdoor Economic Research)의 2009∼2019년 연구 조사에 따르면 근로자가 근무하기를 선호하는 기업(Best place to work)의 주식수익률이 S&P500으로 대변되는 시장 평균보다 크게 상회했다. 이는 기업 내 근로자의 영향력이 기업 성과에 중요한 요인임을 간접적으로 나타낸다.(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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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포스트 코로나19 이후 국내 자본시장에서 기업의 ESG 경영 활동에 대한 정당성(Legitimacy) 확보가 쉬워지고 있다. 2021년 국내 여러 대중 매체를 통해 ESG 경영에 관해 내용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었을 것이다. 비대면 상황에서도 ESG 관련 세미나 및 포럼은 대부분 성황을 이뤘다. 또한 국내 여러 주요 기업에서 실질적으로 ESG 경영을 수행하기 위한 ESG 위원회와 같은 ESG 관련 부서가 설립됐다. 코로나19 이전에 발간됐던 경영학 분야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연구에서는 대부분 기업은 사회적 책임 활동에 대한 정당성이 확보된 후에만 자본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 수 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ESG 관련 사회•경제•정치적 관심이 커지면서 기업은 ESG 활동에 대한 정당성을 보다 빠르게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기업은 적극적으로 ESG 경영을 수행하게 됐으며 ESG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주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여겨지고 있다. 4

ESG 지표의 조화

앞으로 기업 경영에서 ESG 활동은 E, S, G 각 지표를 독립적으로 운용하기보다는 각각의 지표가 얼마나 조화를 잘 이루고 있는지가 중요시될 것이다. 2016년 조지 세라핌(George Serafeim) 하버드대 교수는 ESG에 있어 중대한 이슈(Materiality Issue)와 중대하지 않은 이슈를 구분해야 하며 이러한 구분이 해당 기업의 주식 성과에 유의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최초로 실증 분석한 바 있다. 5 해당 연구 이후, 중대한 ESG 이슈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SASB(Sustainability Accounting Standards Board) 6 의 중대성 지도(Materiality Map)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기업이 품고 있는 수많은 지속가능 이슈 중 중대한 이슈가 중대하지 않은 이슈에 비해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더 유의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재 ESG 경영 활동을 활발히 수행하는 기업을 살펴보면 E, S, G의 균등한 발전보다는 대부분 특정 부문만을 집중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는 모습이 관찰됐다. 특히 기업은 자사에 유리하거나 진행하기 쉬운 ESG 활동을 선별적으로 골라 집중적으로 수행하는 것에 대해 비윤리적인 ESG 활동, 예를 들면 그린워싱(green washing)7 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이러한 기업의 조화롭지 못한 ESG 활동을 수행하는 주요 원인은 ESG 평가 방법에서 찾을 수 있다. 현재 ESG 관련 국내 연구는 대부분 한국지배구조원의 ESG 점수를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한국지배구조원은 기업의 E, S, G 각각의 항목을 개별적으로 평가한 후 합산하는 형식으로 ESG 평가 지수를 제공하고 있다. 8

한국지배구조원이 공시하는 ESG 지수의 기술통계량을 보면 E, S, G 각 지표 간의 표준편차가 차별적으로 나타난다. 표준편차는 지배구조 지표에서 가장 적게 나타났는데 이는 우리나라가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기업지배구조를 상당히 개선함에 따라 기업 간 지배구조 평가 점수에서 큰 차이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반면 환경 지표에서 표준편차가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 이러한 결과가 기업의 환경 수준을 정확하게 반영해 기업 간 차이를 충분히 반영한 것이라면 큰 문제가 없겠으나 환경 지수에 대한 범위 또는 측정 방법상의 문제로 발생한 것이라면 기업의 ESG 수준이 크게 왜곡될 수 있다.

또한 한국지배구조원의 ESG 평가 방식은 E, S, G 각각의 평가 점수만을 고려함으로써 각각의 상충 관계를 반영하지 못한다. 현실에서 E, S, G 항목은 독립적인 관계가 아닌 매우 밀접하게 관계돼 있으며 상황에 따라 각 지표 간에 정(+) 또는 부(-)의 관계를 보인다. 다시 말해, 전체 E, S, G 지표 간의 상충 관계를 고려하지 않은 채 개별적으로 각 지표의 평가 점수를 높이는 활동은 오히려 전체 ESG 수준을 떨어뜨릴 수 있다. 또한 전체 ESG 평가 점수가 높더라도 어느 한 요소의 점수가 낮으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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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지표 간의 조화를 고려하지 않아 E와 S가 상충했던 대표적인 사례는 2021년 10월에 발생한 스타벅스 50주년 리유저블컵데이(reusable cup day) 행사에 따른 트럭 시위이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기업의 지속가능성 가치와 친환경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2021년 9월28일 전국 매장에서 다회용 컵에 제조 음료를 제공하는 리유저블컵데이 행사를 진행했는데 이것이 직원들의 업무 부담 및 고충을 늘려 결과적으로 직원들의 저임금 노동 및 처우 개선을 위한 트럭 시위로 이어졌다. 이는 스타벅스 코리아의 리유저블컵데이 행사가 E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었으나 S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ESG 활동임을 나타내며 기업의 친환경 활동이 무조건적으로 ESG 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즉, 기업이 올바른 ESG 경영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특정 항목의 활동이 다른 항목과 상충되는지를 확인하고 E, S, G의 모든 항목이 조화롭게 발전될 수 있는 의사결정을 수행해야 한다. 이에 ESG 2.0 시대에서는 기업의 E, S, G 항목 간의 조화가 이뤄질 수 있는 ESG 평가 지표의 측정 방법 개선이 요구될 것으로 예측된다.

메타버스와 연결되는 ESG

코로나19 대유행 이후로 언택트(Un-tact)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화되면서 우리는 ‘비대면, 원격 교육, 줌(Zoom), 팀즈(Microsoft Teams), 웹엑스(Webex)’와 같은 단어에 익숙해지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우리는 커피숍, 식당, 회의실 등에서 교류했다면 코로나19 이후에는 줌, 팀즈, 웹엑스와 같은 온라인 화상 공간에서 온택트(On-tact)를 수행 중이다. 이와 같이 비대면 온라인상에서 교류하고 사회적인 관계를 맺게 되는 현상이 주를 이루면서 온라인상에서 가상 세계를 만들어 소통할 수 있는 메타버스 공간이 ESG 2.0을 준비하는 주요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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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는 초월(Meta)과 우주(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 세계를 의미하며 쉬운 예시는 2018년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을 맡은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 찾을 수 있다. 레디 플레이어 원은 주인공이 ‘오아시스’라는 가상현실에 접속해 보물을 찾아가는 SF 모험 영화로서 메타버스를 잘 구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한 장기간의 격리 혹은 자가 격리 생활에 지친 사람들에게 비대면을 활용한 소통은 새로운 돌파구로 작용했으며 메타버스는 단순한 가상현실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새로운 관계 형성과 이로 인한 서로 간의 배움(Learning)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메타버스와 같은 디지털 세상이 우리 사회 중심이 된다면 코로나19 이전 소비재의 대량 생산으로 발생했던 물질적 낭비가 온라인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전파적 낭비로 대체되면서 상대적으로 기존의 쓰레기 배출량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인간과 인간과의 사회적인 접촉으로 인한 비용의 감소와 대기 및 수질오염, 기후 온도 증가 등의 E를 부분적으로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과거 무조건 대면으로만 진행해야 했던 기업의 중요 회의 및 거래도 빠르게 온라인으로 바뀌며 G의 변화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더불어 인류 역사에서 오랜 기간 지속된 사회 이슈였던 성별, 인종, 지역, 세대 간 불평등은 개인 스스로 디자인한 아바타를 통해 소통하는 메타버스 세상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즉, 부캐(아바타)가 중심인 메타버스 세계에서는 성별, 인종, 지역, 세대 간 불평등에 따른 선입견이 없는 사회적 관계 형성이 가능하므로 특정 산업 및 분야에서는 기존에 차별로 발생했던 다양한 S를 완화하는 방안으로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즉, 메타버스는 연결(Connectivity)의 일환으로 성별, 인종, 지역, 세대 간 불평등에 따른 선입견이 없이 사람과 사람을 부캐(아바타)로 연결하고 현실과 가상을 연결하며 소통의 양과 질을 높여줄 수 있다.10

이에 따라 메타버스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E, S, G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도 평가되며 급격하게 성장 중이다.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Jensen Huang)은 메타버스는 인터넷 뒤를 잇는 가상현실 공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으며 전자통신연구원의 ‘2020년 코로나 이후 글로벌 트렌드 보고서’에서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원격으로 교육하고 회의하는 플랫폼 관점에서 메타버스를 주목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또한 미국의 게임 플랫폼으로 최근 메타버스의 대표 기업으로 주목받는 로블록스는 2021년 기준 월 1억6400만 명 이상의 활성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거대 소셜미디어 기업인 페이스북은 메타버스를 위한 투자와 변화를 위해 기업명을 메타(Meta)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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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는 2021년에 핫한 키워드 중 하나인 가상 자산에 대한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었으며 이 근저 논리는 메타버스 안에서 다양한 활동을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 기반의 가상 자산으로 정산 및 활용하는 블록체인 생태계가 구축된 데 있다. 미국 게임 기업인 로블록스는 ‘로벅스(ROBUX)’라는 가상 자산을 만들어 게임 내에서 거래가 가능하게 하고 있으며 국내 게임 기업인 위메이드는 위믹스(WEMIX)라는 가상 자산을 만들어 이를 기축통화로 하는 블록체인 게임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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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사회적 소통과 활동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 메타버스, NFT, 가상 자산은 이전에 볼 수 없던 금융 및 플랫폼 시장을 만들어 새로운 사회•경제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디센트럴랜드라는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만들어진 가상 부동산은 약 28억 원에 매매가 이뤄졌으며 오픈시(Opensea)라고 하는 NFT 기반의 플랫폼 거래소에서는 ‘크립토 키티’라는 고양이 모양의 캐릭터가 15만 달러(한화 약 1억8000만 원)에 달하는 가상 자산(이더리움)으로 거래됐다. 이는 기존 자본시장에서 상상하기 어려웠던 모습이다. 소비에 대한 새로운 개념이 제시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980∼2000년대 초반 출생의 MZ(밀레니엄+Z)세대는 본인이 의미 있다고 하는 재화 및 서비스에 자금을 투자하면서 만족감을 얻는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사회적 관계 형성에 목말라 있는 MZ세대에게 이 같은 NFT 기반의 소셜 커뮤니티 형성 및 거래는 새로운 형태의 금융 및 플랫폼 시장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지배구조와 관련해서도 기존의 중앙집권식 지배구조는 메타버스와 같은 가상현실 생태계에서의 디파이(Decentralized Finance, DeFi), 즉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탈중앙화된 금융 시스템 영역을 기반으로 분산화된 지배구조로 이양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NFT는 중앙집권적 조직 및 기관이 거래의 실질적 주체가 소유하고 있는 자산에 대한 정의 및 목적을 규정하지 않고 탈중앙화된 자율조직(DAO)이 능동적인 의사결정 집행 체계를 담당하는 것을 주요 메커니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지배구조의 탈중앙화를 가속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2020년 3월부터 5월까지 S&P500 기업의 60%가 주주총회를 열 때 가상 주주총회 서비스(Virtual shareholders meeting service)를 활용했으며 앞으로 이러한 가상 행사의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메타버스를 활용한 가상 주주총회 서비스는 소액주주의 적극적인 의사표현 및 참여를 가능하게 만들어 기존 대주주 중심의 중앙집권적인 지배구조 체계를 보다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ESG 2.0에서의 변화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ESG 2.0에서는 다음과 같은 변화가 예측된다.

먼저 비대면 생활 문화의 활성화로 인해 사회적 측면에서의 데이터 보호 및 프라이버시는 어느 때보다 중시될 것이다. 과거에도 데이터 보호 및 프라이버시 문제는 특정 국가의 정치•사회적 상황에 따라 강조되긴 했으나 코로나19의 지속에 따른 비대면 생활 문화의 활성화로 인해 전 세계적인 중요 의제로서 더욱 긴밀하게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메타버스 내에서의 데이터 보호 문제 및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제도 및 법적 규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므로 메타버스 관련 산업의 기업은 이러한 메타버스 내에서의 데이터 보호 및 프라이버시 관련 제도 및 법적 규제를 면밀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기업 윤리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될 것으로 예측된다. ESG 경영이 강조되는 있는 현시점에서 투자자는 비윤리적인 기업에 투자해 초과 수익률을 거두는 것이 더 이상 자랑이 아닌 자신의 명성을 떨어뜨리는 행위라는 경향이 주를 이루고 있다. ‘Tone at the top’은 회계학 분야에서 유래된 용어로서 기업 고위 경영진의 윤리적 성향을 나타내며 앞으로 최고경영자 레벨에서의 투철한 기업 윤리에 대한 인식이 어느 때보다 중시될 것으로 판단된다. 나아가 기존 CFA 및 CPA와 같은 금융 전문가를 대상으로 대부분 이뤄졌던 기업 윤리 교육이 포스트 코로나19 ESG 시대에 더욱 강조됨에 따라 앞으로는 중소형 기업의 사원 레벨에서도 기업 윤리 교육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태동한 ESG, 코로나19, 메타버스라는 용어가 시기적으로 맞물려 함께 주목받고 있다는 사실은 분야를 뛰어넘는 연결성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 이러한 연결성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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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ESG를 이끌 기타 변화들

다음의 영역들에서도 큰 변화가 감지된다.

첫째, 국가 및 기업의 환경오염, 자원 및 폐기물 관리 등과 같이 환경 측면에서의 변화가 이뤄질 것이다. 2019년 유럽의 그린딜(European Green Deal)에서는 2050년까지 탄소의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 목표와 탄소중립 대륙 비전을 발표했다. 이러한 글로벌 흐름에 맞춰 우리나라에서도 탄소중립이라는 글로벌 순환경제하에서의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해야 할 것이며 정부는 환경 관련 실행 방안을 기업에 요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기업은 탄소배출 비용에 따른 영향력을 파악하기 위한 탄소 위험 대비 이익지표(Carbon Earnings at Risk, CEAR)를 산업별, 연도별로 비교 측정할 필요가 있다.i

또한 다양성 차원에서 국내 기업에서의 여성 임직원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는 주요 정부 정책으로 사회적 다양성을 장려하고 있으며 기업 내에서도 다양성 수준을 높이고자 하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Adams and Ferreira(2009) ii 의 연구에서는 이사회의 여성 임원 비중이 높을수록 감시와 견제 기능이 향상돼 궁극적으로 기업 가치가 높아진다는 실증 결과를 제시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기업의 다양성 수준을 높이기 위해 2022년부터 사업연도 말 현재 자산 2조 원 이상 주권 상장기업에 대해서는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의 이사로 구성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미 MSCI나 Sustainalytics와 같은 글로벌 ESG 평가기관에서는 기업의 ESG 기준 평가 시 성별 다양성(Gender diversity)이나 기업의 LGBT 포용 정책 등을 반영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외의 ESG 평가기관의 다양성 기준에는 기업의 LGBT(Lesbian, Gay, Bisexual, Transgender) 포용 정책을 포함하는 사례도 있다. iii 이에 따라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서 기업은 ESG 경영을 위해 인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가 구축될 것이며 기업 구성원의 다양성 수준을 높이기 위한 인사 관련 규정 및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전홍민
교수는 성신여대에서 AI세무•회계대학원장 및 대학일자리센터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ESG, 기부금 지출, 자기자본비용에 대해서 활발히 연구를 진행 중이며, Managerial Auditing Journal, Applied Economics, Business Ethics: A European Review,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 Environmental Management 등의 SSCI 저널 10편에 논문을 게재한 바 있다. 저서로는 『ESG 투자의 시대』가 있다.
이창섭 교수는 세종대 경영학부 부교수로 재직하면서 SK 설립 비영리 연구재단인 사회적가치연구원과 EY한영회계법인의 Visiting Scholar로서 ESG 관련 연구를 수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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