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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ase Study: 두산인프라코어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제조기업과 데이터 기업의 ‘애자일 협업’
유연한 소통, 지식 내재화로 데이터 혁신에 성큼

배미정 | 321호 (2021년 05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글로벌 7위 건설기계 회사 두산인프라코어가 추진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DT의 핵심이 ‘빅데이터’에 있다고 선제적으로 판단해 서로 다른 부서들이 개별 시스템으로 관리하던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를 통합 연결하는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결단했다. 이를 위해 최적의 파트너를 선정했다.

2. 소규모 애자일 TF팀에서 각 영역의 현업 전문가들이 나이, 직급, 출신 같은 문화적 배경이 다른 엔지니어들과 유연하게 협업함으로써 신속하게 DI360이라는 빅테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고도화했다.

3. DI360 전담팀을 따로 구성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DI360을 활용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확산시킬 수 있도록 지원, 동기부여하고 있다.

4. 기존 오퍼레이션뿐 아니라 신사업 영역으로 DI360의 활용을 확대해 업무 간 시너지 영역을 확대하고 새로운 데이터 비즈니스를 창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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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프라코어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DT)을 추진하기 시작한 것은 2017년, 건설 경기가 불황의 터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던 때였다. 2011년 65만 대에 이르렀던 건설기계 시장 규모는 하락세를 이어가며 2016년 39만 대로 40% 가까이 하락했다. 글로벌 상위 10개 회사 중 어느 하나 구조조정을 하지 않은 회사가 없을 정도로 심각한 위기였다. 글로벌 7위 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도 경기 침체의 영향을 피해갈 수 없었다. 건설기계업은 특히 경기 변화에 취약한 업종이다. 극심한 위기의 가운데 선 두산인프라코어는 남들이 아직 가지 않은 블루오션에서 돌파구를 찾기로 결심한다. 다른 회사들처럼 외부 환경 요인의 리스크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로 한 것이다.

방향을 정하고 보니 신속한 DT 실행의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데이터’임을 알게 됐다. 40여 년 전부터 생성된 방대한 데이터가 쌓여 있지만 비정형 데이터가 많고 한글과 영문이 혼재돼 있는 등 데이터의 품질이 천차만별이었다. 또 전사적자원관리(ERP), 생산관리(MES), 글로벌제품개발관리(GPDM) 등 이미 구축한 50개 시스템을 서로 다른 부서가 개별적으로 관리하다 보니 시스템 내 데이터가 서로 연결이 되지 못하는 사일로(silo) 현상이 발생했다. 정작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찾는 것조차 쉽지 않을 정도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처음에는 연구개발(R&D), 구매, 생산, 인사 등 업무별로 각각의 데이터 레이크(data lake)1 를 만들어 봤다. 하지만 정해진 업무 목적에 따라 정형화된 데이터만으로 구축한 데이터 레이크로는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다양한 종류의 진정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실제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려면, 즉 원유(데이터)를 심해에서 뽑아 가공해 더 가치 있는 경유로 만들고, 또 이것을 가공해 휘발유, 항공유를 만들려면 오퍼레이션 전체를 포괄할 수 있는 획기적인 솔루션이 필요했다.(그림 1)

이에 두산인프라코어는 2019년 4월 미국의 빅데이터 플랫폼 전문 기업인 팔란티어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데이터 기반 협업 플랫폼 DI360 2 을 구축했다. 지난 40여 년간 30여 개의 별도 시스템을 통해 관리하던 개별 데이터를 DI360이란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 분석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직원들은 DI360에서 손쉽고 빠르게 필요한 데이터를 불러와 리포트를 만들고 공유함으로써 데이터 기반(Data-driven) 의사결정을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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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발하면서 DI360의 활약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DT 추진 효과가 뜻밖의 감염병 사태에 빛을 발하게 된 것이다. 한 예로 두산인프라코어는 DI360을 활용해 전 세계에 팔린 건설 장비에 부착된 텔레매틱스 서비스(TMS)3 가 실시간 축적한 장비의 위치, 상태 등의 데이터를 시장 정보 데이터세트와 연결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감염증에 따른 이동 제한으로 현장 방문을 하지 못하는 바람에 알기 어려워진 국가별 시장 수요를 파악하는 리포트를 만들었다. 센서 데이터를 통해 장비 가동 시간이 늘어나는 것이 감지되면 시장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징표로 보고 영업 전략에 즉각 반영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DT 혁신의 핵심은 무엇이었을까. DBR가 두산인프라코어의 손동연 대표와 DI360 구축 프로젝트를 이끈 변우철 데이터 인텔리전스팀 부장, 팔란티어의 에밀리 응우옌(Emily Nguyen) 사업 개발 리드, 잭 러셀(Zac Russell) 아시아평양 민간사업 총괄 등을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두산인프라코어의 DT 전략을 분석했다. 특히 DT의 실행을 도운 팔란티어와의 협력관계 전략을 중심으로 DT 전략 수립 시 유념해야 할 점들과 수립 후 내재화 방안을 중점적으로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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