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레거시 브랜드가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서베이나 포커스그룹 같은 전통적인 마케팅 조사에 의존하는 반면, D2C 브랜드들은 소셜미디어를 비롯한 디지털 채널에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 좀 더 정성적인 방법으로는 관찰을 이용하기도 한다. 일반 소비자의 행동을 관찰할 수도 있지만 소비자로서 창업자 자신의 생생한 경험은 D2C 브랜드의 출발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예: 보노보스, 달러셰이브클럽, 해리스, 올버즈 등). 물론 이러한 자신의 경험이 얼마나 많은 소비자를 대변하는지가 추후 사업의 성장 정도를 결정하지만 일단 시작의 실마리를 제공받기에는 충분하다.
코니는 아기띠를 사용하는 부모, 특히 육아 맘들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본 점이 독특하다. 통상 육아용품 하면 아기가 핵심 고객으로 연상된다. 그러나 아기띠의 경우 아기와 육아 맘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카테고리다. 핵심 고객을 육아맘으로 새롭게 정의하면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안 그래도 임신과 출산으로 우울증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데 뭘 입어도 아기띠만 착용하면 스타일을 망친다. 임이랑 대표는 자신이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아기띠=패션상품’이라는 새로운 공식을 세우고 소비자와 공감하려 했다.
물론, 생각만 가지고 사업이 되지는 않는다. 머리를 두드려 맞은 듯 새로운 아이디어가 번득인 후, 임 대표는 적극적으로 발품을 팔아 빠르게 시제품을 만들어 테스트했다. 사업의 시작이 ‘무릎을 치는 문제의식’이라면, 사업의 실제는 ‘실천적 행동력’에 좌우된다. 디자인싱킹이나 린 경영에서는 프로토타입을 통한 빠른 테스트를 강조한다. 일반적으로 한두 개 정도의 프로토타입을 만들지만 코니의 시제품은 원단의 종류만큼이나 많이 제작됐다. 아기들이 사용하는 물건이니만큼 안전성이 중요했고, 코니의 차별화 포인트인 육아 맘들의 스타일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일반적으로 R&D를 최소화하고 편리성, 저가격, 고객 경험에 집중하는 여타 D2C 브랜드와는 달리 코니는 초기부터 제품력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육아 관련 용품은 당장 필요한 경우도 많고, 반드시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제품력에 최선을 다하면 구매의사가 확실한 카테고리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한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