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극심한 출혈 경쟁이 한창인 신선 식품 새벽 배송 시장에서 오아시스마켓이 ‘업계 유일의 흑자’ 기업이 될 수 있었던 까닭은?
1. IT와 유통에 두루 정통한 창업자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저비용 고효율’ 물류 시스템을 구축했다. 식품의 발주부터 입고, 선별, 포장, 배송에 이르는 전 공정을 모바일 소프트웨어로 연동하고 현장 인력의 최단 동선을 구현해 물류비를 절감했다.
2.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넘나드는 옴니채널 전략을 활용해 새벽 배송 ‘재고 폐기율 0%’를 달성했다. 직영 매장 기반의 오프라인 물류 흐름 중간에 온라인 새벽 배송을 ‘끼워 넣는’ 방식으로 재고 관리비를 줄이고 수요 변동에 유연하게 대처했다.
3. 국내에서 유기농 재배를 처음 시작한 산지들과 10년 넘게 쌓아 온 탄탄한 네트워크, 색소와 첨가물을 뺀 깐깐한 상품 소싱 역량을 바탕으로 ‘유기농 식품을 일반 식품보다 싸게 판다’는 생협의 포지셔닝을 온라인에 그대로 이전, 충성고객을 확보했다.
‘업계 유일의 흑자 기업.’신선 식품 새벽 배송 업체 ‘오아시스’에 따라붙는 수식어다. 쿠팡, 마켓컬리, 헬로네이처 등 초기 시장 개척자들이 격전을 벌이고, 신세계 SSG닷컴, 롯데온, 현대백화점 등 유통 공룡들이 가세한 ‘새벽 배송 춘추전국시대’에 상대적으로 영세한 축에 속하는 이 기업이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새벽 배송 비즈니스의 성장세가 가팔라지면서 1조 원 규모의 시장이 됐지만 막상 업체들은 물류 인프라 구축과 시스템 고도화를 위해 막대한 출혈을 감수하고 있다. ‘새벽 배송=적자’ 공식이 당연하게 여겨질 정도다. 쿠팡의 지난해 영업적자는 7205억 원에 달하며, 마켓컬리와 SSG닷컴도 각각 986억 원, 818억 원의 적자를 견디며 몸집을 불리는 중이다. BGF리테일에 인수된 헬로네이처도 155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해 모회사에 시름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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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면 팔수록 손실이 불어나는 구조지만 일단 고객을 모으고 덩치부터 키워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자는 게 이들의 전략이다.
이렇게 거대 자본을 등에 업고 공격적으로 팽창 중인 업체들과 비교하면 오아시스는 ‘흙수저’ 신세나 다름이 없다. 올해 초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126억 원을 유치하기 전까지는 2013년 창업 이후 줄곧 무차입 경영을 고수해 왔고, 수차례 대형 투자 제의를 고사하면서 빚 없이 독자 생존의 길을 걸었다. 그러던 오아시스가 쟁쟁한 경쟁사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경계 대상으로 떠오른 것은 바로 지난해 실적이 발표되면서다. 2019년 매출액 1424억, 영업이익 10억 원으로 적자 일변도의 레드오션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거둔 것이다. 새벽 배송이 ‘지속가능한 사업’이 될 수 있다는 걸 시장에 증명한 셈이다. 2018년 8월, 새벽 배송에 뛰어든 지 2년 만에 온라인 누적 회원 수가 올해 4월 기준 33만 명을 넘어섰고, 온라인 월 매출은 1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광고 한번 없이 오직 입소문만으로 거둔 성과다. “외형 성장보다 내실을 다지면서 가려 한다. 올해 첫 투자 유치도 자금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고 주주와 고객에 믿음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었다.” 안준형 오아시스 재무기획 이사의 말이다. (DBR minibox I ‘오아시스 회사 소개’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