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촉진(Sales Promotion) 활동, 4대 광고(TV·라디오·신문·잡지)의 보조 역할…. 흔히 옥외광고라고 하면 이러한 인식이 컸다. 국내에 옥외광고가 본격 등장한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이러한 인식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 옥외광고를 ‘판매 주체’로 인식하는 사람이 늘면서 옥외광고도 중요한 광고 수단으로서 독립적인 영역을 확보해 가고 있다. 가장 다양한 매체와 표현력을 지니고 있는 옥외광고는 이제 5대 광고의 하나로 분류되고 있으며, 광고의 주요 영역으로 자리매김해 가는 추세다.
Out Door가 아니라 Out of Home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옥외광고를 ‘아웃 도어 애드버타이징(Out Door Advertising)’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옥외광고라는 말에는 장소를 제한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지만 이제 이러한 장소 제한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새로운 매체가 계속해서 나오는 데다 일부 매체는 정보기술(IT)과 접목해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장소에서 상상조차 못한 표현으로 소비자의 눈과 귀를 현혹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선진국에서는 옥외광고를 ‘OOH 또는 OHM(Out of Home Media)’이라고 부른다. 이는 장소 제한을 없애고, 옥외광고의 표현 세계를 무한하게 바라보는 새로운 명칭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현재 ‘실내 공간’과 ‘옥외 공간’으로 양분할 수 없는 다양한 공간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일본 후쿠오카(福岡)에 있는 대형 쇼핑몰 ‘캐널시티’(사진1)는 여러 동의 건물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쇼핑 공간을 이루고 있다. 이곳을 정신없이 다니다보면 한순간 건물 내부에 있다가 또 어느 순간 건물 밖을 걷고 있는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실내를 걷든 실외를 걷든 여전히 캐널시티라는 쇼핑몰 안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공간의 시대에서 광고 또한 ‘하이브리드’ 시대를 맞고 있다.
옥외광고,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
하루 24시간 가운데 사람들은 평균 10시간 정도를 집 밖에서 보낸다. 이 10시간 가운데 자의든 타의든(대부분 타의겠지만) 광고를 접하는 시간은 평균 5시간 이상으로 추정된다. 신문을 보든, 버스와 지하철을 타든, 무심히 거리를 걷든 광고와 접촉할 수밖에 없다. 어떤 사람은 ‘광고를 보지 않을 권리’를 요구하기도 하지만 이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결코 쉽지 않다.
그렇다면 차라리 광고를 즐겁게 볼 줄 아는 게 광고가 많은 이 도시에서 살아가는 하나의 요령이라 할 수 있다. 광고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도 이런 이유로 재미있는 광고, 기발한 광고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그래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광고의 유머’다.
김영배
- (현) 옥외광고 조사전문 회사 EDR-LK 대표이사
- (현) 희망제작소 부설 간판문화연구소 컨설팅센터장 - (현) 한양대 광고학과 강사
- 문화관광부 옥외광고 분야 자문위원
- 행정자치부 옥외광고 정책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