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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디야 고즈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 인터뷰

고객의 기분도 모른 채 모바일 광고… 그렇다면 당신은 ‘비서’ 아닌 ‘스토커’

이방실 | 225호 (2017년 5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현재 많은 모바일 광고에서 드러나고 있는 문제
마치 허공을 향해 한 뭉치의 다트를 던지듯 너무 많은 광고를 마구잡이로 소비자들에게 발송.

효과적인 모바일 마케팅을 위한 새로운 접근
소비자를 집요하게 따라다니며 귀찮게 하는 ‘스토커(stalker)’가 아니라 소비자의 삶을 좀 더 쉽고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수행원(concierge)’ 혹은 ‘비서(butler)’의 역할을 담당해야 함. 이를 위해선 모바일 광고의 빈도(frequency)는 줄이되 고객 니즈에 대한 적합성(relevance)을 높여야 함. 핵심은 소비자들이 매 순간 처해 있는 ‘맥락(context)’에 대한 심층적 이해. 즉, 1) 고객이 왜 거기에 있는지 2) 고객이 지금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3) 고객의 기분은 어떠한지에 대한 질문에 명확하게 답할 수 있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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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없는 세상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시대다. 출퇴근 시간에 스마트폰을 이용하며 시간을 보내는 건 기본이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부터 확인하는 이들도 많다. 실제로 정부 발표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의 일평균 사용 시간은 2015년 기준 무려 4시간35분1 에 달한다. 스마트폰 도입 초창기인 2012년 일평균 스마트폰 이용 시간이 1시간31분2 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변화다. 바다 건너 미국의 사정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2016년 4분기 기준 미국인들의 하루 평균 모바일 사용 시간은 5시간3 에 이른다.

스마트폰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존도는 지난 몇 년간 폭발적으로 늘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광고를 집행하는 데 있어서 이 같은 변화 흐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굴지의 벤처캐피털 클라이너퍼킨스코필드바이어스(KPCB)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모바일 기기는 소비자들의 미디어 사용 시간 중 4분의 1을 차지했지만 전체 광고비 중 모바일 광고에 배정된 예산은 12%에 그쳤다. 이는 기업들의 모바일 광고 집행 예산(12%)과 소비자들의 모바일 기기에 대한 노출도(25%) 사이에 상당한 간극(13%p)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만약 기업들이 모바일 기기의 미디어 점유 시간에 부응해 모바일 광고 예산을 늘린다면 최대 220억 달러 정도의 추가 수익 창출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게 KPCB의 분석이다. (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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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기업들은 도대체 왜 이런 엄청난 기회를 놓치고 있는 걸까? 스마트폰이 중요하다는 건 알겠지만 정작 스마트폰으로 발송하는 모바일 광고 효과는 신통치 않다고 생각해서 아닐까? 기업 입장에선 마케팅 투자수익률(ROI) 측면에서 TV 같은 전통 매체를 통한 광고가 모바일 광고보다 여전히 더 낫다고 보기 때문 아닐까? 소비자들 역시 인터넷 광고를 성가시고 거추장스러운 존재로 여겨 애드블록(Ad Block, 광고 차단 소프트웨어)까지 등장할 정도인데 모바일 광고라고 뭐가 다를까?

모바일 광고 효과에 대한 이 같은 의구심과 질문들에 대해 아닌디야 고즈(Anindya Ghose) 미국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는 “소비자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기업들의 잘못된 접근 탓”이라며 “고객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제대로 된 방법을 찾아내기만 한다면 스마트폰이야말로 지금까지 존재한 그 어떤 미디어보다 강력한 마케팅 수단이자 엄청난 수익을 창출해 줄 수 있는 ‘마법의 수정구슬(crystal ball)’”이라고 강조한다. 빅데이터 전문가인 고즈 교수는 모바일 경제 및 디지털 마케팅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으로 꼽힌다. 세계 최고 경영사상가 50인을 선정하는 ‘싱커스50(Thinkers50)’로부터 ‘2017년 주목받는 경영사상가 30인(Thinkers50 Radar List of the Top 30 Management Thinkers)’ 중 한 사람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미국 민사소송 컨설팅 회사인 코너스톤리서치(Cornerstone Research)의 과학전문가(Scientific Expert)이기도 한 그는 하이테크 산업 분야와 관련된 각종 법정심리에서 전문 감정인으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최근 고즈 교수는 모바일 마케팅과 관련된 지난 10여 년간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신간 를 펴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기업들이 좀 더 전향적으로 모바일 마케팅에 나서야 하는 이유와 모바일 광고를 통해 더 큰 수익 창출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소개했다. 고즈 교수를 DBR이 인터뷰했다.



스마트폰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지만 정작 모바일 마케팅에 적극 나서지 않는 기업들이 많다.

모바일 광고가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이 매우 낮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모바일 광고의 최종 구매전환율(conversion rate)은 약 3∼4%에 불과하다. 절대 높은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이는 실제 매출 발생의 귀인(歸因·attribution)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발생하는 오해다. 사실 온·오프라인 경로를 통해 발생하는 전체 매출액의 약 30∼40%는 스마트폰을 통해 이뤄졌다고 보는 게 옳다. 실제 제품 구매는 오프라인에서 이뤄졌을지 모르지만 소비자가 애초에 오프라인 매장을 찾게 된 계기는 스마트폰을 통해 접하게 된 광고나 할인 프로모션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액면으로 드러나는 모바일 광고의 최종 구매전환율 외에 스필오버 효과(spill-over effect)에도 주목해야 한다. 직접적 전환율 외에 간접적 촉발 효과까지 고려한다면 모바일 광고 효과는 우리가 현재 인식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다.

소비자들에게 너무 많은 광고를 마구잡이로 보내는 것도 모바일 마케팅의 진정한 가치를 퇴색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모바일 광고를 귀찮고 성가신 것으로 여긴다. 인터넷 검색이나 소비 경험을 광고가 도와주기는커녕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소비자가 선호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기업들이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한 상태에서 마구잡이로 광고와 할인 쿠폰을 보내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다트게임을 하면서, 다트를 과녁을 향해 한 개씩 정확하게 던지는 게 아니라 한 다발의 다트를 허공을 향해 던지는 행위와 같다. 의미 없이 제공되는 수많은 광고에 소비자들이 질려버리는 건 당연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모바일 광고 횟수(frequency)는 지금보다 줄이되 그 내용은 고객 각자의 니즈에 훨씬 더 적절(relevance)하게 부합할 수 있도록 정교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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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방실

    이방실smile@donga.com

    - (현)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기자 (MBA/공학박사)
    - 전 올리버와이만 컨설턴트 (어소시에이트)
    - 전 한국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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