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 카페베네

“카페베네? 점포 늘어난 것 말고 뭐 있지?” 명확한 타깃 못 찾고 쇠락의 길로…

215호 (2016년 1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카페베네는 커피 맛보다 매장의 편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스타마케팅을 통한 브랜드 및 이미지 전략으로 차별화를 이뤄내면서 치열한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최단 기간에 최다 매장 수 돌파, 업계 최초 500호점 돌파 등의 성공신화를 이룩했다. 하지만 이후 수익성이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카페베네의 실패 원인은 커피전문점으로서 명확한 포지셔닝을 구축하지 못하고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한 점, 신메뉴 출시에 있어 선택과 집중에 실패한 점, 브랜드 및 가맹점 관리에 실패한 점, 명분과 실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실패한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당신이 커피점 프랜차이즈를 경영해 크게 성공했다고 가정하자. 이익잉여금이 넘쳐흘러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그럼 그 돈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기존 커피 사업을 강화할 것인가, 아니면 신사업에 투자할 것인가. 신사업에 투자한다면 어떤 사업에 진출할 것인가? 커피와 연관된 사업인가, 아니면 업종이 전혀 다른 새로운 사업인가?

당신이 어떤 사업에서 초기에 성공하더라도 창업가, 사업가, 경영자로서 더 큰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이런 질문에 대해 미리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카페베네의 실패는 이런 질문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 ‘영원한 것은 없다’는 말처럼 카페베네의 성공신화도 끝났다. 커피점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지 5년 만에 세계 곳곳에 1000여 개 매장을 내며 ‘토종 프랜차이즈 신화’를 이뤄냈던, 잘나가던 카페베네는 과연 그 신화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 걸까. 전략적 관점에서 이를 5가지로 분석할 수 있을 것 같다.

081



카페베네의 신화

카페베네 창업주, 김선권 대표의 첫 사업 아이템은 오락실이었다. 그는 일본여행 중 일본의 발전된 오락실 산업을 보고 영감을 얻어 1997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PC방 프랜차이즈를 시작했고 200호점까지 늘렸다. 이후 PC방 사업이 대중화를 통해 성숙기에 도달해 수익성이 떨어지자 외식업으로 눈을 돌린다. 이에 2001년 삼겹살 전문점 ‘왕삼겹닷컴’을 론칭했고 가맹점을 200여 개로까지 늘렸다. 하지만 이 사업은 구제역 파동과 경쟁 심화로 김 대표에게 결과적으로 실패의 쓴맛을 보게 했다. 이후 유행을 타지 않는 업종을 찾다가 2002년, 감자탕 전문점 ‘행복추풍령’과 인연을 맺었다. 행복추풍령은 감자탕에 묵은지를 결합하는 등 차별화된 퓨전 메뉴를 통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론칭 3년 만에 320개 매장을 보유할 만큼 성공을 거뒀다. 감자탕 사업이 궤도에 오르자 김 대표는 새로운 아이템을 찾기 위해 유럽 시장을 벤치마킹하기 시작했다. 스터디 끝에 2008년, 드디어 커피전문점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렇게 시작된 카페베네는 스타벅스, 커피빈 등 글로벌 커피전문점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글로벌 브랜드에 비해 낮은 인지도 탓이 컸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돌풍을 일으켰다. 2009년부터 인기 프로그램인 시트콤 ‘하이킥’, 드라마 ‘시크릿가든’에 PPL광고를 시도하는 등 당시에는 파격적인 방식으로 마케팅을 펼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갔다.

공격적인 마케팅 덕에 2010년 한 해만 335개 매장을 열었고, 2011년에는 무려 800호 점을 개설할 정도로 고속성장을 거듭했다. 카페베네는 커피 맛보다 매장의 편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스타마케팅을 통한 브랜드 및 이미지 전략으로 차별화를 이뤄내면서 치열한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급속히 성장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최단 기간에 최다 매장 수 돌파, 연매출 1000억 원 돌파, 업계 최초 500호점 돌파, 드라마 속 브랜드 및 매장 노출 1위, 소비자가 뽑은 가장 신뢰하는 커피전문점 선정 등의 쾌거를 이뤄냈다. 이 모든 것이 론칭 3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이뤄진 성공이었다. 또한 카페베네의 성공사례를 담은 하버드경영대학원의 논문1 도 발표됐고 NACRA(North America Case Research Association)가 발간하는 기업 사례 전문 학술지 가 카페베네의 성공 스토리를 소개하는 등 학계의 인정까지 받았다. 이 논문은 2008년 카페베네 브랜드 론칭부터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해외 1호점 개설까지의 과정을 창업가정신과 기업의 글로벌 전략, 프랜차이징 이론 등으로 설명했다. 또 스타벅스, 커피빈 등 대형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던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커피 외 다양한 디저트 메뉴 구성, 북카페를 결합한 편안한 공간, 스타를 활용한 차별화된 전략과 마케팅이 주효했기 때문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창업주 김선권 대표의 도전정신 역시 성공의 주요 이유로 소개됐다. 당시 시장에 팽배하던 ‘스타벅스 따라 하기’에서 탈피한 것이었다. 김 대표는 뉴요커를 연상시키는 아메리칸 스타일 대신 정통 유럽풍 카페문화에 한국식 사랑방 문화를 접목했다. 그 결과 스타벅스와 다르지만 스타벅스만큼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해낼 수 있었다. 와플, 젤라또 등 디저트 비중을 높이고 북카페, 흡연석, 와이파이존 등을 마련해 고객들이 오래 머물기에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1970∼1980년대 DJ가 있는 음악다방을 재현, 카페베네만의 음악방송을 도입한 것도 차별화 요소였다. 또한 업계에서 시도하지 않던 스타마케팅, TV CF, 드라마 PPL 등에 적극 투자한 것, 국내 기업 최초로 브라질 현지 커피농장과 직접 FTT(Farm To Table) 계약을 체결한 것도 성공 요인으로 꼽힐 만했다. 글로벌 진출 전략도 남달랐다. 2010년 당시, 업계에서는 한국에서 가까운 중국 등 아시아 국가부터 진출하는 것이 상식으로 통했다. 하지만 스타벅스와 경쟁하는 글로벌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카페베네는 미국에서의 정면승부를 택했고, 세계의 심장부인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 해외 1호점을 냈다. 편안한 의자, 북카페, 와이파이 등을 갖추고 와플, 젤라또, 전통음료인 오곡라떼, 미수가루라떼에 더해 뉴요커들의 취향을 반영한 샌드위치를 추가해 현지화하는 노력도 펼쳤다. 실제로 스타벅스 같은 현지 브랜드에 식상해 했던 뉴요커들의 호응은 컸다. 하루 평균 3000여 명이 찾는 명소가 되면서 오픈 1년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섰으며 월 평균 매출은 30만 달러 이상에 달했다. 이후 카페베네는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필리핀 등 해외 12개국에 진출해 500개 이상의 매장을 개설하며 승승장구했다.



성장의 암초를 만난 카페베네

급성장하던 카페베네는 왜 암초를 만난 것일까. 기존 성장 전략이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커피전문점으로서 명확한 포지셔닝을 구축하지 못했다.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의 경쟁우위전략에 따르면 경쟁자보다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을 ‘차별화전략’, 경쟁자보다 싸게 만드는 것을 ‘비용우위전략(원가우위전략)’이라고 한다. 스타벅스는 확실한 차별화전략으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선점했고, 이디야는 저가 시장을 잡아 독특한 포지셔닝을 구축했다. 국내 커피전문점 업계의 ‘샤오미’라 할 수 있는 ‘빽다방’은 ‘싸다! 크다! 맛있다!’라는 슬로건을 표방한 가성비 전략으로 이디야보다 더욱 확고한 저가 이미지를 구축했다.

하지만 카페베네는 어중간했다. 가장 중요한 본질적 경쟁요소인 커피의 ‘맛’과 ‘가격’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한국소비자원이 2015년 10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커피전문점 만족도 조사(매출 상위 7개 커피전문점)의 맛 항목에서 카페베네는 하위권인 5위에 그쳤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카페베네가 저가 원두를 쓰는 것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맛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았다. 가격은 스타벅스만큼 비싸지만 맛은 이에 못 미친다는 평가였다.

이러한 평가 속에 스러져가는 카페베네의 구원투수로 투입된 최승우 대표이사는 “카페베네는 국내 커피 프렌차이즈 중에서 인지도가 가장 높았지만 선호도는 3∼5위로 후퇴했다” “커피 맛과 서비스 품질 등 일관성 있게 차별화해야 하는 것들을 등한시했다”고 과거의 전략을 자평했다. 안타깝게도 카페베네의 전략은 외형 성장에 치중한 마케팅전략에 가까웠을 뿐 사업전략 관점에서는 확실한 경쟁우위를 갖추는 데 실패했다. 카페베네는 외형이 급격히 성장하는 만큼 ‘내실(內實)’ 역시 강화해야 했다.

둘째, 욕심을 부려 무리하게 사업확장에 나섰다. 잘나가던 카페베네는 본업 외에 패밀리레스토랑·드럭스토어·제과점 사업에 무리하게 진출했다가 연이어 실패했다. 2011년과 2013년 각각 외식브랜드 ‘블랙스미스’와 제과 브랜드 ‘마인츠돔’을 론칭했지만 3년여를 버티지 못하고 정리했다. 2012년 론칭한 드러그스토어 ‘디셈버24’ 역시 CJ, 신세계, 코오롱 등 대기업의 벽에 가로막혀 1년도 못 채우고 문을 닫았다. 결국 잇따른 악재를 극복하지 못한 카페베네는 2015년 7월 사모펀드 ‘케이쓰리 제오호(K3 제5호)’로부터 234억 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 받고 경영진이 교체됐다.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보자.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카페베네뿐 아니라 많은 기업들은 돈을 벌면 다른 분야로 사업 확장을 모색한다. 소니와 야후가 내리막길을 걷게 된 것도 무분별한 다각화 때문이었다. 소니는 원래 하드웨어에 강한 회사였다. 그런데 소프트웨어도 강한 기업을 목표로 삼고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1989년 미국 컬럼비아픽처스엔터테인먼트를 사들여 영화사업에 뛰어들었고, 2004년에 MGM을 인수하는 등 거액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자금이 계획대로 돌지 못하면서 재무상황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이는 연구개발(R&D) 투자 감소로 이어지면서 결국 소니의 자부심이던 ‘기술력’을 끌어내리는 결과를 낳았다. 1990년대 인터넷 세계를 주름잡았던 야후도 미디어 분야에 한눈을 팔다가 내리막을 걸었다. 야후는 검색업체에서 콘텐츠 중심의 미디어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무리하게 기업을 인수했다. 그 결과 본업인 검색사업에 소홀하면서 구글에 검색시장의 왕좌를 내주고 말았다. 이런 기업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주객이 전도’됐다는 것이다. 결국 비핵심사업이 주가 돼 핵심사업의 경쟁력까지 악화시키는 상황을 만들었던 것이다. 물론 타 사업 진출이 무조건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무조건 핵심 역량 기반의 다각화만을 해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 세상 일이 모두 이론대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핵심 역량에서 벗어나 있더라도 아주 매력적인 사업 기회가 찾아올 확률은 언제든지 존재한다. 그러나 핵심 역량에서 벗어난 영역에 들어갈 때 상당한 리스크가 존재하며 이에 대해 체계적으로 대비하지 못하면 실패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당장의 성공에 취해 위험이 높은 신규 사업에 대거 진출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도박이 될 수 있다.
083

카페베네는 나중에 실적이 악화되자 커피사업에 집중하기로 전략을 수정했으나 다소 늦은 결정이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속되는 수익성 악화와 높은 부채 비율 때문에 결국 2015년 12월30일, 카페베네 경영권이 토종 사모펀드로 넘어갔다. 2008년 1호점을 시작으로 2010년대 초 커피 프랜차이즈 1위 자리까지 올랐던 한국 토종 프랜차이즈의 성공신화는 안타깝게 7년8개월 만에 경영권 이양으로 막을 내렸다.
 

셋째, 신메뉴를 출시할 때도 선택과 집중에 실패했다. 카페베네는 신메뉴를 출시할 때 잘 외워지지 않을 만큼 여러 개의 메뉴를 내놓았다. 다양한 입맛을 사로잡고자 하는 의도겠지만 오히려 소비자들을 헷갈리게 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이벤트를 해도 언급 단어가 분산되는 탓에 효과가 적었다. ‘빙수’ 하면 ‘설빙’, ‘아이스크림’ 하면 ‘베스킨라빈스’와 같이 머릿속에 떠올라야 하는데2 그런 연상이 어려웠다.

설빙의 경우 신메뉴를 하나씩만 내놓는 전략을 취한다. SNS를 통해 언급되는 것 자체가 홍보가 되는 요즘, 이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설빙에서 어떤 신메뉴가 나왔는지 쉽게 인지하게 만든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평가도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하나에 집중된다. 실제로 2016년 한 해 동안 여러 신문기사에 소개된 카페베네와 설빙의 신메뉴를 비교, 분석해보면 이 사실을 명확히 알 수 있다. 먼저 카페베네의 홍보기사를 보자.

“카페전문점 카페베네가 따뜻한 고구마라떼 음료 2종과 디저트 3종 등 ‘달콤 고구마’ 시리즈 5종을 출시했다. 고구마 본연의 식감을 살린 묵직하고 진한 고구마라떼는 에스프레소가 들어가 달콤하고 고소한 ‘고구마 카페라떼’와 향긋한 얼그레이 홍차가 더해진 ‘고구마 티라떼’로 구성됐다. 디저트 메뉴로는 ‘마스카포네 고구마케이크’ ‘자색 고구마 베이글’ ‘고구마 크림치즈더블휩’이 함께 출시됐다.”

“카페베네는 콜드브루 커피 3종을 리뉴얼 출시했다고 밝혔다. ‘콜드브루 커피’ ‘콜드브루 라떼’ ‘콜드브루 시나몬 라떼’ 총 3가지를 선보인다.”


084


 

“카페베네는 식사 대용 베이커리 세트 메뉴인 ‘올 데이 밀 세트(All day Meal Set)’ 6종을 새롭게 출시했다. 먼저 ‘핫베이글 세트’는 핫베이글과 아메리카노가 함께 제공되는 메뉴로 ‘핫치즈베이글 할라피뇨’와 ‘핫치즈베이글 감자베이컨’ 등 총 두 가지로 출시됐다…”

2016년 한 해만 해도 카페베네는 수많은 종류의 신메뉴를 출시했다. 이름을 인지하기도 어렵고, 커피전문점인지, 패스트푸드전문점인지 헷갈리게 만들 정도다. 이번엔 설빙의 홍보기사를 보자. 설빙의 경우 딱 한 가지 메뉴만 집중해서 소개하고 있다.

“설빙은 한국과 이태리 대표 메뉴를 맛있게 담은 팬 디저트 ‘치즈 떡볶이 피자’를 출시했다. 떡볶이와 피자를 콜라보레이션 한 신메뉴는 설빙의 팬 디저트 시리즈 첫 번째 메뉴다.”

메뉴가 다양하다는 것은 얼핏 보면 좋은 것 같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이유와 연관 지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이는 코스트코에서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코스트코의 상품 큐레이션은 ‘잘된 사례’로 정평이 나 있다. 취급 상품은 4000가지 정도로 5만∼10만 가지를 취급하는 일반 할인점에 비하면 종류가 적다. 이유는 특정 카테고리당 소수의 상품만을 판매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일반 할인점이 기저귀를 성장단계별(4가지), 제품라인별(3가지), 포장단위별(3가지)로 총 36종류를 취급한다면 코스트코는 성장단계별로 4가지 상품만 취급한다.

상품 수가 너무 많으면 고객이 선택하기가 어렵다. 실제 대학생 6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 실험에 따르면 모바일 앱을 통한 영화 예매 선택 실험 결과 선택할 대안이 늘면 선택지가 6편일때까지는 선택 비율이 늘지만 8편부터는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3 선택지가 너무 많으면 결정에 오히려 어려움을 느낀다는 의미다.

이처럼 실제로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함으로써 오히려 구매 의향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은 쉽게 찾을 수 있다. 상품 수가 너무 많다는 사실은 시장 리더가 되기 위한 3가지 방법(제품 리더십, 운영적 탁월함, 고객 친밀도) 중 운영적 탁월함(Operational Excellence)을 저해한다. 이 이론은 MIT 교수 출신의 경영컨설턴트 마이클 트레이시와 하버드 출신의 전략사상가 프레드 워스마가 제시한 것이다. 쉽게 말하면 선택지가 너무 많으면 매장의 회전율이 오히려 떨어진다.

넷째, 브랜드와 가맹점 관리 측면에서도 아쉬움이 있었다. 국내외 매장 수가 2015년엔 2011년보다 정확히 2배 증가한 1700여 개에 달했다. 현재 국내에서만 850개 매장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외형 확장에 치중해 온 카페베네의 폐점률이 업계에서 가장 높다는 것이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 조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 10개 커피 프랜차이즈 중 카페베네가 가맹점 폐점률이 가장 높았다(14.6%). 커피베이(11.3%), 탐앤탐스(9.4%), 할리스(8.6%), 엔젤리너스(7.9%), 요거프레소(7.7%), 투썸플레이스(5.0%), 파스쿠치(4.6%) 등에 비하면 꽤 높은 수치다. 상대적으로 매장 면적이 작은 빽다방(0.2%)과 이디야커피(1.3%)는 폐점률이 낮았다. 한편 스타벅스는 프랜차이즈가 아닌 직영점 방식으로만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085




카페베네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브랜드 관리에 실패했다. 2012년 스타벅스, 이디야 등의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던 카페베네는 중국, 미국, 사우디아리비아, 일본, 필리핀 등 해외 12개국에 진출해 500개 이상의 매장을 개설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양적 성장에만 치중한 결과 질적 개선, 매장 관리, 상표가치 유지 등은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카페베네는 ‘글로벌 커피로드 2020 전략’에 따라 2012년부터 중국 사업 확장에 자원을 집중했다. 중국 중치투자그룹과 50대50 공동 출자한 합작사로 중국에 진출해 2014년 매장 수를 600여 개까지 늘렸고, 합작 법인 설립 후 한 해 만에 매출 333억 원, 순익 10억 원의 사업 성과를 냈다. 하지만 외형 확장 과정에서 지원 유통망이나 조직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실제 2014년 매출은 전년 대비 27% 늘어난 424억 원을 기록했지만 순익은 18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후에도 공사대금 미지급 사태와 가맹점 분쟁 등 곳곳에서 부실이 드러나고 합작사와의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면서 지금은 경영권에서 완전히 배제된 상태다. 현재 중국에서는 여전히 400여 개의 매장이 운영되고 있지만 매장 통제권을 잃은 상태다. 카페베네는 올해 8월 말레이시아 법인 매각에 이어 11월에 미국 법인까지 매각에 나섰다. 뉴욕 가맹점도 잇따라 폐업했다. 미주법인 프랜차이즈 관리자가 자주 교체되고 커피, 파우더 등 제품 공급과 가맹점 관리가 원활치 않아 가맹점주와 미주법인의 신뢰 관계가 구축되지 못한 점, 물류 공급이 늦어져 가맹점들이 식재료를 자체 해결하며 카페베네만의 상표가치를 잃은 점 등이 큰 이유로 지목된다.

브랜드와 가맹점 관리의 중요성은 교촌치킨의 사례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교촌치킨은 브랜드 관리와 상권관리가 철저한 것으로 유명하다. 교촌치킨은 1995년 가맹사업을 본격화한 후 2003년 점포 수 1000개를 돌파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지금쯤 가맹점 수가 3000개가 넘었겠지만 2016년 1월 기준, 가맹점 수는 여전히 1000개다. 철저한 상권 관리로 13년째 1000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이근갑 교촌에프앤비 국내사업부문 대표는 “맹목적인 가맹점 확장은 점포 부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기존 가맹점의 상권을 최우선으로 보호해 점주들의 매출이 늘어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촌치킨의 가맹점 상권 보호 전략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매장 수를 늘리지 않았는 데도 매년 매출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2010년 1101억 원이던 교촌치킨 본사 매출은 2015년에 2500억 원으로 5년 만에 127% 증가했다.

교촌치킨은 가맹점 평균 매출도 업계 1위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교촌치킨 가맹점당 평균 연 매출액은 4억1946만 원(2014년 기준)으로 치킨 업계에서 가장 높다.

교촌치킨의 성공 요인은 질적 성장을 위한 교육 및 관리 시스템 등에 있다. 가맹점 매출 증가를 가장 큰 목표로 놓고 본사에서 파견된 ‘슈퍼컨설턴트’가 각 점포를 수시로 방문해 광고·홍보, 서비스 방식 등을 컨설팅해주고 실무를 돕는다. 또한 가맹점주 자녀들의 대학 입학금을 지급하고 전국 가맹점에서 6개월 이상 근무한 직원이나 아르바이트생에게 매년 2회 장학금과 장려금을 나눠주는 등의 복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제도와 정책은 자연스럽게 가맹점의 충성도를 이끌어내 성과를 향상시키는 선순환을 창출한다.

설빙 또한 한창 ‘잘나갈 때’ 탄력 받은 성장세를 뒤로 하고 출점 제한 정책을 펼쳤다. 설빙은 빙수 열풍을 주도하며 2014년 한 해에 월 평균 수십 개씩 가맹점을 늘리며 급속도로 성장했다. 입소문을 타고 본격 궤도에 오른 2014년 4월부터 10월까지는 월평균 58개 매장이 문을 열었다. 4월에 122개에 불과했던 전국 가맹점 수는 두 달 만인 6월에 245개로 2배 이상 늘었다. 이어 8월에는 404개로 400개선을 돌파했고, 12월에는 487개로 8개월 만에 네 배 이상 급증했다. 하지만 2015년에는 매장이 거의 늘지 않았다. 설빙이 이 같은 자체 출점 자제를 선언한 것은 너무 빠른 증가 속도가 장기적으로 해가 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설빙은 기존 가맹점 매출 보호와 브랜드의 장기적인 지속성 유지를 위해 신규 가맹점 개점을 자제했고 가맹점과 본부의 안정화에 중점을 뒀다. 결국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가 산다’는 경영원칙은 교촌치킨과 설빙의 사례를 통해 단순한 이론이 아닌 실제로 판명됐다.

다섯째, 명분-실리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훌륭한 목적’ 추구에 실패했다. 카페베네는 커피맛에 기반한 커피 판매보다 인테리어 중심 매출을 추구했고 이는 가맹점주의 부담으로 이어졌다. 유러피안 ‘모던 빈티지’로 차별화된 인테리어를 강점으로 삼아 신규 출점 시 인테리어 비용이 매출의 50%를 넘는다. 사실상 인테리어가 주요 수익원이 됐던 것이다. 하지만 가맹점주에게 부담 요소가 됐다. 또 카페베네가 내실보다 외형 확장, 다시 말해 매장 수 증가, 출점 자체에 주력하게 만든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자본주의 5.0’ 시대에 창업과 사업에서 성공한 기업들의 특징은 한마디로 ‘훌륭한 목적을 가지고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추구했다’는 점이다. 그런데 카페베네는 인테리어 중심의 매출을 추구함으로써 시대의 흐름에 역행했다. 자본주의 5.0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시대에는 실리만으로 접근하면 실패할 공산이 크고, 지속가능경영 역시 실현하기 어렵다. ‘가맹점을 성장시켜야 본사가 성장한다’는 ‘훌륭한 목적’을 정하고, 이해관계자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목적이란 단지 이윤 추구를 넘어선 기업의 존재 이유이며,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제36대 대통령인 린드 존슨은 “위대한 사회란 사람들이 자신이 가진 소유물의 양보다 자신이 가진 목표의 질에 더 관심을 갖는 곳이다”라고 말했다. 지속가능한 사업을 영위하는 진정한 비즈니스 리더가 되고 싶다면 명심해야 할 말이다.

카페베네의 사례를 살펴보면 맥도날드가 떠오른다. 유사한 상황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최근 수년간 맥도날드의 매출은 감소세를 기록했다. 2014년도 성적표는 맥도날드 60년 역사상 최악이었다.
<티타임스(TTimes)>에 따르면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2.4%, 15% 감소했다. 또 2015년에는 전 세계 3만6000여 매장 중 700여 개 매장을 폐점했다. 맥도날드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조치를 취했다. 수제 햄버거처럼 소비자가 직접 재료를 선택하고, 다양한 종류의 번빵을 고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유리볼에 담긴 샐러드를 아침 메뉴로 내놓기도 했다. 맥카페는 스타벅스를 겨냥해 라떼류와 베이커리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비즈니스인사이더(Business Insider>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 등에 따르면 부진의 주요 이유는 다음과 같이 크게 4가지로 분석된다.

1. 부실한 고객분석 “맥도날드는 전체 매출의 70%가 드라이브 스루 고객에게서 나온다는 것을 간과하고 매장 중심의 메뉴들을 내놔 실패했다.”
2. 서비스 시간이 길어짐 “주문 후 햄버거를 수령하는 시간이 평균 7 분 이상으로 늘어났다.” (패스트푸드 시장에서는 무척 긴 시간이다.)
3. 가격 인상 “스테이크 버거, 수제 버거 등 프리미엄 버거들을 내놓았다.” (햄버거의 가격이 평균 10달러 이상을 호가하면서 저렴한 버거를 찾던 고객들이 외면했다.)
4. 메뉴가 늘어 패스트푸드 본질까지 위협 “1948년 9개이던 메뉴는 현재 미국 기준으로 121개로 늘어났다.” “복잡한 메뉴 때문에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효율성이 떨어졌다.” “‘빠른 서비스’의 장점이 사라졌다.”

이런 와중에 신임 CEO인 스티브 이스터브룩은 2015년 5월에 있었던 투자설명회에서 “빵 굽는 방식부터 변화를 줄 것이다” “고기 굽는 방식도 바꿔 육즙이 덜 빠지도록 할 예정이다” “현재 메뉴에 1.5∼3달러의 중간가격 메뉴를 추가하겠다” 등의 새로운 전략을 내놓았다. 그는 ‘메뉴가 적어서 문제가 아니라 너무 많아서 문제’라는 비판과 함께 “문제를 잘못 짚었다”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한국맥도날드에는 ‘장난감을 사니 햄버거를 주더라’는 주객전도식의 이야기도 나왔다. 슈퍼마리오, 헬로키티, 미니언즈 장난감을 받기 위해 부모가 아이들에게 해피밀 세트를 사준다는 것이다. 다행히 맥도날드는 성장세로 턴어라운드했다. 2015년 4분기 5.7%의 성장세를 보이며 2012년 이후 줄곧 하락하던 매출이 성장세로 돌아선 것이다. 비결이 뭘까? 바로 ‘더 저렴하고, 더 빠르게’라는 ‘패스트푸드 업의 본질’로 되돌아갔기 때문이다. 맥도날드는 메뉴판을 정리하고 고객들이 맥도날드를 찾는 이유였던 저렴한 메뉴 중심으로 개편했다. 특히 고객의 요구를 수용해 ‘맥머핀’ 등 인기 아침식사 메뉴를 2015년 10월부터 24시간 판매하기 시작했다. 또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드라이브 스루에서도 주문 내역 확인을 한 번 더 받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주문이 잘못 전달돼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문제를 해결했다. 2016년 1월 실적공개 행사에서 스티브 이스터브룩은 “이번에 우리가 거둔 성과들은 원래 맥도날드가 추구하던 근본적인 가치로 되돌아간 것의 결과”라고 말했다.

카페베네, 맥도날드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통찰은 무엇일까? 비핵심 분야가 주객전도돼 핵심사업 경쟁력까지 악화되는 상황을 사전에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핵심사업이 확고한 경쟁우위를 갖출 때까지 충분히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베인앤컴퍼니의 파트너인 크리스 주크는 그의 저서, <핵심에 집중하라(Profit from the Core)>에서 “대부분의 핵심사업이 최대 잠재력(Full Potential)보다 낮은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고, 핵심사업의 최대 잠재력 달성을 위해 투자될 수 있었던 자원을 비관련 저성과 사업에 낭비한다”고 우려했다.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소니코리아 본부장, 웅진식품 대표이사 등을 거친 최승우 대표가 2015년 9월23일 새롭게 카페베네의 대표이사직에 올라 새 선장이 됐다. 그는 부채에 허덕여온 카페베네의 구원투수로서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카페베네는 점포 매출을 높이기 위해 디저트 광고, 브랜드 리뉴얼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하반기 흑자전환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카페베네가 완전한 차별화를 통해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커피전문점으로 새롭게 도약하기를 응원한다.


이재형 비즈니스코치 jhlee.passion@gmail.com

필자는 미시간대(University of Michigan) 경영대학원에서 MBA 학위를 취득했다. KTF 기획조정실과 변화관리실, KT 전략기획실 등을 거쳤으며 KT 그룹경영단 소속으로 그룹사인 핀테크 기업, 브이피㈜로 파견돼 현재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경영총괄임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전략과 조직변화 분야의 전문가로 경영자·사업가·창업가·스타트업 등의 성장을 돕고 있다. 저서로는 <스마트하게 경영하고 두려움 없이 실행하라> <전략을 혁신하라> <식당부자들의 성공전략> <인생은 전략이다(12월 출간 예정)>가 있다.


참고문헌
전략을 혁신하라, 청림출판, 이재형, 2016
식당부자들의 성공전략, 외식경영, 이재형, 2016
카페베네 이야기, 다산북스, 강훈, 2011
핵심에 집중하라(Profit from the Core), 청림출판, 크리스 주크(Chris Zook)/제임스 알렌(James Allen), 2002
머니투데이, “[돈되는 이재형의 창업스토리] 막내린 ‘성공신화’ 카페베네로부터 얻는 창업가의 교훈”, 2016.1.11
매일경제, “해외에서 승승장구 카페베네, 그 비결은?”, 2014.2.24
EWHA Brand Communication, “카페베네가 버려야 할 것, 욕심”, 2015.9.22
중앙일보, “카페베네 뉴욕 가맹점 폐업 속출… 2∼3달 새 6곳 문 닫아”, 2016.10.20
머니투데이, “가맹점 살아야 본사도 산다… 기본지킨 교촌치킨 매출 1위”, 2016.2.4
머니투데이, “설빙의 역발상… 잘 나갈 때 출점자제”, 2015.4.2


생각해볼 문제

1. 카페베네는 국내 프랜차이즈 사업이 팽창하던 시점에 커피 문화 선진국인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도전을 감행했다. 이러한 전략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2. 매장 수와 미디어 노출 빈도 덕에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카페베네가 이러한 자산을 바탕으로 극적으로 회생할 수 있는 ‘묘약’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3. ‘업(業)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커피의 맛보다 디저트 메뉴 등 ‘플러스 알파’ 요소에 치중한 것이 카페베네가 주춤하게 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러한 의견에 동의하는가. 그렇다면 이러한 비난이 제기되기 시작한 시점, 이 회사는 어떤 전략을 펼쳤어야 했을까.


동아비즈니스리뷰 345호 Fake Data for AI 2022년 05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