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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tering Sales

"일단 한번 입어보세요" 잠깐이라도 갖게 되면 애착이 생긴다

오정환 | 186호 (2015년 10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일단 내 손에 들어오면 애착이 생긴다. 실제보다 더 큰 가치를 부여하게 되는 것은 물론 비슷한 가치를 갖는 다른 물건과 바꾸기 꺼려지기도 한다. 영업인이 이와 같은소유효과를 잘 활용하면 성과를 낼 수 있다. 물건을 사기 전 고객이 먼저접촉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다. 옷가게에서 옷을 한번 입어보게 한다든지 마트 등에서 시식행사를 벌이는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몇 달 전 스마트폰을 샀는데 처음 3개월 동안 몇 가지 서비스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가입했다. 3개월 후 탈퇴해도 된다고는 했지만 3개월을 훨씬 넘긴 지금까지 그대로다. 서비스에서 탈퇴하면 왠지 불편할 것 같아서다.

 

사람에게는 한번 소유한 것을 잃거나 바꾸고 싶어 하지 않는 욕구가 있다. 소유한 것을 소유하지 않았을 때보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소유효과혹은보유효과라고 한다. 미국 경제학자 크네시(J. L. Knetsch)와 존 신덴(J. A. Sinden)은 소유효과를 실험으로 증명했다. 이들은 실험 참가자를 반으로 나눠 각각 추첨권과 현금 2만 달러를 주고 서로 거래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그런데 실제로 거래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양쪽 모두 자신이 소유한 물건이 상대방 물건보다 좋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실험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실험 참가자를 3그룹으로 나눠 첫째 그룹에는 머그컵을 주며 400그램짜리 초콜릿 바와 교환해도 된다고 했다. 둘째 그룹에는 첫째 그룹과 반대로 400그램짜리 초콜릿 바를 주면서 머그컵으로 교환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교환에 필요한 시간이나 별도의 수고가 들지 않도록 고안한 실험이라 거래비용은 거의 무시해도 될 상황이었다. 셋째 그룹에는 두 가지 물건 중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도록 했다. 실험 결과, 첫째 그룹의 89%는 머그컵을 선호했다. 즉 초콜릿 바와 교환하지 않았다. 둘째 그룹에서는 90%가 초콜릿 바를 선택했다. 이들도 머그컵과 교환하기를 원하지 않았다. 이 결과는 언뜻 보기에 머그컵과 초콜릿에 대한 평가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머그컵과 초콜릿 바 중 좋아하는 쪽을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한 셋째 그룹에서 거의 55의 비율로 둘을 선택한 것을 보더라도 이 사실은 충분히 뒷받침된다. 그런데 초콜릿보다 머그컵을 선호하는 사람이 첫째 그룹에서 89%, 둘째 그룹에서 90%로 크게 차이가 난다는 사실은 보유효과가 강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같은 보유효과는 시장의 압력이 있거나 학습에 의해 감소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지만 카너먼, 크네시, 세일러는 참가자 700명으로 구성한 대규모 시장거래 실험을 통해 보유효과 범위가 넓고 강한 현상이며 순수 시장에서도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사람은 소유한 물건에 애착을 느낀다

 

필자는 책에 집착한다. 같은 책이라도 새 책을 가지고 와서 필자의 책과 바꾸자고 해도 바꿀 생각이 없다. 책깨나 읽는 사람이라면 비슷할 것이다. 이왕이면 깨끗한 새 책이 좋을 텐데도 말이다. 타던 승용차를 중고차 시장에 내놓을 때 팔려는 사람은 사려는 사람보다 항상 비싼 가격을 제시한다. 소유의식이 낳은 결과다. 왜 이런 비이성적인 현상이 나타날까? 여기에 대해 <상식 밖의 경제학>을 쓴 댄 애리얼리(Dan Ariely)는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첫째, 이미 소유하고 있는 것에 대한 깊은 애착이다. 책을 바꾼다는 것은 단순히 책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으며 느꼈던 감동까지 바꾸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으며 했던 생각, 밑줄, 메모가 모두 사라지는 것이다.

 

둘째, 새로운 것을 얻는 것보다 소유물을 잃는 것에 더 집착하는 습성이다. 새 책을 얻는 것은 기쁜 일이지만 이미 소유한 책을 잃어버리는 것을 상쇄할 만큼 그 기쁨이 크지 않은 것이다. 이미 머그컵이나 초콜릿 바를 선택한 학생들이 서로 교환하지 않으려고 한 것도 마찬가지 이유로 설명할 수 있다.

 

셋째, 상대도 우리가 보는 관점에서 거래를 바라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타던 승용차를 판매할 때 파는 사람은 사는 사람도 자신과 동일한 잣대로 차를 평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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