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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tering Sales

‘지글지글’ 팔아라… 감성이 설명보다 강하다

오정환 | 165호 (2014년 1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 마케팅

고객의 감성을 자극하고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려면 설명하지 말고 보여줘야 한다. 상품의 특성이나 얻을 수 있는 혜택을 일일이 나열하거나 일방적으로 설명하지 말고 생동감 있는 표현으로 실감나게 묘사하라는 의미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한마디를 잘 연구할 필요가 있다. 팔고자 하는 상품을 면밀히 분석하고 고객의 상황과 니즈에 따라 매력을 느낄 만한 지점을 포착해 고객이 직접 상품의 효용을 머릿속에 그릴 수 있도록 하라.  

 

100여 년 전 에머 휠러가 세일즈 언어를 연구하며 만들어 낸스테이크가 아니라 지글지글을 팔아라는 세일즈 격언 중 하나가 됐다. 고객에게 스테이크의 특징을 나열하기보다는 프라이팬에서 소고기가 지글지글 익어가는 모습을 떠오르게 하는 것이 세일즈에 효과적이라는 의미다. 이 스테이크는 강원도 횡성에서 난 1등급 한우로 만든 것으로 육질이 어떻고 저떻고…”보다는손님, 이 스테이크를 프라이팬에 올려놔보세요. 스테이크가 지글지글 익을 때 그 소리며 냄새가…”라고 말하면 고객의 머릿속에 스테이크가 익어가는 모습이 그려지면서 자연스럽게 침이 고일 것이다. 휠러는지글지글이야말로 고객의 뇌를 자극하며 식욕을 끌어올리는 핵심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상품의 일차적인 매력은 즉각적이고 비이성적이어야 한다. 전문가들이 만드는 광고에는 모두 이런지글지글이 들어 있다. ‘대한민국 커피만세 ○○○’ ‘놀라운 가격, 더 놀라운 혜택’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 ○○○’ ‘굿 초이스 ○○’와 같은 감각적인 문구들이 수두룩하다. 취급하는 제품별로지글지글같은 한마디를 만들어놓으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감성을 자극해 고객을 효과적으로 설득할 수 있다.

 

감성을 자극하는 결정적 한마디

우선 취급하는 제품을 잘 연구해야 한다. 그러면 그 제품에서 무엇을 강조하고 싶은지 알 수 있다. 취급하는 장점을 모두 적어보고 그것을 다듬으며 고객의 호기심과 감성을 자극할 한마디를 만들어보자.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당신이 생수를 파는 영업인이라고 가정해보자. 사실 일반 사람들은 생수를거기서 거기라고 본다. 특별함을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내가 취급하는 생수가 다른 생수와 다른 점이 무엇인지 그것을 찾아내는 것이 우선이다. 먼저 생수의 장점을 적어보고 그중 독특하면서도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특징을 잡아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압축해 한마디로 만들면 된다. < 1>을 보자. 생수의 장점을 5가지로 정리했다. 그중에서 한마디를 뽑아내 구성해보자.

 

장점 중에 ‘10배 풍부한 천연 미네랄이 건강을 지켜준다를 활용할 만하다. 고객을 만날 때 다른 말보다천연 미네랄이 10배 풍부해서 건강에 좋은 해양심층수를 강조하면 세일즈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물론 고객에 따라한마디를 다르게 만들어야 한다. 자녀에게 먹이기 위해 생수를 구매하려는 고객에게는청소년의 집중력을 높여 성적을 올리는 해양심층수를 한마디로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소화가 안 되는 아이에게 먹이려는 고객이라면아이들 소화흡수에 좋은 해양심층수를 한마디로 하면 좋다. 고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한마디는 상품별로 몇 가지를 마련해놓으면 좋다. 고객마다 구매 결정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고객의 구매결정 기준을 알아낸 다음, 거기에 맞는 설명을 하면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다.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게 하라

고객을 효과적으로 설득하는 두 번째 방법은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게 하는 것이다.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면 쉽게 잊지 않을뿐더러 구매 욕구를 강화할 수 있다. 도모노 노리오가 쓴 <행동경제학>에는 흥미로운 실험이 나온다.

 

여대생 120명에게 가상으로 학교 내에 어떤 병이 퍼질 조짐이 있으니 이 병의 증상을 적어 놓은 종이를 읽고 자신이 이 병에 걸릴 가능성 정도를 판단하도록 했다. 실험대상 학생들을 4개 그룹으로 나눴다. 1그룹에 속한 학생들에게는 이 병에 걸리면 활력 저하, 근육통, 점차 심한 두통이 일어나는 등의 증상을 구체적이면서 이전에 경험했을 법한 내용을 적은 종이를 건넸다. 2그룹에 속한 학생들에게는 훨씬 더 추상적인 내용을 적은 종이를 읽게 했다. 약간의 방향감각 상실, 신경계 기능 불완전, 간장의 염증 같은 것이었다. 실험 참가자는 증상을 읽고 3주 후 자신이 이 병에 걸릴 정도를 10단계로 평가해야 했다.

 

3그룹과 4그룹에 속한 학생들에게는 증상은 1, 2그룹과 각각 같지만 만약 이 병에 걸린다면 3주 뒤 자신에게 어떤 증상이 나타날지 구체적으로 머릿속에 그린 후 이 병에 걸릴 정도를 평가하도록 했다.

 

그 결과 이 병에 걸릴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판단한 그룹은 3그룹에 속한 학생들이었다. 증상 내용이 구체적일 뿐 아니라 스스로 병에 걸릴 수 있다고 이미지를 떠올린 그룹이 가장 병에 걸리기 쉽다고 생각한 것이다. 다음은 2그룹, 1그룹 순이었다. 4그룹은 병에 걸릴 수 있는 정도를 가장 낮게 판정했다. 증상이 애매해서 자신이 병에 걸릴 수 있다는 생각을 떠올리기 어려운 그룹이 가장 병에 걸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결과다. ( 2)

 

이 실험은 고객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도록 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잘 보여준다. 고객이 머릿속에 그릴 수 있는 그림은 두 가지다. 하나는 문제를 지금 당장 해결하지 않으면 앞으로 겪게 될 더 큰 곤란, 어려움, 손해에 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문제를 해결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혜택, 즐거움, 기쁨에 대한 것이다. 다음과 같이 질문하면 앞으로 겪게 될 어려움을 머릿속에 그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고객님 증세가 앞으로 더 진행되면 어떻게 될까요?” “고객님 증세가 지금은 별 것 아니지만 이것을 방치하면 어떻게 될지 아세요?” 건강기능식품을 취급하는 영업인이라면 이런 질문으로 고객이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도록 만들 수 있다. 보험 영업을 한다면 이런 질문이 필요하다. “노후에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수입이 없다고 상상해 보셨어요?” “젊었을 때부터 재테크에 관심이 없으면 나중에 어떤 손해가 있을까요?” “우리나라 사람은 대부분 암이나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해요. 이것에 대해 대비하지 않았을 때 유족의 마음이 어떨까요?” 모두 고객의 머릿속을 자극하는 질문이다. 앞으로 닥칠 위험을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그것을 실감나게 상상할 수 있도록 질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동차가 낡았지만 새 차 구입을 망설이는 고객이 있다면 낡은 차 때문에 입을 수 있는 피해를 머릿속에 그리도록 해야 한다. “낡은 차를 타고 거래처를 방문하시면 고객님의 지불 능력을 의심하지 않을까요?” “약속하러 가는데 갑자기 차 시동이 꺼져버려서 늦는다면 비즈니스에 지장이 있지 않을까요?” “매달 들어가는 수리비도 만만치 않죠? 돈도 돈이지만 얼마나 번거로운 일입니까.” 영업인이 설명하는 방법으로도 고객의 구매 욕구를 자극할 수 있지만 고객이 자기 입으로 말할 때 훨씬 더 선명한 그림을 그릴 수 있다.

 

고객이 얻을 수 있는 혜택을 그리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TV 홈쇼핑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홈쇼핑에서는 상품을 설명할 뿐 아니라 상품을 이용할 때 어떤 효과가 있는지 모델들이 직접 보여준다. 옷을 설명하는 것보다 모델들이 옷을 입고 가을 단풍이 든 가로수 아래를 걷는 모습을 보여주면 고객은 자신이 그 옷을 입고 걷는 모습을 상상한다. 그럴 때 구매가 늘어난다. 주방기구를 이용해 요리하는 장면, 운동기구에서 운동하는 장면, 온 가족이 모여 갈비를 구워먹는 장면 등은 모두 고객의 뇌를 자극하기 위해 보여주는 것이다. 실제 홈쇼핑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따르면 제품을 설명할 때보다 모델들이 시연할 때 주문량이 늘어난다. TV 광고도 마찬가지다. 상품의 장점만 줄줄이 읊는 광고는 없다. 화장한 모델이 나오고, 자동차를 소유했을 때 느끼는 자부심을 보여주고, 직접 요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데 영업인은 고객을 만나서 홈쇼핑처럼 시연할 수 없다. TV 광고처럼 영상으로 보여줄 수도 없다. 그러므로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생생하게 말해야 한다. ‘설명하지 말고 보여주기가 좋은 방법이다.

 

설명하지 말고 보여라

설명하기와 보여주기가 어떻게 다른지 다음 사례를 보자.

 

(설명하기) “고객님께서 이 제품을 복용하시면 관절 통증이 싹 낫습니다.”

(보여주기) “이 제품을 복용하시면 가고 싶은 곳 어디든 갈 수 있습니다. 아들집에 가서 손자들 재롱을 볼 수 있고 청계산의 아름다운 단풍도 볼 수 있습니다.”

 

‘보여주기’에 관절 통증이 사라진다는 말은 없다. 고객은 영업인의 설명을 들으며 손자 재롱을 보고 산에 올라 단풍 구경하는 모습을 그릴 것이다. 직접 말하지 않았지만 말하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말해야 고객이 머릿속에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당연히 구매가능성도 높아진다.

 

(설명하기) “이 자동차가 고객님의 품위를 높여줍니다.”

(보여주기) “ ○○○(자동차 이름)을 타시면 주차장에 차 세우고 내릴 때 주변 사람들이 고객님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주차관리인이 90도로 인사합니다.”

 

‘보여주기’에 고객의 품위를 올려준다는 설명은 없지만 고객은 차를 타고 내리는 과정을 머릿속에 그릴 수 있다. 자신의 어깨가 으쓱하는 순간을 머릿속에 그린다면 구매욕구가 상승한다.

 

(설명하기) “이 시스템이 생산성을 향상시킵니다.”

(보여주기) “이 시스템을 도입하면 생산성이 15% 올라갑니다. 또한 불량률 전혀 없이 회사 수익률을 올릴 수 있습니다. 과장님이 이 시스템을 구매해서 생산성을 올린 공로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생산성을 향상한다보다는 구체적으로 설명해서 고객이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고객을 효과적으로 설득하려면 먼저 고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한마디를 준비해야 한다. 그 다음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설명해서 고객의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도록 해야 한다. 지금 당장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앞으로 더 큰 어려움이 닥칠 것이라는 사실을 상상하게 하라. 고객이 얻을 수 있는 혜택을 그리게 하라. 설명하지 말고 보여줘라.

 

오정환 미래경영연구원장 ecooh@naver.com

필자는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고 오정환리더십아카데미 원장을 지냈다. 한국세일즈코치협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저서에 <영업, 질문으로 승부하라> <세일즈 멘토링> <한 번 더 세일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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