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정보 활용법
Article at a Glance – 마케팅
모든 사물은 시간과 공간 속에서 존재한다. 시간과 공간 둘 중 하나만으로 존재를 정확히 규정할 수 없다. 반드시 한 쌍으로 취급된다. 마케팅에서도 성패는 시공간으로 규정된다. 최적기(right time)에 최적지(right place)에서 경영의 성패가 갈린다. 수도권 한 피자가게의 동일권역 점포이전 사례를 소개한다. 점포의 입지를 확정하기 위해서는 수십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먼저 주민의 구성이 매우 중요하다. 단독주택과 다세대, 연립주택, 아파트 등에 따라서 피자가게의 매출액이 달라진다. 매장을 설치하려면 인근 가로수의 종류까지 잘 살펴봐야 한다. 잎이 무성한 플라타너스는 감점요인이다. 반면 점포 앞 버스정류장과 횡단보도는 가점요인이다. 경쟁점이 많으면 분석은 훨씬 더 까다로워진다. 시간에 따른 공간의 변화도 살펴야 한다. |
낯선 곳에서의 낡은 반복
‘떠나라 낯선 곳으로 그대 하루하루의 낡은 반복으로부터.’ 제법 오래전 이야기다. 서울 광화문 네거리를 오가던 사람들의 가슴은 출렁거렸다. 교보빌딩 외벽에 걸린 고은의 시 한 구절은 수많은 사람에게 여행의 꿈을 선물했다. IMF 여파로 힘겹던 시절, 시인의 ‘떠나라’는 제안은 여행 저편의 새로운 발상과 도전을 선동했다. 다시 시를 찬찬히 곱씹어보았다. 시인의 제안에는 출발지와 도착지가 있다. 출발지는 ‘낡은 반복’이지 ‘하루하루’의 일상이 아니다. 반복되는 듯 보여도 하루하루가 새로움으로 가득하다면 굳이 떠날 필요가 없다. 도착해야 할 곳은 ‘머나먼 곳’이 아니라 ‘낯선 곳’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일단 멀리 떠나려 한다. 멀리 가면 새로움을 더 쉽게 만날 수 있을 것처럼.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expedia.co.kr)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여행 시 모바일 이용’에 대해 물었다. 우리는 여행을 떠나서도 모바일을 ‘수시로 사용(30.1%)’한다. 여행지에서 하루 기준 15∼20회 8.7%, 10∼15회 14.9%, 5∼10회 25.0%, 5회 이하 21.3%가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다.
답변자들은 여행지에서 로밍(52.1%), 카메라(27.1%), 지역정보(33.9%), 교통정보(21.8%), 항공·숙박예약(12.3%)에 모바일을 요긴하게 사용한다. 모바일 기기가 여행의 적은 아니다. 하지만 ‘낯선’ 새로움을 자동으로 보장하진 않는다. 지구 반대편에 도착해도 ‘낡은 반복’ 속에 갇힐 수 있다. 비록 장소는 새롭지만 마음은 어제의 반복으로 가득할지 모른다.
주소 하나만 챙겨도 225배 효과
마케팅도 일단 아주 먼 곳에 특별한 해법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내가 해봤는데, 효과는 별로 없다.” 할 만한 것을 다 해봤기 때문에 아주 새롭거나 특별한 비법을 찾아 헤매게 된다. 마케팅도 유행에 민감하다. 마케팅의 연관어도 다채롭다. 공익 마케팅, 바이럴 마케팅, 제휴 마케팅, VIP 마케팅, 트위터 마케팅, 스포츠 마케팅, 감성 마케팅, 문화 마케팅, 노이즈 마케팅, 디마케팅, 뉴메릭(numeric) 마케팅까지 끝이 없다. 마케팅이란 단어에 개념어 하나만 붙여도 새로운 마케팅 기법이 될 것 같다.
마케팅의 신개념이 넘쳐나는 시대에 ‘고객 주소’에 대해 살펴보자. DM(direct mail) 마케팅은 가장 고전적인 마케팅 수단이다. 고전적이다 못해 고루하다. 그런데 주소 한 가지로 마케팅 효과를 225배 올린 사례가 있다. 여느 백화점처럼 현대백화점도 매달 자사 카드고객 300만 명에게 판촉 홍보 우편물을 보낸다. 그런데 이사 가는 고객 때문에 매달 수만 통의 반송물이 생겨 폐기처분을 해왔다.
하루하루 어김없이 ‘반복’되는 반송 우편물에서 새로움을 찾을 수 있을까? 현대백화점은 두 달간 주소 변경 등록 캠페인을 진행했다. 홈페이지, 블로그,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통해 ‘고객이 자발적으로 주소 변경 사실을 알려주면 아이패드 10대 등 다양한 경품을 준다’라고 알렸다. 이후 이사 고객 7만 명에게 판촉 우편물을 보냈다. 이 고객들은 추가 매출 45억 원을 만들어줬다. 경품과 우편비용을 합해 총 2000만 원을 썼으니 효과는 225배다. 반송우편 ‘폐기물’ 속에도 새로운 기회가 숨어 있었다.1
공간정보와 마케팅리서치
우리 시대에 통용되는 모든 정보의 80%는 지리공간적이다. 미국 의회보고서는 미국 연방정부의 다양한 연구자료에서 지리공간정보의 비중이 80%라는 점을 강조했다.2 80%라는 비율은 측정의 결과가 아니다. 관련분야 전문가의 의견이다. 정보의 80%가 정말 지리공간적인가? 좀 더 치밀한 검증이 필요하다. 그래도 80%라는 숫자보다 의미에 대해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회원 가입만 해도, DBR 월정액 서비스 첫 달 무료!
15,000여 건의 DBR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이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