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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 편해야 좋은 디자인

이종호 | 10호 (2008년 6월 Issue 1)

최근 소비자의 편의를 고려한 디자인이 점점 늘고 있다. 소비자 중심의 철학을 바탕으로 제품 및 서비스를 개선하는 기업도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왼손잡이에게 불편한 주방용품과 자전거를 타기에 위험한 도로, 무거운 짐을 들고 이용하기 힘든 지하철 등과 같이 소비자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는 제품과 서비스는 여전히 많다. 소비자를 먼저 생각하고, 사용자를 배려한 소비자 중심의 실용적 디자인 사례를 살펴보자.

유니버설 디자인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매우 다양합니다. 사용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생각하는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 정신을 바탕으로 디자인합니다.”
일본 도쿄에서 도요타가 운영중인 유니버설 디자인 쇼케이스에 붙어있는 문구다.
생활용품 전문 브랜드 ‘옥소(OXO)’의 굿 그립스(good grips) 시리즈는 유니버설 디자인의 대표적인 사례다. 손에 힘이 없는 고객도 쉽게 사용할 수 있게 손잡이를 크고 부드럽게 디자인한 제품이다. 창업자인 샘 파버 사장이 류머티즘을 앓고 있는 아내를 위해 주방용품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쓸 수 있도록 끝이 둥글고, 힘을 덜 드는 디자인을 고안해냈다.

단순한 주방용품으로 보이지만 ‘모든 사람이 사용하기 쉽다’는 디자인 철학을 바탕에 두었기에 현재 주방용품의 대명사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양손 사용자
일본 문구업체인 코쿠요는 양손잡이를 위한 가위를 내놓았다. 코쿠요는 2000년 유니버설 디자인의 원칙을 수립한 뒤 사용하기 쉬운 제품을 개발하는 데 지속적으로 투자한 덕분에 2002년부터 눈에 띄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코쿠요의 디자인 원칙은 제품의 기본 기능 확보 모든 상황에서 안전 확보 표시, 색채, 형태에 대한 배려 단순하고 보편적인 조작 조작방법을 이해할 수 있는 구조 등이다.

 

직관적인 조작
직관적인 조작이란 그 기기를 한번도 사용해보지 않은 사용자도 쉽고 빠르게 전자 기기를 조작할 수 있게 디자인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일본 디자이너 후카사와 나오토는 CD플레이어에 이 개념을 도입했다. 나오토는 소비자의 무의식적인 행동을 관찰해 무의식적인 행위를 유발하는 요소를 제품 개발에 반영하는 디자이너로 유명하다.

나오토는 환풍기를 켜고 끌 때 줄을 잡아당기는 것처럼 CD플레이어도 온오프 버튼 대신 줄을 잡아당겨 작동시킬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사용자는 이 CD플레이어를 처음 보고도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이다. 이 제품은 무지(Muji)양행의 대표 상품으로 꼽히며, 꾸준히 높은 판매율을 보이고 있다.
 
일상행위의 재해석
이탈리아의 파올로 스튜디오가 선보인 뾰족한 원뿔형 벽걸이용 옷걸이는 ‘옷 정리’라는 다소 귀찮은 일상적 행위를 즐거운 놀이로 전환시킨 디자인이다.

옷걸이를 벽에 걸고, 거기에 옷을 거는 것으로도 자신만의 개성 넘치는 벽을 디자인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일상적인 행위에 개성을 부여하고, 지루한 일상을 재미있는 놀이로 승화하며, 소비자의 창작 유혹을 자극하는 것이 바로 디자인의 소임인 것이다.

위 사례들은 단순하지만 사용하기 쉬운 디자인으로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상품들이다. 이런 상품들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초기 연구 개발비용이 다른 상품보다 많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투자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제품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국내 기업들도 소비자의 편의를 고려한 상품 개발에 한층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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