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돈 내고 반품? 다시 거래하나 봐라
Based on “Return Shipping Policies of Online Retailers: Normative Assumptions and the Long-Term Consequences of Fee and Free Returns” by Amanda B. Bower and James G. Maxham III (2012, Journal of Marketing 76 (Sep.) pp. 110 – 124)
왜 연구했나?
경쟁이 치열한 오늘의 기업환경에서 소매상, 특히 온라인 소매상들이 당면한 가장 큰 경영상의 골칫거리 중 하나는 반품 관련 정책 결정이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반품으로 인한 제조업자와 소매상의 비용 부담이 2011년 기준 약 170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2007년 대비 약 21% 증가한 금액이다. 이런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많은 소매상들은 책임소재에 따른 반품 비용 지불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즉, 반품 원인을 업체가 제공했을 때 그에 따른 운송비 등을 업체가 부담하지만 고객 책임이면 제반 비용을 고객에게 청구하고 있다. ‘고객에게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 반품에 필요한 운송비 등 제반 비용은 고객이 부담하셔야 합니다’는 환불정책은 양쪽에 모두 공정(fair)하기 때문에 향후 고객의 소비패턴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일반 소매상들은 가정한다. 또 소비자들이 자기 비용을 부담해 반품을 했더라도 그것이 공정하다고 느낀다면 이후에 일어나는 구매의사결정에도 영향이 없을 것이라 믿는다. 과연 그럴까? 저자들은 많은 소매상들의 이러한 규범적 가정이 과연 유효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이 연구를 진행했다.
무엇을 연구했나?
워싱턴앤리대의 바우어(Amanda Bower) 교수와 버지니아대의 막샴 3세(James Maxham Ⅲ) 교수는 책임 소재에 따라 상품 반환에 필요한 비용을 선별적으로 청구하는 정책이 소비자들의 장기적인 구매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봤다. 즉, 과연 반품에 따른 비용을 지불했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 소비자의 향후 구매량에 유의미한 차이가 나는지를 분석하고 이러한 차이가 책임 소재로 인한 ‘공정함’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 의해 달라지는지를 살펴봤다. 물론 소매상들의 이러한 가정은 ‘공정성이론(Equity Theory)’이나 ‘귀인이론(Attribution Theory)’에 비춰봤을 때 합당하다. 그러나 실제로 공정함에 근거한 반품 정책에 대해 소비자들은 장단기적으로 어떤 반응을 보일까? 또 자기 잘못이 아닌데도 비용이 부과된 부정적인 경우나 판매상의 책임이 아닌데도 무료로 반품을 받아준 긍정적인 경우에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저자들은 이러한 의문을 실증분석을 통해 풀고자 했다.
어떻게 연구했나?
저자들은 연구가설의 검증을 위해 먼저 책임소재에 따른(‘공정한’) 반품 비용 부가 정책을 적용하고 있는 한 인터넷 판매상에서 반품 전과 후를 비교하는 설문 조사 및 구매 기록 자료를 수집했다. 총 334명의 고객에 대해 반품 1, 2년 전, 반품 직전 및 직후, 그리고 반품 1, 2년 후 등 모두 여섯 시점의 구매량 및 공정성 등에 대한 태도를 조사해 연구자료를 구성한 것이다. 또한 저자들은 같은 기간 동안 책임소재와는 무관하게 상품의 종류에 따라서만 무료 혹은 유료 반품이 적용되는 또 다른 온라인 전자제품 판매상에서 반품경험이 있는 1296명의 고객을 조사해 첫 번째 업체와 비교했다. (이 중 682명은 무료로 반품을 했고 614명은 반품 비용을 직접 지불했다). 이렇게 반품 비용 정책이 다른 두 업체 고객들에서 반품 전후에 일어나는 구매 경향 변화를 비교함으로써 공정함에 대한 인식과 반품에 따른 고객의 후회 등이 향후 구매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것이다.
무엇을 발견했나?
본 연구에서 저자들은 다음과 같은 연구결과들을 도출했다.
● 소비자들과 판매상 사이에는 책임 소재에 대한 판단에 있어 큰 괴리가 존재한다. 따라서 판매상이 소비자의 책임 사유라고 판단해 비용을 부가한 많은 사례들에서 소비자들은 자신들에게 책임이 없다고 느끼고 있으며 그 반대의 경우도 많이 존재한다.
● 소비자들의 상품 반환 후 구매액은 책임 소재와 관계없이 반품에 따른 비용을 지불한 경우 줄어들며 무료로 상품을 반환한 경우에는 증가한다. 이러한 패턴은 1년 후에 비해 2년 후가 더욱 큰 차이를 보이며 상대적으로 소비자의 책임이 크거나 판매상의 책임이 작은 데 비해 무료로 반품을 받아준 경우 가장 큰 구매액 증가를 보인다.
● 소비자들은 책임 소재에 관계없이 반품에 따른 비용을 지불했을 때 구매행위에 대한 후회의 강도가 크다. 특히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되는 반품 정책을 경험했을 때 장기적인 구매액이 더욱 크게 줄어든다.
연구 결과의 교훈은?
가장 흔하게 얘기되지만 실제로 적용하기 어려운 것 중 하나가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기’일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일반적인 판매상들이 흔히 내리기 쉬운 가정 중 하나인 “공정하기만 하면 괜찮다”는 반품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 고객 입장에서의 반응을 이론적/실증적으로 탐구했다. 고객들은 합리성에 기반한 공정한 처사라도 그로 인해 나쁜 감정이 든다면(예: 후회스러운 감정) 이로 인해 미래의 소비 행동을 변화시킨다. 물론 이 연구에서 발견된 차이가 업종과 경영환경이 다른 한국 업체의 고객들에게서도 그대로 나타나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최소한 고객들이 어떤 행동 패턴을 보이는지 자료를 분석해 볼 필요는 있을 것이다. 오래 전부터 반품이 쉽기로 유명한 노드스트롬(Nordstrom) 백화점이나 코스트코(Costco) 같은 업체들은 이미 이러한 고객 성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반품을 쉽게 해주면 원가가 올라가 수익성이 나빠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영자들에게 이 연구는 “수익성을 올리는 방법에는 원가 절감뿐만 아니라 매출 증대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또 “고객들은 관리자처럼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고 있다.
유시진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shijinyoo@korea.ac.kr
필자는 서울대 경영학과에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미국 UCLA대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싱가포르 Singapore Management University에서 조교수를 지냈다.
여성임원 한 명 당 기업성과 1% 늘었다
“Does Female Representation In The Top Management Improve Firm Performance” A Panel Data Investigation”, by Cristian L. Dezso and david Gaddis Ross,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2012, 33, pp.1072-1089.
왜 연구했나?
바야흐로 한국은 대선시즌에 돌입했다. 각 후보들은 각종 공약을 내걸고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정책대결을 넘어 후보의 성(性)을 둘러싼 공방이 가열되기도 한다. 특정후보의 지지 여부를 떠나 여성의 리더십 이슈는 경영학적으로도 사실 오랜 연구 주제이기도 하다. 기업 내에 여성임원의 비중이 그 조직의 경영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라는 연구가 한 예다. 일부 학자들은 조직 내에 여성임원이 적다는 것은 그만큼 그 회사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뜻이며 이 문제는 인적자원의 효과적 활용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어떤 학자들은 여성인력이 아직은 상위직급에 필요한 리더십 준비가 덜 돼 있으며 사회적 자본과 네트워크 축적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혹평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기업, 공기업, 정부기관 등에 진출하고 있는 여성인력의 숫자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고위직이나 임원급에서의 여성비중을 보면 초라하기 짝이 없는 실정이다. <맥킨지쿼털리> 최근 호에서도 기업, 관공서, 정부기관에서의 고위직에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미미하며 이는 세계적인 추세라고 비판하고 있다. 즉 ‘여성의 사회진출’을 넘어 ‘여성의 고위직 진출’이 공론화돼 가고 있는 시점에 와 있다. 구글이나 삼성전자 등 글로벌기업에서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여성임원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것을 보면 곧 기업경영 전반에 여성의 고위직 진출이 본격화될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이와 관련, 메릴랜드대의 Dezso 교수, 컬럼비아대의 Ross 교수가 올해 발표한 논문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무엇을 연구했나?
Dezso와 Ross 교수는 최고경영진의 여성임원 비중이 기업의 경영성과와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 어떠한 상황에서 경영성과에 기여하는지를 연구했다. 이들은 근본적으로 최고경영진의 역량이 기업성과에 직결된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또 기존의 최고경영진은 주로 남성으로 이뤄져 있고 여기에 여성임원이 가세할 경우 더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여성임원들은 여성 소비자의 구매성향을 파악하고 인적자원을 교육시키고 거래업체와 교감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새로운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더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에도 능한 것은 이미 많은 연구에서 밝혀진 바 있다. 무엇보다 여성임원들은 상호(interactive)소통방식의 리더십을 통해 직원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하부직원과 위계적 관계보다 수평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한다. 여성임원들 역시 권력지향적이긴 하나 남성들에 비해 권력을 공유하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며 더 협력적임을 보여주고 있다. 종합적으로 볼 때 Deszo와 Ross 교수는 여성 임원의 비중이 증가할수록 기존 남성 중심의 구성원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성과 관리적 효율성을 증가시켜 기업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eszo와 Ross 교수는 여성임원 증가가 기존의 경영관리위계(management hierarchy)의 총체적이면서 긍정적인 반향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동안 남성 중심의 경영진은 여성인력의 진입을 암묵적으로 막아 왔으며 이로 인해 여성인력이 보유하고 있는 잠재력(예를 들면, 하부직원을 더 잘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발휘될 수 있는 기회가 상실돼왔다고 주장한다. 이는 점차 늘어가고 있는 여성 중간관리자나 여성 하부관리자들에게 의욕상실과 업무몰입의 저하를 가져와 결국 기업 전체의 효율성 역시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두 학자는 그룹 차원에서 여성인력의 동기부여와 몰입도를 높여 기업성과를 향상시키는 데 여성 고위임원의 증가는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고 주장한다. 두 학자는 특히 수평적 위계조직, 창의성, 기존 자원의 끊임없는 재생산이 요구되는, 즉 혁신(innovation)이 요구되는, 산업 혹은 기업환경일수록 여성임원 비중의 증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혁신전략은 융통적인 의사결정, 전 직원들과의 융합과 소통, 직원 간 경쟁보다 협력적인 업무 분위기가 요구되며 이는 여성임원 비중을 늘림으로써 실현가능할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회원 가입만 해도, DBR 월정액 서비스 첫 달 무료!
15,000여 건의 DBR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이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