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로마케팅 적용 방안

소비자의 마음, 통제하려 말고 공감하라

97호 (2012년 1월 Issue 2)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유나연(숙명여대 영문과 3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1. 들어가며

 

뉴로마케팅을 수행하면서 자주 듣는 질문 3개가 있다. 하나는 뉴로마케팅의 정의고 둘째는 뉴로마케팅의 기능이며 마지막은 뉴로마케팅의 방법이다. 기업의 많은 마케팅 담당자나 연구원들이 뉴로마케팅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상세한 실제 사례를 찾기가 매우 힘들고 마케팅 조사 자료의 특성상 정말 의미 있는 자료나 방법론은 공개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런 이유로 뉴로마케팅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기대들을 주변에서 종종 보게 된다.

 

질문들에 간단히 대답을 해보면 다음과 같다.

 

뉴로마케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신경과학기술을 활용해 추출한 고객의 신체와 뇌 반응으로부터 얻은 정보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일련의 전략으로 정의할 수 있다.

 

두 번째 질문인 뉴로마케팅의 기능에 대한 답을 듣고서는 다소 실망하는 사람들이 있다. 뇌에 전극을 꼽고 특수 안경을 씌우고 MRI 기계에 들어가 뇌 촬영을 하면 담당자가 알고 싶어하는 소비자의 무의식적 세계에 대한 대답들이 척척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이는 영화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예언자들이나 기존 마케팅 저널 혹은 기사에서 과대 포장된 내용들로 과한 기대라고 할 수 있다. 아직까지 신경과학 기술은 단순히 수치적 신호를 내는 데 불과하다. 이를 의미 있는 정보와 심층 리포트로 만드는 데는 기계가 아닌 구조화된 실험을 통해 결과를 해석하는 과정과 노하우가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한다.

 

뉴로마케팅의 방법에 대한 답변을 듣고서는 많은 사람들이 뉴로마케팅을 수행하는 방법이 생각보다 매우 다양하고 간편한 방법도 존재한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친근하게 느낀다. 거대한 고가의 장비와 복잡한 분석방법을 통한 도저히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힘든 방법이 아니라 자신도 모르게 이미 사용해봤거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들도 바로 뉴로마케팅을 구성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뉴로마케팅은 점점 간소화된 장비와 절차로 발전해나가고 있다.

 

2. 뉴로마케팅의 의미

 

뉴로마케팅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들어가기 전에 이런 질문을 던져보겠다. 인간은 얼마나 이성적인가? 이성은 얼마나 진실한가? 인간이 항상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생각과 행동을 한다면 뉴로기술 자체를 마케팅에 시도할 필요 없이 단지 설문조사와 인터뷰만으로 충분한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논리적인 학문인 경제학의 원칙대로 경제가 움직이지 않는 이유는 그 전제인인간은 합리적이다는 명제에 종종 어긋나기 때문이다. 최근의감성마케팅이나이미지전략’ 등 기존의 마케팅과 다른 방법을 시도하는 것도 사람들의 결정에 이성적인 사고 외에 감성적이고 무의식적인 부분이 크게 반영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뉴로마케팅은 감성적이고 무의식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인간의 구뇌(Old Brain)를 바탕으로 한다.

 

인간의 뇌는 신뇌와 구뇌로 구분된다. 생존과 직결되며 보다 본능적이고 감정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안쪽 부분이 구뇌(Old Brain).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바깥쪽 부분은 진화과정에서 후반부에 발달됐기 때문에 신뇌(New Brain)라고 불린다. 지금과 같은 마케팅 전쟁의 시대에 소비자를 조금이라도 더 알고 물건을 팔기 위해서 기업은 어떻게든 소비자의 진심에 접근해야 한다. 이를 위해 마케팅에 신경과학 기술을 끌어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3. 뉴로마케팅의 현재

 

뉴로마케팅에 필요한 기술은 오래 전부터 존재해왔다. MRI 기술은 1960년대의 기술이고 뇌파의 경우 100년 이상의 연구기간을 갖고 있다. 시선을 추적하는 기술이나 심전도 및 심박수를 측정하는 기술 등은 의료계에서 예전부터 널리 쓰였다. 하지만 거대한 장치와 2시간의 사전 세팅을 거친 후 고정된 상태에서 마케팅 조사를 하는 것은 너무나 불편하고 무의미할 수 있다. 그리고 10억 원의 추가 매출을 목표로 하기 위해 조사에 10억 원을 쓸 수는 없다. 과거 뉴로마케팅 조사 과정에서 비용 문제는 큰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그 기술들이 대중화 및 상용화되고 소형화됐기 때문에 뉴로마케팅이 부각됐고 현재 마케팅 조사의 한 부분을 담당하게 됐다. 시선추적에 필요한 비디오 카메라는 더욱 소형화되고 해상도는 높아졌다. 이제 기업들은 예전보다 적은 비용으로 타당성 높은 뉴로마케팅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현재 많은 기관과 기업에서 뉴로마케팅 조사를 도입해 수행하고 있다. 마케터들의 조사에 대한 인식이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조사 결과가 실제로 유의미하고 차별화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뉴로마케팅이라는 단지 새롭고 특이한 방법론에 대한 기대감으로 조사를 수행했지만 정작 마케팅에 활용할 만한 정보가 부족한 경우가 많았다. 아무래도 초창기에는 분석 및 해석의 노하우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정교하고 효과적인 분석기법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설문, 인터뷰 등의 기존 조사와 상호보완적인 분석이 진행되면서 점차 유용성을 높여가고 있다. 또 조사절차 및 시스템의 확립으로 통상의 조사비용으로 수행할 수 있을 만큼 비용이 낮아졌다는 것도 큰 이유일 것이다.

 

4. 뉴로마케팅의 적용 분야

 

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뉴로마케팅은 여전히 기존 조사보다 어렵고 많은 비용이 든다. 과거 CD가 레코드를 완전히 대체했고 삐삐는 휴대전화에 밀려 지금은 거의 자취를 감췄다. 이처럼 새로운 기술이 과거의 기술을 대체하는 경우가 있지만 뉴로마케팅은 기존 마케팅조사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다른 분야로 존재한다. 오히려 여전히 기존 마케팅 조사방법이 커버할 수 있는 영역이 훨씬 넓다. 뉴로마케팅이 더욱 진화한 기술이지만 기존 마케팅 조사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로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뉴로마케팅을 활용하면 효과적일까? 뉴로마케팅이 기존 마케팅 조사보다 강점을 가질 수 있는 분야로는 크게 5가지가 있다.

 

1)언어표현의 한계에 대한 보완 언어는 인간의 주요 의사소통 수단이며 대부분의 커뮤니케이션을 대체하지만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들도 분명히 있다. 사람에 따라 표현의 기준과 기술의 차이가 크고말로 형용할 수 없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언어의 한계는 존재한다.

 

예를 들어 냉장고를 쇼핑하는 사람의 시선을 통해 마케팅 전략을 짜려고 할 때 언어적 소통은 다음과 같다. “소비자는 보통 처음에 위를 봤다가 왼쪽으로 갔다가 다시 아래를 보다가 위로 보다가….” 이런 식의 표현은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소비자 시선의 움직임을 <그림 2>와 같이 아이트래킹을 통해 이미지로 표현한다면 이는 매우 직관적이면서도 사실적인 정보전달이 될 것이다. , 시각적이고 공간적인 부분을 분석하고 표현함에 있어 언어보다 훨씬 뛰어나다.

 

또한 감성적인 부분에서도 언어적인 표현은 한계를 가진다. 사람마다 표현 방법이 다르고 그 강도에 대한 정의도 다르다. ‘나는 가수다를 보면서 가수에 대한 평가를 내릴 때 사람마다 같은 감정의 동요를 느꼈더라도 점수와 표현방법은 다를 것이다. 그러나 자율신경계의 변화로 인해 심박수가 빨라지거나 땀이 맺히는 현상을 비율로 구해보는 것은 객관적인 비교가 될 수 있다.

 

언어표현이 능숙하지 못한 영유아들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경우에도 뇌파나 시선추적 등의 뉴로마케팅이 도움이 된다. 실제로 발달심리학에서 수행하는 영유아 연구에서도 시선맞춤의 빈도는 관심사나 흥미를 판단하는 주요 척도로 활용된다.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시장은 어마어마하게 크다. 영유아들의 선호도를 평가할 때는 기존 조사 방식보다는 뉴로마케팅 방식이 더할 나위 없이 유용할 것이다.

 

2)무의식적인 분야 말로 표현하기 힘든 것은 그래도 나은 편이다. 스스로도 자각하지 못하거나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표현되지조차 않는다. 이러한 무의식적 선호나 이유를 밝혀내기 위해 뉴로마케팅 조사기법이 활용된다.

 

인간은 스스로 자각하지 못하는 행동, 즉 무의식적 행동을 많이 한다. 고민할 때 머리를 감싸는 것은 학습의 결과물이 아니며 항상 입버릇처럼 말하는 이상형이 따로 있지만 자신도 모르게 이상형과는 전혀 다른 이성에게 끌리는 감정은 스스로도 이해하기 힘들다. 또한 터무니없이 비싸고 나에게 필요 없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비싼 명품들이 손에 들려 있고 집안에 쌓여간다. 많은 심리학연구에서 무의식이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큰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인식하지는 못해도 수용기관을 통해 지각된 정보는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

 

어딘가 모르게 신선하다고 느껴지게 되는 채소코너나 명품매장에 뿌려놓은 가죽냄새, 혹은 빠른 음악들로 인해 서둘러 먹고 나오게 되는 패스트푸드나 호프집 등 무의식을 활용한 마케팅 기법은 이미 여러 이론들을 바탕으로 현장에 적용되고 있다.

 

과거 이어폰에 관한 조사 결과는 실제 소비자들의 인식과 무의식 간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여러 명의 실험대상자들은 일반적 설문조사에서 기존 A이어폰에 비해 B이어폰을 좋게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이용빈도를 조사해보니 B이어폰보다 A이어폰의 빈도가 훨씬 높았다. 뉴로마케팅을 통한 감성 분석을 해보니 B이어폰의 차음성(외부 소리 유입이나 유출 정도)이 높아 거리 이동 중 위험을 느끼게 했고 이것이 스트레스로 이어져 무의식 중에 A이어폰을 선호하게 된 것이다. (그림 4, 5) 

 

3)실시간 측정에 효과적 실시간적인 반응을 소비자의 기억을 통해서 추출하라는 것은 거의 고문에 가까운 조사방법이다. 영화를 보면서 2시간 동안 장면마다 흥미 있었던 부분을 정확히 기억해내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이는 TV홈쇼핑을 보는 동안의 감정변화나 매장에서 직원과의 상담시간, 15초의 짧은 CF에도 적용될 수 있다. 뉴로마케팅을 통해 실시간 소비자의 반응을 측정할 수 있으면 A 광고를 좋게 평가한 소비자가 과연 어떤 장면과 어떤 소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는지 알 수 있다. 이를 응용하면 언제 중요한 메시지를 던져야 하는지도 알 수 있다.

 

과거 싸이언 휴대전화 광고는 김태희라는 여신급 스타로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이 광고는 사람들의 기억에 강하게 자리잡았지만 실제 브랜드이미지는 크게 높아지지 않았다. 이 광고에 대해 뇌파분석을 실시해본 결과는 흥미로웠다. 30초짜리 광고가 진행되는 동안 소비자들은 김태희가 나오는 장면에서만 흥미가 올라갔고 김태희가 사라지고 제품이 나오는 순간 큰 폭으로 흥미를 잃어버렸다. 광고 속에서 모델(김태희)의 등장은 전체적인 소비자 흥미를 유발시키나(+3.6), 제품이 제시될 때는 소비자의 흥미가 감소(-4.5)하는 약점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처럼 대상이 시간적인 연속성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선호나 비선호에 대한 정확한 원인과 효과적 활용이 필요할 때 뉴로마케팅이 해답이 될 수 있다.

 

4)다국어, 다문화적 환경에서의 마케팅 문제 분석 미국에서 ‘very comfortable’과 한국에서의매우 편안함과 일본의とてもだ’는 모두 약간씩 다른 뉘앙스를 갖고 있다. 행복하냐는 질문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는 나라는 대부분 중남미나 남아시아 쪽의 나라들인데 이 또한 각 나라에서행복하다는 말의 의미가 제각각 다를 수 있다. 어쩌면 가장 표준적인 것은 혈중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비교하는 것이다. 위급상황에 반응하는 교감신경계의 반응을 뇌파 또는 GSR(Galvanic Skin Reflex) 등으로 측정하는 것도 객관적인 비교치가 될 수 있다.

 

또한 언어가 전혀 통하지 않는 아프리카의 부족들에게도 아이트래커와 뇌파장치를 활용해 그 사람들이 영상물을 보면서 무엇을 보는지, 어디에 흥미가 있는지 알아낼 수 있다. 실제로 해외조사를 수행할 경우 인터뷰를 해석함에 있어 큰 어려움에 봉착한다. 외국어로 정확하게 질문하고 해석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문구 하나, 단어 하나의 미묘한 차이에 의해 설문의 타당성이 크게 좌우되는 데 비해 대체로 그러한 세밀한 번역이 정확히 이뤄졌는지 검증하는 것조차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경우 뉴로마케팅적 조사를 병행함으로써 언어적 소통을 배제한 객관적 비교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

 

5)조사를 통한 모델링 연구 뉴로마케팅은 대부분 디지털 장비를 이용한 것이어서 대부분의 결과물이 수치화돼서 나온다. 이런 특징으로 새로운 차원의 모델링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칙연산을 비롯한 통계적 회귀분석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구조화된 모델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뉴로마케팅의 강점은 이제까지 정성적으로만 판단할 수밖에 없었던 많은 이슈들을 정량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고객의 행동, 관심, 흥미, 조작 시 느끼는 어려움, 생리적 불편함은 모두 정성적인 결과였으며 그 해석은 대부분 조사자의 주관에 의존했다. 하지만 이러한 변수들을 모두 측정을 통해 수치화하면 놀랍도록 강력한 무기로 변모한다. 정량화에 의한 통계분석과 비교분석, 상관관계 등의 접근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한 예로 매장에서 마지막으로 살펴보는 제품과 실제 구매하는 제품 간의 연관성이 높다는 조사결과가 있었다. 이와 같은 상관성은 시선추적이 아니면 알아내기 어려운 결과다. 제품군별, 혹은 매장형태별로 이러한규칙들이 쌓여간다면 향후 구매를 유도하는 최적의 매장 모델기법이 도출될 수 있다.

 

지금까지 설문의 합으로 진행해왔던 브랜드 지수나 인기도, 소비자 만족도 등을 보다 구조화하고 고도화할 수 있다는 점은 향후 더 복잡해지는 분석에 있어서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5. 뉴로마케팅의 새로운 시도

 

과거 뉴로마케팅이 시선의 관찰이나 감성적 변화의 확인을 통해 새로운 마케팅 인사이트를 얻거나 기존 결과를 검증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향후에는 기술 발전과 이론적 연구의 깊이가 더해지고 적용 노하우가 쌓여가면서 여러 분야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문화와 교육, 정치에의 적용이다.

 

1)뉴로마케팅의 문화 연구 적용 일반적으로 문화는 인문학적 영역에서 학술 연구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연구자의 주관과 언어적인 한계, 무의식적인 부분이 많아 객관성을 갖기 어려웠다. 이러한 문화 연구 분야에 최근 뉴로마케팅이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최근 진행한 문화콘텐츠 연구 중에는 각 국가별로 사람들에게 특정 장면을 보여주면서 시선과 뇌파 분석을 한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중국인은 슬프고 우울한 장면의 몰입도가 높았고, 인도인은 만족이나 행복에 대한 몰입도가 높았으며, 한국인은 반항, 혁명적인 부분에 시선을 집중했다. 이는 여러 문화권에서 달리 해석될 수 있는 표현을 뇌파와 시선의 비율로 정량화해 객관적으로 비교해볼 수 있어 문화 전략을 수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2)뉴로마케팅의 정치적 적용 정치·사회적인 부분에서도 뉴로마케팅이 이용될 수 있는 분야가 많다. 2008년 미국의 UCLA와 펜실베이니아대에서는 대통령 경선 시 부동층 남녀 각각 10명씩 20명을 대상으로 정치적 선호도를 조사한 적이 있다. 힐러리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 등 대선 후보들의 사진과 연설 영상을 보여준 뒤 fMRI 조사를 한 것이다. 이 조사를 통해 대중들이 힐러리 클린턴에 대해서는 무의식적 호감과 이를 억제하려는 반응을 동시에 갖고 있고 버락 오바마에 대해서 일반적 설문은긍정이라고 답했지만 뇌 반응은무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국내에서도 선거 포스터 전략에 아이트래킹을 적용하기도 하고 캐치프레이즈를 정하거나 사람들의 무의식적 호감을 얻는 복장 등에도 이용하는 등 선거에서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3)뉴로마케팅의 교육적 활용 학습과 교육 분야에서도 이미 많은 연구와 실용화가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뇌파를 이용한 집중력에 대한 검사다. 과거 빅히트했던 MC스퀘어와 같은 학습보조장치를 비롯해 현재는 학습능력을 뇌파로 검사해주는 테스트도 진행하고 있다. 영재들의 뇌 활용을 분석해서 학습방향을 수립하기도 한다.

 

또 시선 추적을 통해 학습자들이 글을 잘 읽고 있는지 파악해 잘못된 읽기 습관에 대한 수정과 읽기 능력 향상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추가적으로 글이 잘 쓰여졌는지도 분석이 가능하다.(그림 7)

 

최근에는 도형에 관련된 수학문제를 풀 때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취득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가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조사연구를 통해 보다 효율적인 학습방법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6. 마치며

 

앞서 이야기했듯이 뉴로마케팅은 기존 마케팅조사와 전략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다. 기술의 발전과 사회의 고도화에 따라 뉴로마케팅은 더 필요한 존재가 될 것이다. 기술과 사회는 계속 발전하고 고도화될 것이기에 뉴로마케팅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이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 일각에서는 경쟁적으로 너무 과도한 실험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보다 만족스럽고 행복하고 효율적인 사회를 위해서 뉴로마케팅은 필수적인 것이라 생각한다. 소비자의 마음을 읽고자 하는 시도는 기업들이 가져야 할 자세라고 생각된다. 마인드 리딩(MIND READING)이 소비자들을 통제하고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진심을 헤아려보는 좋은 시도로 추진돼야 할 것이다.

 



촉촉한 피부의 매력, 뉴로리서치가 발견하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KT&G의 자회사인 KGC라이프앤진은 지난해 10월 말 프리미엄 홍삼 화장품 브랜드인동인비를 출시했다. 동인비(彤人秘)라는 브랜드 명은 사람의 형상을 한 홍삼의 비밀스러운 피부효능을 그대로 담아낸 제품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치열한 프리미엄 화장품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뛰어든 KGC라이프앤진은 동인비의 개발 과정에 뉴로리서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뉴로리서치는 시선추적(Eye Tracking), 뇌파측정(EEG) 같은 생체 신호와 심리테스트 등을 이용해 소비자가 지각하지 못하는 무의식적 반응을 분석하는 연구다. 김수정 동인비 브랜드매니저는주요 타깃 고객층인 35∼45세 여성들이 일상적인 스킨케어에서 어떤 제품을 원하고 있는지를 심층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생각해낸 것이 뉴로리서치였다홍삼 피부과학을 앞세운 동인비는 비싼 가격이지만 제품력이 소문나면서 목표 매출액을 150% 이상 달성했다고 말했다.

 

피부를 들여다보다

 

KGC라이프앤진은 좋은 피부에 대한 의식과 무의식의 차이를 밝히기 위해 성인 여성 50명을 대상으로 시선추적 기법을 사용했다. 상대방의 피부를 판단할 때 얼굴의 어느 부위를 가장 먼저 보는지, 어느 부위를 가장 오래 보는지를 실험했다. 그 결과 좋은 피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영역은이며 가장 먼저 시선이 머무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시선의 점유율은 눈>>이마>>>페이스라인순이었다. 이는 400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전 온라인 조사에서 대부분의 실험자가 가장 먼저을 볼 것이라고 대답한 것과는 다른 결과였다. 일반 조사에서을 먼저 볼 것이라고 대답한 여성이 많았던 이유는 볼이 얼굴의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므로 이를 의식적으로 생각해서 대답했던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어떤 피부가 가장 아름다운 피부인지에 대한 질문은 무의식 속의 상대적인 선호도를 평가하는 암묵적 계층화분석(IAHP) 검사를 활용했다. IAHP는 쉽게 설명하면 예전 모 예능프로그램에서 인기를 끈연예인 이상형 월드컵과 같은 원리다. 두 개의 대안을 제시한 뒤 계속 더 중요한 것을 고르게 하는 방식이다. 사람들은 의식을 못하지만 자기의 마음속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대안을 마지막까지 남기게 된다. 당신에게 좋은 피부란 어떤 피부냐는 질문에 일반적 설문조사에서 많은 여성들은탄력 있는 피부라고 답했지만 IAHP 검사를 해보니피부의 촉촉함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평가됐다.

 

KGC라이프앤진은 이러한 뉴로리서치를 통해 얻게 된 여성 심리와 여성이 원하는 화장품의 효능을 동인비의 개발 과정에 철저히 적용하려고 노력했다. 화장품을 구매할 때 이뤄지는 무의식적 의사 결정 과정에서 여성들이 화장품의 여러 가지 효능들 중에 촉촉함에 거는 기대가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파악하고 이를 제품 콘셉트에 반영했다.

 

보여줌으로써 증명하다

 

제품 효능도 뉴로리서치를 활용해 보다 과학적으로 증명하려고 했다. 안면근전도(fEMG) 기법을 활용해 근육의 움직임을 파악했다. 안면근전도는 세포가 수축할 때 발생시키는 전기 신호를 피부의 불편함과 연결시켜 제품의 사용감을 측정하는 방법이다. 기존의 스킨케어를 사용했을 때 보여지는 근육의 움직임과 동인비를 사용했을 때의 근육의 움직임을 각각 측정해서 비교했다.

 

동인비를 사용한 후의 느낌이 좋은지의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뇌파 측정(EEG)도 병행했다. 뇌파 측정이란 사람의 각성 상태나 정신활동의 종류에 따라 변화하는 뇌파를 분석해 사람의 심리 상태를 측정하는 기술로 특정 자극에 대한 감성 변화, 흥미, 집중도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다. 스킨케어 제품을 사용한 직후의 뇌파 파형을 14개의 EEG 채널을 통해 0.5초 단위로 측정해 수집한 후 스킨케어 제품이 고객의 마음 안정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안정감(Meditation)은 조용한 상태에서 심신이 안정돼 있을 때 측정되는 감성 영역으로 편안함과 고요한 느낌을 느낄 때 나타나는 긍정적인 감성을 말한다.

 

김수정 브랜드 매니저는제품력이 우수하다는 메시지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때도 뉴로리서치 방법론이 효과적이다. 실제로 효과가 있었는지 없었는지를 객관적인 실험을 통해 눈으로 보여줄 수 있어 보다 설득력이 높다고 말했다.

 

리서치회사와의 활발한 협업 중요

 

KGC라이프앤진은 10월 말 출시에 앞서 2월부터 뉴로리서치 설계에 착수했다. 뉴로리서치를 전문으로 하는 외부 리서치회사와 함께 어떻게 조사를 진행해나갈지 지속적으로 협의했다. 김 매니저는설계 초기에는 1주일에 두세 번씩 만나 이번 리서치를 통해서 어떤 부분을 알고 싶은지, 이를 위해서는 어떤 기법이 가장 효과적인지를 논의했다.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리서치를 진행할 때 리서치회사에 모든 것을 맡기는 경우가 많은데 설계 단계부터 자주 만나 협의해야 원하는 방향으로 조사를 이끌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뉴로리서치를 통해 무엇을 알고 싶은지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조사 결과를 해석할 때도 조사업체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함께 논의했다. kgc라이프앤진은 프리미엄 화장품을 사용하는 35∼45세 여성이라는 타깃을 정한 뒤 이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화장품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뉴로리서치를 통해 풀었다.

 

리서치회사와의 활발한 협업을 강조한 김 매니저는리서치회사는 조사 방법론 측면에서는 전문가이지만 해당 분야, 가령 화장품 시장에 대해서는 클라이언트만큼 자세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설계 단계는 물론이고 실험 이후의 해석 과정에서도 서로 의견을 공유해가면서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리서치회사의 전문적 지식과 클라이언트의 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종합적으로 연결됐을 때 뉴로리서치 결과를 보다 정확히 해석할 수 있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을 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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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묵적 계층화분석(IAHP)이란?

● 판단하기 모호한 복합속성을 측정하는 도구

 

상대적인 선호도를 평가하는 방법으로 두 개의 대안 중에서 더 나은 쪽을 판단해 어떤 속성에 더 중점을 두는지를 평가한다. 정신물리학(Psychophysics)의 다양한 방법 중 하나로 설문으로 측정하기 어려운 개인의 심리 검증을 통해 태도, 인지, 기억 등을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위한 방법으로 인지심리학, 실험심리학 등에서 널리 사용된다. 암묵적 계층화분석은 다양한 속성을 가진 대안들의 쌍대비교를 한 결과와 그 분석을 통해 판별하는 데 있어서의 일관성을 측정하는 방법이다.



박정민 브레인앤리서치 대표

박정민 브레인앤리서치 대표는 연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SK경영본부, 브레인스투디오 기획팀장을 거쳐 2007년 뉴로마케팅 리서치 전문 기업인 브레인앤리서치를 설립했다. 시선추적을 통한 디스플레이 및 광고평가, 생체신호를 통한 사용성/디자인 평가, 브랜드/제품 수용도에 대한 뉴로리서치를 전문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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