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브랜드, 가장 치명적인 유혹

44호 (2009년 11월 Issue 1)

공격 브랜드에 대한 마켓 테스트를 실시하라. 이를 통해 자기잠식을 초래하는 과도한 성능과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저조한 성능 사이의 중간지점을 찾아내고, 가격과 성능을 조정해 공략할 준비를 해야 한다
 
 
모든 것이 풍요롭던 21세기 초 신제품 개발을 고심하는 기업 관리자들은 단 한 방향, 즉 ‘위’만 올려봤다. 나날이 늘어나는 소득 수준과 품질에 대한 욕구 덕분에 모두가 ‘고급화’ ‘판매 가격 인상’ ‘대중을 위한 명품’에 집중했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경제적인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소비자들은 예전보다 저렴한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 중가 및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저가를 앞세운 경쟁업체에 시장을 빼앗기고 있다. 관리자들은 전략과 관련된 전형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단기적으로는 이윤이 줄고, 장기적으로 브랜드 자산이 감소한다는 걸 알면서도 가격을 내려 위협에 정면으로 맞서야 할까. 아니면 상황이 곧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현재의 전략을 고수하면서 언제 돌아올지 모를 고객들이 떠나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봐야만 하는 것일까. 두 가지 방법이 모두 내키지 않는 많은 기업들은 제3의 대안으로 ‘공격 브랜드(fighter brand)’를 내놓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공격 브랜드는 저가 경쟁 브랜드에 맞서 싸우며 궁극적으로 이를 없애는 한편, 자사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1998년 러시아 루블화의 가치가 급락했다. 러시아 내에서 판매되는 해외 생산 말보로 담배의 가격은 4배로 뛰었다. 가격이 턱없이 치솟자 러시아 흡연자들은 더는 이 담배를 살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필립모리스는 공격 브랜드를 내놓는 전략을 택했다. 필립모리스는 현지 경쟁 기업에게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러시아 현지에서 내놓은 공격 브랜드 ‘본드 스트리스’에 역량을 집중했다. 루블화의 가치가 회복되자 소비자들은 고가이면서도 높은 브랜드 가치를 유지한 말보로를 다시 찾기 시작했다.
 
 
공격 브랜드 전략을 잘 활용하면 훨씬 고무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부시 맥주(경쟁자를 제압한 ‘부시 바바리안’ 참조)의 사례에서 보듯이 공격 브랜드를 잘 활용하면 경쟁 브랜드를 몰락시키는 동시에 지속적으로 추구할 만한 새로운 저가 시장까지 만들어낼 수도 있다. 하지만, 공격 브랜드가 성공으로 이어지는 일은 극히 드물다. 공격 브랜드의 역사를 살펴보면 목표로 삼은 경쟁 브랜드에 그다지 큰 타격을 주지 못한 채 되레 엄청난 손해로 이어지는 사례를 흔히 볼 수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관리자가 공격 브랜드 전략을 성공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세심하게 고려해야 하는 5가지 전략적인 위험 요소는 다음과 같다.
 
위험 1자기잠식(cannibalization)
공격 브랜드를 내놓는 목적은 대부분 저가 경쟁 브랜드로 갈아탄 고객을 되찾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자사의 프리미엄 브랜드 고객 중 일부가 공격 브랜드로 이동하기도 한다. 1994년 코닥이 일본의 경쟁 기업 후지를 격퇴하기 위해 공격 브랜드를 내놓았다가 이런 경험을 했다.
 
코닥은 10여 년간 최고 인기 상품 자리를 지켜온 골드 플러스 필름보다 20%나 값이 저렴한 후지컬러의 수퍼 G필름이 등장하면서 시장 점유율 하락의 위기를 겪었다. 시장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자, 코닥은 후지와 같은 가격대에 ‘펀타임’이라는 공격 브랜드를 선보였다. 자사 프리미엄 브랜드인 골드 플러스 고객의 이탈을 막기 위해 성능이 떨어지는 과거 제조방법으로 펀타임을 생산, 품질 차별화를 꾀했다. 제조업체는 제품의 차이점을 분명하게 인식했지만, 소비자들은 이 차이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필름은 소비자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저() 관여 구매의 대상인 일상품이 됐고, 대다수의 고객들은 품질의 차이를 뚜렷하게 인식하지 못했다. 소비자들은 펀타임을 싸게 살 수 있는 코닥 필름쯤으로 여겼다. 코닥의 공격 브랜드는 후지보다 자사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골드 플러스 판매를 훨씬 더 잠식해 들어갔다. 코닥의 펀타임은 2년 만에 시장에서 철수했다. 코닥은 결국 다른 대안으로 새로운 실험을 시작해야만 했다.
 
관리자는 공격 브랜드를 시장에 내놓는 과정에서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즉, 가격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자사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구입하는 고객들이 부족하게 느낄 만한 공격 브랜드를 내놔야 한다. 다시 말해서, 공격 브랜드를 내놓을 때는 고객이 인식하는 품질 수준도 가격과 함께 낮춰야 한다. 코닥은 이론적으로는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소비자들이 펀타임을 자사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으로 인식하도록 유도하지 못했다. 어떤 상품이든 새로운 브랜드를 내놓을 때는 소비자들이 느끼는 가치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공격 브랜드를 선보일 때는 특정 부류의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동시에 또 다른 부류의 소비자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
 
코닥과는 대조적인 P&G의 사례를 살펴보자. P&G는 유통업체 자체 브랜드(PL)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공격 브랜드를 도입했다. 1980년대에 미국 최고의 기저귀 브랜드 팸퍼스와 3위 브랜드 루브스를 판매하던 P&G는 미국 내 기저귀 시장의 절반 정도를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저귀 시장에서 유통업체 PL 상품의 시장 점유율은 20%로 증가한 반면 P&G와 같은 일반 제조업체의 이윤은 줄어들기 시작했다. 두 개의 프리미엄 기저귀 브랜드를 동시에 판매하는 전략의 설자리는 좁아졌다. P&G는 1993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사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수정하고, 루브스를 공격 브랜드로 바꿨다. 먼저 루브스의 가격을 16% 떨어뜨렸다. 동시에 루브스가 팸퍼스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치를 제공하도록 신경을 썼다. 루브스가 팸퍼스 시장을 잠식하는 현상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P&G는 루브스와 관련된 텔레비전 광고, 판촉 지원, 연구개발(R&D), 제품 혁신 등을 모두 줄였다. 루브스의 소비자 가치가 팸퍼스보다 낮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루브스 포장재에 달린 손잡이 등 기존 기능도 없앴다.
 
이 전략을 ‘브랜드 억누르기(un-brand mana-gement)’라고 부를 수 있다. 공격 브랜드가 자사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잠식하지 않도록 브랜드 가치, 매력도를 낮추는 동시에 프리미엄 브랜드가 목표로 하는 고객층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 기존 기능을 없애거나 자사의 표준적인 마케팅 지원 기능 일부를 제거할 수도 있다. 브랜드의 가치 파괴에 난색을 보이는 관리자들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혁신과 브랜드 자산 강화를 통해 공격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이룰 수 있다. P&G는 공격 브랜드로 내세운 루브스가 팸퍼스의 판매를 잠식해 들어가자 이 방법을 택했다. P&G가 팸퍼스의 마케팅 및 기능 강화에 훨씬 많은 경영 자원과 자본을 투입하자, 두 브랜드가 자사의 포트폴리오 내에서 각자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게 됐다.
 
관리자들은 공격 브랜드를 선보이기 전에 자기잠식 효과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공격 브랜드의 목적은 자사의 시장 점유율을 빼앗아간 경쟁 브랜드를 무너뜨리는 것이다. 공격 브랜드의 타당성 분석 과정의 초기 손익분기점은 빼앗긴 판매량의 만회분에 대한 추정치를 토대로 지나치게 단순하게 작성되곤 한다. 하지만, 손익분기점을 정확하게 분석하려면 자기잠식 효과도 고려해야 한다. 과도한 자기잠식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을 어떻게 예측할 수 있을까. 시험 판매를 해보면 공격 브랜드가 수익성이 높은 고가의 자매 브랜드의 판매를 심각하게 저해하지 않으면서 타사의 저가 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는지를 미리 알아볼 수 있다.
 
위험 2경쟁자 압도에 실패
자기잠식이 현저한 위험요인이긴 하지만 이 문제의 해결에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 실제로 많은 조직들이 공격 브랜드의 장점을 지나치게 억눌러 자기잠식으로부터 프리미엄 브랜드를 과잉보호한다. 제약회사 머크는 2003년 독일 시장에서 자사의 블록버스터 의약품 조코의 특허 만료를 대비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실수를 저질렀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기 위한 치료제로 쓰이는 스타틴 계열 의약품인 조코는 머크의 안정적인 수익원이었다. 하지만, 특허가 만료되면 동일한 효능을 제공하는 제네릭 의약품(복제약)이 조코보다 30% 이상 저렴한 값에 유통될 것이 불 보듯 뻔했다.
 
전략적으로 본다면 가격 인하가 올바른 대처방안이었다. 하지만 머크는 가격을 내리지 않았다. 조코를 독일 시장으로부터 특허가 여전히 유효한 유럽연합(EU) 시장으로 평행 수출하는 방안이 있었기 때문이다. 머크는 대신 조코 MSD라는 이름의 공격 브랜드를 내놓기로 결정했다. 머크는 특허 만료 4개월 전 조코 MSD를 내놨다. 이 공격 브랜드가 조코의 기존 고객을 장악하고, 곧 나올 제네릭 의약품과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조코 MSD의 판매 초기에는 제너릭 의약품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경쟁 상대가 같은 회사의 프리미엄 브랜드 조코뿐이었다. 이 때문에 조코 MSD의 값도 조코보다 약간 저렴하게 책정했다. 하지만 제네릭 의약품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등장하자, 조코 MSD의 가격은 조코의 90% 수준으로 떨어졌다.
 
머크가 조코 MSD의 판매 목표를 특별히 높게 책정하지 않았는데도 판매 시작 3개월간 판매량은 목표를 50%나 빗나갔다. 30개가 넘는 제네릭 의약품이 콜레스테롤 치료제 시장을 놓고 각축전을 벌였다. 머크는 되도록 오랫동안 독점 이윤을 유지하려다가 제네릭 의약품과 가격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공격 브랜드를 내놓지 못했다. 초기 가격 책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깨달았지만 신속하게 가격 정책을 바꾸지도 못했다. 잘나가는 다국적 기업이었던 머크는 가격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추지 못했던 것이다. 머크는 장기간 가격을 고수했고, 심사숙고를 거듭하며 가격을 조정하곤 했다. 하지만 머크의 경쟁상대인 제네릭 의약품 생산업체들은 가격 경쟁에 익숙했으며, 신속하게 전략을 선회할 수 있었다. 머크는 결국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조코 MSD와 관련된 모든 마케팅 활동에서 철수하고 패배를 받아들였다.
 
인텔 사례를 통해서도 프리미엄 브랜드를 과도하게 보호하려는 노력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확인할 수 있다. 1990년대 말, PC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1000달러 미만의 ‘적당히 괜찮은’ 가정용 PC가 시장의 성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인텔의 반도체는 훨씬 값비싼 기계에 적합하게 설계돼 있었다. 인텔에서 판매하는 펜티엄 프로세서 단가만 800달러에 이를 정도였다. 최대 경쟁 상대인 AMD는 인텔의 전략이 급성장하고 있는 PC 시장을 공략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공격 브랜드를 선보였다. AMD는 약 260달러에 책정된 이 브랜드에 K6라는 이름을 붙였다. 슈퍼맨을 무너뜨리는 유일한 물질인 크립토나이트에서 착안한 이름이다. 인텔을 무너뜨리려는 AMD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예상대로 인텔은 반격에 나섰다. 인텔은 AMD가 저가 시장에서 교두보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막고 싶었다. 하지만, 펜티엄 프로세서의 가격을 내리고 프리미엄 브랜드의 이윤과 브랜드 자산이 줄어드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인텔은 셀러론이라는 브랜드를 내놓고, 반도체 단가를 200달러 이하로 낮췄다. 1998년 4월 셀러론이 선보일 무렵 시장에서는 ‘인텔이 새로운 반도체를 내놓는다’는 소문이 돌았고, AMD의 공격 브랜드 K6에 대한 호응도 수그러들었다.
 
셀러론의 가격은 충분히 공격적이었다. 하지만 제품 자체는 그렇지 못했다. 인텔에서 처음 내놓은 셀러론 모델은 초기 펜티엄 모델에서 몇 가지 기능을 없애고, 캐시 기억 장치의 용량을 줄인 것에 불과했다. 구매 고객들은 셀러론을 ‘무기력한’ 펜티엄이라고 폄하하기 시작했다. 시장에 나타났던 환희는 혐오감으로 바뀌고 말았다.
 
인텔 셀러론은 머크의 조코 MSD 사례와는 달랐다. 인텔은 셀러론을 앞세워 2라운드에 돌입했다. 인텔은 셀러론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자 몇 달 후 셀러론A라는 새로운 버전을 시장에 선보였다. 셀러론 A는 최초의 셀러론 모델처럼 가격이 낮았다. 값은 훨씬 쌌지만 시장에서 곧 사라질 펜티엄 II 반도체와 동일한 캐시 기억 장치 용량과 처리 성능을 보유하고 있었다. 셀러론A는 저가 PC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었고, 이후 인텔은 셀러론 라인을 꾸준히 보강하고 개선해 자사의 프리미엄 브랜드 펜티엄보다 약간 못 미치는 성능을 유지하도록 노력했다.
 
인텔과 머크가 상반된 성적표를 받게 된 이유가 뭘까. 인텔은 신속한 제품 개발, 업그레이드, 철수 등에 익숙했다. 이 결과 그럭저럭 괜찮은 제품이 각광받는 중저가 시장에 처음 진출하면서도 머크보다 더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특히 제품 회전 속도가 높지 않은 기업들은 다음과 같은 교훈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공격 브랜드에 대한 마켓 테스트를 실시하라. 이를 통해 자기잠식을 초래하는 과도한 성능과,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저조한 성능 사이의 중간지점을 찾아내고, 가격과 성능을 조정해 공략할 준비를 해야 한다.’ 인텔이 프로세서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은 공격 브랜드로 저가 시장 기회를 공략할 힘이 있으며, 경쟁 브랜드를 꼼짝 못하도록 묶어두는 우수한 역량이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인텔은 슈퍼맨도 해내지 못한 일, 즉 크립토나이트의 치료법을 찾아냈다.
 
위험 3재무적 손실
공격 브랜드 중 가장 유익한 교훈을 주는 사례로 GM의 새턴을 꼽을 수 있다. 새턴의 25년 역사를 돌아보면 공격 브랜드의 전략적인 매력은 물론 공격 브랜드의 실패가 조직에 얼마나 뼈아픈 상처를 남기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GM
은 1982년 미국 시장에서 연비가 우수하고 저렴한 자동차를 판매하는 일본 자동차 브랜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새턴 브랜드의 개발 계획을 고안했다. GM은 그동안 중가의 중형 자동차 부문에서 쌓아온 명성이 혼다,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와 경쟁하는 새턴의 장점을 퇴색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래서 새턴을 자사의 기존 브랜드와 차별화시켰다. GM은 새턴을 ‘다른 종류의 자동차’ 회사로 홍보했다. GM은 새턴 브랜드 차량을 생산하기 위해 테네시에 별도의 공장을 세우고 디트로이트에서 생산되는 GM 자동차와 다른 방식으로 생산했다. 1990년에 시장에 처음 선보인 새턴 모델은 미국 자동차 업계 역사상 가장 높은 재구매율과 고객 만족도를 기록하며 커다란 성공을 안겨줬다. 투명한 정찰 가격을 고수하는 독특한 대리점 네트워크도 새턴을 기존 브랜드와 차별화시킨 요인이다. 1996년에 들어서자 새턴 주문량이 생산량을 넘어섰다. 딜러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새턴 주문고객 중 50%가 “일본에서 수입한 자동차 대신 새턴을 주문했다”고 답했다. 새턴 브랜드의 강력한 경쟁력이 확인된 셈이다. 하스 경영대학원 데이빗 아커 교수는 1994년 “새턴은 무()에서 시작해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브랜드 중 하나로 거듭났다”는 결론을 내렸다. 무리한 결론은 아니었다. 하지만, 한 가지 아커 교수가 놓친 부분이 있었다.
 
새턴 브랜드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재무적인 성과는 재앙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새턴이 연간 영업이익을 낸 것은 딱 한 번뿐이었다. GM의 초기 투자비 50억 달러를 계산에 포함시키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새턴은 1997년 신규 모델 개발을 위해 엄청난 금액이 필요했다. 하지만 GM은 새턴의 엄청난 비용 투자에 난색을 보였다. 새턴 공장은 GM의 일반 생산 라인보다 설비 투자비용이 다섯 배 정도 높았다. 직원도 두 배 정도 더 필요했다. 게다가 새턴은 GM의 다른 모델과도 사실상 부품을 공유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생산비용도 다른 모델보다 훨씬 높았다. 마케팅도 별도로 진행했고, 브랜드 구축을 위한 별도의 예산과 독립 대리점 네트워크까지 필요했다. 요약하자면 이윤이 적은 저가 소형 자동차 사업으로 지나치게 높은 간접비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매우 효과적인 공격 브랜드와 지금과 전혀 다른 자동차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이 수익성이 터무니없이 떨어지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낸 것이다. 2000년경 새턴은 여전히 시장에서 잘 팔리는 브랜드였지만, 자동차 한 대가 팔릴 때마다 3000달러의 손실을 내는 브랜드로 전락하고 말았다.
 
GM은 새턴 문제를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 GM은 조수석 에어백, 플라스틱 차체 등 값비싼 신기능 도입을 연기하거나 취소했다. 새턴의 독자적인 운영 시스템을 해체하고 생산 공장에서 체결한 노동 협약도 무효화했다. 그리고 새턴의 차세대 브랜드가 마침내 나왔다. 다른 GM 모델의 이름만 바꿔 단 것과 다를 게 없었다. 소형 자동차 브랜드 새턴은 GM의 기존 모델과 비슷한 중형 자동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미니밴으로 진화해갔다.어떤 종류의 가격 판촉 행사도 하지 않겠다는 회사의 약속도 사라졌다. 새턴 딜러들은 무이자 할부 등 GM 대리점이 실시하는 가격 판촉 행사에 동참해야 했다. 새턴 브랜드 역사의 첫 장이 ‘낮은 수익성으로 실패한 공격 브랜드’로 요약한다면, 둘째 장은 ‘브랜드 자산과 공격 브랜드의 효과성을 희생한 대신 얻은 비용 절감’으로 정리할 수 있다. 새턴은 기존 브랜드와 플랫폼 공유, 다른 모델을 본떠 만든 모델, GM 전사 차원의 판촉 행사 등을 속속 도입하며 차별화의 시대의 막을 내렸다. 이어 GM의 자매 브랜드인 폰티악, 시보레 등의 시장을 잠식하는 자기잠식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반면, 새턴이 맞서 싸웠던 아시아의 경쟁 기업들은 미국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GM의 밥 루츠 부회장은 올해 자동차 업계 전문지 오토모티브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새턴 사례를 다음과 같이 간략하게 설명했다.
 
“우리는 새턴을 철저하게 완벽한 제품 라인으로 만들기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다. 그 결과, GM의 어떤 제품 라인보다 뛰어나고 참신한 제품 라인이 탄생했다. 하지만, 판매가 따라주지 않았다.”
 
물론 이 말이 모두 옳지는 않다. 팔리긴 했지만 이윤이 따라주지 않았던 것이다. 이 결과 GM은 시너지 효과와 비용 절감을 추구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판매 감소로 이어졌다. 새턴은 재무적 실패라는 점에서 가장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공격 브랜드의 실패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경쟁사와 유사한 가격대나 브랜드를 내놓는 것만으로는 공격 브랜드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성공을 원한다면, 이 목표를 달성하는 동시에 지속가능한 이윤을 유지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느슨한 운영 방식과 높은 가격 수준에 익숙한 조직들은 이윤의 중요성을 간과하기 쉽다. 이런 조직들은 어느 순간 저가 시장에서 태어나 이 시장에 적응해온 경쟁 업체와 맞서 가격 경쟁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곤 한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갖고 있는 조직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격 브랜드의 비용구조를 꼼꼼하게 분석하고 전통적인 전략 성공의 요인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3M 경영진은 ‘포스트잇(Post-it)’과 유사하지만 가격이 저렴한 하이랜드 브랜드를 내놓기 위해 품질이 떨어지는 접착제 사용, 판매 종류 제한, 판촉 활동 제거 등의 구체적인 방법을 선택했다. 3M 경영진 중 한 사람의 말처럼 하이랜드라는 공격 브랜드의 목적은 ‘어떤 소비자가 쓰더라도 불만을 갖지 않는 브랜드’였다. 기본적인 품질에 고객이 실망하지 않도록 만들겠다는 소극적인 목표는 3M처럼 혁신적인 명성을 가진 기업에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 목표는 3M의 2가지 핵심 목적에 꼭 들어맞았다. 먼저, 하이랜드가 포스트잇의 판매를 잠식하는 결과를 막을 수 있었다. 두 번째로, 하이랜드는 가격이 저렴하지만 수익성은 높은 편이었다. 3M은 저렴한 경쟁 브랜드를 시장에서 몰아내고 난 뒤에도 장기간 하이랜드를 브랜드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유지하고 있다.
 
 
 
 
 위험 4고객의 욕구 충족 미흡
성공적인 브랜드는 대개 충족하지 못한 고객의 욕구를 알아내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 결과 제품 개발과 마케팅은 타깃 고객 세그먼트에 집중된다. 하지만, 공격 브랜드의 출발점은 매우 다르다. 공격 브랜드는 경쟁업체와 해당 기업이 확보했거나 확보하려고 위협하는 전략적 성공에서 시작한다. 공격 브랜드는 고객이 아니라 자사의 약점이나 경쟁업체의 강점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이 브랜드의 DNA는 잠재적인 약점을 내포할 수밖에 없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저가 항공사인 프론티어, 사우스웨스트와의 경쟁을 위해 공격 브랜드인 ‘테드’를 선보였다. 테드는 시장에 등장하자마자 신규 브랜드의 왜곡된 특성을 분명히 드러내기 시작했다. 테드가 첫 사업을 시작한 2004년 당시 유나이티드 수석 부사장(현 사장)인 존 태그는 “테드는 유나이티드가 해내지 못한 일을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태그와 그의 팀원들은 테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자사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유나이티드를 벤치마킹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그들은 서비스 수준을 낮추고, 게릴라 마케팅을 펼치며, 탑승 수속에 승무원 한 명만 배치하는 방식 등의 차이점을 강조했다. 이런 특성은 자사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유나이티드와 차별화했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했다. 시장을 중시하는 전략 전문가들이 보기에 테드가 갖고 있는 요소는 다른 저가 항공사들이 오랫동안 선보인 특징에 불과했다. 가격 책정 방식은 테드가 유나이티드 내부의 관점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테드는 유나이티드와 비교해 분명히 저가 항공사였다. 하지만 경쟁 회사들과 비교한 결과는 달랐다. 테드는 경쟁 기업보다 가격이 약 15%가량 높았다. 테드는 연료비 상승과 누적 손실로 올해 영업을 중단했다.
 
테드는 내부 벤치마킹의 희생양이었다. 하지만 외부 경쟁업체에 지나치게 집중한 나머지 고객에게 충분한 관심을 쏟지 못하는 사례를 더 자주 볼 수 있다. 영국의 슈퍼마켓 체인 테스코 사례를 보자. 테스코는 제조업체의 브랜드를 판매하는 전통 방식 외에 3가지 형태의 자체 브랜드(PL) 상품를 내놓는 전략을 시도했다. 테스코는 2008년 4번째 자체 브랜드 상표를 선보였다. 독일의 유통업체 알디의 성장세에 위협을 느껴 자사의 최저가 PL 상품과 중가 PL 상품의 중간 정도의 가격대에 350개 신규 할인 브랜드를 선보였다. 동시에 알디의 ‘개별 브랜드(house of brands)’ 구조를 모방했다. 예를 들어, 테스코가 내놓은 공격 브랜드 케첩에는 테스코라는 이름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테스코는 PL상품 케첩에 오크 레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는 알디의 PL상품 케첩 브람웰을 모방한 상품이다. 테스코는 길 건너 알디 매장에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진열대에 알디 매장에서 판매하는 비슷한 상품의 가격까지 함께 표시했다. 안타깝게도 이 같은 전략은 테스코의 간결한 가격 책정 구조를 복잡하게 만들었으며, 수많은 고객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공격 브랜드가 어쩔 수 없이 경쟁업체와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의 제약 조건에서 출발한다고 해도, 경영진은 새로운 브랜드의 목표 고객에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래야만 경쟁업체만 바라보다가 치명적인 손실을 입는 상황을 피하게 해주는 고객 중심의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저가 항공사 버진블루가 호주의 항공 서비스 부문에 진출해 훌륭한 성과를 내자, 콴타스는 반격을 결심했다.(‘콴타스의 완벽한 공격 브랜드 전략’ 참조) 콴타스의 사업 기획은 내부 벤치마킹이나 버진블루의 운영 모델 평가가 아닌 포커스그룹과의 대화에서 출발했다. 콴타스의 신임 CEO 알랜 조이스를 비롯한 고위급 관리자들이 호주 전역에서 운영되는 포커스그룹 회의에 직접 참여했다. 조이스는 <시드니모닝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포커스그룹과의 대화를 통해 고객들이 항공사에 원하는 몇 가지 특성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들은 항공사가 호주의 이미지를 투사하기를 원했다. 즉, 열려 있으면서도 접근이 용이하고, 평등한 항공사를 원했다”고 덧붙였다. 콴타스의 공격 브랜드 제스타는 포커스그룹을 통해 고객의 욕구를 파악한 덕분에 전례 없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적극적인 공격을 목적으로 고안된 제스타는 경쟁업체의 강점과 일치하는 특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 대신 미래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집중했다.
 
위험 5경영진의 집중력 분산
프리미엄 브랜드를 판매하는 동시에 공격 브랜드를 내놓은 일은 2개의 전선에서 전투를 벌이는 상황과 같다. 현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자원을 분산시켜야 한다. 경영진이 공격 브랜드로 무장하고 전투에 뛰어들기보다 제자리에 서서 기존 영토를 보호하는 쪽이 옳은 선택일까?
 
공격 브랜드를 내놨다가 철수한 많은 기업들이 파산을 경험했다. 유나이티드(테드), 델타(송), GM(새턴)이 각각 2002년, 2005년, 2009년에 파산을 겪었다. 이 회사들의 공격 브랜드들은 엄청난 규모의 비즈니스 손실을 초래한 심각한 경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설립됐다. 하지만, 공격 브랜드가 상황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기는커녕 쏟아부은 투자자본으로 인해 모기업의 재정적인 문제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됐다. <포춘>에 따르면 GM은 새턴으로 15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봤다. GM의 기준으로도 엄청난 금액이다. 델타도 송 브랜드와 관련해 브랜드 개발, 마케팅 활동, 신규 직원 채용 및 훈련 등으로 6500만 달러를 쏟아부었다. 게다가 만만치 않은 운용비용까지 발생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델타가 2005년 송 브랜드로 매달 1600만 달러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한다. 심각한 현금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던 델타는 48개 항공기의 영업을 종료하고, 한때 송이라는 브랜드를 달고 운항하던 항공기를 델타 기준에 맞게 리모델링하는 한편, 해고 직원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느라 재정적인 문제가 한층 악화됐다.
 
실패한 공격 브랜드의 개발, 관리, 철수에 들어간 기회비용은 기업의 재정상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보다 훨씬 심각할 수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에 투입될 수도 있었던 중요한 경영 자원을 적자가 나는 모험사업에 소모하고 핵심 비즈니스에서 투입되어야 할 조직 역량을 분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사의 프리미엄 브랜드는 시장 내에서 저가 경쟁업체 외의 다른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공격 브랜드가 경쟁 위협을 완화시키는 역할은 전혀 해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요한 재원과 경영진의 관심이 공격 브랜드로 흘러들어가 프리미엄 브랜드의 입지를 한층 약화시킬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테스코가 자체 할인 브랜드 라인 구축에 열을 올리는 동안 테스코의 주요 경쟁업체인 세인버리스는 훨씬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P&G가 루브스를 위한 새로운 공격 브랜드 전략을 실행하는 동안 팸퍼스는 프리미엄 브랜드 경쟁업체인 하기스에 상당한 시장을 내주고 말았다. 직원들은 공격 브랜드가 조직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재빨리 알아차린다. 유나이티드의 직원들은 테드라는 브랜드명이 ‘유나이티드의 종말(the end of United)’에서 나왔다는 자조적인 농담을 던지곤 했다. 델타의 전 CEO 제럴드 그린스타인은 공공연하게 테드를 백조가 죽을 때 부르는 ‘백조의 노래’에 비유했다가 훗날 이를 사과하기도 했다.
 
공격 브랜드가 초래하는 가장 큰 비용은 관리자의 관심이 공격 브랜드에 지나치게 쏠려 기존 브랜드 포트폴리오에 관한 중요한 전략적 결정을 미루게 된다는 점이다. 경영진들은 공격 브랜드가 실패로 돌아가자, 다음 단계로 프리미엄 브랜드를 전략적으로 재점검하는 일에 착수했다. 유나이티드, 델타, 코닥은 자사의 공격 브랜드가 실패로 끝나자 프리미엄 브랜드와 관련된 주요한 비용 절감 정책과 가격조정 전략으로 선회했다. 앞서 언급한 세 기업은 공격 브랜드에 집중한 나머지 중요한 전략적 변화를 몇 해씩 미뤘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기업은 GM이다. 1983년 당시 로저 스미스 GM 회장은 새턴의 프로토타입을 처음 공개하는 자리에서 “새턴에는 일본의 도전에 대한 GM의 해답이 들어 있다. 물론, 미국의 해답이기도 하다”며 큰소리를 쳤다. 돌이켜보면 새턴이 초래한 가장 큰 손실은 ‘새턴이 일본의 경쟁업체의 도전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GM의 경영자들이 깨닫는 데 걸린 시간이었다. GM의 경영진은 25년이 흐르는 동한 숱한 기회를 놓치고 나서야 비로소 이 사실을 깨달았다. 만약 GM이 1983년으로 되돌아가 브랜드 포트폴리오와 아시아 자동차 업체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인 대응을 재검토할 수 있게 된다면 똑같은 결정을 반복할까.
 
관리자들은 아마 공격 브랜드만큼 치명적 유혹을 가진 전략을 찾아내지 못할 것이다. 부시 맥주나 인텔 셀러론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공격 브랜드가 제대로 먹혀든다면 가장 훌륭한 마케팅 기법이 될 수 있다. 궁지에 몰린 경쟁업체를 몰락시키거나 발을 묶을 수 있다. 새로운 시장, 특히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 기회가 갑작스레 생겨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와 가치 중심의 공격 브랜드를 적절히 조합하면 전략적 우위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공격 브랜드의 화려한 성과는 잊어라. 먼저 공격 브랜드의 실패가 초래한 위험을 피하는 데 집중하라. 공격 브랜드가 얼마나 프리미엄 브랜드 판매를 잠식할 것인지를 생각하고, 고객의 시각에서 두 브랜드가 적절하게 차별화될 수 있도록 가치의 균형을 잡아야 한다. 경쟁업체를 타격하기에 충분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을 정도로 수익성을 뛰어난 공격 브랜드를 내놓을 수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집중과 투자가 중요한 시기에 조직의 자원을 분산시키는 전략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도 세심하게 고려해야 한다.
 
모든 사항들을 충분히 고려했다면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리스의 극작가 유리피데스가 2000여 년 전에 “전쟁의 신은 망설이는 자를 싫어한다”고 설파했지 않았는가.
 
HBR TIP콴타스의 완벽한 공격 브랜드 전략
2000년 시장에 새로 진입한 저가 항공사 버진블루는 수십 년 동안 호주 항공업계를 장악해왔던 콴타스의 아성을 위협했다. 2003년 콴타스의 경영진은 공격 브랜드 개발을 논의했다. 그 결과로 성공적인 공격 브랜드 도입을 위한 단계별 접근 방법에 관한 최우수 사례로 꼽아도 손색이 없을 만한 전략이 탄생했다.
 
1.
다른 브랜드가 정말 필요한지 결정하라.다른 기업, 특히 단 하나의 브랜드만을 갖고 있는 여느 기업들처럼 콴타스도 새로운 브랜드를 원치 않았다. 하지만, 철저한 전략 분석 결과 콴타스라는 브랜드는 버진블루의 폭발적인 성장세에 맞설 수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공격 브랜드가 유일한 대안이었다.
 
2. 계산기를 두드려라.콴타스의 관점에서 다행스럽게도 버진블루는 부가 서비스를 전혀 제공하지 않는 항공업체가 아니라, 부가 서비스를 상대적으로 적게 제공하는 항공업체였다. 콴타스는 자사의 저가 항공 브랜드가 부가 서비스를 전면 폐지하는 정책을 택한다면 버진블루보다 20%의 비용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즉, 버진블루보다 가격을 낮추면서도 지속적으로 이윤을 낼 수 있다는 계산이 섰다.
 
3. 처음부터 되도록 자주 고객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라.콴타스의 신규 브랜드 담당 경영팀은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호주 전역에서 비밀리에 포커스그룹을 구성하고 소비자의 의견을 경청했다. 포커스그룹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과도한 내부적 벤치마킹이나 경쟁 브랜드 모방을 피하기 위한 필수 과정이었다.
 
4. 신속하게 움직여라. 2004년 콴타스는 총 14대의 비행기로 14개 도시를 오가는 저가 항공 서비스 제스타를 선보였다. 제스타는 발 빠른 움직임으로 버진블루의 허를 찔렀고, 제스타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게다가 제스타는 여전히 성장 중인 시장에 진입하게 됐다. 콴타스처럼 자사 프리미엄 브랜드 잠식을 최소화하겠다는 목표로 공격 브랜드를 내놓을 때는 새로 진입하고자 하는 시장의 성장 전망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5. 자기잠식을 통제하라.제스타는 콴타스가 손실을 내고 있는 항공노선을 인수했다. 콴타스가 손실을 냈던 노선을 운영하여 이윤을 창출한 만큼 콴타스의 이윤이 아닌 매출만을 잠식했다고 볼 수 있다. 제스타는 콴타스의 간접적인 보증을 택했다. 콴타스의 간접 보증은 제스타의 출범과 콴타스라는 프리미엄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통해 자기잠식 효과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되었다.
 
6. 프리미엄 브랜드에 재투자하고 두 브랜드 간의 차이점을 부각시켜라. 콴타스는 제스타 덕분에 좀 더 수익성이 높은 항공노선에 더 많은 관심을 쏟고, 해당 노선 취항 횟수를 늘릴 수 있었다. 제스타의 기여도가 높아지면서 이윤이 증가하자, 콴타스는 비즈니스 라운지,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 개선을 위해 자본을 투입해 콴타스 브랜드를 강화하고, 콴타스와 제스타 간의 차이점을 부각시켰다.
 
5년이 흐른 후, 제스타는 콴타스에 엄청난 성공을 안겨주었다. 현재, 제스타는 호주 자국 시장 점유율 22%를 확보하고 있으며 꾸준히 놀라운 수준의 연간 이윤을 창출하고 있다. 콴타스는 제스타가 총 3억 달러가 넘는 기여를 한 것으로 추정한다. 콴타스의 재정 상태에 기여했다는 점 못지않게 제스타가 버진블루의 성장세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도 중요하다. 콴타스는 현재 아시아와 뉴질랜드에서 다른 경쟁업체들을 물리치기 위해 제스타라는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마크 릿슨(m.ritson@mbs.edu)은 호주 멜버른 경영대학원의 부교수이다.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10월 호에 실린 호주 맬버른 경영대학원의 마크 릿슨 부교수의 글 ‘Should You Launch a Fighter Brand?’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20호 Pet Humanization 2021년 05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