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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감정을 통제하는 아바타

DBR | 4호 (2008년 3월 Issue 1)
주디스 도너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세컨드 라이프, There.com과 같은 가상세계에 참여하고, 아바타를 만들어 사회화하며, 가상세계를 탐험하고, 비즈니스를 한다. 가상 세계가 아직 원시적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이유는 다른 사람들이 가상 세계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본래부터 사회적 존재고 다른 사람들의 미묘한 행동이나 표현에, 심지어는 다른 아바타에도 반응한다.
 
그러나 현재 아바타의 감정 표현에는 제한이 많다. 아바타들은 대화를 하기 위해서 다른 아바타 옆으로 갈수는 있지만 종종 허공을 쳐다보고 있어서 실질적으로 대화에 참여하는 모습을 연출하지는 않는다. 가상세계가 장차 사회 활동과 비즈니스 활동의 주요 거점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바타가 상대 아바타와 눈을 맞추고, 미소를 짓고, 흥미나 지루함 등을 나타낼 수 있을 정도로 아바타의 표현력을 보다 자연스럽게 하는 연구가 집중적으로 필요하다.
 
아바타의 표현력이 향상됐을 때 우리 자신을 가상세계에서 표현하는 방법에 대한 복잡한 질문이 등장한다. 우리는 곧 표현의 진실성을 나타내는 정도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선택사항은 품위를 지키되 진심과는 다른 행위를 하는 것에서부터 (대단히 진실하고, 친숙하지만)잠재적으로 공격적 견해를 갖는 것까지 다양할 것이다.
 
상호 대면하게 되는 상황에서 우리의 표정은 생각과 느낌을 보여준다. 바라보는 것은 관심이 있다는 뜻이고, 입술을 다물었다면 화가 났음을 뜻한다. 표정은 믿을만한 대화 수단이지만 우리는 이를 편집하고 통제할 수도 있다. 지루해도 경청하는 척하고, 팽팽한 협상을 할 때는 무표정한 얼굴로 일관한다. 실제 감정과 표현을 다르게 하는 것은 속임수를 쓸 때뿐만이 아니라 사생활 보호와 사회적 품위를 지키는 데도 필요하다.
 
우리가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상황에 따라 화상 회의나 전화, 이메일 중에서 자유롭게 선택하듯이 우리는 가까운 장래에 상황에 따라 아바타의 진실성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아바타 표현력의 선택은 내가 ‘진실성 연속체(veracity conti-nuum)’라고 지칭하는 세 가지 유형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첫째, ‘이상적 형식(idealized form)’에서의 성격 프로그램으로 아바타에 제스처와 표현력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 형식은 아바타에게 일관되고 세밀하며 설득력 있는 제스처와 표현력을 부여하지만 이는 사용자 본인이 아닌 아바타가 조절하게 된다. 사용자는 아바타를 본인이 선호하는 스타일로 선택해서 일관된 캐릭터를 유지하게 한다. 예를 들어, ‘활기차고 사업가 같은’, ‘우아한 유럽인’ 혹은 ‘거만하고 반항적인’ 것과 같은 스타일이 있다. 이상적 형식은 온라인 파티, 사회적 게임, 전문 집회 등과 같은 상황에 적합할 것이다.
 
둘째, ‘대표적 형식(representative form)’으로 현재 대부분 아바타들이 그렇듯 키보드 또는 메뉴에서 선택되는 사용자 명령에 따라 아바타가 표현하게 된다. 또 이 형식에서 실험하고 있는 시스템은 시각적 기계나 움직임 감지 장치를 이용해 사용자의 실제 움직임이 가상세계 아바타에게도 나타나게 한다. 사용자가 웃거나 당황하거나 지루할 때 아바타도 똑같이 표현하게 되는 것이다. 개인적 의사소통에 적합한 대표 형식은 사용자 본인이 표현 또는 억제하려는 동일한 수준을 아바타를 통해 표현하게 한다.
 
셋째, 가장 발달한 유형인 ‘내면적 형식(interior form)’은 움직임과 표정을 통해 아바타가 사용자의 생각도 표현할 수 있게 한다. 이 경우 (아바타는)현실 세계보다 더 진실한 표현을 하게 된다. 이와 관련한 기술은 손바닥이 축축한 정도로 감정 상태를 측정하는 간단한 방법에서부터 생각과 느낌을 유추할 수 있도록 뇌파를 읽는 초기 단계의 기술까지 다양하다. 내면 형식의 아바타는 높은 수준의 협력이 필요한 업무에 적합하다. 팀원들이 의심을 갖게 되는 때나 새로운 아이디어로 들떴을 때를 쉽게 파악하는데 이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 이런 소통이 효과적으로 잘 이뤄지면 가상세계에서 팀원들간 협업하는 것이 현실에서 실제로 한 곳에 모여 협업하는 것보다 친밀감을 쌓는데 더 나을 수도 있다. 이 기술은 경쟁적 상황에도 활용될 수 있다. 비즈니스 협상을 하는 동안 한 협상자는 더 표현력이 있는 내면 형식 아바타를 쓰자고 요구할 수도 있다. 다른 쪽 협상자가 이를 거부하면 이는 믿을만하지 못하거나 속임수를 쓸 수도 있는 상황을 뜻할 수도 있다.
 
마음을 읽는 기술이 상용화되기는 어렵지만 가상 세계에서 선택하게 될 표현력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저자 Judith Donath는 MIT 미디어 연구소 친목 미디어 그룹의 실장이고, 하버드 법대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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