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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기 영업의 황금률

에릭 하몬,애누팸 애가왈,미카엘 피에르틀러 | 31호 (2009년 4월 Issue 2)
기업은 영업 인력에 대한 실험을 두려워한다. 그들이 매출을 이끄는 엔진이기 때문이다. 경영진은 ‘엔진’이 낡고 소음이 심하더라도 쉽사리 대대적인 교체에 나서지 못한다. 영업력을 유지하기 위해 되도록이면 기존 ‘엔진’을 손보는 선에서 그치고 만다. 극단적인 경제 상황이 닥치면 기업들은 어쩔 수 없이 비용을 줄이고 매출과 영업 이익의 하락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게 된다. 두려움에 빠진 기업들은 정교하게 처리해야 할 일들을 서둘러 마무리하려고 덤비다가 종종 2가지 실수를 저지른다. 즉 후방의 지원 인력과 기능만 들어내는 구조조정을 하거나, 일선 영업 담당자까지 포함해 전면적인 비용 절감에 나서는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있을 수 있는 실수이기는 하지만 결과는 무척 참담하다.
 
과거에는 일선 영업직원을 줄이는 것보다 뒤의 지원 인력과 기능을 축소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매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업무 환경이 무척 복잡해져 효과적으로 기업을 운영하려면 지원 기능이 꼭 필요하다. 게다가 모든 영업 인력이 똑같은 것도 아니다. 경기 침체기에는 더욱 그렇다. 결국 비용 절감에 나설 때는 고객 인지도와 구매 행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어디인지부터 가려내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부가가치가 낮은 분야는 살아남고 핵심 투자는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이런 실수를 막을 수 있을까. 기업들은 이제까지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새로운 접근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첫째, 고객 포트폴리오부터 검토한다. 고객과의 거래에 각각 어느 정도 노력이 투입되고 있는지, 고객들이 이런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지, 이 서비스의 실제 수익성은 어느 정도인지, 어떤 고객과 시장이 성장하고 쇠퇴하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고객을 이해할 수 있게 되면 고객이 진정 원하는 분야에 영업력을 집중하고, 가치를 파괴하는 우를 범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불필요한 낭비 요소를 줄일 수 있다. 또한 영업 조직이 ‘대규모 고객일수록 영업 인력을 많이 투입해야 한다’는 식의 상투적 관행을 버리고, 지식과 자원을 공유해 효율성을 높이려고 노력한다면 비용도 줄이고 현재보다 더 발전할 수 있다.
 
이런 접근 방법은 변화 관리 측면에서 상당한 도전 과제이며 경제가 어려울수록 더욱 필요한 방식이기도 하다. 맥킨지의 경험에 미루어볼 때, 기업들은 이 같은 방식으로 영업과 관련된 대부분의 비용 문제들을 신속하고 신중하게 처리할 수 있었다. 즉 비용의 1030%를 절감하면서도 미래의 성장 동력을 갉아먹는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흔히 빠지기 쉬운 오류
굴지의 한 통신업체는 영업 비용을 줄이면서도 매출은 유지하고 싶어 했다. 이 회사는 후방 지원 조직을 줄이고 일선 영업 인력은 손대지 않았다. 영업직원이 있어야 물건을 판다는 경영진의 판단에 따른 조치였다. 비용은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일선 영업 담당자들은 보고서 작성, 주문 관리, 영업 자료 개발 등의 지원 업무를 새로 떠맡아야 했다. 추가 업무 부담이 늘자 영업 사원들이 고객과 함께 보내는 시간도 줄고, 결국 매출도 감소했다. 관리자들도 이 문제를 인식하고 후방 지원 인력 동결에 대한 대안을 모색한 끝에 영업직원을 새로 뽑아 후방 지원 업무로 돌리기로 했다.
 
결과는 최악이었다. 이번에는 고비용 저효율의 지원 조직이 등장했다. 신입사원이라고 해도 영업 인력의 평균 인건비가 지원 인력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지역별 영업 담당자에게 지원 업무까지 맡기는 바람에 ‘규모의 경제’의 장점도 사라졌다. 업무 중 터득한 모범 사례들(best practices)도 공유할 수 없었다. 결국 몇 년 후 이 회사는 비용 구조와 지원 인프라를 재검토하고 이 전략을 포기했다. 상당한 대가를 치르고 고통스러운 교훈을 얻은 셈이다. 이는 영업 인력을 비용 절감 대상에서 제외하려는 많은 기업들에 중요한 교훈이 될 수 있다.
 
기업들이 흔히 저지르기 쉬운 또 다른 실수는 영업 비용의 전면적 감축이다. 일선과 후선 인력을 동일하게 줄이면 남은 직원들의 업무 부담이 늘어난다는 이론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을 내리는데,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이다. 고객의 특성, 중요도, 잠재력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비용만 줄이면 저(低)마진 고객(경제적 관점에서 포기하는 게 더 나은 고객)을 털어낼 수는 있겠지만, 동시에 부가가치가 큰 고객도 함께 떨어져 나가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또한 영업 인력들이 경기가 다시 살아날 때 사업 기회를 포착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충분히 확보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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