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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nt of New York

게임 체인저 K뷰티, 브랜드파워 키워라

조엘 킴벡 | 383호 (2023년 1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한국의 K뷰티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K뷰티 브랜드들은 뛰어난 제품력을 무기로 미국, 일본 등 세계시장에 침투하는 데 성공하며 K뷰티 자체가 하나의 카테고리로서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개별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는 점은 아직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제품력만큼 브랜드력을 길러야 게임 체인저를 넘어 주류 브랜드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2023년 6월 말, 도쿄 하라주쿠에 위치한 거대 뷰티 브랜드 전문 매장 @COSME(앗또코스메) 도쿄점 앞은 한국의 대표 화장품 회사인 ‘아모레퍼시픽’의 제품을 보러 온 일본의 MZ세대로 긴 줄이 이어졌다. 앗또코스메는 일본의 세포라(Sephora)로 불리며 엄청난 영향력을 지닌 코스메틱 업계의 주요 판매처가 됐다. 앗또코스메의 총본산으로 불리는 앗또코스메 도쿄 매장은 젊은이들의 성지로 불리는 하라주쿠의 역 바로 앞의 다케시타 거리(竹下通り) 코너에 위치하고 있는데 1층부터 3층까지 전 층에서 아모레퍼시픽의 거의 전 브랜드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페스티벌이 열리자 긴 줄이 만들어진 것이다.

앗또코스메에서 한국 화장품 회사의 전 브랜드를 망라한 행사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의 MZ세대 소비자들이 몰려들었고, 특히 아직 일본 시장에 미진출한 브랜드들을 먼저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입소문까지 더해지면서 예상을 웃도는 방문객이 찾았다는 후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의 많은 브랜드 중에서도 특히 쿠션 파운데이션의 강자로 꼽히는 ‘라네즈’의 쿠션과 더마 브랜드로 인기가 높은 ‘아에스트라’ 등은 일본 진출을 계획하고 있었던 터라 테스팅의 일환으로서도 좋은 성과를 이룬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 여세를 몰아 올해 9월부터 아에스트라는 일본 시장 공식 진출을 선언했고 라네즈 역시 앗또코스메를 통해 독점 판매를 시작했다.

8월 31일에는 도쿄의 중심부 시부야의 새로운 핫플레이스 중의 한 곳인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에서 아모레퍼시픽의 프레스티지 브랜드 중의 하나인 헤라의 팝업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는 도쿄 올림픽을 앞둔 2019년에 시부야 역사 리노베이션의 일환으로 오픈한 최신 쇼핑 구역으로 일본을 대표하는 시세이도, 데코르테, SK-Ⅱ를 비롯한 에스티로더, 디오르, 랑콤 등 세계적인 뷰티 브랜드들로 채워진 뷰티 브랜드의 격전지다.

사실 그간 합리적인 가격대의 K뷰티 브랜드들과는 달리 프레스티지급의 브랜드들은 백화점 계통의 매장에서는 입점의 문턱을 넘지 못하거나 입점에는 성공해도 길게 버티지 못하고 퇴점하는 경우가 많았던 터라 일본 시장에서의 헤라의 행보에 더욱 관심이 집중됐다.

K뷰티가 일본 시장에서는 시작하는 단계에 가깝다면 이미 깃발을 꽂고 선전하고 있는 시장이 있다. 다름 아닌 미국 시장이다. 최근 미국에선 그 어느 때보다 K뷰티에 대한 인기가 대단하다. 물론 그 인기의 실체가 어떤 특정 브랜드라기보다는 K뷰티라는 ‘카테고리’라고 볼 수도 있다. K뷰티라는 카테고리 전체가 마치 하나의 브랜드화된 느낌도 없지 않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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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명사 된 K뷰티,
“아는 브랜드 있나요?” 물었더니

미국 시장에서 지금과 같은 K뷰티라는 흐름이 갑자기 생겨난 것은 아니다. 한국 뷰티 브랜드들이 10년 이상 미국 시장에 들인 노력이 밑거름이 돼 지금의 흐름을 공고히 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K팝과 한국 영화, 한국 드라마 같은 K콘텐츠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그 노력들의 결실로 세포라나 얼타(Ulta)와 같은 뷰티 전문 매장에 K뷰티 섹션이 별도로 생겨났다. K뷰티가 미국인들의 스킨케어 단계를 세분화해 뷰티 시장의 규모를 확대시키는 데 공헌했다는 찬사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런 공헌에도 불구하고 개별 K뷰티 브랜드의 존재감이 K뷰티라는 카테고리 자체의 무게를 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특정 화장품 브랜드는 기억하지 못하고, 한국 화장품들이 잘 만드는 BB크림이나 마스크팩 제품은 기억하는 현상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라도 하듯 미국 시장 내에서 단일 브랜드로서의 존재감을 확장시켜 나가고 있는 K뷰티 브랜드들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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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K뷰티 선도하는 설화수

2023년 4월 16일, 뉴욕타임스가 라이프스타일 뉴스를 다루는 선데이 스타일(Sunday Styles) 섹션에서 아주 흥미로운 기사를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한국을 대표하는 뷰티 브랜드 중의 하나인 ‘설화수’와 모기업인 아모레퍼시픽에 관한 1페이지 분량의 특집 기사였다.

3월 29일 뉴욕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의 미술관 중의 한 곳인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서 성대하게 개최된 설화수의 이벤트 현장을 다루면서 설화수라는 브랜드가 인삼이라는 단일 성분을 바탕으로 어떻게 K뷰티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 그간의 노력과 성과를 담은 기사였다. 또한 모기업 아모레퍼시픽이 뷰티 산업뿐만이 아니라 아트 분야에도 얼마나 진심인지에 관해 다뤘다.

표면적으로는 아모레퍼시픽이라는 기업과 설화수라는 브랜드에 대한 기사이기는 했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지금 현재 미국에서 느껴지는 K뷰티라는 흐름에 대한 관심의 결과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뉴욕타임스가 조망한 설화수는 한국에서는 더 설명이 필요 없는 브랜드이지만 미국에서는 한국에서만큼의 괄목할 만한 성과가 느껴지지는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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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에는 그 움직임이 사뭇 다르다. 설화수는 2023년을 미국 진출의 새로운 원년으로 삼고 10초에 1병씩 판매된다는 국민 세럼인 ‘윤조 에센스’의 리뉴얼을 기점으로 미국 시장에서 K뷰티를 대표하는 럭셔리 뷰티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한번도 시도해 보지 않았던 대대적인 이벤트 및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그 첫 단추로 한국에서는 젊은 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고, 미국에서 또한 영향력이 있는 블랙핑크의 로제를 설화수의 새로운 얼굴로 발탁했다. 동시에 미국은 물론 세계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앰버서더로 해외 모델인 배우 틸다 스윈턴을 내세우며 미국 시장 내의 적극적인 공세를 예고했다. 설화수가 해외 모델을 기용한 건 론칭 이례로 처음 있는 일이다.

또한 뉴욕을 대표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의 제휴를 발표하며 뉴욕의 영향력 있는 매체와 인플루언서들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내의 상징적인 장소 중의 하나인 이집트관에 모아 마치 미국 시장을 위한 새로운 출정식과 같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 미국 시장 내에서 설화수의 새로운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는 K뷰티라는 카테고리에서 한 가지 빠져 있었던 조각이라고 할 수 있는 럭셔리 카테고리에 포석을 둘 수 있는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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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먼저 주목한 K뷰티 브랜드

한방 화장품 브랜드들의 인기에 힘입어 설화수처럼 한방 콘셉트를 베이스로 한 다룬 K뷰티 브랜드들 역시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한국에서는 다소 예스럽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은 네이밍의 ‘조선미녀(Beauty Of Joseon)’를 꼽을 수 있다. 올해 7월 이틀간 열린 아마존 최대 규모의 쇼핑 이벤트인 ‘아마존 프라임 데이(Amazon Prime Day)’ 중 선크림 부문에서 엄청난 판매를 기록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조선미녀’는 한국 소비자들에겐 생소하지만 현재 미국에서는 SNS에서 많이 언급되는 스킨케어 브랜드 중 하나로 등극했다. 그동안은 한국에서는 판매하지 않은 K뷰티 브랜드로 미국에서만 구매가 가능한 브랜드였지만 최근 여세를 몰아 한국 시장에서도 올리브영을 통해 역(逆)론칭을 했다.

한편 아마존 프라임 데이에 2022년, 2023년 연속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하며 랭킹에 들어간 뷰티 브랜드도 있다. 바로 ‘히어로코스메틱스(Hero Cosmetics)’이다.

‘타깃(Target)’에서 피부 고민이 많은 10대들의 구매 목록 1순위이자 국소적인 피부 트러블을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필수품이 된 히어로코스메틱스의 ‘마이티 패치(Mighty Patch)’는 아마존의 ‘뷰티 앤드 퍼스널 케어(Beauty & Personal Care)’ 부문에서도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최근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가 선정한 미국 Z세대들이 사랑하는 브랜드 랭킹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그 인기가 대단하다.

보일 때 바로 사지 않으면 솔드아웃 된다는 입소문이 돌 정도로 초절정 인기 아이템인 마이티 패치 뒤에는 바로 한국의 중소기업 티앤엘(T&L)이 있었다. 한국에서 의료용 하이드로콜로이드 패치를 생산하는 티앤엘로부터 원소재를 히어로코스메틱스가 대량 선점 구입해 의료용이 아닌 뷰티 카테고리 제품으로 제작해서 발매한 것이 미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게 된 것이다. 히어로코스메틱스는 마이티 패치를 비롯한 패치 제품군의 큰 인기에 힘입어 피부 트러블 케어와 관련된 클렌징 토너 및 국소 부위 연고 타입의 크림까지 카테고리를 넓혀가고 있다. 히어로코스메틱스는 암앤해머를 비롯해 미국 내 퍼스널 케어 제품을 다수 보유한 ‘처치&드와이트(Church&Dwight)’가 인수한다는 소식을 전하며 미국 주식시장에서도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킨 브랜드가 됐다.

아모레퍼시픽의 또 다른 대표 브랜드인 라네즈의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이 브랜드는 사실 한국과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서와 달리 미국에선 진출 이후 그다지 큰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잠잘 때 입술에 바르고 자는 ‘립 슬리핑 마스크’가 새로운 뷰티 카테고리를 만들어 내며 히트 상품에 등극, 그간의 판도를 보란 듯이 뒤엎었다.

특히 2022년의 아마존 프라임 데이 기간 동안 뷰티&퍼스널 케어 부문 판매량 1위라는 대기록을 만들어 냈다. 이후 브랜드 전체의 인지도는 물론 판매량까지 엄청나게 상승을 했고 명실상부 K뷰티를 대표하는 브랜드로서 이름을 올릴 뿐만이 아니라 현재 미국 내 독점 판매 중인 세포라의 립케어 부문에서도 부동의 위치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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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가 되기 위한 힘, 브랜드 파워를 길러라

지금의 K뷰티는 미국 뷰티 시장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미국 뷰티 시장의 흐름과 판도를 바꾼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임 체인저라는 타이틀이 언제까지나 영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시장의 흐름은 항시 바뀌고 트렌드 또한 변하는 것이 이치다. 특히 경쟁이 치열하고 트렌드가 빨리 바뀌는 뷰티 시장에선 어떻게 대세(Big Trend)가 되느냐가 아닌 어떻게 주류(Main Stream)로 살아남을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다. 그런 의미에서 K뷰티가 미국 시장을 넘어 전 세계의 뷰티 시장에서 주류로 남기 위해서는 제품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브랜드 파워다.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모델을 기용하거나 그들이 좋아하는 이벤트 개최 등도 브랜드 파워를 키우는 길이 될 수 있다. 이제 ‘신드롬’ 단계를 넘어 ‘주류’가 될 K뷰티 브랜드의 약진을 기대해본다.
  • 조엘 킴벡 | 핸섬스튜디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필자는 뉴욕, 서울, 도쿄, 파리, 밀라노 등을 오가며 글로벌 패션·뷰티 트렌드의 프로듀서가 된 한국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2010년 뉴욕에 설립한 패션·뷰티 브랜드 전문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인 스튜디오 핸섬의 공동대표이자 질 샌더, 메종키츠네, 메종 마르지엘라, 베라 왕, 모스키노, 라프 시몬스, 로베르토 카발리, 리모와, 캘빈클라인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와 로레알그룹의 슈에무라, 시세이도그룹의 클레드포 등 뷰티 브랜드의 전략 수립부터 비주얼 작업 및 광고 캠페인까지 브랜딩 전반을 책임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다.
    joel@studiohandsom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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