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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과 웹 3.0 레볼루션

대형 브랜드들, NFT를 다시 장착하다

윤준탁 | 364호 (2023년 03월 Issue 1)

편집자주

IT 칼럼니스트이자 NFT 기반 웹 3.0 스타트업에 재직 중인 윤준탁 CSO가 웹 3.0 전략을 소개하는 연재를 시작합니다. 블록체인과 NFT 생태계를 들여다보며 빠르게 변화하는 웹 3.0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경영 인사이트를 얻어 가시길 바랍니다.


Article at a Glance

최근 유명 브랜드와 대기업 등이 직접 자신들의 이름을 내걸고 NFT를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고객 로열티 확보를 위한 목적으로 활용하면서 NFT의 방향성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특히 NFT의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일찍이 알아본 글로벌 브랜드는 NFT를 매개체로 고객과의 접점을 빠르게 만들면서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있다. NFT 기반 멤버십 서비스 ‘오디세이(Odyssey)’를 추진하는 스타벅스와 고객을 위한 놀이터를 만들어 커뮤니티를 조성한 LG전자가 대표적이다. NFT 투자 시장이 저물고 디지털 소비재로서의 NFT 시대가 시작된 지금, 고객과 커뮤니티에 초점을 맞춰 NFT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면 브랜드 로열티를 높이고 부가가치를 창출할 새로운 기회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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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대형 브랜드의 발 빠른 NFT 진입


NFT(대체 불가 토큰) 시장이 빙하기를 맞았다. 1년여 전인 2022년 1월만 해도 NFT는 구글 트렌드 검색 관심도 점수 100점을 기록했지만 2023년 1월 현재의 관심도 점수는 10점에 그친다. 실제 글로벌 NFT 거래량도 90% 이상 하락했다. 블록체인 데이터 서비스인 듄애널리틱스의 데이터에 따르면 글로벌 NFT 거래액 규모는 2022년 초 170억 달러(21조 원)에서 같은 해 9월 4억7000만 달러(5800억 원)로 크게 줄었다.

암호화폐 시장이 침체기를 맞았지만 새로운 NFT는 계속 등장하고 있다. 초기 NFT 시장은 주로 익명의 팀이나 개인이 NFT를 만들어 판매하는 형태였지만 검증되지 않은 주체가 NFT를 제작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러그풀1 등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그러나 최근 유명 브랜드와 대기업 등 신뢰할 만한 주체가 직접 자신들의 이름을 내걸고 NFT를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고객 로열티 확보를 위한 목적으로 활용하면서 NFT의 방향성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특히 NFT의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일찍이 알아본 글로벌 브랜드는 NFT를 매개체로 고객과의 접점을 빠르게 만들면서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있다.

글로벌 신용카드 기업인 마스터카드는 음악 아티스트를 위한 NFT 육성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선정된 음악 아티스트는 NFT를 만들고 커뮤니티와 브랜드를 구축한다. 이 과정에서 마스터카드는 NFT인 마스터카드 뮤직 패스를 발급하고 커뮤니티가 육성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최종 선정된 아티스트를 위한 방송 프로그램을 후원하는 등 NFT 기반의 이벤트와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처럼 마스터카드는 음악과 NFT를 매개체로 자사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며 웹 3.0 생태계에 참여하고 있다.

뷰티 분야에서는 로레알이 다양한 실험에 앞장서고 있다. 로레알은 2022년 한 콘퍼런스에서 웹 3.0 세계로 확장하겠다고 공식 선언할 정도로 블록체인과 NFT를 뷰티 생태계에 빠르게 도입했다. 니콜라스 히에로니무스 로레알 CEO는 “우리는 뷰티 기술을 혁신하기 위해 항상 과감한 조치를 취했고, 새로운 세대의 뷰티 소비자를 참여시키기 위해 새로운 기술과 채널을 탐색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로레알은 고객과 크리에이터가 뷰티 이코노미에 참여하는 플랫폼인 ‘온체인 뷰티(On-chain Beauty)’를 제시했다. 또한 로레알그룹의 브랜드인 입생로랑뷰티는 NFT와 소셜 토큰을 발행했다. 이 밖에 로레알은 립스틱과 천사(Angel)라는 이름의 고급 향수를 NFT로 출시하고 메타버스 NFT 서비스인 ‘더 샌드박스’와 제휴해 NFT 아바타를 제작하는 등 뷰티 NFT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브랜드와 기업이 NFT를 제작, 판매하는 일회적인 방식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NFT를 발행하고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까지 내놓는 기업도 등장하고 있다. 단순히 NFT를 만들어 판매하거나 나눠주는 수준을 넘어 NFT 솔루션과 인프라까지 직접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커머스 솔루션 플랫폼 쇼피파이가 대표적이다. 쇼피파이는 토큰게이팅(Tokengating)이라는 이름으로 NFT 올인원 커머스를 제공한다. 쇼피파이를 통해 만든 NFT는 판매 상품으로 자동 등록되고 이더리움, 폴리곤, 솔라나 등 다양한 블록체인을 선택해 관리할 수 있다. 이처럼 단순히 NFT를 판매하는 방식이 아닌 NFT 인프라를 제공하는 형태로 웹 3.0 시장에 참여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할 전망이다.

스타벅스의 NFT 멤버십 ‘오디세이’

이처럼 주요 브랜드는 NFT를 전통적인 비즈니스 마케팅 전략에 통합하는 데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웹 3.0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을 넘어 회사의 주요 사업과 연계하기 시작했다. 웹 3.0 시대, NFT를 활용한 시도가 계속되는 가운데 기업은 새로운 시도를 위해 전략적인 방향을 사전에 설정하고 철저히 준비할 필요가 있다. 스타벅스가 좋은 예다. 스타벅스는 고객이 앱에서 주문 및 결제하고 보상까지 받을 수 있는 모바일 앱 경험을 도입한 주요 브랜드 중 하나다. 특히 고객 로열티, 리워드 체계를 디지털 공간에 구현한 선구자로 꼽힌다.

스타벅스가 발표한 NFT 기반 멤버십 서비스 ‘오디세이(Odyssey)’는 기존 스타벅스 리워드 프로그램의 연장선이다. 고객은 스타벅스에서 주문하고 별을 모으는 것처럼 별도의 NFT 스탬프를 획득한다. 스타벅스 모바일 앱에서 커피를 주문하거나 교육 프로그램 또는 스타벅스가 제공하는 게임에 참여하면 NFT 스탬프를 얻을 수 있다. NFT 스탬프는 희귀도에 따라 포인트 값이 다르고 더 많은 포인트를 모을수록 메타버스 공간에서의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자격이 생기거나 스타벅스 커피 농장 여행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도 있다. 스타벅스팀이 진행한 내부 사용자 조사에 따르면 고객들은 오디세이 프로그램을 통해 더욱 개인화된 경험과 다양한 커뮤니티를 원한다. 향후 스타벅스는 고객, 커뮤니티가 원하는 프로그램과 혜택을 제공하는 형태로 NFT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의 전략은 성급하지 않다. 기술 발전과 트렌드 변화의 속도가 빠르지만 고객과 커뮤니티가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도록 NFT 활용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암호화폐와 NFT의 대중화를 위해 전문 용어 사용을 최소화하고 암호화폐 지갑이나 기술에 대한 지식 없이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스타벅스가 발표한 NFT 기반 리워드 시스템의 장점은 글로벌 표준화 및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현재 국가마다 결제, 리워드 시스템이 다르지만 블록체인 기반 NFT 리워드는 공통된 기술과 체계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기존의 리워드 프로그램을 완전히 대체할 순 없겠지만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NFT 기반 리워드 시스템을 정교화하고 고객이 스타벅스에 더욱 로열티를 갖도록 다양한 전략을 시도한다면 록인 효과를 노려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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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을 위한 놀이터 만든 LG전자

스타벅스 등 성공적인 NFT 전략을 펼치고 있는 기업들의 공통점은 강력한 소비 고객과 브랜드에 대한 팬덤이다. 현재 대부분의 브랜드와 기업은 고객을 위한 마케팅, 브랜드 이미지와 충성도를 제고하기 위한 수단으로 NFT를 활용한다. 이런 방식은 NFT의 일차적인 활용 방식이자 대중화를 위한 첫 번째 단계다. 그다음 단계로는 고객을 넘어 브랜드와 제품을 함께 성장시킬 커뮤니티를 구축해야 한다. 커뮤니티는 NFT를 매개체로 기업의 제품에 애정을 갖고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집단으로 브랜드와 제품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만약 스타벅스처럼 충성도 높은 고객이 없다면 어떻게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을까? 고객을 위한 놀이터를 만들면 된다. LG전자가 고객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살펴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LG전자는 자사 인기 제품인 LG 그램 고객을 위한 커뮤니티 사이트를 오픈했다.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노트북 사용 팁이나 노트북을 꾸미기 위한 스킨은 물론 유명 아티스트, 연예인과 협업한 굿즈 등을 판매한다. 또 각종 챌린지를 열어 고객이 좋은 아이디어를 공유하면 포인트를 적립해주기도 한다.

LG전자는 LG 그램뿐만 아니라 다른 가전제품 커뮤니티도 운영하며 커뮤니티 의견을 반영해 새로운 디자인을 출시하거나 신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렇게 커뮤니티를 구축하면 포인트와 디지털 굿즈 등을 NFT로 발행하고 의사결정을 위한 투표권으로 사용하거나 다양한 보상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무작정 NFT부터 발행하기보다 브랜드와 제품을 위한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이후 NFT를 디지털 회원권과 소통의 매개체로 자연스레 활용하는 것이다. 이처럼 회사 전체 브랜드가 아닌 인기 있는 제품 하나를 공략한 커뮤니티를 먼저 만드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인기 있는 제품이나 브랜드 커뮤니티를 구축하기 어려운 기업이라면 최소한으로 시도해볼 방안은 NFT를 이벤트에 연계하는 것이다. 블록체인상에 존재하는 위·변조가 불가능한 한정 수량의 티켓을 제작해 온·오프라인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는 티켓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는 이벤트 참석자에게 NFT를 보상으로 줄 수도 있다. 특정 이벤트 참석자에게만 제공되는 별도의 보상과 혜택을 NFT에 담는 것이다. NFT를 받은 참석자는 이벤트 이후에도 브랜드와 기업 활동에 연결되고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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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NFT의 미래

그동안 NFT가 디지털 소유권과 투자 목적에 그쳤다면 이제 기업은 고객과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브랜드 로열티를 높이는 수단으로 NFT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NFT는 기업과 고객이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바꿀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NFT 소유자만 접근할 수 있는 가상 현실 세계 또는 제품, 서비스 등 기존에 접할 수 없었던 고유한 경험을 만드는 데 NFT를 활용할 수 있다. 이런 NFT의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일찍이 알아본 글로벌 브랜드는 관련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아직 괄목할 만한 베스트 케이스는 등장하지 않았다. NFT를 활용한 새로운 시도는 모든 브랜드와 기업에 열려 있다. NFT 투자 시장이 저물고 디지털 소비재로서의 NFT 시대가 시작된 지금, 고객과 커뮤니티에 초점을 맞춰 NFT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면 브랜드 로열티를 높이고 부가가치를 창출할 새로운 기회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다.
  • 윤준탁 | 필자는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미국 뉴욕대에서 기술경영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SK하이닉스, 한국IBM, SK플래닛에서 근무한 후 음악 추천 서비스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크레바스AI를 공동 창업했으며 현재 웹 3.0, NFT 전문 기업 비트블루의 CSO로 재직하고 있다. 대표 저서에는 『웹 3.0 레볼루션』 『한 권으로 끝내는 디지털 경제』 『웹 3.0 넥스트 이코노미』(공저) 『인공지능 비즈니스 트렌드』(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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