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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영업 사원 채용 키워드는 ‘분석 능력’

344호 (2022년 05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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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Hiring for sales success: The emerging importance of salesperson analytical skills” (2022) by M., Peter D. Kerr, Willy Bolander, Lynette J. Ryals, Jonathan A. Lister, and Howard F. Dover, in Journal of Business Research, 144, 17-30.

무엇을, 왜 연구했나?

영업 사원의 핵심 역량은 무엇인가? 여전히 많은 사람이 경청과 후속 조치 능력을 이야기한다. 말로는 쉽지만 막상 잘하기는 어려운 영역이기 때문이다. 대화, 프레젠테이션, 질문, 협상, 공감, 제스처, 애드립 등 소통과 관련한 영역 역시 오랜 기간 주목받았다. 결국 고객과의 소통이 영업의 성패를 가르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의 양태가 복잡해지면서 상황을 이해하는 판단력과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조율하는 정치적 능력도 부각됐다. 한편 제품 지식, 스트레스 관리, 시간 관리, 예측력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역량이다. 그런가 하면 1990년대에는 자문적 영업(Consultative selling) 및 가치 영업(Value selling)이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영업 사원이 단순히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사람이 아니라 고객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주는 솔루션 제공자라는 것이다. 고객마다 처한 상황과 중요시하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는 맞춤형 제안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고객 및 주위 상황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학습, 대응 능력이 요구됐다.

최근에는 시장이 더욱 급변하고 있다. 기술의 진보는 과거 영업 사원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었던 정보를 고객 스스로 얻게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고객은 보다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되고 총체적인 해법을 요구하고, 이에 따라 영업 사원이 마케팅 담당자는 물론 엔지니어나 개발팀, 물류 담당자들까지 지휘해야 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이에 카렌 피스커(Karen Peesker) 캐나다 라이어슨대 교수 등으로 이뤄진 다국적 연구팀은 변화된 환경 아래서 영업 사원에게 요구되는 역량이 어떻게 변했는지 확인하고자 했다. 구인구직 소셜미디어 플랫폼 링크트인(LinkedIn)에 올라온 380만 건의 영업 사원 채용 포스팅을 수집해 ‘분석 능력(Analytical Skill)’이 새롭게 부상한 키워드임을 입증하고 심층 인터뷰를 통해 분석 능력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내용을 담고 있는지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분석 능력이 영업 성과에 도움이 되는지를 검증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미국과 캐나다에서 2018∼2019년 1년간 링크트인을 통해 올려진 380만 건의 영업 사원 채용 공고를 분석한 결과, 역량과 관련해 제일 많이 나온 5개의 키워드는 다음과 같았다. ‘영업 기회 판단 능력(Qualifying Skill)’ ‘분석 능력(Analytical Skill)’ ‘영업 기회 발굴 능력(Prospecting Skill)’ ‘발표 능력(Presentation Skill)’ 및 ‘자문적 판매 능력(Consultative selling)’ 등이다. 분석 능력이 2번째로 높은 빈도를 기록했는데 이는 매우 놀라운 변화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데이터 관리나 엑셀 사용 능력은 인내력과 유머 능력보다도 훨씬 덜 중요한 것으로 간주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 이후에도 유사한 결과가 유지됐을까? 2020∼2021년의 채용 공고를 추가로 분석해보니 여전히 분석 능력은 매우 중요한 역량인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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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이어 20명의 영업 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사에 참여한 임원들은 대부분 40대 이상으로, 영업팀을 이끌어본 경험을 갖고 있었다. 먼저 이들에게 영업에서의 성공을 위해 필요한 능력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총 16가지의 능력이 도출됐는데 그중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것 역시 바로 ‘분석 능력’이었다. 무려 20명 중 19명이 선택했다. 10명이 선택한 경청(Listening)과 협력(Collaboration), 9명이 선택한 소통(Communication) 능력이 뒤를 이었다. 최근에 더욱 중요해진 역량에 대한 질문에서도 기술 능력(Technology skill)이 고객 관계 능력(Customer Engagement skill)이나 학습 능력(Learning skill)에 비해서 훨씬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분석 능력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내용이어야 하는가를 추가로 물었다. 임원들의 답변은 크게 2가지로 구성됐다. 첫 번째는 고객을 깊게 이해하는 능력이었다. 고객 담당자와 고객사, 고객사의 고객사, 고객사가 위치한 산업 등에 대한 인사이트 확보를 분석 능력의 목적으로 봤다. 두 번째는 매출 파이프라인(Pipeline)과 영업 구역을 관리(Territory Management)하기 위한 분석 능력이었다. 매출을 분석하고, 성과를 예측하고, 목표와 기회를 수치화하는 등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분석 능력이 영업 성과에 도움에 되는지를 설문 조사를 통해 검증했다. 251명의 B2B 영업사원에게 영업 임원들로부터 도출된 2가지 분석 능력이 정말 영업 실적에 도움이 되는지 물었다. 그 결과 2가지 분석 능력 모두 영업 실적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었다. 또한 판매 노력을 더 많이 하는 영업사원이 분석 능력을 갖췄을 때 성과 향상률이 월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연구의 메시지는 명료하다. 하지만 이 연구 결과 자체는 현장의 영업 사원에게는 이미 알고 있지만 달갑지 않은 이야기일 수 있다. 이미 엑셀 등을 통해 매출을 다양한 방식으로 분석해 활용하고 있고, CRM 툴을 이용해 고객 정보를 수집, 저장, 활용하고 있는데 뭘 더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는 푸념이 나올 법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데이터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세일즈포스를 비롯한 CRM 솔루션이 빠르게 도입되면서 웬만한 규모의 기업에서는 영업 사원들이 분석과 관련한 다양한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업무 자동화를 위해 파이선(Python) 교육을 몇 주간 수강했던 영업 사원들이 “도대체 어쩌라고?”를 외치며 집단 멘붕에 빠졌다는 이야기나 CRM솔루션을 제대로 활용하기보다는 임원들에게 욕을 얻어먹지 않기 위해 최소한의 입력만 한다는 소식을 여러 차례 접한 바 있어 이론과 현실의 간극이 만만치 않은 것 역시 현실이다.

특히 고객과 고객사, 고객사의 산업에 대한 인사이트를 개별 영업 사원이 어떠한 툴과 방법론을 써서 분석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이 가장 어렵다. 매출 데이터 같은 양적 데이터야 어떠한 식으로든 분석을 할 수 있겠으나 고객과 주고받은 e메일과 메시지, 전화 통화 같은 비정형 데이터(Unstructured Data)에 대한 분석은 지금까지의 B2B 영업 조직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IT 기업들이 비정형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솔루션을 잇따라 내놓고 있어 이 문제도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영업 사원들은 현재 매출 데이터를 다양한 각도로 분석해 활용하는 것처럼 각종 비정형 데이터와 산업과 관련한 거시 지표나 통계 등도 손쉽게 다루게 될 것이다. 분석 능력이 없으면 이제 영업 사원으로 입사하기도 어려운 시대가 됐다.


김진환 가천대 경영대학원 겸임교수 verhoyansky@gachon.ac.kr
김진환 겸임교수는 고려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기술경영전문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를 받았다. 외국계 대기업과 국내 스타트업 기업에서 13년 이상 영업과 사업개발 업무를 담당했다. 영업 사원 40명을 인터뷰해 『팔자생존』이라는 책을 펴냈으며 세일즈 혁신과 스타트업 스케일업을 연구 중이다. 현재는 세일즈 혁신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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