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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3. Interview: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

“고객에게 초점 맞추면 나머지는 그냥 따라와
팬데믹을 기업 가치-철학 재정비 기회로”

이규열 | 328호 (2021년 09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팬데믹과 같은 불확실성이 극에 달한 상황에도 시대상에 주효한 회사의 철학은 훌륭한 경영 의사결정의 원칙이다. 구글코리아 역시 사용자에게 초점을 맞추는 경영 철학에 따라 비즈니스를 전개했다. 광고 세일즈 담당자들이 광고주들과 소통할 때의 지침을 만들고, 광고주들이 사업 전반에 겪고 있는 문제를 파악했다. 이에 따라 광고뿐 아니라 광고주에게 필요한 솔루션 또는 구글의 데이터와 머신러닝을 통해 파악한 정보 등 고객에게 필요한 새로운 서비스를 고안해 제공했다. ‘20% 룰’과 같은 구글 내 실험실 기능도 팬데믹 이후 글로벌 사업장 전체에 적용되면서 구글 내에 다양한 인재 순환이 일어났다. 이는 곧 고객에게 새로운 관점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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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중심의 사업을 펼치던 전통 기업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생존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디지털 전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혁신적 과제를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 그렇다면 애초에 모든 가치사슬이 디지털로 이뤄진 기업에선 팬데믹 이후 비즈니스의 방향성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 또한 ‘혁신 기업’으로 이미 불려왔던 테크 기업들은 이 시기 어떤 혁신의 기회를 발견하고 있을까.

DBR(동아비즈니스리뷰)는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에게 불확실성 시대의 생존 전략에 대해 물었다. 인터뷰는 구글의 화상회의 솔루션 ‘구글미트(Google Meet)’를 통해 진행됐다. 혁신 기업의 대명사로 통하는 구글은 전 세계 검색량의 90%를 차지하는 명실상부한 1등 검색 엔진을 제공한다. 한 명의 직원을 뽑는 데 150∼500시간을 들이는 깐깐한 인재 채용 방식, 직원들이 업무 시간의 20%를 자신의 본업무와 관계없이 좋아하는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하는 ‘20% 룰’ 등이 세상에 소개되면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혁신을 이끄는 대표적 기업으로 꼽히게 됐다.

팬데믹은 오히려 구글에 성장의 계기가 됐다. 구글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93억6100만 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고, 매출은 618억800만 달러로 62% 늘었다. 최근에 ‘인앱결제법’ 1 논란으로 구글이 일부 개발사들에 과도한 수수료 이익을 챙기려 한다는 비판도 받지만 사실 구글 매출의 80% 이상은 광고 사업이 차지하고 있다. 검색 광고 매출은 504억4000만 달러에 달해 작년 동기 대비 69% 성장을 이뤘고, 새로운 주류 광고 채널로 급부상한 유튜브 광고 매출 역시 83% 늘어 70억 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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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장은 베인앤드컴퍼니, 왓이프이노베이션파트너스 등 컨설팅 회사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국내외 기업들의 혁신 및 성장 전략을 수립했다. 2015년 구글에 합류해 광고 사업을 이끌었고, 올해 2월 구글코리아 사장에 취임했다. DBR에도 수차례 기업 혁신에 관한 아티클을 기고한 바 있는 김 사장에게 불확실성의 시대, 기업들이 염두에 둬야 할 생존 전략을 물었다.

팬데믹 이후 대부분의 회사가 디지털 전환, AI, 메타버스, ESG 등 다양한 과제에 직면했다. 생존에 필요한 많은 과제가 한 번에 제시되다 보니 경영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저마다 상황은 다르겠지만 분명 당장 변하지 않으면 내일이 불확실한 회사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변화의 폭과 정도를 논하기 이전에 회사의 철학을 점검하는 게 가장 우선시돼야 하는 일라고 생각한다. 지금 산업계에 제기되는 문제들은 모두 기업에서 손쉽게 다루기 어려운, 굉장히 큰 단위의 이슈들이다. 그런데 사실 이 문제들이 하루아침에 대두된 것은 아니다. 디지털 전환, AI, ESG 모두 팬데믹 훨씬 이전부터 그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 같은 큰 흐름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회사 차원의 철학이 필요한 것이다.

예컨대 구글의 사명은 “전 세계의 정보를 체계화하여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to organize the world's information and make it universally accessible and useful)”이다. 이 사명의 근간에는 컴퓨터 기술이 점점 더 빠르게 발전하고 전 세계 유저들의 연결이 늘어나 더욱더 많은 데이터가 만들어질수록 세상 역시 더 빠른 속도로 변화할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 있다. 다행히 구글의 철학은 불확실성이 극에 달한 2021년에도 주효하다.

이 같은 사명 아래 구글은 디지털 전환, AI, 클라우드 등을 리드할 수 있었다. 모두가 편리하게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는 미션 아래 ESG 역시 지금과 같이 유행이 되기 전부터 실천에 나섰다. 투자자와 사용자들에게는 가능한 많은 정보를 제공해왔고 2007년에 이미 탄소중립을 달성했다. 2017년부터는 사용하는 전기 100%를 재생에너지를 통해 충당하고 있고, AI 기술을 활용해 전력 사용을 줄이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세상은 계속 변하고 그에 따라 전략 역시 변해야 한다. 그러나 그러한 변화에 맞춰 ESG 대응 전략 따로, 메타버스 대응 전략 따로, 이렇게 분절된 형태로 수립하는 것은 소모적이다. 전략은 변해도 그 토대에는 굳건한 기업 철학이 있어야 한다. 회사가 계속해서 지킬 가치가 무엇인지를 경영자들이 고민해보고, 회사의 철학부터가 잘못됐다면 그것부터 먼저 바꿔야 할 것이다.

팬데믹 이후 구글의 사업도 기업 철학에 맞춰 변화를 겪었나?

지난 1년 반가량 이어진 팬데믹은 구글에도 낯선 시간이었다. 구글의 사업은 여전히 광고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고, 광고 사업만 두고 보면 사실 큰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팬데믹을 계기로 중단되거나 축소되는 사업들 역시 존재했다. 2019년도부터 준비해 2020년 공개하기로 예정돼 있던 광고대행사 대상 파트너십 프로그램인 ‘구글 파트너스(Google Partners)’의 새로운 버전도 끝내 발표하지 못했다. 전 세계 구글 직원들 역시 전염병의 확산 추이에 따라 개인적으로나 업무상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에 내부적으로 힘든 시간을 함께 견디는 일에 초점을 맞췄다.

물론 아무런 변화가 없었던 건 아니다. 구글 철학 중 ‘구글이 발견한 10가지 진실’ 2 이라는 일종의 십계명이 있다. 창립 초기에 만들어졌지만 인터넷과 기술의 빠른 변화를 염두에 두고 설계된 덕에 그 내용은 지금까지도 유효하다. 다음과 같은 10가지 진실이 구글이 경영상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절대적인 판단 근거가 된다.

① 사용자에게 초점을 맞추면 나머지는 저절로 따라옵니다. (Focus on the user and all else will follow.)

②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It’s best to do one thing really, really well.)

③ 느린 것보다 빠른 것이 낫습니다. (Fast is better than slow.)

④ 인터넷은 민주주의가 통하는 세상입니다. (Democracy on the web works.)

⑤ 책상 앞에서만 검색이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You don’t need to be at your desk to need an answer.)

⑥ 부정한 방법을 쓰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습니다. (You can make money without doing evil.)

⑦ 세상에는 무한한 정보가 존재합니다. (There’s always more information out there.)

⑧ 정보의 필요성에는 국경이 없습니다. (The need for information crosses all borders.)

⑨ 정장을 입지 않아도 업무를 훌륭히 수행할 수 있습니다. (You can be serious without a suit.)

⑩ 최고라는 것에 만족할 수 없습니다. (Great just isn’t good enough.)

그중 제1 원칙에 따라 고객인 광고주의 사업 상황에 맞춰 어떻게 이들을 도와줄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 팬데믹 이전에도 디지털 광고 사업은 성장세에 있었고, 팬데믹 이후로는 그 성장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것이 명백해 보였다. 발 벗고 세일즈에 돌입해야 할 때라고 판단할 수도 있으나 당장 생사의 기로에 놓인 광고주들에게 광고 상품을 권유하는 게 타당한지 의문이 들었다.

따라서 구글의 핵심 상품인 광고가 아니더라도 고객들에게 더 필요한 게 무엇인지 점검했다.

구체적으로 구글은 주 고객인 광고주와 어떻게 소통하고 협업했나?

광고를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을 따로 기울이지는 않았다. 팬데믹 이전에 광고주들을 만나면 광고와 관련해 도전적인 질문들을 던졌다.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의 취향에 맞춰 광고 캠페인 역시 바뀌어야 한다는 식으로 광고를 권유했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엔 경영 상황이 나빠지다 보니 영업 담당 직원과 연락이 닿지 않는 광고주도 생겼다. 이런 점을 감안해 사정이 어려운 광고주에게는 부담이 될 만한 메시지를 일절 전달하지 않기로 했다.

이를 위해 세일즈 조직의 보상 체계도 재설계했다. 판매 실적이 보상과 연계되다 보니 이들에게 광고를 권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리기는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직원 입장에선 보상 요인이 줄어들었다며 불만을 가질 수도 있었다. 팬데믹 이전 세일즈 조직은 실적에 따라 지급하는 보너스의 범위가 넓었다. 코로나19 사태 직후에는 동일한 보너스 비율을 일괄 적용했다. 직원들과 광고주 모두의 부담을 줄이자는 판단이었다.

대신 먼저 도움을 요청하는 광고주에게 집중하기로 노력했다. 구체적인 방향성은 현장에서 광고주들을 직접 만나는 세일즈 담당자들의 의견으로 잡아가기 시작했다. 이들이 광고주와 다시 접촉하게 되자 자연스럽게 광고뿐 아니라 현재 비즈니스가 전반적으로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어떤 점들이 어려운지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게 됐다. 오프라인 기반 사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싶은 광고주, 해외 공급망이 붕괴돼 국내로 시선을 돌린 광고주, 새로운 잠재적 소비자를 찾아 매출을 늘리고 싶은 광고주 등 각각의 기업이 마주한 문제도 각양각색이었다.

현장에서 광고주들이 이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는 담당자들의 보고를 받고, 리더들은 광고주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광고가 아니라 구글클라우드, 구글미트 등 당장 업무에 필요한 솔루션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솔루션에 집중한 결과 구글미트 역시 팬데믹 이후 많은 점이 개선됐다. 재택근무에 더욱 최적화하고 회의의 편리함과 몰입을 높이기 위해 노이즈 캔슬링 기능, 설문 조사 기능, 배경 흐리기 기능 등을 추가했다. 마찬가지로 팬데믹 이후 수요가 급증한 클라우드 사업에도 공을 더 들였다. 또한 광고주들이 처한 문제 중 일부는 특정 솔루션보다는 정보가 필요한 일로 보였다.

이에 리더들은 현장 세일즈 사원들에게 구글 내 다양한 솔루션에 관한 교육을 진행하고, 현장에서 광고주들과 소통할 때 유의해야 할 지침을 만들어 배포했다. 광고주와의 소통 지침을 간략하게 설명하면 먼저 광고주가 미팅을 할 수 있는 상황인지, 사업 전반 상황은 어떤지를 살핀다. 그리고 광고주가 지금과 같은 경영 환경에서도 더 성장할 수 있는지, 아니면 사업을 전환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광고주와 논의하고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심지어 비즈니스 상황에 따라 지금 광고를 하지 않는 것이 나을지에 대한 정보까지 제공하며 그들의 사업에 대해 함께 고민했다.

예컨대, 게임 산업의 경우 팬데믹 이후 ‘집콕’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잠재적 유저층을 탐구하는 것이 미션이었다. 이에 광고주였던 게임 회사들과 잠재적 소비자를 찾는 컨설팅 작업을 함께 진행했다. 원래는 게임에 관심이 없었는데 새롭게 관심을 가질 만한 고객군이 누구인지, 한국 게임 회사들은 아직 진출한 적 없지만 새롭게 타기팅할 만한 국가가 어디인지 등을 구글이 보유한 데이터와 머신러닝 기술을 통해 파악하고, 광고주들에게 이에 관련된 정보를 정리해 제공했다. 구글과 광고주 모두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은 것이다.

광고를 진행하려는 광고주 대상으로는 최근 핵심 광고 채널로 떠오른 유튜브 광고에 적합한 콘텐츠 스타일이나 구매 전환율을 높이기 위한 랜딩 페이지 설계 방법 등 각 기업 마케팅팀이 내부적으로 고민하던 문제들까지 함께 나눴다. 특히 별도의 마케팅 조직이 없거나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 소상공인 광고주들의 반응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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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20% 룰’ 등 팬데믹 이전에도 혁신을 위한 조직 내부의 실험실 기능이 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팬데믹에도 이 같은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나?

여전히 직원들이 상사와 상의해서 전체 근무 시간 중 20%를 자신의 관심사와 맞닿아 있거나 평소에 도전해보고 싶었던 프로젝트에 할애한다. 꼭 과거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할 필요는 없다. 출산 휴가 등으로 장기간 자리를 비운 직원의 빈 자리를 그 업무를 배우고 싶어 했던 직원들이 자원해 교육의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일정 기간 다른 보직으로 옮겨 풀타임 근무할 수 있는 ‘번지(bungee) 프로그램’도 존재한다. 이는 고스란히 직원들의 역량 강화로 이어졌다.

팬데믹 이전에는 20% 룰 프로젝트나 번지 프로그램의 멤버를 모집할 때 같은 지사, 즉 같은 국가 내 사무실에서 찾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팬데믹 이후로는 화상상에서의 협업이 익숙해지다 보니 글로벌 단위에서 선택지를 찾게 됐다. 예컨대, 구글코리아에 ‘애널리틱스 리드’라는 광고 분석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높은 전문성을 요구하는 직무라 채용 자체가 쉽지 않아 20% 룰과 번지 프로그램을 통해 전 세계 구글 직원들을 대상으로 찾아 나섰다. 마침 호주 시드니에 거주하고 있던 한국계 직원이 손을 들었다. 그는 세일즈 담당이었으나 분석 업무 경험도 있었고, 무엇보다 한국에서 일해보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가족들이 모두 시드니에 있다 보니 쉽게 호주를 떠나기 어려웠던 터였다. 이 직원은 세 달간 번지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광고주와 온라인상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었다.

글로벌 협업이 활발해지면서 조직에 필요한 인력을 더 원활하게 수급할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고객들에게도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 한국 광고주들의 특징 중 하나는 광고를 진행할 때 세우는 가설이나 캠페인 등을 대행사 또는 구글과 같은 채널 담당자에게 많이 의존하는 편이다. 반면 호주 광고주들은 자신의 주관이 뚜렷해서 구글이나 대행사가 의견이나 캠페인을 제안하는 일이 쉽지 않다. 호주에서 일했던 직원 입장에서는 한국 광고주들의 유연성이 더 많은 시도를 해볼 수 있어 장점으로 느껴졌다. 호주의 깐깐한 광고주들이 어떤 지점까지 고민하는지를 한국의 광고주들에게 공유하며 한국 광고주들이 광고를 통해 이전보다 다양한 가설을 검증해보도록 이끌었다.

반대로 한국 오피스의 유능한 인재가 글로벌로 진출한 사례도 있다. 구글코리아에 웹 접근성 관련 프로젝트를 담당하던 시각장애인 엔지니어가 있었다. 유튜브의 중요한 프로젝트들은 주로 미국 샌브루노의 본사에서 진행되는데 코로나19 이후 구글코리아의 시각장애인 엔지니어가 유튜브의 접근성을 개선하는 20%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그간의 프로젝트 성과를 통해 전문가로 인정받은 결과이기도 했다.

20% 프로젝트는 새로운 인적 역량 확보, 고객 만족과 같은 사업과 직결된 가치를 창출할 뿐 아니라 조직을 정상화하는 일에도 톡톡한 공을 세웠다. 코로나19로 작년에는 진행하지 못한 자원봉사 프로그램 ‘구글 서브(Google Serve)’ 역시 올해 나와 직원 두 명이 함께 20% 룰 프로젝트로 진행해 정상화시킬 수 있었다. 과거에는 장애인 시설, 무료 급식소 등에서 다소 전형적인 봉사 활동을 진행했으나 비대면 상황이 되니 오히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전자책 만들기와 같은 창의적인 대안이 더 많이 제시됐다. 실제 전체 봉사 시간도 7000시간이 넘었고, 기부금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모였다. 특히 구글 내에서는 글로벌 진출국 중 중간 규모였던 구글코리아가 전 세계에서 참여율 3위, 참가자 수 4위에 오르며 구글 서브 혁신 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코로나 유행 이후에도 구글은 활발한 스타트업 및 벤처 투자 활동을 벌였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미래를 미리 준비하는 장기적 전략은 위기에도 멈춤 없이 진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좋은 기술을 가진 IPO 직전의 회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투자는 재무적, 전략적으로 좋은 선택이다. 지금도 구글 투자팀은 한국 내의 다양한 벤처, 스타트업, 또는 대기업과 함께 투자 및 협업할 기회를 물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투자팀은 구글코리아에 해당 기업에 대한 의견이나 자료를 요청하기도 한다. 한국의 좋은 회사들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발굴하는 게 구글코리아의 역할 중 하나다.

카카오모빌리티 사례는 한국뿐 아니라 더 넓은 시장을 공략한 글로벌 단위의 전략적 투자였다. 본사의 투자팀이 투자를 진행하고, 구글코리아가 이를 지원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한 클라우드 기반의 AI 기술 고도화, 클라우드 IoT 관련 포괄적 협력, 구글과 카카오모빌리티의 플랫폼 시너지 방안 모색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이 논의 중이다.

직접적인 투자 외에도 구글코리아는 ‘창구 프로그램’ ‘구글 포 스타트업(Google for Startups) 캠퍼스’ ‘인디게임 페스티벌’ 등 스타트업이나 개발사들을 지원하는 여러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사실 수익 측면에서는 구글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들은 아니다. 해당 프로그램들을 통해 지원했던 스타트업을 구글 내로 흡수하는 등 전략적으로 활용하지도 않는다. 순수하게 플랫폼 내에 역량 있는 개발사들이 많이 생겨 구글플레이, 안드로이드 등 구글의 생태계가 활발해지기를 바라며 기획된 활동들이다. 지난 6월 기업 가치 1000억 원을 인정받고 215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완료한 화상 영어 교육 플랫폼 ‘링글(Ringle)’ 역시 창구 프로그램 1기 출신이다.

불확실성이 더 강해진 현재의 경영자들은 어떻게 미래를 준비해야 할까?

과거 컨설턴트로 활동하던 때, CSR가 한창 화두가 됐던 적이 있다. 요즘 들어서는 그때 기업들이 CSR를 진정성 있게 다뤘다면 ESG가 지금처럼 발등에 떨어진 과제가 됐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환경이든, 사회든, 지배구조든 이미 고민할 기회는 있었다. 디지털 전환 역시 몇 년 전부터 기업이 꼭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꼽혔다. 그때 좀 더 진지하게 디지털 전환을 고민했다면 외부적 요인에 따른 디지털 혁신이 필수불가결해진 지금, AI를 활용하고 클라우드를 구축하는 게 이렇게 큰 문제가 됐을까. 다가올 미래에도 비슷한 일이 반복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때 또다시 ‘미리 해둘 걸’ 하고 후회하기보다는 지금 우직하게 밀고 갈 수 있는 철학을 만들고 하나라도 잘 수행해 다음 변화의 파도 속에서는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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