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3. Interview: 국내 최대 멘탈 케어 플랫폼 업체 ‘휴마트컴퍼니’ 김동현 대표

“운동 위해 PT 받듯 마음 PT도 필요
코로나 이후 30∼40대 남성 상담 늘어”

327호 (2021년 08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휴마트컴퍼니가 2016년 선보인 심리 상담 서비스 ‘트로스트’는 코로나19를 맞아 비대면 서비스가 선호되면서 더욱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전화나 문자 등으로 이뤄지는 트로스트의 비대면 상담 서비스는 상담에 대한 마음의 벽이 높은 사람들의 심리적 거리감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텍스트 상담의 경우 텍스트 입력 과정에서 어떤 단어를 선택하고 썼다 지웠는지 등을 모니터링함으로써 말로 전하지 못하는 ‘진심’을 포착할 수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특히 기존 심리 상담 시장에서는 주요 고객이 아니었던 30, 40대 남성들이 이 서비스에 유입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근로자 지원 프로그램(EAP) 도입에 대한 국내 기업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구성원들의 정신 건강을 위한 기업용 멘탈 관리 솔루션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휴마트컴퍼니는 2016년 트로스트라는 비대면 심리 상담 서비스를 출시했다. 앱과 웹으로 제공되는 이 서비스는 줄곧 정신 건강 카테고리에서 1위를 차지했고, 휴마트컴퍼니는 이에 국내 최대 멘탈 케어 플랫폼 제공 업체로 자리 잡았다. 지금까지 약 40만 다운로드, 약 3만5000명의 유료 회원을 확보하며 비대면 심리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EAP(Employee Assistance Program, 근로자 지원 프로그램) 도입을 원하지만 비용이 부담되거나 사업장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고민인 기업들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LG화학, 제주항공 등 72개 기업 및 공공기관이 트로스트의 EAP 서비스를 활용 중이다.

051

트로스트는 비대면으로 언제 어디서나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트로스트 앱을 깔고 회원에 가입한 후 자신의 고민을 키워드로 입력하면 해당 키워드에 맞는 전문 상담사를 앱이 추천해준다. 이후 이용자가 상담사를 고른 후 텍스트 기반으로 상담을 할지, 전화 상담을 할지를 선택할 수 있다. 특히 텍스트 상담의 경우 이용자가 텍스트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어떤 단어를 선택하고 어떤 단어를 썼다 지우는지 등의 모니터링이 가능해 보다 심도 깊은 상담을 할 수 있다. 또한 트로스트는 지난해부터는 비대면 심리 상담 외 대면 상담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텍스트나 전화를 활용한 비대면 상담으로 정신상담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전문 상담사와의 라포(Rapport)를 형성한 후 직접 만나 더 깊이 있는 상담을 받으면 상담 효과가 대면 상담만 진행하는 것보다 뛰어나다는 것이 휴마트컴퍼니의 설명이다. 이 밖에도 휴마트컴퍼니는 트로스트 앱에 정신과 병원 및 약물 정보 등 정신 건강 문제 해결을 위한 솔루션을 추가하면서 종합 심리 솔루션 제공 업체로 성장 중이다.

051_2

왜 정신 건강 관리 서비스를 창업 아이템으로 선정했나?

어릴 때부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그래서 2014년 비영리 단체를 만들어서 기업이나 기관들이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데 있어 예산을 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컨설팅하고 사회공헌활동을 대행하는 일을 했다. 사업 자체는 잘됐지만 지속가능한 모델을 만드는 데 한계를 느꼈다. 결국 기업이나 기관이 예산을 내줘야만 할 수 있는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지속가능한 비즈니스가 되지 못했던 것이다. 사회적 가치가 아무리 좋아도 재무적 가치를 달성할 수 없다면 사업이 지속되지 못한다는 것을 배웠다. 그래서 사회적 선을 실천하면서 재무적 성장도 꾀할 수 있는 수단으로 비대면 심리 상담 서비스를 생각하게 됐다. 여기에는 개인적 경험도 큰 역할을 했다. 20대 초중반에 우울증을 앓았다. 이유는 복합적이었지만 쉽게 이를 치료할 방법이 없었다. 결국 전문가를 찾아가야 하는 상황까지 왔고 용기를 내서 심리 상담을 10개월가량 받았다. 심리 상담은 대화를 통한 심리 치료가 목적인데 10개월 정도 심리 치료를 받으며 효과를 봤다. 그 과정에서 심리 상담의 효과가 이렇게 큰데 사람들이 심리 상담을 꺼리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꼈고 이 문제를 비즈니스로 해결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창업을 하게 됐다.

단순히 심리상담사와 수요자를 연결하는 것만으로는 수익 모델이 나오지 않을 것 같은데 초기에 수익성에 대한 확신이 있었나?

큰돈을 벌겠다는 확신으로 시작한 사업은 아니었다. 열정과 순수성만 앞세우다 보니 사업 초기 당연히 해야 할 시장성 분석이나 시장 규모에 대한 고민 등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단순히 심리 상담을 어떻게 하면 쉽게 받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심리 상담이 대단한 것이 아니고 몸이 건강해지려고 운동을 하듯 마음이 건강해지기 위해 하는 훈련 정도란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 처음에는 플랫폼에 심리상담사를 모아 온라인에서 이용자들과 연결해주고 비용을 받는 비즈니스 모델로 시작했다. 초기엔 심리상담사를 모으기 위해 오프라인에서 직접 이들을 만나 온라인 플랫폼으로 들어올 것을 설득했다. 심리상담사는 병원이나 공공기관에 소속돼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프리랜서로 일하는 경우도 많아서 본업을 하면서도 우리와 같이 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초기에는 프리랜서 상담사를 타깃으로 플랫폼에 이들을 모으고 상담이 진행되면 건당 수익을 나누는 방식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 프리랜서 상담사들은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으니 반응이 좋았다. 그러다 온라인 상담이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고 심리 상담 건수가 늘어 플랫폼에 데이터가 추적되면서 지난해부터 종합 정신 건강 관리 서비스로의 확장을 시도 중이다. 현재 트로스트를 통해 심리 상담 외 명상, 워크숍, 챗봇 상담은 물론 정신과 병원 정보, 약물치료 정보, 커뮤니티 기능 등을 선보이고 있다.

052


트로스트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트로스트는 마음을 치료하는 서비스지만 그 기반은 철저히 기술 위에 놓여 있다. 트로스트의 경쟁력은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에서 나온다. 트로스트의 기술적 자연어 처리를 기반으로 한 머신러닝 경쟁력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트로스트의 ‘감정스캐너’를 들 수 있다. 감정스캐너는 앱 이용자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감정스캐너에 300자 정도로 본인의 상태를 표현하면 인공지능이 사용자의 감정 상태를 알려주는 서비스다. 감정스캐너는 상담심리 연구가의 임상적 경험과 1700만 자 이상의 감정 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이 이용자들의 심리 상태를 분석한다. 감정스캐너에 적용된 머신러닝 기술은 글의 어휘 앞뒤 상황, 맥락을 파악해 사용자의 감정 상태를 파악한다. 또한 감정스캐너를 통해 나타난 이용자의 감정 상태를 바탕으로 전문 상담사와 전화 혹은 텍스트 상담을 할 수 있다. 트로스트의 텍스트 테라피의 경우는 이용자가 채팅 창에 입력 중인 상담 내용을 전문 상담사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기능은 이용자가 어떤 문장이나 단어에서 망설이는지, 또 어떤 내용을 썼다 지웠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기에 매우 중요하다. 상담사가 입체적인 심층 상담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트로스트의 핵심 기능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 지금까지 트로스트 플랫폼을 통해 쌓은 빅데이터는 트로스트가 어떤 고객을 타깃으로 사업을 확장시켜야 하는지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면, 트로스트로 심리 상담을 받은 고객 중 30%는 정신과 약물을 같이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고객이지만 상담도 받고 약도 복용하는 고객에게는 트로스트 앱을 통해 정신과 병원 및 약물 정보를 소개해 주고 리뷰도 쌓게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 솔루션을 지난해 추가했다. 또 한 가지, 심리 상담의 경우 생각보다 분야가 다양하고 심리상담사마다 자신의 전문 분야가 있다. 트로스트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트로스트를 사용하는 이용자의 현재 심리 상태를 파악하고 이 사람에게 가장 잘 맞는 전문성을 가진 심리상담사를 추천해 준다. 이 역시 알고리즘이 발달할수록 우리만의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트로스트의 주요 고객층은 어떻게 되나?

연령대별로 보면 20∼30대가 80% 정도로 밀레니얼세대가 대부분이다. 흥미로운 점은 밀레니얼세대는 기존 세대에 비해 멘탈 케어에 대한 거부감이 덜 하다는 점이다. 몸이 안 좋으면 운동을 위해 PT를 받듯 마음이 안 좋으면 마음 PT를 받는 정도라고 생각한다. 밀레니얼세대는 기성세대와 근본적으로 만족감의 기준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스스로 생각하는 돈의 효용을 극대화하는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고 타인의 시선보다는 자신에 집중한다. 나, 나의 만족, 나의 즐거움 등이 중요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멘탈 케어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게 아닌가 싶다. 진짜 나는 누구인가? 나에게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나는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등의 답을 찾는 데 전문가의 힘을 빌리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또 한 가지 최근 나타나는 흥미로운 특징은 기존 심리 상담 시장의 주요 고객이 아니었던 30∼40대 남성들이 코로나19를 계기로 이 서비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고민 키워드별로 보면 분노, 트라우마, 상실 등이 증가했다. 아무래도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가 주요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 상담이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편리함을 높일 수는 있지만 효과는 떨어질 것 같은데 실제로 어떤가?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비대면 상담이 대면 상담에 비해 우울증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연구도 있다.(그림 1) 또한 트로스트는 지난해부터 대면 상담도 함께 운영 중이다. 트로스트 이용자가 스스로 더 편한 방식을 선택해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중요한 점은 고객이 각자 처한 상황이나 개인의 성향 등을 바탕으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다양하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면이 부담스러운 사람은 비대면을 선택하고 그마저도 불편하면 챗봇을 통한 텍스트 상담도 가능하다. 텍스트 분석의 강점은 이용자가 가지고 있는 핵심 문제에 대한 진입 시간이 훨씬 짧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사람들은 텍스트 기반 상담 시 더 편하게 속내를 드러내기도 한다. 그래서 텍스트 상담으로 시작해 오프라인 상담을 통해 심도 있는 상담을 이어가면 상담의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

053

최근 트로스트가 B2B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들었다.

EAP 도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 EAP는 해외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개념이다. 직원들의 정신 건강이 업무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이 다양한 연구를 통해 속속 드러나면서 기업들이 임직원 정신 건강 관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트로스트 말고도 EAP 시장을 노리는 경쟁사들이 많지만 트로스트는 앞서 설명한 대로 IT 역량에서 경쟁력이 있고 특히 비대면으로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 직원 수도 많고 직원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어 오프라인 상담을 실시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트로스트는 해외 주재원 및 주재원 가족에 대한 정신 건강 관리 서비스도 진행할 수 있다. 실제 지금까지의 데이터를 보면 온라인 심리 상담이 오프라인 대비 이용률이 2배가량 더 많다. 그리고 온라인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비용도 저렴하다.

054


대기업의 경우 자체적으로 EAP를 도입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굳이 트로스트를 활용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EAP를 직접 운영하는 방식과 외부 업체를 활용하는 방식의 장단점이 뚜렷하다. 조직 내부에 심리상담사를 두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형의 경우 사내에 상담사가 있기 때문에 물리적 접근성이 용이하고 조직과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효과적인 상담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하지만 상담사가 내부 직원이기 때문에 상담 내용이 유출될 수 있다는 위험이 있고 상대적으로 투자 및 운영에 비용이 많이 든다. 또한 보통 심리 상담사 1명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다 보니 체계적인 심리 케어에 한계가 있다. 이에 비해 외부 운영 모델은 일단 비밀 보장이 확실하고 종합적인 솔루션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또 EAP 전문 업체의 경우, 타 회사의 심리 데이터와의 비교를 통해 우리 조직의 문제를 더 날카롭게 진단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향후 정신 건강 관리 시장의 전망은?

코로나19 전에도 정신 건강 및 심리 상담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에 있었다. 특히 밀레니얼세대들은 심리 상담에 대한 거부감이 적기 때문에 시장 성장세는 꾸준히 유지될 전망이다. 향후에는 디지털 치료제 시장에도 진출해 보려고 생각 중이다. 디지털 치료제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혹은 소프트웨어 알약이라고 이해하면 좋을 듯하다. 예를 들어 불면증 환자가 병원에 가면 졸피뎀을 처방해 주는데 미래에는 수면을 유도하는 소프트웨어를 처방해 주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런 시기를 대비해 미리 관심을 갖고 있다. 이미 코로나19를 계기로 해외에서 관련 시장이 엄청나게 커졌고 국내에서도 디지털 치료제 가이드라인이 제시돼 향후 관련 비즈니스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31호 Data Privacy in Marketing 2021년 10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