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 1980년대 이후 태어난 밀레니얼세대들이 기업의 주요 실무를 담당하는 조직의 허리로 성장했다. 이들은 관리자급인 기성세대와 갓 신입으로 들어온 20대들의 정서적, 심리적 간극을 메워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이들은 이 역할을 거부한다. 기성세대가 회사에서 사적인 영역을 침범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고, 조직에 어느 정도 순응했던 자신들과 달리 자유분방하고 개인주의적인 Z세대에 박탈감을 느낀다. 1980년대 이후 태어난 한국형 밀레니얼세대들을 이해하기 위해선 이들이 자라온 배경, 심리적 결핍 등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편집자주 이경민 마인드루트 대표는 조직 내 갈등이 단순히 위계질서 문제가 아니라고 진단했습니다. 오히려 다양한 세대가 공존하는 조직에서 서로에 대한 몰이해와 불신이 심화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번 연재를 통해 이 대표가 면밀히 관찰한 세대별 특성을 분석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하는 이유입니다. 이번 연재에서는 60년대생, 70년대생, 80년대생, 90년대생 등 출생 연도별로 세대를 구분했습니다. 세대별 특성과 장단점을 상세히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 이번 연재가 팀원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진정한 협업을 통해 새로운 성과를 낼 수 있는 조직으로 거듭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밀레니얼세대에 대한 구분은 다소 모호하다. 구분 자체가 한국에서 시작된 것이 아닌 만큼 한국의 현실과는 좀 동떨어진 느낌도 있다. 이를테면 외국의 밀레니얼세대들에게 두드러진 특성이 한국의 밀레니얼들에게서는 강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즉, “자기주장이 강하다” “조직에 충성하기보다 자신에게 충성한다” “손해 보거나 희생하는 것을 싫어한다” “대면 소통보다 온라인 소통을 선호한다”는 등의 특성에 대해 한국의 밀레니얼세대들에게 질문하면 자신들과는 좀 거리가 멀다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저는 조직 생활을 일찍 하다 보니 밀레니얼세대라기보다는 X세대에 가까운 거 같아요”라고 말하기도 한다.
실제로 수직적 위계구조가 아직도 강한 한국 기업의 현실에서 한국의 밀레니얼들은 외국의 밀레니얼들에 비해 좀 더 조직친화적이고 집단주의적인 사고방식에 익숙한 면이 크다. 그러다 보니 외국 밀레니얼의 세대 특성이 한국 밀레니얼들에게는 두드러지지 않는다. 오히려 조직에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90년대생(흔히 Z세대라고 불리는)들은 위의 특성이 어느 정도 해당되는 경우가 많다. 필자가 밀레니얼세대, X세대, 베이비붐세대 등의 세대 구분보다 90년대생, 80년대생, 70년대생, 60년대생 등 출생연도별로 10년씩 묶어서 다른 세대와 구분하는 이유기도 하다. 조직에서 만난 세대들은 외국의 15년 기준보다는 좀 더 짧은 주기로 동질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90년대생인 20대 후반과 80년대생인 30대 초·중반은 같은 밀레니얼세대지만 조직에서 보이는 행태나 의식구조가 사뭇 다르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이유로 80년대생들이 90년대생들을 조직에서 힘들어하기도 한다.
이경민kmlee@mindroute.co.kr
마인드루트리더십랩 대표
필자는 정신과 전문의 출신의 조직 및 리더십 개발 컨설턴트다. 고려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Bethesda Mindfulness Center의 ‘Mindfulness 전문가 과정’을 수료했다. 용인병원 진료과장과 서울시 정신보건센터 메디컬 디렉터를 역임한 후 기업 조직 건강 진단 및 솔루션을 제공하는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기업 임원 코칭과 조직문화 진단, 조직 내 갈등 관리 및 소통 등 조직 내 상존하는 다양한 문제를 정신의학적 분석을 통해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