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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세대를 위한 ‘잡 크래프팅’

일에 몰입하는 직원이 고객경험지수 높여

백수진 | 281호 (2019년 9월 Issue 2)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창출하려면 고객 경험만큼이나 직원 경험을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사 디즈니는 감동적인 고객 경험을 창출하기 위해 직원 몰입을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다룬다. 직원이 스스로 열정적으로 업무에 몰입하게 되면 그들이 고객의 경험을 경이롭게 만든다는 신념 때문이다. 1 또 조직에서 긍정적인 경험을 가진 직원이 고객 경험을 지속적으로 창출해낼 가능성이 높다. IBM은 조직에서 일하는 것을 긍정적이고 기분 좋게 받아들이는 직원이 고객경험지수를 높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2 조직에서의 긍정적인 경험은 직원을 업무에 몰입하게 하고 결과적으로 고객을 감동시킨다. 고객경험관리의 선행단계로 직원 경험 관리(Employee Experience Management)가 중요한 이유다.



직원 경험은 “조직과 상호작용하는 가운데 일하면서 경험하는 것에 대해 구성원이 가지는 인식”으로 정의할 수 있다. 3 입사할 때부터 퇴사할 때까지 일터에서 발생하는 모든 상호작용을 통해 직원이 경험하는 모든 것의 총합이라고 볼 수 있다. 긍정적 직원 경험은 본인의 일뿐만 아니라 동료, 상사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조직 효과성 프로세스 전반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직원경험관리지수가 높을 때, 조직의 총자산이익률(ROA, Return On Asset)은 3배, 매출액수익률(ROS, Return On Sales)은 2배 높아진다는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4 직원 경험을 고객 경험관리 못지않게 잘 설계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직원 경험은 어떻게 설계하고 관리해야 할까? A 직원의 직원 경험 곡선(그림 1)을 예를 들어 살펴보자.

입사해서 조직에 적응하기 전까지 A에게 가장 중요한 경험과 이벤트는 지원 기업을 조사하고 채용 프로세스에 참여하는 것이다. 입사하려는 조직의 평판과 브랜드를 알아보는 경험, 입사하는 과정에서 겪는 채용 프로세스 경험은 조직에 대한 A의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 또 입사 후 조직에 처음 적응하는 과정에서 어떤 경험을 하는지도 A의 조직 적응뿐 아니라 업무 몰입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역량 있는 직원을 채용하려면 조직문화와 브랜드에 대한 입사 지원자들의 인식과 경험을 관리해야 한다. 신규 직원을 위해 온보딩 (onboarding) 프로그램을 실행할 때도 단순히 조직 적응뿐 아니라 직원 경험 관리 차원에서 더욱 세심한 관심과 전략이 필요하다. 뉴욕커뮤니티뱅크는 온보딩 프로그램을 잘 설계했을 때 신규 입사자들이 74% 더 빠르게 새로운 조직문화에 적응하고 기대한 업무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5

그런데 입사 초기가 지난 이후부터는 조직에서의 경험이 자신의 일을 통해 형성된다. 따라서 직원 경험 만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현재 하고 있는 일이다. 직원이 일의 의미를 느끼며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고 느낄 때 업무에 깊게 몰입하게 되고 경험 만족도가 가장 높을 것이다. 직원 경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직원에게 자율성을 부여해 그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능력, 선호도에 부합하는 과업을 선택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 개인의 성장과 발전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또 리더는 직원이 새롭게 설정한 과업을 함께 책임진다는 자세로 지원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직원 경험 만족도는 현재 수행하고 있는 일뿐만 아니라 조직의 성장, 작업 환경, 상사, 동료와의 관계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높아지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한다. A의 사례인 [그림 1]의 경우처럼 담당한 일이나 프로젝트에 따라 만족도는 등락을 보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따라서 직원 경험 만족도를 향상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일을 통해 긍정적 경험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온보딩 후 일을 통해 경험을 하는 구간이 바로 잡 크래프팅이 적용되는 구간이라고 볼 수 있다. 잡 크래프팅 행동 전략을 활용하면 이 기간의 직원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다.

고객관리팀의 리더가 팀원들에게 잡 크래프팅을 활용해 과업을 설정하는 과정을 예를 들어 살펴보자. 잡 크래프팅으로 과업을 설정할 때, 리더는 팀원들과 [표 1]과 같이 팀의 목표와 과업을 합의할 필요가 있다.



첫째, 리더는 팀의 목표와 가치를 팀원들에게 알리고 공유한다. 팀이 올해 달성해야 할 목표(고객불만율 5% 감소)와 공통 과업을 조직 목표와 전략에 부합해 이해시키고, 팀원들의 합의를 이끌어낸다. 둘째, 개별 목표 수립 시 팀원들을 참여시킨다. 단, 팀원들의 가치와 선호도를 반영해 세부 목표를 세우게 하고 그것에 기반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

[표 1]을 다시 살펴보면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을 선호하고, 그것을 통해 방향성을 제공하는 것에 일의 의미를 강하게 느끼는 A에게는 협의 후 ‘고객 잠재 불만과 고충 수집’이라는 개별 과업을 할당하고 목표를 설정했다. 반면에 시각화 자료를 만들고 프로세스로 구조화함으로써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것에서 일의 의미를 찾는 B와 C에게는 ‘고객 경험 맵 만들기’를 두 사람이 함께 수행하는 과업으로 설정했다. 리더는 팀원 A, B, C가 본인들이 일의 의미를 충족하는 데 중요한 일이라고 말한 개별 과업들을 실제로 수행할 수 있는 기회와 권한을 제공한 것이다.

팀원들은 자신이 수행하는 일에서 가치를 느껴야 업무에 몰입하고 좋은 성과를 내게 된다. 긍정적 경험을 하는 것이다. 팀원들에게 자신이 달성한 성과를 통해 팀과 조직에 미치는 영향력을 경험하게 하고, 다시 그 경험이 업무에 몰입을 높여주는 경험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줘야 한다. 리더는 직원에게 일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직원 경험의 강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

팀원 A, B, C가 일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리더는 수시로 코칭과 피드백을 제공해 성과 달성 여부를 관리할 뿐 아니라 대화를 통해 성과를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시에 피드백을 제공해 서로의 기대를 조정해 나감으로써 성과 수준에 대해 합의하고 역량 향상에 대한 조언을 제공해야 한다. 리더와 직원은 이렇게 긍정적인 경험을 만듦으로써 더욱 성공적인 관계를 구축하게 된다. 6



IBM은 45개국 2만3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직원 경험에 중요한 요인을 도출했다. [표 2]와 같이 IBM은 긍정적인 직원 경험을 위해 필요한 조직의 실무 차원을 환경, 일, 사람의 3가지 수준으로 나누고 수준별로 직원 경험을 향상시키는 요인을 제시했다. 환경 측면에서는 조직의 일관성 있는 진정성과 지원하는 동료들과의 관계, 일 측면에서는 의미 있는 일과 성과에 대한 피드백, 인정과 성장의 기회, 사람 측면에서는 아이디어를 결정하고 실현할 수 있는 권한 위임과 일과 삶의 균형이 꼽힌다. 7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직원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세 가지 측면의 요인이 잡 크래프팅의 행동 전략과 거의 일치한다는 것이다. 자율성을 부여해 일에서 의미를 찾도록 하고, 일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잘한 것을 인정해주고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해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며, 서로 성장하는 관계를 구축시킨다는 점에서 그렇다. 잡 크래프팅을 통해 직원 경험을 긍정적으로 향상시킴으로써 조직과 구성원이 함께 윈윈(win-win)하는 기회를 만들길 바란다.


필자소개 백수진 SM&J PARTNERS 수석 연구위원 sjbaik@smnjpartners.com
필자는 이화여대 교육공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중앙대 인적자원개발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대경제연구원 인재개발원, LG패션, 멀티캠퍼스에서 수석 컨설턴트로 활동했으며 중앙대 글로벌인적자원개발대학원에서 강의했다. 현재는 교육 컨설팅사인 SM&J PARTNERS에서 수석 연구위원을 맡고 있다. ‘잡 크래프팅을 통한 업무 몰입’ ‘문제 해결 프로세스’ ‘퍼포먼스 컨설팅에 기반한 HRD전략’이 주된 연구, 강의 분야다. 관련 논문을 저술했으며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www.smnjpartners.com)나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smnjpartners)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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