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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기업가정신은 독선이 아닌 ‘열린 마음’ 外

273호 (2019년 5월 Issue 2)



Strategy
진정한 기업가정신은 독선이 아닌 ‘열린 마음’

Based on “Startup inertia versus flexibility: The role founder identity in a nascent industry”, by Tiona Zuzul and Mary Tripsas in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2019, Online version, pp.1-39.


무엇을, 왜 연구했나?

흔히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정해둔 계획에 집착하지 않고 주변 환경 변화에 유연하고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이라는 인식이 있다. 그런데 스타트업이라 해서 모두 다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으로 무장돼 그 어떤 산업 환경 변화에도 경직되지 않고 창조적으로 대응 가능한 집단이라고 할 수 있을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조직이 변화와 불확실성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이를 기회로 삼을 수 있는지 여부는 신생 기업인지, 중견기업인지 여부와는 크게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아무리 첨단산업의 스타트업이라 할지라도 경직되고 변화에 제대로 적응 못하는 기업이 얼마든지 존재하며, 반대로 거대 중견기업이라도 스타트업 못지않게 민첩할 수 있다.

최근 미국의 연구진은 스타트업 조직이 경직되거나 변화에 둔감하게 대응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탐구하고 설립자(founder)의 지나친 기업가적 성향이 오히려 조직의 창의성, 민첩성, 변화가능성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창업 기업, 특히 태동기 산업에서의 스타트업 설립자들은 크게 혁명적 설립자(revolutionary founder)와 발견적 설립자(discovery founder)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고 주장했다. 혁명적 설립자란 설립자 자신이 신사업을 통해 업의 개념을 정의하고 새로운 산업을 일으켜 타인의 삶에 영향을 주고 지금과는 다른 변화된 세상을 만들겠다는 신념의 기업인을 뜻한다.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자와 유사한 개념이다. 반면 발견적 설립자는 변화하는 산업구조 속에서 기회를 포착하고 적응해 나가며 기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지속시키기를 꿈꾸는 기업인을 뜻한다.

연구진은 혁명적 설립자의 경우 높은 이상과 비전, 산업 생태계를 자신이 결정하고 주도해 나가야 한다는 순교자적 신념과 자기 확신이 변화와 적응에 방해가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발견적 설립자의 경우 태동기 산업의 생태계가 잘 확립되도록 타 기업과의 협력과 융화에 적극적이며 개방적 입장을 견지한다고 주장했다. 이것이 사업을 성장시키고 유지시키는 데 필요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렇게 서로 다른 두 성향의 설립자가 어떤 행동과 입장을 취하는지 △비즈니스 모델 변화 △혁신기술 활용 정도 △산업 생태계 형성 노력 △업계 간 집단적 노력 등 4개 차원에서 살펴봤다. 구체적으로 최근 태동되고 있는 미국 항공택시 산업 분야의 4개 신생기업을 대상으로 연구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4개의 신생 기업 중 절반은 혁명적 설립자 기업이고 절반은 발견적 설립자 기업이었다. 혁명적 설립자 기업의 경우 4개 측면에서 모두 큰 변화가 감지되지 않았다. 이 설립자들은 자신이 주도적으로 항공택시 산업의 성격, 구조, 경쟁의 원칙을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항공택시라는 파급력 있는 새로운 산업을 창조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보니 기존 사업 모델에 집착하게 됐고 외부의 변화를 편향적인 내부 시각에만 의존해 인식했다. 반면 발견적 설립자 기업들은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했다. 산업 생태계 조성에 적극적이고 협력적으로 참여함으로써 불확실성에 대응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변화와 수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며 사업을 성장시키는 데 주력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었는가?

이 연구는 단지 태동기 산업의 4개 스타트업을 관찰한 결과라 5년, 10년 후 이들이 어떻게 변해 있을지 단언할 수 없다. 다만 조직의 경직성, 폐쇄성을 경계하고 불확실성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것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어떤 기업이 더 나은 성과를 낼지 가늠할 수는 있다. 설립자 자신이 모든 것을 주도하고 새로이 산업을 재편해야 한다는 강한 믿음, 어떤 어려움과 실패도 두려워하지 않고 이를 이뤄내겠다는 불굴의 의지는 기업가정신이 아니라 독선과 아집일 수 있다. 산업의 흐름을 파악하고 큰 틀에서 주변과 협력해 나가려는 열린 마음이 진정한 기업가정신이다.



필자소개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 유치, 해외 직접 투자 실무 및 IR, 정책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벤처, 해외 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Strategic Management
탐험적이냐 활용적이냐, 혁신 앞의 두 갈래 길

Based on “The Influence of Inbound Open Innovation on Ambidexterity Performance: Does it pay to source knowledge from supply chain stakeholders?”, by Lorenzo Ardito, Antonio M. Petruzzelli, Luca Dezi, Sylvaine Castellano in Journal of Business Research, Forthcoming.


무엇을, 왜 연구했나?

기업이 단기적으로 성과를 창출하고 장기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탐험적 혁신(explorative innovation)과 활용적 혁신(exploitative innovation) 간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탐험적 혁신은 기업이 보유한 기존 지식과 전혀 다른 새로운 지식을 확보하는 것이고 활용적 혁신은 기존 지식을 개선하고 정교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은 활용적 혁신을 통해 기존 제품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탐험적 혁신을 통해 새로운 제품이나 사업을 개척한다.

그러나 기업 내부에서 두 가지 혁신 활동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쉽지 않다. 기술과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는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기업의 자원은 유한하기 때문이다. 여유 자원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 대부분의 기업은 단기적 성과 창출에 적합한 활용적 혁신에 자원을 할당하며 탐험적 혁신은 도외시한다. 이에 기존 연구는 기업의 자원 제약을 극복하는 수단으로 외부 지식 탐색과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실제 외부 지식 탐색을 적극적으로 하는 기업일수록 탐험적 혁신을 더 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외부 지식 원천 탐색이 단순히 탐험적 혁신을 촉진하는 것 이상으로 탐험적 혁신과 활용적 혁신 간의 균형을 이루는 데도 도움이 되는지는 연구되지 않았다. 특히 다양한 외부 지식 원천 중 어느 것이 기업의 균형적인 혁신 활동에 더 많은 기여를 하는지 분명한 결론을 내리고 있지 못하다. 이런 배경에서 본 연구는 2008년에서 2010년까지 이탈리아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술혁신 설문(Community Innovation Survey, CIS) 자료를 바탕으로 기업의 주요 외부 지식 원천인 공급자, 고객, 경쟁사 중 어느 것이 탐험적 혁신과 활용적 혁신의 균형을 이루는 데 좀 더 도움이 되는지 실증적으로 살펴봤다.



무엇을 발견했나?

본 연구는 공급자, 고객, 경쟁사와 같이 공급사슬 측면의 이해관계자를 주요 외부 지식 원천으로 고려했다. 공급자와 고객은 기업의 사업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집단이다. 경쟁사의 경우 직접적인 이해관계는 없지만 기업의 공급자 및 고객과의 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연구 결과, 공급자/고객/경쟁사로부터 지식을 탐색하고 확보하는 활동은 기업으로 하여금 탐험적 혁신과 활용적 혁신 중 한 곳에 함몰되지 않고 두 가지 혁신을 균형 있게 추구하는 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급자-고객-경쟁사의 순서로 영향력이 컸다.

이 세 가지 외부 지식 원천이 기업의 혁신 활동에 중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공급자가 개발한 혁신적인 부품이나 제품 또는 공정 기술은 기업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준다(i.e. 탐험적 혁신). 동시에 공급자는 기존 제품의 원가 절감 및 품질 향상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i.e. 활용적 혁신).

둘째, 기업은 고객 트렌드 변화를 면밀히 분석함으로써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신제품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어 탐험적 혁신을 촉진할 수 있다. 또한 고객이 기존 제품에 갖고 있는 불만을 분석하고 이해함으로써 기존 제품을 개선하는 점진적 혁신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경쟁사는 기존 제품의 품질 개선이나 원가 절감 등 점진적 혁신을 촉발하지만 탐험적 혁신의 시발점이 되기도 한다. 기업은 경쟁사를 관찰함으로써 시장에서는 요구되나 자사가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공백을 발견할 수 있으며 경쟁사를 통해 시장 및 기술 환경 변화를 감지할 수도 있다. 이는 새로운 지식 확보를 위한 탐험적 혁신의 계기가 되며 새로운 지식의 위험을 경쟁사가 대신 검증해준 것이기 때문에 이를 조직 내부로 빠르게 흡수할 수 있게 된다. 즉, 경쟁사에 대한 모니터링은 탐험적 혁신에 투입되는 비용을 줄여준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앞서 살펴본 것처럼 가치사슬상의 주요 이해관계자인 공급자, 고객, 경쟁사는 기업의 탐험적 혁신과 활용적 혁신 모두를 촉진하는 지식 제공자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경영자는 이들로부터 혁신에 필요한 지식을 얻는 데 상당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조직이 충분한 자원을 갖고 있지 않아 외부 지식 탐색을 광범위하게 수행하기 어렵다면 균형적인 혁신 활동에 가장 도움이 되는 공급자-고객-경쟁사의 순서로 외부 지식 탐색을 실시해야 함을 본 연구는 시사한다.

필자소개 강신형 충남대 경영학부 조교수 sh.kang@cnu.ac.kr
필자는 KAIST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경영공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LG전자 본사 전략기획팀에서 신사업기획, M&A, J/V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에서도 근무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경영 혁신으로 개방형 혁신, 기업벤처캐피털(CVC) 등과 관련한 논문을 발표했다. 현재 충남대 경영학부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Political Science
해외 진출 앞둔 기업들, 선거제도 영향력 고려를


Based on “Electoral systems and the economy: a firm-level analysis.” by Isa Camyar and Bahar Ulupinar in Constitutional Political Economy(2019) Vol. 30, pp.1-30.


무엇을, 왜 연구했나?
보통 선거제도는 정치가들에게만 중요한 것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많은 학자는 선거제도가 국민 경제생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예를 들어, 비례대표제는 상대다수제보다 합의주의 정신에 더욱 기반을 두고 제도가 설계됐기에 비례대표제하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는 사회 내 이익집단들의 영향력이 더 클 수 있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큰 이익집단은 바로 기업이므로 ‘비례대표제하에서 기업의 자율성이 더욱 크다’라는 논리가 도출되기도 한다.

캠야르와 울루피나르(Isa Camyar and Bahar Ulupinar) 두 저자들은 ‘선거제도가 한 국가 내에서 경제적으로 전혀 문제가 안 되는가?’라는 의문을 갖고 기존 연구들과 다른 접근을 시도한다. 이 연구는 기업을 하나의 행위자로 보지 않고, 여러 이해관계자로 이뤄진 하나의 합성물로 인식한다. 기업은 경영자, 투자자, 고용된 노동자, 고용되지 않은 노동자(비정규직)로 구성되고, 각각 이익 분배의 차이로 인해 기업지배구조 체제에 대한 선호가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이 논문은 기업지배구조 형성과 관련한 핵심 규제로 금융과 노동시장 규제를 설정한다. 금융시장 규제는 투자자 보호와 기업 통제력을 통한 이익 추구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노동시장 규제는 고용 보호(일자리 보호)의 강도를 의미한다. 선거제도는 이해관계자의 선호가 정치적 과정에 어떻게 반영되고, 그 결과로 기업지배구조에 누구의 선호가 더 잘 반영되게 하는지 결정한다. 예를 들어, 배당으로 살아가는 투자자는 강한 투자자 보호와 약한 고용 보호를 선호한다. 기업가들은 약한 투자자 보호와 약한 고용 보호를 좋아한다. 고용된 노동자들은 강한 고용 보호와 강한 투자자 보호를 선호한다. 고용되지 않은 노동자들은 약한 고용 보호와 강한 투자자 보호를 좋아한다.

저자들은 21개 선진 산업국가에서 1989년부터 2007년까지 1만4324개 기업의 패널 연구를 통해 개별 기업 차원에서 선거제도의 영향력을 입증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저자들은 개별 회사 경영 차원에서 선거제도가 매우 강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했다. 우선, 여러 이해당사자 중에서 기업가와 고용된 노동자들이 투자자와 고용되지 않은 노동자들에 비해 더 잘 대변되고 있음을 발견했다. 다음으로 이 연구는 비례대표제보다 단순 다수제하에서 기업 활동이 더 유리하다는 결과를 보여준다.

기업가와 고용된 노동자들은 투자자와 비고용 노동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동질적이다. 투자자와 비고용 노동자들은 모두 강한 투자자 보호와 약한 고용 보호를 선호한다. 이해관계가 유사하다. 하지만 투자자와 비고용 노동자들은 공통 이익이 크지 않고, 이데올로기적 유대가 약하며, 기업가와 고용된 노동자들 간의 관계보다는 이질적이다. 따라서 각 선거제도하에서 기업가와 고용된 노동자들의 선호가 더 잘 반영된다.

선거제도별로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정당들의 유인도 다르다. 비례대표제하에서는 정당들은 기업가와 고용된 노동자들에게 지지를 받아 선거에 임할 수 있다. 기업을 대변하거나, 노동자들을 대표하거나 등 상대적으로 동질적인 이 두 집단의 지지를 기본으로 한다. 하지만 단순 다수제하에서는 정당들이 한 선거구 내에서 다수의 표를 획득해야 하기 때문에 선거구 내의 이질적인 그룹들을 전부 포괄하려고 시도한다. 특히 정당 간 경쟁이 심한 지역구에서는 투자자와 비고용 된 노동자들 같은 (비례대표제하에서는 소외된) 그룹들에게도 어필해야 하는 유인이 커진다. 실제 분석 결과, 90년대 OECD 국가들 중에서 다수제 국가 중에서 45개국이 더 높은 투자자 보호제도를, 21개국이 더 낮은 고용보호제도를 채택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선거제도는 경제적 이해관계자들의 선호 반영과 정당 활동 행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 기업들은 세계로 진출해 많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기업 활동을 하고 있다. 기업은 일상적으로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국가들에서 규제의 방향성을 예측하고, 기업 활동의 구조적 조건을 파악하는 데 있어서 선거제도의 효과와 영향력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경제정책과 규제의 변화가 예견되는 국가에서는 경제적 이해관계자들의 분포와 선거제도의 조건을 함께 고려해서 변화의 방향을 유추해야 한다.


필자소개 이성우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 unipeace@snu.ac.kr
필자는 고려대 영문학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고려대 평화와 민주주의연구소 연구 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주 연구 분야는 비교정치경제, 한국 정치, 전환기 정의 등이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94호 The Centennial Strategy 2020년 4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