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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Sloan Management Review

공식 커뮤니케이션에 장점이 많은 까닭

안티 텐히알라(Antti Tenhiälä),파브리치오 살바도르(Fabrizio Salvador) | 262호 (2018년 1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많은 조직이 빠르고 유연한 비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 채널에 의존하곤 한다. 하지만 때때로 e메일이나 메신저와 같은 비공식 커뮤니케이션 채널들이 조직을 오류와 비효율에 빠뜨린다. 도리어 구시대적인 것 같은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 프로토콜이 올바른 시점에 제대로 된 이해관계자들과 대화하도록 도와주며 구체적으로 담당자를 명시해 조직원들의 책임감을 높여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편집자주
이 글은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18년 가을 호에 실린 ‘When Communication Should Be Formal’을 번역한 것입니다.


비공식성은 현대의 조직사회에서 일상이 됐다. 임원들은 물론 전 직원을 이름으로 부르는 일은 이제 비즈니스 캐주얼이나 수평적 조직구조, 자기조직화(self-organization, 시스템이 상호작용과 학습을 통해 스스로 조직을 개편하고 질서를 잡는 것)만큼이나 흔한 광경이 됐다.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또한 점점 더 비공식적인 방향으로 진화해 왔다. 사람들은 격식을 뺀 업무 방식으로 속도와 유연성을 높인다. 직장에서도 e메일과 스카이프, 슬랙(Slack, 협업을 위한 채팅 앱), 야머(Yammer, 트위터와 비슷한 기업용 SNS) 같은 것들을 사용한다.



면대면 회의나 화상회의처럼 공식적이고 프로토콜을 기초로 진행되는 커뮤니케이션은 점점 더 구시대적이고 관료주의적이며 시간만 잡아먹는 존재로 여겨진다. 여러 사업부 리더가 함께 모여 미리 정한 표준 안건들을 가지고 문제를 검토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그런 자리들 말이다.

비공식성이 일상적인 조직 활동을 더 부드럽게 만든다는 점은 확실하다. 뚜렷한 목적도 없이 진행되는 불필요한 회의들은 직장을 병들게 할 수 있다. 하지만 항공 업계나 군대 같은 사회에서 공식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갖는 가치를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임무 달성이 중대한 그런 상황에서는 커뮤니케이션의 시점, 내용, 참여자들에 관한 프로토콜이 명료성과 투명성, 책임감을 높이기 때문이다.

필자들은 그런 커뮤니케이션 모델들에 착안해 하이테크 장비 제조사들을 연구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장비 제조사들의 경우 작업을 완수하는 데 정확성과 부서 간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우리의 연구 데이터는 비공식적 커뮤니케이션이 때때로 부정확하고 불규칙한 경우가 많아서 지나치게 의존하면 도리어 업무 성과를 저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더불어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에는 어떤 회사도 간과할 수 없는 구체적이고 중대한 장점들이 있음을 제시한다.

필자들은 지난 2년간 73개 제조 현장에서 맞춤형 산업용 기계와 장비를 주문 제작하는 163개
생산 공정들을 연구했다. 그 과정에서 일상적으로 활용되는 비공식 커뮤니케이션(e메일과 전화 등)과 표준 안건을 가지고 지정된 참석자들로 진행되는 정기회의(보통은 주간 회의)에 대해 분석했다. 본 연구에서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판단하는 주요 척도로는 하이테크 장비 산업에서 중요한 성과지표이기도 한 ‘적시 납품률(on-time delivery)’을 이용했다.

그 결과 프로토콜 기반의 정기회의를 활용한 프로세스가 비공식 커뮤니케이션에만 의존하는 프로세스보다 지속적으로 더 나은 성과를 보임이 확인됐다. 공식적 커뮤니케이션 프로토콜은 실제로 적시 납품률을 평균 5∼8%포인트 상승시켰고, 그 결과 연구 대상 기업들에 상당한 가치를 창출했다. (본 연구의 방법론 및 결과에 대한 세부 내용은 ‘연구 내용’ 참고.)


DBR mini box: 연구 내용
본 아티클은 유럽, 아시아, 북미 지역의 18개 국가에서 하이테크 장비 제조사들을 대상으로 2년간 수행한 연구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작성했다. 필자들은 이들 기업에서 영업, 상품 디자인, 개발, 생산, 구매를 담당하는 관리자들을 통해 공식 커뮤니케이션과 비공식 커뮤니케이션의 특징들을 분석했다. 해당 기업들은 산업용 크레인, 특수 엘리베이터, 공장 자동화 시스템, 무기 및 화재 진압 시스템, 그 밖의 하이테크 장비와 기계들을 생산하고 있었다. 이런 업종에서 전개되는 업무 커뮤니케이션은 주문한 상품의 사양이나 납기일과 관련된 고객의 주문 변경, 상품 디자인의 기술적 수정, 제품 생산과 관련된 자원 가용성 문제, 공급업체의 상품 배송과 물류 작업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필자들은 이런 업무들의 성과를 측정하는 주요 지표로 적시 납품률을 사용했다. 2차 지표로는 고객이 처음 요청한 납기일에 대한 약속 이행률과 주문 이행 속도 등이 포함됐다. 이런 지표들로 공식 커뮤니케이션과 비공식 커뮤니케이션의 효과를 비교하기 위해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요인들은 통계적으로 통제했다. 그런 통제 요인에는 원재료의 납품 지연, 내부 퀄러티 이슈, 기계 고장, 고객들로 인해 발생하는 업무 지연 등이 포함됐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제품 사양에 대한 변경 요청을 처리하는 데 공식적인 회의 프로토콜을 활용하면(비공식 커뮤니케이션만 활용하지 않고) 적시 납품률이 평균 5%p 상승했다. 커뮤니케이션 내용이 고객이 요청한 납품일 변경 문제인 경우에는 공식적 프로토콜을 활용했을 때 적시 납품률이 평균 8%p 높아졌다. 공식 커뮤니케이션의 장점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했으며 1차 평가 지표와 2차 평가 지표 간에도 유의성이 나타났다.


공식성의 가치 파악하기
본 연구에 포함된 조직 중 공식적인 회의 프로토콜을 주로 사용하는 곳은 45%밖에 없었다. 가장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은 e메일(전체 조직 중 71%)로 밝혀졌다. 인터뷰에서 만난 관리자들은 속도와 유연성이라는 장점 때문에 주로 e메일을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그리고 정기회의는 직원들의 반감 때문에 되도록 피한다고 말했다.

비공식 커뮤니케이션 채널들은 실제로 속도와 유연성 면에서 공식 커뮤니케이션 채널들보다 훨씬 우월하다. 또 당면한 문제가 상당히 새롭거나 복잡해서 빠르게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 유리할 때는 더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매일매일의 업무에 치이다 보면 해결할 과제가 실제보다 더 새롭고 복잡하게 보일 수 있다. 게다가 비공식 커뮤니케이션을 주로 활용하면 잘못된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거나(아마도 원할 때 담당자가 없어서), 부정확하고 불완전한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그때그때 일어나는 다른 중요한 일들을 처리하느라 집중력을 잃을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비공식 커뮤니케이션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일이 지연되거나, 일을 다시 하거나, 계약상 불이익을 얻거나, 값비싼 대가를 치르거나, 고객을 실망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본 연구를 진행하면서 급하게 업무 요청을 했지만 이해관계자들이 바로 대응하지 않아서 아주 중대한 내용인데도 허공에 떠 있거나 아예 잊히는 경우를 많이 목격했다. 또 직원들이 의사결정에 대한 지침을 요청했으나 관련 메시지가 조직 안에서 이리저리 튕겨 다니다 결국은 명확한 답이나 적절한 의견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실무자 마음대로 처리하는 경우도 있었다.

반대로 공식적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프로토콜에 정해진 내용에 따라 관련된 모든 이해관계자가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물론 프로토콜을 확립하는 데는 노력이 따른다. 게다가 형식을 따르는 것은 고역이고 관성일 뿐이라는 통념도 극복해야 한다. 그러나 커뮤니케이션 오류에 값비싼 대가가 따르는 상황이라면 공식 프로토콜이 신뢰의 기반이 될 수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사람들이 올바른 시점에 올바른 이해관계자들과 교류할 수 있다.
● 메시지를 완전한 형태로 표준화하고 후속 조치들에 대한 표준 절차를 제시한다.
● 책임자들이 구체적으로 명시되므로 맡은 임무에 대한 책임감이 높아진다.
● 이전에 발생한 상호작용과 회의들을 통해 학습이 일어나고 그 내용이 누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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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 업계도 이런 학습 과정을 거치고 있다. 미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의료서비스 승인 기관인 조인트커미션(Joint Commission)에 따르면 중대한 의료 과실 중 최대 80%가 의료진 간의 커뮤니케이션 오류로 인해 발생한다. 가령 중환자실과 수술실 간의 환자 인수인계(handoff) 작업은 여러 분야의 의료진이 함께하는 회의들을 통해 이뤄지는데 이런 회의에서는 정확한 정보 교환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병원이 커뮤니케이션 개선을 위해 애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표준화된 프로토콜은 환자 인수인계 같은 상황에서 특히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됐다. 펜실베이니아대 헬스시스템(University of Pennsylvania Health System) 같은 선도적 의료기관들은 이런 협진 과정에 대한 단계별 표준 프로토콜을 개발했다. 이 프로토콜에는 회의마다 어떤 내용들을 다뤄야 하고, 누가 참석해야 하며, 전달된 정보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지는지 등이 명시돼 있다.

커뮤니케이션 프로토콜 설계하기
그렇다고 아주 가끔 일어나는 일을 위해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 프로토콜을 개발할 필요는 없다. 그런 경우에는 비공식 채널로 소통해도 충분하다. 예를 들어 구매부 직원이 마케팅 전문가를 필요로 할 때(본 연구에서 이런 경우는 거의 없었지만) 적절한 담당자를 찾고 연락하는 데 기업용 소셜네트워크를 사용하는 일은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어쩌다 한 번 벌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공식 프로토콜을 구축하는 건 시간 낭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흔히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서는 공식 커뮤니케이션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공급업체에서 선적한 물품의 배송이 늦어진다는 소식을 구매부에서 접했을 때(본 연구에서 자주 목격됐던 상황), 공식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하면 이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상품 제작 기획자와 영업사원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 그래야 상품 제작 기획자들이 지연된 제품 대신 다른 주문 상품들을 더 빨리 처리할 수 있고(그러면 배송 지연으로 문제가 된 상품을 나중에 처리할 수 있으므로) 영업사원들은 고객사들에 연락해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

같은 문제가 자주 발생하면 조직은 어떤 상황에서 누구에게 연락을 취해야 할지 습득하게 된다. 이런 내용이 바로 프로토콜로 명문화할 교훈이다. 또한 조직은 어떤 유형의 실수와 커뮤니케이션 오류가 자주 발생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런 다음 프로토콜을 잘 설계해서 그런 난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이미 반복적으로 수행되는 일을 위해 굳이 프로토콜을 만들어야 할까? 우리는 다시 한번 헬스케어 산업에서 이에 대한 좋은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아이오와대학병원(University of Iowa Hospital and Clinics)의 경우를 살펴보자. 이 병원은 응급실과 수술실 간의 환자 인수인계 작업을 표준화하기 위해 협진 커뮤니케이션 프로토콜을 새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 프로토콜로 환자 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면서도 리드타임(lead time, 소요되는 시간)은 크게 단축했다. 새로운 프로토콜 개발에 참여한 의사들은 이런 말로 결론을 내렸다. “계획을 세우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일상적으로 하는 일들이 특히 더 그렇죠. 그런 일들은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기에 너무 하찮고 평범해 보이지만 정작 나중에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하고 종종 아쉬워하게 되죠.”

일이 끝난 후에서야 깨닫게 되는 그런 생각들이 커뮤니케이션 프로토콜을 개발하는 데는 아주 값진 요소가 된다. 또한 협력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프로토콜을 함께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인들이 각자 자신의 방식대로 커뮤니케이션 형식을 개발한다고 할 때 ‘최선의 방식’에 대한 가정 자체가 서로 제각각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서로 다른 기대와 어긋나는 노력들로 가득한 난처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

거부감 해소하기
사람들로 하여금 공식 커뮤니케이션 프로토콜을 개발하고 전념하게 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결국,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들의 언어로 메시지를 만들고, 언제든 자신이 원하는 시점에, 본인이 생각했을 때 담당자라고 판단한 사람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공식성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해결하는 일은 변화에 동참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공식 커뮤니케이션이 올바른 정보 공유 방식으로 수용되는 군대나 헬스케어 업계의 모범사례를 공유하는 것도 조직에 따라 효과적일 수 있다. 또 아주 다양한 분야에서 입증된 성공적 방식으로 애자일 방법론이 있다. 이 전략은 원래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시작됐는데 이후 긴 여정을 거쳐 금융업부터 기업의 이사회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현대적인 형태로 활용되고 있다. 애자일 방식이 자기조직화를 강조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중심에는 팀 회의에 활용되는 ‘스크럼’이라는 엄격한 커뮤니케이션 프로토콜이 존재한다.

스크럼의 형식은 언제나 동일하다(한 공간에서 일하는 팀, 혹은 팀원들이 자리에 앉지 않고 서서 진행하는 게 특징). 회의 참석자와 시간적 제약들(언제, 얼마나 오래, 얼마나 자주)이 사전에 정해져 있으며 회의 안건도 다음 세 질문으로 제한한다. 지난번 회의 이후 각자의 업무 진척 사항은? 지금부터 할 일은? 각자 겪고 있는 가장 어려운 문제는? 스크럼이라는 형식이 어떤 조직에나 통하는 완벽한 공식 커뮤니케이션 프로토콜은 아닐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크럼은 구시대적이고 관료적으로 인식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이골이 난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

공식성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주장이 있다. 자주 일어나는 일들도 그 나름의 특수성 때문에 비공식적인, 그때그때에 맞는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자본재(capital goods) 1 생산 회사들은 고객이 중간에 주문 내용을 변경하는 상황을 자주 접한다. 이럴 때 영업사원들은 보통 고객은 소중하므로 변경 요청 사항에 빠르고 개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공식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활용하면 빠른 대응이 불가능해 보일 수도 있다.

단, 비공식 커뮤니케이션을 이용하면 담당자들이 빨리 주목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빨리 눈을 돌리는 경향이 있다. 커뮤니케이션 시점에 필요한 정보가 전부 확보되지 않거나 담당자들이 대화 내용을 잊으면 오해나 실수가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고객 불만과 배송 지연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문 변경 내용을 업체가 빠르게 승인하면 고객은 즉각적으로 만족감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상품 생산에 관여한 모든 담당자와 변경 사항을 협의하지 않는다거나 변경 사항을 반영하기 위한 충분한 후속 조치들이 취해지지 않아 납기일이 늦어지고 이 사실을 고객이 알게 되면 애초에 느낀 만족감은 반감될 뿐이다.

과거에 벌어졌던 커뮤니케이션 오류와 그로 인한 배송 지연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제시하면 공식 커뮤니케이션 프로토콜에 대한 저항감을 완화할 수 있다. 본 연구에 따르면 식스시그마(Six sigma) 2 등을 통해 체계적으로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조직들 사이에서 공식 커뮤니케이션이 더 많이 활용됐다. 인터뷰에 참여한 조직 관리자들은 데이터 중심의 문제 해결이 제공하는 여러 장점 중 하나로 단순한 사실 하나를 강조했는데 그건 구체적인 숫자가 가진 강력한 설득력이었다.


예를 들어, 연구에 포함됐던 한 로봇 제조사에서 사용하는 프로세스는 배송과 관련해 만족스럽지 못한 성과를 보이고 있었다. 회사 직원들 대부분이 그런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하려고 애썼음에도 불구하고 그 초점은 커뮤니케이션 결함에 맞춰져 있지 않았다. 그러다 상품 납기일을 자주 어기게 되는 원인이 다른 무엇보다 (심지어 장비 고장이나 부품 배송 지연 같은 외부 요인보다) 제품 사양 변경으로 인한 내부 혼란에 있다는 사실이 구체적인 숫자로 확인되면서 문제 해결의 초점이 비로소 바뀌었다. 물론 이 같은 분석 하나가 공식 커뮤니케이션의 효과를 입증하기에 불충분하지만 변화의 필요성을 시사하기엔 충분하다.

일단 공식 프로토콜을 시범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하면 이후 비교 분석 결과들이 나와 프로토콜을 더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을 수 있다. 산업용 냉장 시스템을 제조하는 한 회사도 그런 분석을 했다. 그 결과 고객이 주문 내용을 변경했을 때 생산 기획자와 영업 담당자가 주간 회의 대신 e메일로 관련 내용을 논의하면 납기 문제가 2배나 더 많이 발생한다(그리고 평균 생산비도 2배나 더 증가하는)는 사실이 드러났다. 명확한 숫자를 들이밀면 가장 심하게 거부감을 보이던 영업사원들조차 단지 편의성 때문에 e메일을 두둔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공식성, 전진 앞으로!
본 연구의 목적이 조직들로 하여금 모든 프로세스를 세 차례씩 문서로 남기던 시대로 돌아가라거나 단지 통일성을 위해 무의미한 일들로 사서 고생하게 만들려는 것은 아니다. 필자들의 목표는 연구 결과를 근거로 비공식 커뮤니케이션에 한계가 있고, 따라서 최선의 방식이라고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는 점을 지적하려는 것이다. 항공, 군대, 헬스케어 업계에서 얻은 교훈들을 고려했을 때 공식적 커뮤니케이션(조직의 위계 같은)은 일상적인 조직 운영에 있어서도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미래 지향적인 기업들이 절대 무시하면 안 될 강력한 경쟁우위를 갖고 있다.

번역 |김성아 dazzlingkim@gmail.com

필자소개 안티 텐히알라 · 파브리치오 살바도르
안티 텐히알라(Antti Tenhiälä)는 IE 경영대학원의 오퍼레이션 관리 부교수다.
파브리치오 살바도르(Fabrizio Salvador)는 같은 IE 경영대학원의 오퍼레이션 관리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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