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4. 애자일과 성과관리 방법론

성장 마인드셋·상시 피드백 중시하는
애자일이 포스트 성과주의의 중심

259호 (2018년 10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오랫동안 경영은 자원을 통제하고 효율화, 표준화하는 테일러식의 합리주의 경영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러나 갈수록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시장 환경은 더 이상 통제중심적인 경영이 최선이 아니라고 말한다. 인사 관리 역시 마찬가지다. 가시적인 혁신과 성과를 이루는 기업은 기존의 ‘기계적’ 성과주의를 넘어 인간의 심리적 맥락을 고려한 ‘포스트 성과주의’를 꾀하고 실천하고 있다. 한편 동시기에 발전된 애자일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론은 새로운 성과 관리를 꾀하는 기업과 인사전문가들에게 많은 영감과 아이디어를 줬다. 애자일은 단순히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론을 넘어 포스트 성과주의를 실천하는 독립적인 성과 관리·조직운영 ‘방법론’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테일러식 합리주의 경영 모델이 20세기의 영광을 뒤로한 채 그 수명이 거의 다했다는 것을 사실 대다수의 경영자가 체감하고 있다. 현대 경영은 고전경제학의 ‘호모 이코노미쿠스’를 기업의 기수로 삼고자 정교한 시스템을 개발·적용해 왔지만 최근 들어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성과 관리 영역도 마찬가지다. 기업은 그간 목표를 수립하고, 직원이 해야 할 행동을 정의하고, 사전 규정된 프로토콜에 따라 직원의 성과를 예측하고 계량해 점수화 혹은 등급화하고자 했다. 그리고 그 결과를 통계·수학적 정규분포 곡선에 적용 및 분류해 구성원의 보상과 승진 등에 반영했다. 테일러식 합리주의가 주창했던 계량, 예측, 경쟁, 효율이라는 키워드는 꽤 오랜 기간 우리의 비즈니스 상식으로 통용됐다.

하지만 이런 합리성을 바탕으로 한 현재의 기업 성과 관리 체계는 업무 현장에서 벌어지는 다양하고 가변적인 ‘맥락’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 근본적인 이유는 이 철학이 조직 구성원의 동기부여 수준에 영향을 끼치는 심리적인 요소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경영 활동이 조직 간 조직 내 인간의 상호 교류, 교감 속에 이뤄짐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감정’을 배제한 채 내려진 의사 결정이 실체적으로 작동할 것이라는 믿음은 합리주의의 허상(虛像)이 아니었을까 싶다.

더 큰 문제는 기업 경영자와 HR 전문가들은 이미 이 같은 이슈를 인식하고 있음에도 대다수가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그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꽤 오래전부터 전문가들은 전통적 성과주의의 오류를 외쳤다. 또 기업 역시 끊임없이 제도를 개선하고 나름의 대안을 찾아왔다. 다만 그런 노력의 대부분은 여전히 과거의 경직된 틀에 갇혀 있다. 매우 협소하거나, 부분적이거나, 그래서 변죽만 울리고 마는 경우가 많다. 심하게는 ‘왜 성과 관리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본질을 잃어버린 채 더욱 복잡하고 기형적인 성과 관리 시스템을 생산하기도 한다.

한국 사회에서 이 같은 문제는 조금 더 복잡하게 얽혀 있다. 대다수 기업, 구성원의 무의식에는 ‘성과 관리 시스템’ 자체가 여전히 ‘외부로부터 주입된 낯선 것’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멀게는 동양 유교문화 전통, 가깝게는 일본식 연공서열 중심 경영에 물든 수직적 관료주의, 재벌 기업 중심 오너 경영, 군대식 상명하복 조직문화가 여전히 팽배하다. 이런 기업 문화적 특수성은 오랫동안 기업이 성과주의를 받아들이려 노력한 것과는 별개로 제도의 안정화를 방해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DBR mini box I: 합리주의 성과 관리의 실패: 인식과 의견 - 메타분석

● “오직 6%만이 현 성과 관리 체계가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Deloitte. “Global Human Capital Trends 2014: Engaging the 21st century workforce,” 2014.)

● “우리 회사의 성과 관리 체계를 신뢰하지 않는다” (World at Work & Sibson Consulting, global 기업 HR 임원 750명 중 58% 평점 C 이하, 30%만 신뢰응답)

● 직원 성과평가는 회사 생활의 불합리성을 상징한다. 매니저와 직원들 모두 성과 관리가 시간소모적이고, 지나치게 주관적이며, 의욕을 저하시켜 궁극적으로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는 경우가 많다. (“ahead of curve the future of performance management”, Mckinsey Quately 2016)

● 미국 기업들이 동기부여를 상실한 직원들로 인해 잃는 생산성은 매년
4500억 달러에서 55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성과 관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Gallup. “State of the American Workplace Report, 2013, 70% of U.S. Workers Not Engaged at Work”)

● 전형적인 연간/반기 성과평가 시스템은 비즈니스의 역동성과 실질적인 변화의 흐름을 감지해 반영하기에 매우 부족하다. (Forrester. “Disrupt the Employee Performance Process to Align with Business and Customer Outcomes, Paul D. Hamerman and Claire Schooley, July 2, 2014)

● 현재의 평가 시스템은 그 공정성/정확성 여부를 떠나 평가자, 피평가자, 운영주체(HR) 모두에게 너무 복잡하고 난해하다. 낭비되는 시간이 너무 많다. (Marcus Buckingham&Ashley Goodal, Reinventing Performance Management, HBR 2015)


포스트 성과주의 철학(Post Meritocracy)의맥락(Context)
1. 섣부른 도입과 실패 경험
한편 VUCA(Volatility, Uncertainty, Comlexity, Ambiguity) 1 시대에서 살아남고 나아가 혁신을 창출, 선도하고 있는 몇몇 기업(그중에서도 실리콘밸리의 IT 기업)들의 독창적인 성과 관리 방법이 회자되기 시작했다. 그들은 ‘성과에 따른 인사 관리’라는 전통적 성과주의의 기본 전제에는 동의하면서도 이를 추구하기 위한 세부 철학, 방법에 대해선 과감히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 필자는 이런 움직임과 일맥상통하는 새로운 성과 관리 철학을 ‘포스트 성과주의(Post Meritocracy)’로 통칭해 기술하고자 한다. 포스트 성과주의, 그 방법론에 대한 세부 내용을 이야기함에 앞서 무엇보다 선행돼야 할 것은 그 ‘맥락’이다.

대기업 P사, K사 등을 필두로 많은 기업은 수년 전 최신 성과주의 트렌드를 반영하겠다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포스트 성과주의의 핵심 중 하나인 ‘상시 성과 관리’를 도입한 적이 있다. 필자 역시 조직·인사 컨설턴트로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기업들은 현재의 평가 체계와 방식을 유지한 채로 평가주기를 1년에서 분기, 심하게는 월 단위로 앞당겼다. 하지만 그 결과 평가자는 과도한 평가 부담에 허덕였고 피평가자 역시 제대로 공감할 수 없는 주입된 성과 프레임에 갖혀 고통받았다. 그들은 얼마 못 가 이전 방식으로 회귀했다. 피상적인 도입이 상시 성과 관리에 대한 회의론만 키운 것이다. 더 나아가 이들 기업은 포스트 성과주의가 우리 기업 환경에 맞지 않다고 결론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국내 대기업과 유명 HR 컨설팅사를 중심으로 한때 시도됐거나 여전히 시도되고 있는 포스트 성과주의는 겉으로는 그럴듯해 보인다. 단적으로, 성과 주기 및 피드백 루프의 단축, ‘논의’와 ‘협의’ 중심의 평가 프로세스 등은 실리콘밸리의 글로벌 기업들이 가진 특성을 뽑아내어 벤치마킹한 것이다. 분명히 어느 정도의 운영 가능성을 고려해 적용한 체계일 테다. 그런데 왜 한국 기업에서는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업들은 상시 성과 관리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조직 구성원 간의 커뮤니케이션, 피드백 방식, 실질적인 성과에 대한 면밀한 재분류와 재정의, 성과 측적 및 평가 방식에 대한 혁신적 효율화 등에 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고민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여전히 논리와 형식에 천착한 합리주의 접근을 고수한 채 포스트 성과주의 패러다임의 근간인 인간의 비합리적 행동과 심리적 요인을 간과하고 말았다.

2. 시스템 오류: 시계의 비유
성과주의와 서구식 경영방식을 어떤 식으로든 도입한 기업과 실무자들, 그리고 HR 컨설턴트들이 자주 범하는 사고의 오류가 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먼저 ‘체계(System)’라는 개념을 이야기해야 한다. 사회과학에서는 시스템이란 개념을 종종 시계에 비유한다. 각 부품은 단순한 고철덩어리일 뿐이지만 그것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조립하면 시계라는 전혀 다른 성격과 기능을 가진 유기체가 된다.

시계를 분해하고서 그것을 단순히 늘어놓거나 되는 대로 합친다고 해서 시계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방식은 그렇다. 현재 이뤄지고 있는 성과 평가를 생각해보자. 기업을 분해해 가치를 추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많은 평가항목을 분절해 기술한다. 그리고 세부 항목별로 점수를 계량한다. 이것을 다시 합산하고 평균한다. 예컨대 내가 한 행위는 책임감과 열정과 성실함과 자기주도성과 모호한 효과성, 조직 기여도 등에 분산돼 각각의 점수를 받고 그 점수를 산술한 것이 나의 평가 결과가 된다. 그 결과가 과연 그 기업과 구성원의 성과 혹은 역량을 대표할 수 있을까? 이것이 과연 적절한 평가 ‘시스템’ 이라 할 수 있는 것일까?

우리는 분해하고, 분석하고, 정의하는 데 익숙하다. 하지만 이를 다시 조직의 맥락과 심리적 환경, 메커니즘을 반영해 유기적으로 구성해 조직의 실질적인 현재와 미래를 실체화하는 것에는 미숙하다. 그도 그럴 것이 시계는 물리적인 것이라 분해의 역순으로 조립 가능한 저차원 시스템이지만 조직은 인간의 측정 불가능하고 불확실한 행동과 심리가 결부된 고차원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포스트 성과주의는 바로 이 지점을 매우 진지하게 성찰하고, 이에 대한 현실적인(그러나 아직은 초보적인) 대안을 찾음으로써 비로소 시작된다.

포스트 성과주의는 지금까지의 접근방식이 ‘적절한 시계 분해 방법’은 될 수 있어도 ‘적절한 시계 조립 방법’이 될 수 없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조직이라는 시계 조립의 핵심이 되는 맥락적 요인, 즉 구성원의 내재적 동기부여와 연계된 복합적인 심리적 요인의 반영을 시도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DBR mini box II: 포스트 성과주의와 행동경제학적 인사이트 i
포스트 성과주의는 행동경제학과 인지심리학의 발전에 영향을 받았다. 성과 관리를 포괄한 HR의 큰 틀에서 보면 ‘관리 중심 HR’이 아닌 ‘실증 기반의 HR’에 속한 철학이다. 이를 주도하는 전문가, 경영자 그룹은 HR이 ‘Behavioral Insights Movement’의 핵심 2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원칙 1] HR 실무, 정책, 프로그램은 우리가 인간 심리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하는 바를 반영해 설계돼야 한다.
“이 간단한 아이디어는 노벨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과 그의 동료들, 후대 연구진이 지난 40여 년간 인간 심리와 행동에 대해 이룬 혁신적 이해 덕분에 비로소 하나의 패러다임(Paradigm)으로서의 힘을 갖게 됐다.”

[원칙 2] HR 실무는 모든 비즈니스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시험 및 검증돼야 한다.
“인지심리학과 행동경제학의 주요 연구는 특정 방안의 현실적 효과성 역시 상황과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밝혔다. 따라서 가능할 때마다 HR 실무자들은 무선통제시험(혹은 A/B 테스트) 방식(무작위로 선택된 집단에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그 결과를 통제군과 비교하는 방법)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


애자일 성과 관리(Agile Performance Management) 방법론
1. 포스트 성과주의의 실천: 애자일 인사 관리
포스트 성과주의 철학에 기술적 아이디어와 가설을 결합해 구체화한 방법론 중 하나가 ‘애자일 성과 관리(Agile Performance Management)’다. 2017년 딜로이트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업체 임원의 약 79%가 애자일 성과 관리를 조직 차원의 최우선 순위로 삼았을 정도로 이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



애자일 성과 관리는 소프트웨어 개발 영역의 애자일 방법론에서 비롯됐다. 애자일 방법론은 시장 변화가 매우 빠른 IT 시장에서 변화에 유연하고 적응적인(Adaptive)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고안된 개념이다. 기존 소프트웨어 개발이 ‘요구분석 - 프로그램 설계 - 코딩 - 테스팅 - 유지 보수’라는 단선적 프로세스로 진행됐다면 애자일 방법론은 ‘기획∼검토’의 개발 단위를 수차례 반복함으로써 소프트웨어의 완성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2001년 켄트 벡(kent Beck)을 포함한 저명한 소프트웨어 개발자 17명이 미국 유타의 한 리조트에서 모여서 애자일 방법론 선언을 발표한 이후 비영리 조직 애자일연합(Agile Alliance)에 의해 개발 원칙들이 관리되고 있는데 이들의 주요 선언은 다음과 같다. (DBR minibox ‘애자일 소프트웨어 개발 선언문’ 참고)


DBR mini boxIII: 애자일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선언문

우리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보다 뛰어난 방식을 공개하고 다른 사람 역시 손쉽게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도록 도와준다. 이 작업에서 우리는 다음의 가치를 중시한다.

절차와 도구를 넘어선 개성과 화합
폭넓은 문서화를 넘어선 실제 동작하는 소프트웨어를 작업하는 일을
계약과 협상을 넘어선 고객과의 협력
계획 준수를 넘어서 변화에 재빨리 반응하는 일을.

왼쪽에 있는 요소도 중요하긴 하지만 우리는 오른쪽에 있는 일들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관습과 형식보다는 실제 원하는 결과(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실용적 접근을 중요시하고, 그 과정에서 적극적인 상호 소통과 협력을 추구하며, 급변하는 환경에 신속히 적응한다는 애자일 방법론의 프레임은 이에 기반한 실리콘밸리 주요 IT 소프트웨어 기업의 인사 및 성과 관리에도 자연스럽게 영향을 미친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포스트 성과주의 철학을 구체화하는 방법론으로 구체화, 확산, 발전되는 중이다.

2. 애자일 성과 관리의 주요 특징
애자일 성과 관리(Agile Performance Management)는 기존 합리주의가 추구하던 ‘효율’보다 ‘반응성’을 우선 추구한다는 기조 아래 시스템상의 전반적인 점검·의사 결정 주기가 단축됐다는 하드 스킬(Hard Skill)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특징은 제도 운용의 포커스가 조직 구성원의 내재적 동기부여 강화에 있으며 이를 위한 조직과 리더의 소프트 스킬(Soft Skill) 역량을 매우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성과 관리 체계가 ‘동기부여=금전적 보상’이라는 단선적 전제 아래 조직됐다면 애자일 성과 관리는 구성원의 내적·심리적 동기부여에 주목함으로써 구성원별로 동기부여를 추동하는 맥락 이해의 폭을 넓히고자 한다. 이러한 거시적 흐름 아래 애자일 성과 관리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구체적인 특징, 동시에 기존 성과 관리와 구별되는 유의미한 차별점을 분석, 제시하고자 한다.

1 상대평가 시스템을 폐지하다.
‘스택 랭킹(Stack Ranking)’ ‘랭크 앤드 양크(Rank and Yank)’ 등으로 불리는 상대평가 시스템은 명칭이야 다양하지만 결국 매년 직원들을 평가해 구성원의 성과를 강제 서열화하고, 이에 따른 차별적 인사 관리를 한다는 공통적 기조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는 구성원의 성과를 정확히 측정·비교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테일러식 합리주의에 경제학의 파레토 법칙, 수학의 정규분포 아이디어가 덧입혀져 있다. 얼핏 상당히 과학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정작 과학적 근거가 결여된, 일종의 휴리스틱스(Heuristics, 고정관념에 기초한 추론적 판단)에 가깝다는 지적이 최근 연구를 통해 제기되고 있다.

경영전략/분석전문가 조시 버신(Josh Bersin)은 상대평가 시스템이 사실상 ‘특정 시대와 지역에서 활동했던 비즈니스 리더(GE의 잭 웰치와 같은)의 성공담에 의존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평한 바 있다. 실제 상대평가 시스템의 상징과도 같은 기업인 GE나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스스로 이 체계를 폐기했다. 2012년 미국 유명 월간지 베니티페어(Vanity Fair)는 21세기의 시작과 함께 10여 년간 추락을 거듭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실패 원인을 ‘스택 랭킹(Stack Ranking)’이라 단언하기도 했다.

이런 랭킹 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는 구성원의 협업과 팀워크(Team Work) 구축을 방해하는 한편 외부 경쟁 환경에 대한 대응력은 오히려 떨어뜨린다는 점이다. 날이 갈수록 변화의 속도와 폭이 큰 경영 환경에서 구성원 간의 협업 필요성과 전문 직무 간의 융합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상황에서 벨 커브(Bell Curve)에 따른 스택 랭킹 체계는 신경과학적으로도 오히려 구성원 간의 과도한 긴장과 갈등을 유발해 조직의 생산성과 몰입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3 이는 과거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실패 원인으로 강하게 지목된 문제이기도 하다.

스택 랭킹의 기준이자 성과 관리의 핵심 아이디어인 벨 커브 논리도 과학적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여겨지고 있다. 기업 경영 성과 관리 영역에서 벨 커브 논리의 전제가 되는 ‘정규 분포 가정’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인간의 심리, 행동 요인, 환경적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활성화되는 기업 경영 활동에서 조직 구성원이 이뤄내는 성취는 대부분의 직무 영역에서 정규분포가 아닌 멱함수 분포를 따른다고 말한다. 4

이를 좀 더 쉽게 풀어 얘기하자면 실제 조직의 실질적 성과를 견인하는 구성원은 정규분포 곡선에서 추산하는 비율보다 훨씬 낮고, 단 이들이 창출하는 성과는 반대로 정규분포에서 예측하는 기여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다. 맥킨지(Mckinsey)가 2016년 발간한 성과 관리 보고서에 따르면, 멱함수 법칙에 근거한 최신 성과 관리 방법론에서 중요한 것은, 첫째, 초고성과자를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며, 둘째, 그 이외의 구성원들에 대해서는 성과의 강제적 우열분류에 천착하기보다 실질적인 성과 창출을 독려하기 위한 성과 개발(Performance Development)의 관점으로 인적 관리 초점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5



일례로 스택 랭킹 적용 기업의 상징 같았던 GE는 2015년 상대등급 배분 및 하위 10% 퇴출제를 폐지했다. 대신 피드백 중심의 성과 관리 제도를 운영하겠다고 천명했다. PD@GE라는 모바일 앱을 통해 업무 우선순위(Priority)를 선정, 환경 및 상황 변화 요인을 유연하게 반영한 목표관리를 수행하도록 했다. 주요 업무별 리더, 실무자 간의 상호 피드백이 모바일상에서도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대화채널(touchpoint)을 구축해 생산적 협업을 장려했다. 또한 업무 과정에서 얻는 유의미한 결론, 교훈, 피드백 사항은 인사이트(Insight) 채널을 통해 조직 구성원과 공유한다. 리더는 원페이지 요약(One-Page Recap Page) 방식으로 성과 관리 내용과 교훈을 수시 업데이트한다. 개인 성과에 대한 공식 리뷰는 연 1회만 진행하되 이 PD@GE를 활용해 축적된 피드백 데이터를 활용해 근거 기반으로 점검해 절대평가한다. 또한 평가 결과 역시 승진·보상 등의 결과와 직접 연계(Rigid Calculation)하지 않고 해당 인사 관리의 참고 수단으로 활용한다. 이는 GE뿐만이 아니라 애자일 성과 관리 적용 기업의 공통적 흐름이다. 다만 평가 결과를 도출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여전히 다양한 흐름이 존재한다. 구글을 비롯한 많은 기업은 여전히 절대평가라 하더라도 ‘점수’ ‘등급’에 기반해 평가 결과를 도출한다. 제니퍼 소프트웨어나 넷플릭스 등 좀 더 진보적인 접근을 꾀하는 기업들은 ‘등급’ 대신 문화 규범에 근거해 각 구성원이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에 부합하는 사람인지, 아닌지만 판단하고 각각의 경우에 대해 종합적인 피드백 결과를 기록하는 방식으로 결과를 도출한다.

2 ‘인센티브’를 통한 외적 동기부여 한계를 인정하다.
“과연 금전적 보상 차별화와 경쟁 강화가 구성원의 ‘성과’를 촉진, 독려하는 핵심적인 동기부여일까?”

이 같은 질문에 대해 꽤 오랫동안 ‘Yes’라는 답이 유행했다. 필자 역시 HR 컨설턴트로서 ‘신인사제도’ 혹은 ‘성과주의 인사제도’와 같은 프로젝트를 통해 경쟁과 평가에 따른 ‘보상 차별화’ ‘임금 구조의 변동급 확대’ 등을 강조하는 작업을 십수차례 수행하기도 했다. 성과 관리를 위해서는 보상전략 역시 필수 고려사항 중 하나겠지만 성과와 보상의 밀착, 강화가 성과 촉진의 만병통치약인 양 무분별하게 도입, 강조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하고 싶다.

실제 최신 연구는 금전적 인센티브가 성과의 질적 향상을 제대로 담보하지 못하고 오히려 이를 방해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듀크대 행동경제학 교수인 댄 애리얼리(Dan Ariely)는 금전적 인센티브가 단순하고 기계적인 업무에 대해서는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지만 복합적인 사고를 요하는 문제 해결과 같은 업무에 대해서는 오히려 방해가 되는 것을 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DBR mini box IV: 댄 애리얼리의 실험
[실험 1] 키보드에서 두 개의 키를 4분간 가능한 많이 입력하는 미션을 높은 인센티브를 지급한 그룹(최대 300달러)과 적은 인센티브를 지급한 그룹(최대 30달러)으로 나누어 대조실험을 진행
― 결과: 더 큰 금액을 받은 학생들이 글자를 더 많이 입력했고 이들의 성과는 대조그룹보다 95%나 높음

[실험 2] 실험 1에 참여한 같은 학생들에게 수학 문제를 풀도록 하고, 마찬가지로 높은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그룹(최대 300달러), 적은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그룹(최대 30달러)으로 나누어 대조실험을 진행
― 결과: 실험 1과는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옴. 높은 인센티브를 지급한 그룹의 성과가 32%나 낮아짐

[실험 3] 시카고대 학생들을 상대로 간단한 단어 구성 놀이(Work Scramble)를 진행, 그 모습을 다른 학생들이 지켜보도록 함
― 결과: 아무도 지켜보는 사람이 없었을 때에 비해 약 절반 정도밖에 문제를 풀지 못함


일련의 실험은 심리학 개념인 ‘주의분산 효과(Distraction Effect)’가 무엇인지를 잘 알려주고 있다. 실험에서 학생들은 상당한 금액의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해당 업무를 잘하고 싶어 했다. 그러나 업무가 아닌 상금에 집중하기 시작하자 참여자가 느끼는 경제적 압박감은 높아졌다. 한편으로는 누군가의 시선을 느끼면서 정서적 압박감 또한 높아졌다. 그리고 높아진 압박감은 결과적으로 성과를 떨어뜨렸다. 물론 외적인 압박이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은 정신적으로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누가 봐도 매우 쉬운 과업에 한한 것이었다. 댄 애리얼리 교수는 이렇게 덧붙인다. “높은 인센티브는 주의력을 상당히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정신과 집중력을 완벽하게 점령한다. 직원은 자신이 보상을 받게 될 미래의 상황과 보상을 받지 못하게 될 때 느낄 후회를 떠올리며 결국 눈앞의 업무에는 집중하지 못하게 된다.” 6

이와 같은 이유로 애자일 성과 관리 실천 기업들은 기본급 대비 인센티브 비중을 높이던 관행을 역행해 기본급 비율을 높이는 경향을 보인다. ‘우리 모두가 좋은 동료라면 단기적인 성과와 보상의 관계는 상대적으로 완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가정으로 모든 운영 체계를 리셋(Re-Set)한다. 구글은 단기 성과 리뷰가 보상과 직결돼 있다는 구성원의 인식 고리를 끊기 위해 성과 리뷰 시기와 보상 논의 시기를 완전히 분리해 적용하기도 한다. 맥킨지 보고서 7 에 따르면 극히 일부(멱함수 법칙을 따르는 초고성과자, 초저성과자)를 제외한 대다수 구성원 집단에서의 ‘인위적’ 우열과 경쟁 강화는 오히려 구성원의 동기부여를 저해시키기 때문에 혁신 기업들은 이를 완화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더불어 벨 커브를 폐기하고 절대적 평가를 통해 자칫 확대될 수 있는 예산 예측의 불확실성에 대비한 예산 관리 체계 보완이 연계해 이뤄지는 것이 최근 흐름이다.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가 지휘하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새로운 인사책임자(Chief People Officer) 캐슬린 호건(Kathleen Hogan)은 랭킹/인센티브 시스템의 종언을 고하며 더 이상 사전 측정된, 한정된 예산에 직원들의 성과를 끼워 맞추지 않고, 보다 관대하고 유연한 예산을 확보해 구성원을 위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국내 기업 중에도 많지 않지만 스타트업 중 이런 행보를 보이는 기업이 있다. 국내 핀테크 기업 V사(기업가치 약 7500억 원 추정)의 경우 조직 평가와 개인 평가를 분리한다. 조직 평가는 ‘전사평가’로 목표를 달성했을 경우 전사 동일하게 그 성과가 배분되고 동일 인상률이 적용된다. 개인 간의 보상 차등은 개인 리뷰를 통해 보상위원회에서 책정되는데 이때 개인에 대한 평가는 전사 목표 및 보상 체계와 달리 목표 달성 여부로 판단되지 않는다. 개인에 대한 평가는 오직 ‘핵심 가치’를 기준으로 점검하고 피드백을 제공한다. 즉, 회사의 핵심 가치에 얼마나 부합하게 일하고 있는지가 평가의 핵심이다. 이는 가치별로 절대적 기준에 의해 판단 기술되며 핵심 가치에 높게 부합되는 팀원의 경우 스톡옵션 보상을 통해 조직에 대한 헌신을 사례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V사의 접근방식은 생산성의 비약적 향상이 통제, 효율, 최적화, 표준화 등을 통한 ‘개선’보다 높은 수준의 인력, 그 구성원 간의 상호 협력에 따른 혁신을 통해 이루는 것이라는 최신 경영 철학과 맞닿아 있다. 이러한 철학에 기반해 인건비에 대해 과감하고 공격적인 정책을 고수한다. 단, 좋은 동료를 선발하기 위한 채용 프로세스를 고도화하고, 동시에 조직에 도움이 되지 않는 썩은 사과를 적극적으로 걸러냄으로써 인력/비용 리스크를 관리한다.

3 본질에 충실한 목표 관리 방식을 운영하다.
애자일 성과 관리를 추구하는 기업들은 대체로 OKR(Objectives Key Result)로 불리는 일종의 목표 관리제도를 활용한다. 이는 우리 기업에 익숙한 BSC(Balanced Score Card) 기반의 MBO(Management By Objectives) 방식과는 조금 다르다. 국내 기업 대다수가 도입해 활용하는 MBO 메커니즘은 ‘톱다운’적 성격이 강한 반면 OKR은 구성원의 내재적 동기부여를 우선 강조하는 ‘보텀업’ 차원의 목표 수립이 강조된다. 경영진을 중심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강제 할당하는 현 MBO는 물론 매우 체계적이고 정교하기는 하나 그것을 하나하나 구현하기에는 매우 복잡하고 난해한 것도 사실이다. 할당된 KPI(Key Performance Indicators)의 속성 역시 개인이 직간접적으로 컨트롤하기 어려운 지표가 부여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OKR에서 주목할 특징은 첫째, 설정되는 성과지표가 조직과 구성원 개인의 포부(Dream), 목적(Purpose)과 직접적으로 연계돼 있다는 점이다. OKR은 제도의 이름처럼 Objective와 Key Result로 구성된다. 구성원은 MBO의 KPI와 유사한 점검 지표(Key Result)를 도출하기 이전에 조직 혹은 개인이 추구하는 이상적이고 추상적인 목표를 가정한다. 개별 주체가 스스로 공개된 기업의 비전과 자신이 속한 조직과 개인의 역할, 내재적 포부를 종합해 설정하는 것이다. 테슬라, 구글, 애플, 넷플릭스 등과 같은 대표적인 포스트 성과주의 기업이 일반 기대를 뛰어넘은 혁신과 도약이 가능한 가장 큰 이유는 포부, 목적을 목표로 삼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덕분이다. 포부를 목표로 삼는다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엄격한 상호 경쟁과 이를 통한 보상 차별을 강화하는 현 MBO 체계에서는 순수한 포부를 ‘목표’로 담기가 매우 어렵다.

이렇게 목표를 세운 다음 비로소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점검 지표를 3∼5개 수준으로 명확화해 점검 지표로 삼는다. 조직은 널리 알려진 목표 설정 법칙 중 하나인 S.M.A.R.T(Specific, Measurable, Achievable, Realistic, Time-limitied)와 같은 가이드라인을 준용해 각각의 지표를 추출한다. 이는 다수의 기업이 차용하는 KPI(Key Performance Index)와 맞닿아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다만 중요한 것은 법칙이 아니다. 많은 기업은 세부적인 방법에 천착해 측정할 수 없는 목표마저 측정 가능하게 만들려다 질적 성과, 업무 동기와 관계없는 억지스러운 지표를 도출하곤 한다. 중요한 것은 모든 목표에는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과 작전이 필요하다는 단순한 진리를 잊지 않는 것이다. 그 때문에 일부 과감한 애자일 도입 기업은 점검 지표를 완전 자율로 부여한다. 조직이 원하는 성과, 일하는 목적을 구성원이 이해하면 사후 측정만으로도 적합하고 자연스러운 지표 정의, 추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목표가 실제 동기부여되는 수단으로 본질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 선행돼야 할 조건은 이를 공식적인 개인 평가와 철저히 분리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핀테크 기업 V사의 경우 목표달성도에 대한 평가, 보상연계는 철저히 ‘전사 단위’로 제한한다. 전사 목표 설정 시 그것을 달성했을 때의 연봉 인상률과 성과급 지급을 미리 합의한다. 이를 통해 구성원은 제시된 전사 목표을 달성하기 위한 각 조직, 팀, 개인의 자체 목표를 보다 자유롭고 과감하게 설정하는 한편 내부 구성원 간의 불필요한 경쟁, 혹은 의도적 목표 하향을 구조적으로 막을 수 있다.

셋째, 조직 상위 목표 연계와 목표 적정성 검증은 투명한 시장 논리를 통해 해결한다. 조직과 개인의 모든 목표(Objectives)와 핵심 결과(Key Result) 설정 결과를 누구든지 열람할 수 있도록 조직 내 완전 개방하고, 이를 조율할 수 있는 논의의 장을 온·오프라인상에 마련한다. 그리고 이를 지원하는 독립적 조언자(Advisor)를 둠으로써 자연스럽게 상호 검증이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한다. 마지막으로, OKR은 기존 MBO 방식보다 짧은 점검주기를 갖는다. 적용 기업들은 Objectives와 Key Result를 시장 및 업무 환경과 맥락에 맞게 유연하게 상시적으로 수정·보완하고, 또 진행 과정을 점검한다. 과거 경직된 1년 주기의 목표 수립과 목표 점검은 복잡성 높은 현시대와 맞지 않는다는 것이 이들의 중론이다.

현대 경영에서 이뤄지고 있는 목표관리제도의 근간이 되는 목표설정이론(Goal Setting Theory)의 출발은 목표가 있는 것이 목표가 없을 때보다 인간, 조직의 동기부여를 촉진하고 성과를 높인다는 가설 검증에 있다. 하지만 이를 뒤집어 보면 동기부여, 실질적 성과 창출에 방해되는 잘못된 목표 설정은 없는 것만 못하다. 왜 목표를 세워야 하는지 본래 목적을 상실한 채 목표 관리를 위한 목표 수립, 행정을 위한 행정에 매몰된 것은 아닌지, 그래서 어떻게든 ‘낮은 목표’을 세워 ‘달성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 상당 부분의 에너지를 쏟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DBR mini box V: 내적 동기부여의 Key Driver와 Feedback의 중요성

인센티브의 한계
● “특정 디자인에 대해 ‘추가 보수(Paid Extra)’를 받는 디자이너들은 혁신적인 작업 결과가 줄어들었고 궁극적으로 실험을 위한 창의성과 의지도 감소했다.” (Teresa M. Amabile, Elise Philips, and Mary Ann Collins, “Person and environment in talent development: the case of creativity,”, Ohio Psychology Proess 1993)
● “런던정경대는 금전적 인센티브가 직원들의 자연스러운 동기와 일에서 오는 즐거움을 감소시킨다는 ‘강력한 증거’를 발견했다. 금전적 인센티브는 내적 동기를 약화시키고 공정성 같은 직장 내 사회적 규범을 준용하려는 윤리적 혹은 기타 근거를 저하시킬 수 있음이, 그 결과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이 확인됐다.” (London school of Economics and Political Science, “When performance-related pay backfires,” June 2009)

내적 동기부여의 Key Driver
● “나는 내가 몰입할 수 있는 일을 할 기회와 환경을 가지고 있다” → 고성과 팀과 저성과 팀의 차이를 통계적으로 가장 잘 설명하는 문항으로 이 문항에 긍정적인 응답을 한 구성원 집단은 다른 구성원에 비해 고객만족도를 달성할 확률 44%, 이직률은 50% 낮았고 생산성은 38% 더 높다고 조사됨. (Gallup, 1990년대 말, 총 192개 5만 개 팀의 140만 명이 넘는 조사대상 기반 연구 수행)
● “내적 동기가 기술의 숙달(전문성) 및 자율성을 달성하려는 열망, 그리고 자신의 일을 목적의식과 결합하려는 필요로 특징 지어진다는 점에서 심리학계의 의견 일치가 이뤄지고 있다.” (James Guszcza, Josh Bersin, JeffSchwartz, [HR for Humans: How behavior economics can reinvent HR-Deloitte review)

Feedback의 실증적 중요성
● “조사 대상의 30% 이상이 의미 있는 과업을 수행하고, 또 이를 인지하는 것이 높은 금전적 보상을 포함한 어떤 보상보다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중요한 시사점은 만약 회사가 이 구성원들과 제대로 소통하지 않고 듣지 않는다면 이들은 현 성과 관리 체계 내에선 생산성을 지속적으로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U.S.Chamber of Commerce Foundation, “The Millennial Generation Research Review,”2012)
● “조사 대상의 79%가 자신의 상사로부터 더 많은 코칭과 피드백을 받는 것이 내적 동기부여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 (Forbes.“What Millennials Want In The Workplace (And Why You Should Start Giving It ToThem),” January 13, 2014.)


4 All That Feedback : 애자일 인사 관리의 모든 것은 피드백.
기존 성과 관리 체계가 인간의 행동 수준과 결과를 명확히 예측해 정의하고, 계량적으로 측정하고, 분석해 ‘정확히’ 평가할 수 있다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 포스트 성과주의 방법론은 이에 대한 불완전성을 인정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성과 관리 자체가 아무리 정교해지더라도, 또 현대 과학기술과 사회과학 스킬을 총동원하더라도 다분히 정성적이고 불확실성과 임의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상호 간의 풍부한 소통을 통해 ‘합의’하고 ‘인정’하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성과 관리의 불완전성, 불확실성을 상호 보완하자는 것이다.

고성과 집단에 대한 최신 연구 8 에 따르면 이들은 단지 인센티브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고 자신이 현재 해야 할 일과 역할에 대해 명확히 인지하며, 상호 존중할 수 있는 상사 및 동료와 함께 일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내적 동기가 성과 향상의 중요한 동력이 됐다. 그리고 올바른 피드백은 이러한 구성원의 내적 동기를 견인하는 효과적인 조건으로 기능한다.

넷플릭스의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견인한 전 최고인재책임자(Chief Talent Officer) 패티 맥코드(Patty Mccord)는 “기업 성과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올바른 커뮤니케이션, 둘째도 올바른 커뮤니케이션, 셋째도 올바른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말했다. 맥킨지 9

역시 최신 연구 인용을 통해 목표와 연계(Align)되고 보다 빈번하고 의미 있는 피드백이 이러한 구성원의 내적 동기부여와 업무 몰입을 강화해 궁극적으로 실질적 성과 향상을 촉진한다고 주장한다.

지금까지의 논의 사항들은 왜 한국의 수많은 기업이 시도한 ‘상시 성과 관리’가 실패했는지에 대한 좋은 실마리를 제공한다. 상시 성과 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적확한’ 피드백을 언제든지 서로 주고받고, 이를 통해 상호 간의 구성원을 독려하는 환경과 조직의 맥락을 어떻게든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성과 관리의 불확실성·불완전성을 보완하고 결과의 공정성을 보완하며 수용도를 높이는 것이다. 단지 형식적으로 평가주기를 단축하고, 권한 위임(Empowerment)도 없고,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도 없는 수직적이고 일방적이면서도 질적으로 낮은 피드백을 의무화하는 것이 아니다.

5 ‘애자일’이 작동하는 문화, 리더십을 배양한다.
우리나라의 조직 건강도 10 를 고려할 때 특정 제도 개선이나 교육과 같은 단편적 접근만으로 피드백과 소통(Communication)의 질을 향상시키기는 어렵다. 조직 전체의 문화 관리 혹은 변화 관리라는 총체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애자일 문화·리더십 트레이닝 전문가 마이클 사호타는 그 조직의 문화가 상호 협조적이거나 학습을 권장하는 분위기일 때 애자일한 문화가 적용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11 애자일이라는 용어는 슈나이더의 조직문화 모델 12 에도 언급된 바 있다. 애자일 문화에 적합한 구조는 비공식적이지만 참여적인 방법으로 의사 결정을 내리고 사람과 맥락을 중시하는 협력, 배양 문화다. (그림 3) 이를 좀 더 친숙한 문화 용어로 풀자면 넷플릭스 등 유수의 회사들이 강조하는 ‘자유와 책임(Freedom & Responsibility)’ 문화로도 부를 수 있겠다.

기존 조직의 경직성을 방치한다면 결코 애자일 성과 관리는 성공할 수 없다. 또 권위주의적이고 성차별적 발언을 일삼는 리더가 ‘적극적’으로 자신의 방식대로 피드백을 한다면 구성원 입장에서는 오히려 그 시간들이 고통스러워진다. 빈번한 소통은 결국 소통 주체 간의 언행, 태도, 방식 등에 대한 높은 수준의 상호 배려와 이해, 역량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6 빠른 의사 결정, 비공식적 협조가 활성화되도록 조직을 디자인하다.
많은 경영자는 조직 구조가 기업의 성과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라고 생각한다. 실제 조직 구조 설계는 인사 조직 컨설팅 영역에서 가장 다루기 힘든 주제다. 뒤집어 말하면, 조직 구조는 그만큼 가볍게 수정, 개편해서는 제대로 된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 베인앤드컴퍼니의 연구 결과 13 에 따르면 조직 개편이 실제 유의미한 성과로 이어진 사례는 세 건당 한 건도 되지 않았다. 일부에선 오히려 기업 가치가 파괴됐다. 연구자들은 조직 설계, 개편의 본질이 ‘개편’의 행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통해 ‘의사 결정’ 흐름에 실질적인 ‘개선’을 가져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애자일 성과 관리가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선 그에 맞는 조직 구조를 갖춰야 한다. 철저히 중앙집중적인 기능 중심 조직이나 다단계의 관료적 위계 구조를 그대로 두고 애자일 혁신, 나아가 애자일 문화를 추구하고 실제 성과를 내기는 한계가 있다. 반대로 오랜 기간 관료화됐거나 통제 중심적으로 구축됐던 조직을, 심지어 그렇지 않더라도 애자일에 대한 입체적 이해가 없는 조직을 단번에 이상적인 다기능, 애자일 조직으로 개편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첫걸음은 애자일에 대해, 애자일에 적합한 조직설계의 대원칙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다.

● 의사 결정의 ‘효과성’을 중점 고려해 조직의 의사 결정 흐름을 단순화·명확화한다.
2008년 하버드비즈니스리뷰와 베인앤드컴퍼니가 매출액 10억 달러 이상 세계 760개 기업 경영진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의사 결정의 효과성’이 국가, 산업,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기업의 실질적 성과와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 가치사슬의 주요 어젠다별로 현재 의사 결정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의사 결정의 질(옳은 결정이 이뤄지고 있는가), 속도(적시에 빠르게 이뤄졌는가), 산출(실제 잘 이행됐는가), 투입(결정을 위해 투자된 시간과 비용이 생산적이었는가)에 대한 조직의 건강도를 판단해 이것이 개선되는 방향으로 조직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결정(Big, one-off decision)과 작지만 주기적으로 발생, 누적되면 의미 있는 영향력을 미치는 의사 결정(Small, routine deiions)을 분류해 어떤 조직이, 해당 의사 결정을 어떻게 내릴 것인지 조직별 의사 결정의 룰과 루트를 명확히 제공해 줘야 한다. 일본 경영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동시에 필자의 해석에 ‘애자일’ 조직운영과 매우 밀접한 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츠타야서점의 창업주 마스다 무네아키는 조직이 단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단순한 조직은 곧 명확한 의사 결정의 흐름이다. 조직, 개개인의 역할과 책임이 명확해야 정체되지 않는다.



● 권한 위임을 강화한 ‘성과 중심 다기능팀’을 구성하되 기능 조직이 ‘코칭’ 역할을 하게 하라.
애자일 성과 관리 체계가 제대로 뿌리내리고, 또한 조직이 실제 애자일하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실제 제품과 성과를 책임지는 조직이 비대해선 안 된다. 애자일 전문가들은 그 때문에 활동 중심적인 기능 조직보다 성과(미션) 중심적인 다기능팀(cross-functional organization)을 중심으로 조직이 구성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기능팀은 전문 영역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공통된 목적을 위해 일하는 조직을 의미한다. 제품이나 지역, 프로젝트 단위로 조직을 배치하고, 이 조직 스스로 온전히 완결성 있는 단위 성과를 책임질 수 있도록 각 전문 분야의 인력을 한 팀으로 구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기능 중심 조직이 중앙집권적 특성을 살려 조직 내 자원 배분의 효율성과 표준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다기능팀은 조직이 커질수록 기능 조직의 약점이 되는 ‘핸드오프 비용(서비스를 공유함으로써 벌어지는 업무 목적성, 집중도 저하 및 이에 따른 전환 비용)’을 최소화해 효율성 대신 반응성을 높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단, 이것이 기존 모든 기능 전문 조직을 대체하자는 개념은 아니다. 예를 들어 전략기획, 재무, 인사 등은 다기능팀에 배치하기 어렵다. 애자일이 ‘효율’보다 ‘반응성’에 초점을 둔다지만 모든 기능 전문 인력을 모든 다기능팀에 한 명씩 배치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애자일을 추구하는 조직은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 매트릭스 형태의 조직이 될 수밖에 없다.

다만 이때 전통적인 매트릭스 조직과 다른 점은 앞서 말한 i)의 원칙에 따라 조직 리더의 역할과 책임의 초점이 명확히 나뉜다는 것이다. 애자일 전문가들은 단위 성과를 위한 책임, 의사 결정의 최종 결정과 권한은 다기능팀의 리더에게 부여하되 매트릭스로 엮인 기능조직의 리더에게는 코칭의 역할을 부여해 해당 팀이 의사 결정의 질을 스스로 높일 수 있도록 자문·피드백하고 지원하도록 권장한다.

● 정보 흐름을 가시화, 투명화하라.
츠타야의 마스다 무네아키가 조직 구성원들에게 강한 질책을 할 때가 있다고 한다. 그것은 나쁜 소식을 포함, 회사의 중요한 정보를 제대로 공유하지 않았을 때다. 그는 조직 구성원이 여러 이유로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 순간 주위 구성원은 그만큼 그 정보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빼앗기고, 그 시간만큼 협력과 혁신의 속도가 늦춰진다고 여긴다. 실제, 애자일 조직 운영이 전제하는 ‘분권’과 ‘자율’이 보장된 조직이 갖는 가장 흔하고 심각한 부작용이 바로 정보 공유 오류로 인한 ‘사일로 현상’이다. 필자 역시 스타트업에서 인사 관리를 리드하며 맞닥뜨린 문제이기도 하다. 그 원인은 리더에 대한 불신(정보 공유를 해봤자 도움 될 것이 없고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부정적 인식과 경험) 등 적극적 정보 차단 행동부터 ‘꼭 귀찮게 다 전달해야 해? 행정을 위한 행정 아니야? 이건 사소한 거니까!’ 등의 소극적 정보 차단 행위, 정보를 공유했음에도 그것이 특정 채널에서 의도치 않게 막히거나 기록되지 않아 소멸되는 비의도성 정보 누락까지 다양하고 복합적인 형태로 나타난다.

그 때문에 리더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각 조직이 의식적으로 정보를 가시화하고 공유하는 룰(Rule)을 설정하고, 이 정보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적시에 전달될 수 있도록 정보 흐름, 프로토콜을 잘 디자인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구성원들이 정보 공유의 효능을 경험할 수 있도록 정보에 기초한 의사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 특히 권한 위임이나 분권이 곧 조직 내 정보의 단절을 용인하는 것이라는 오해를 해서는 안 된다. 최상위 리더십, 중앙 조직은 정보 라디에이터(information radiator, 주요 정보를 분석, 정리해 가시성 있게 보여주는 일종의 대시보드)를 활용해 각 조직의 역할과 책임, 진행되는 사업과 주요 의사 결정, 조직 분위기까지 어느 때보다 섬세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사전에 결정된 권한(기각권, 개입 및 회의 소집권 등)을 활용해 균열, 비효율을 조율하고, 단위 조직이 미처 예상치 못한 위험/위기상황에 신속히 대처하며 전사적 시야를 바탕으로 조언하거나 조직 간 시너지 창출을 유도해야 한다.

7 가치 규범 내의 자유를 추구한다.
자유와 책임, 분권화가 강조된 조직에서 일관된 ‘문화’를 만들려는 노력이 불필요한 것은 아닐까? 문화 역시 자유에 맡기는 것 아닌가? 애자일 성과 관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기업들은 공통의 ‘문화’를 구축하고자 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고 더욱 심화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기업이 공통의 ‘문화’를 구축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애자일 기업들은 가치 기반의 규범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여기서 규범은 너무 추상적이거나, 또 너무 교조적이어서도 안 된다. 전자일 경우 규범은 단지 홈페이지 속 미사여구에 지나지 않고, 후자일 경우 규범은 곧 통제수단이 된다. 애자일 조직, 문화, 성과 관리를 위한 규범은 조직의 목적(방향성), 우선순위, 원칙을 큰 틀에서 제시하되 구성원이 복수의 상황에 빗대어 견주고 스스로 의사 결정 내릴 수 있을 정도로 구체화된 수준으로 정의돼야 한다. 하버드대 란제이 굴라티(Ranjay Gulati) 교수는 이러한 형태의 규범·운영을 ‘프레임워크 내의 자유(Freedom within a framework’)라고 명명했다. 14 그 전형이 한때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새로운 인사 관리를 추구하는 기업들 사이에서 크게 화제가 됐던 넷플릭스의 문화 규범 문서 15 다. 애자일 성과 관리에 대한 전체적 맥락을 이해하고 해당 공개문서를 찾아 정독해보기를 권장한다. 조직에 제대로 된 가치 규범이 있으면 일상적인 의사 결정의 근간이 되는 원칙이 자리 잡고 유지된다. 이 원칙을 근거로 권한 위임, 분권화가 용이해지고 더 큰 자율성도 부여될 수 있다.

8 인 앤 아웃(In & Out), 그리고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의 중요성
애자일 조직문화와 성과 관리가 갖는 특징과 이것이 갖고 있는 일관된 맥락을 추적하다 보면 이것이 상당히 높은 수준의 조직, 개인 역량을 전제하고 요구함을 알 수 있다. 높은 직무전문성은 기본이고 조직의 민첩함과 유연함을 살리고 사일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인격적 성숙함에 기반한 소통, 조율 능력과 같은 소프트 스킬이 애자일 성과 관리의 실질적 작동에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제시된다. 애자일 성과 관리, 나아가 애자일 경영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기업들은 ‘조직·개인 역량의 밀도의 균질함’을 강조한다.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 규범에 부합하는 자질을 가진 좋은 동료들을 가정하고 모든 제도와 시스템을 설정하기 때문에 인적 역량의 편차가 커지는 것 자체를 조직의 위험 신호로 받아들인다. 애자일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인적 역량은 단기간의 교육과 트레이닝으로 확보되기엔 한계가 있는 것이기에 애자일 기업들은 ‘채용’을 HR의 시작점이자 가장 중요한 과제로 관리한다. 동시에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 규범에 부합하지 않는 구성원에 대해서는 개선사항에 대해 명확하게 피드백하고 경고 절차를 거쳐 과감하게 조치한다. 조직 심리학자 애덤 그랜트(Adam Grant)는 Give & Take 이론을 통해 조직 가치에 부합하는 사람(Giver)을 조직에 투입하는 것보다 조직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 사람(Taker)을 배제할 때 조직의 실질적 성과 및 몰입, 만족도가 높아짐을 실증한 바 있다. 조직의 역량 밀도 관리에 채용(In)뿐 아니라 경고 및 배제(Out) 조치도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어떤 사람을 채용하고 또 배제해야 하는가? 조직의 가치는 천차만별인데 In & Out의 기준은 회사마다 달라지는 것 아닐까? 물론 그 디테일에 있어서는 조금 달라질 수 있겠지만 최신 행동·조직심리 연구와 이를 받아들이는 기업, 전문가들은 우리가 채용에 있어 ‘초점’을 맞춰야 할 보편적 유형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보편적 유형을 단 하나의 키워드로 요약하면, ‘성장 마인드(Growth Mindset)’이다. 성장 마인드는 스탠퍼드대 심리학과 캐럴 드웩(Carol Dweck) 박사가 고안한 개념으로, 타고난 재능에 의해 성공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마인드셋을 어떻게 가지고 노력하는가에 따라 얼마든지 후천적으로 성장, 성공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대로 고정 마인드셋을 갖게 되면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보유하더라도 성장과 협력에 한계가 있다.

성장 마인드셋은 기술한 바에서도 느낄 수 있지만 포스트 성과주의, 애자일 철학의 골조와 핏(fit)이 상당히 높다. 반대로 고정 마인드셋은 경쟁과 압박, 인센티브를 주요 골조로 삼았던 지금까지의 사회, 경영 시스템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긍정적 변화를 일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사티아 나델라 CEO는 기업이 진정한 혁신을 위해서는 성공을 재정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가 재정의한 ‘성공’이 바로 조직 개개인이 성장 마인드를 갖는 것이었다. 16

애자일, 인식을 넘어 실천으로 가는 길
뉴로리더십학회는 애자일 성과 관리의 성공 조건 중 하나로 ‘잘 디자인된 변화 관리(Well-Designed Change Management)’를 강조한다. 애자일 성과 관리의 속성은 비단 평가 형식, 주기 등의 부분 변경이 아닌 기업 경영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한 특정 방안의 현실적인 효과성은 조직의 속성과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섣부른 전면 도입보다 단계적이고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구글은 근거 기반 경영(Evidence Based Management)의 일환으로 제도 개선 프로그램을 A/B Test를 통해 시험 및 검증하는 과정을 기반으로 조직을 변화 관리한다. A/B Test란 가설대로 설계한 체계가 조직에 실제 유의미한 효과를 가져다주는지 무작위로 선택된 집단에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그 결과를 통제군과 비교· 관찰하는 방법이다. 기업은 이를 통해 무엇이 효과가 있고 없는지를 배우며 조직 고유의 세부 프로그램을 구성할 수 있다. 단계적 접근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음은 물론이다.

어떤 베스트 프랙티스의 주입이, 어떤 제도가, 어떤 정책도 기업의 변화를 스스로 완성시켜 주지는 않는다. 결국 변화를 완성하는 것은 조직의 주체, 즉 조직 리더와 구성원이다. 새로운 체계가 ‘평가를 위한 평가’를 벗어난 구성원의 ‘실질적인 성과’를 동기부여하는 ‘사람 중심’의 성과 관리 체계라고 할지라도 이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은 변화를 이끄는 주체/구성원의 강력한 의지와 리더십이 아닐까.

필자소개 이재형 수아랩 인사팀 리드(Lead) lee.jae@sualab.com
필자는 인공지능 기반 산업용 머신비전 검사 소프트웨어 및 장비업체 수아랩에서 인사(People & Communication) 부문을 리드하고 있다.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기업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및 퍼블릭 어페어즈(Public Affairs) 전략 컨설턴트, 조직인사 컨설턴트 등을 거쳤다. 휴먼컨설팅그룹(HCG) 수석 컨설턴트로 재직하면서 포스트 성과주의 철학과 애자일 조직/인사 관리 방법론을 연구, 구체화하고 관련 소프트웨어 기획에도 참여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86호 Leadership for the New Era 2019년 12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