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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5. 자기 효능감과 보상

최고의 보상은 일의 즐거움, 생업을 천직으로 느끼게 하라

조미나,김미진 | 246호 (2018년 4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조직 구성원들을 만족스럽게 하는 보상은 결국 일 자체에서 느끼는 만족과 업무를 완수했을 때 느끼는 뿌듯함이다. 자기효능감(self-efficacy)이라고 불리는 심리적 만족감이 높은 조직은 새로운 도전 앞에 움츠러들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하며 구성원과 조직 모두 성장해가는 긍정적 선순환을 만들어낸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문화가 자리 잡으려면 3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상호 신뢰할 수 있는 동료들, 둘째, 구성원 각자의 명확한 역할 및 계획, 셋째, 구성원 모두가 공유하는, 일관된 일하는 방식(Work way)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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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톰 소여의 모험』이라는 동화를 읽어본 적이 있는가. 미시시피 강변 마을에 사는 소년 톰 소여는 말썽꾸러기 요주의 인물로 함께 사는 이모에겐 늘 감시의 대상이다. 어느 날 수업을 빼먹고 수영을 하러 간 데 대한 벌로 이모는 톰에게 울타리에 페인트칠을 하게 하는데 톰은 이를 친구들을 이용해 해결한다. 친구들에게 페인트칠을 ‘재미있는 놀이’라고 소개하면서 한번 경험해보라고 권하며 그 대가로 먹을 것까지 받아낸 것. 이 일화에 일에 대한 보상 개념이 숨어 있다.

외적 동기로 하는 생업 vs. 내적 동기로 하는 천직

흔히 ‘보상’이라고 하면 금전적 요소를 떠올린다. 공부를 하지 않는 자녀에게 부모는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원하는 것을 사주겠다고 말한다. 마찬가지로 구성원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경영자는 월급을 올려주고 성과급 및 다양한 복리후생을 약속한다. 이런 당근 정책은 직접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함정이 있다. 한번 성공을 거둔 보상이 줄어들면 동기 유발 효과가 급격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더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보상의 강도가 계속 세져야 한다. 1942년 미국 심리학자 크레스피(Crespi)가 실험을 통해 밝혀낸 이른바 ‘크레스피 효과(Crespi Effect)’다. 여기서 현실적 모순이 발생한다. 금전적 보상을 계속 늘려갈 수는 없는 만큼 한때 성과를 높이는 장치로 활약한 보상이 언젠가는 동기를 떨어뜨리는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것. 이에 대한 대안은 무엇일까?

톰 소여의 일화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톰이 친구들에게 페인트칠을 시킬 수 있었던 것은 내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를 자극한 데 따른 것이다. 일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끼도록 한 것이다. ‘재미있는 페인트칠 놀이’를 하는 대가로 오히려 톰에게 먹을 것을 줘야 하는 상황이 빚어진 이유다. 흔히 “진짜 좋아하는 일은 직업으로 삼지 말라”고들 말한다. 아무리 재미있는 일도 직업이 되는 순간 압박감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왜 그럴까? 진짜 좋아하는 일이란 내적 동기에 의해 움직이는 일이고 직업으로 하는 일은 물질적 보상이라는 외적 동기(extrinsic motivation)에 의해 움직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직업의 외적 동기가 극대화된 말이 ‘생업’이다. 밥벌이를 위해,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라는 의미다.

경영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톰의 친구들이 일 자체를 즐긴 것처럼 조직의 구성원들도 일 자체를 보상으로 느낄 수 있도록 내적 동기를 극대화해야 한다. 그럴 때 구성원의 일은 괴로운 밥벌이인 생업에서 행복한 밥벌이인 천직으로 바뀔 수 있다. ‘모바일 혁명’이라는 천직을 수행했던 스티브 잡스가 금언으로 삼은 ‘여정은 그 자체로 보상(The Journey is the reward)’이란 말에서도 팁을 얻을 수 있다. 여정이란 목적지를 염두에 두고 목적지를 향해가는 과정에 불과하지만 그 과정 자체로도 충분히 의미 있다는 말이다.

구성원의 일도 경험 그 자체가 만족스러운 보상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을 시작할 때는 도전적인 목표 앞에서 두려움과 스트레스보다는 설렘과 기대감을, 일을 수행하는 과정에서는 여러 난관을 끈기 있게 극복해 가면서 성장과 발전감을, 그리고 일을 끝냈을 때는 완수해냈다는 뿌듯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면서 이 같은 여정을 반복해보겠다는 심리적 동력이 충만한 상태를 경험하도록 해야 한다. 이는 캐나다 심리학자이자 미 스탠퍼드대 교수인 앨버트 반두라(Albert Bandura)가 개념화한 ‘자기효능감(seld-efficacy)’을 높여가는 과정과도 일치한다. 경영자는 구성원의 자기효능감을 높이는 업무 환경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새로운 일에 기꺼이 도전하도록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라

젖먹이 아기는 생후 7개월이 되면 깊이를 지각하고 낭떠러지의 위험을 인지할 수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미 캘리포니아대에서 실시한 실험 결과가 놀랍다. 엄마의 표정에 따라 아기가 낭떠러지를 대하는 행동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이렇다. 아래가 뻥 뚫린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편평한 바닥, 이른바 ‘시각 벼랑(visual cliff)’을 설치해 놓고 아기가 그 앞에 엎드리도록 한다. 시각 벼랑 건너 맞은편에 아기 엄마가 앉는다. 엄마는 두 가지 정반대의 표정을 지어 보이는데 한 번은 무표정하거나 걱정스러운 듯한 얼굴을 하고, 다른 한 번은 환하게 웃고 반기는 표정을 짓는다. 결과는 어떨까? 아기는 엄마를 향해 열심히 기어오다가 시각 벼랑을 마주치고 주춤한다. 엄마의 표정이 어떻든 일단 멈칫하는 것은 동일하다. 이미 깊이라는 개념을 알고 위험을 인지할 수 있는 월령이기 때문이다. 주저하는 순간이 지나고 나서의 반응은 확연히 다르다. 엄마의 표정이 어두우면 시각 벼랑 앞에서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되돌아간다. 반면 엄마가 아기를 향해 방긋 웃어주고 박수를 치며 응원하면 아기는 시각 벼랑 위를 아무렇지 않게 씩씩하게 기어간다. 정서적인 지지와 안정감이 아기에게 낭떠러지를 극복할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준 것이다.

조직 내 구성원도 이와 다르지 않다. 자기효능감을 쌓아가는 여정이 계속 반복되려면 새로운 목표에 도전하는 첫걸음 단계에서 다른 구성원들의 정서적인 믿음과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생각해보자. 조직은 항상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시도해야 한다. 구성원 개개인의 입장에서도 기존 업무에 능숙해지면 좀 더 높은 목표의 업무에 뛰어들어 도전해야 자기 발전이 가능하다. 이때 구성원들이 실패의 두려움에 압도된다면 어떨까? 실수 또는 실패했을 때 무능력으로 간주하는 조직 문화에서는 도전에 나서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구성원이 기꺼이 리스크를 짊어지고 벼랑 끝에 서려면 자신감과 용기가 필요한데 이는 실패해도 비난이나 질책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 조직심리학에서 말하는 ‘심리적 안정감(psychological safety)’이다. 에이미 에드먼슨(Amy C. Edmonson) 하버드대 교수는 심리적 안정감이야말로 구성원들이 모험적인 도전을 시도하는 안정적 기반이 돼준다고 강조한다. 구글이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를 통해 밝혀낸 고성과팀의 5가지 특징 중에서 심리적 안정감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 사실은 실제 이 주장을 뒷받침한다. 구글은 HR 사이트 ‘리워크(re:Work)’를 통해 심리적 안정감이란 ‘구성원들이 새로운 도전을 앞에 두고 무식하거나, 무능력하거나, 부정적이거나, 파괴적으로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지니고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규정한다.

그렇다면 심리적 안정감이 높은 조직문화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간단하다. 실패를 대할 때 책임 소재를 밝혀내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보다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라고 생각하는 ‘학습’의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캐럴 드워크(Carol Dweck) 미 스탠퍼드대 교수는 업무가 학습을 위한 기회로 여겨지는 환경에서 실패는 단지 해당 구성원이 그 일을 완벽하게 익히지 못했다는 표시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일이 잘못되더라도 이를 덮으려 하지 않고 다음에 좀 더 나은 방식을 적용해 보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에드먼슨 교수는 이를 두고 조직 운영 방식을 과거 ‘빈틈없는 실행(relentless execution)’ 중심에서 ‘배우면서 실행하기(execution as learning)’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구글의 혁신을 이끄는 구글 X의 비결이 바로 이 ‘실패로부터 학습하기’ 문화에 있다. 설립 초기부터 구글 X를 이끌어 온 아스트로 텔러(Astro Teller)는 매몰 비용의 함정에 빠져 소위 ‘산으로 가는’ 프로젝트를 접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자주 접하고, 조직의 실패에 대한 유전자를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실패한 팀에게 보너스와 휴가를 주고 동료들의 박수갈채를 받도록 했다. 실패가 실패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 자체가 발전의 일부라고 본 것이다. 이런 문화가 형성되면서 구성원들은 실패가 없다면 어떻게 학습을 할 수 있겠느냐는 인식을 공유하게 됐다. 구글 X에서 추진됐다가 엎어지는 프로젝트가 매년 100개가 넘는데도 구성원들이 또 다른 새로운 도전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저변에는 바로 이런 문화가 있다.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협력을 통해 ‘복원력’을 북돋워라

실패해도 괜찮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토대로 자신감이 충만한 상태에서 이전보다 높은 목표의 일에 도전했다고 하자. 그다음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난관들은 보다 실질적인 것들이다. 예상보다 장애물이 클 수도 있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갈피를 잡지 못할 수도 있다. 이때 구성원은 자기효능감의 위기에 부딪힌다. ‘왜 또 이런 일이 생기지’라는 생각이 반복되면 ‘역시 나는 여기까지인가’라는 한계를 느낄 수도 있다.

조직은 구성원이 좌절감을 느끼지 않도록 ‘복원력(resilience)’을 높이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협력하는 문화다. 조직에서는 구성원 혼자 하는 일이 거의 없을뿐더러 개인으로서 느끼는 한계를 다른 구성원과의 협력을 통해 보다 효율적으로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협력이 이뤄지려면 3가지 물리적인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무엇보다 상호 신뢰할 수 있는 동료가 가장 중요하다. 즉 서로 일을 믿고 맡길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함께 일하는 중에 서로 배울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넷플릭스의 인사 철학을 주목할 만하다. ‘최고의 보상은 탁월한 동료’라고 여기는 넷플릭스는 모든 업무 포지션을 A급 인재로 채우겠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적당한 수준의 성과만 내는 평범한 구성원은 퇴출 대상이다. 과거 아무리 기여가 컸다고 해도 예외가 없다. 이와 관련해 넷플릭스에서 최고인사책임자(Chief Talent Officer)를 지낸 패티 맥코드(Patty McCord)는 다음과 같은 자신의 경험을 소개한 바 있다. 혼자 장시간 근무하는 직원을 찾아가 부하직원을 둘 수 있도록 채용 절차를 밟겠다고 제안하자 그는 단칼에 거절했다. 평균 이하의 부하직원들을 데리고 일하는 게 너무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그럴 바에야 오히려 혼자 일하는 게 더 낫다는 그를 보고 맥코드는 탁월한 동료 내지는 올바른 인재(right people)가 그 어떤 물질적 보상보다 먼저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재능 있는 사람들이 넘쳐나면 협력은 성공적일까? 구성원 각자의 역할과 계획이 명확하지 않다면, 그리고 이것이 투명하게 공유되지 않는다면 협력은 어려워진다. 즉 구성원들이 언제, 무엇을, 어떤 수준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가이드라인이 있고 이것이 모두에게 공유되는 것이 두 번째 조건이다.

마지막 조건은 ‘일하는 방식(work way)’이다. 협력 가능한 유능한 인재들이 있고 그들의 역할이 명확하다면 남은 것은 그들이 갈등을 해결하는 원칙, 문제를 대하는 원칙에 대한 합의다. 누구에게는 ‘애플과 같은 완벽성’이 일하는 원칙이고, 누구에게는 ‘구글과 같은 실험’이 일하는 원칙이라면 둘의 협력은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구성원이 누가 됐든 일관되게 적용할 수 있는 일하는 방식이 있어야만 쓸데없는 감정 및 시간 소모를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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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이 아니라 ‘인정’하는 문화를 만들라

자기효능감을 높여가는 일의 여정, 그 마지막 단계에서 필요한 것은 자부심이다. 지금까지 열심히 기울인 노력이 자랑스럽고 스스로 ‘잘할 수 있는 완전한 사람’으로 느낄 때 또 다른 일의 여정을 시작할 수 있는 동력을 얻기 때문이다. 여기서 흔히 혼동하는 것이 있다. 바로 칭찬(praise)과 인정(recognition)이다. 비슷해 보이지만 둘은 다르다. 우선 칭찬은 좋은 결과가 전제다. 일의 결과가 좋았다는 점을 추켜세워주는 것으로, 결과 중심적이다. 반면 인정은 ‘알아준다’는 의미다. 설사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일을 해낸 과정이 훌륭했다면 그 구성원의 잠재력을 알아주고 존중해주는 것으로, 사람 중심적이다.

결과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칭찬은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다. 첫째, ‘결과가 좋았기 때문에 훌륭한 직원’이라는 공식은 반대로 ‘결과가 좋지 않으면 훌륭하지 않은 직원’이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이런 공식이 굳어지면 부정적인 방법을 써서라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집착할 수 있다. 결과가 안 좋으면 수치심을 느끼고 그것에 질책을 받아야 한다면 누구나 이를 회피하고 싶을 것이다. 둘째, 칭찬은 시기와 질투를 낳을 소지가 크다. 평가와 보상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은 공정성이다. 혜택을 받는 사람이 있으면 불이익을 받는 사람이 생긴다. 칭찬도 마찬가지다. 구성원들은 쉽게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태도를 보이며 이중적인 잣대를 들이댈 가능성이 높다.

인정은 다르다. 결과에 점수를 매기는 것이 아니라 노력한 과정을 그대로 알아주기 때문에 즐겁고 따뜻한 감정을 공유할 수 있다. 가령 ‘쉽지 않았을 텐데 끝까지 마무리해줘서 우리 회사에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른다. 자랑스럽다’는 메시지를 주면 일의 여정에서 해당 구성원이 보여준 애씀과 됨됨이 그대로를 알아주고 박수 쳐주는 것이다. 한 번 성공했다고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지켜본 결과를 토대로 그 사람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일이다.

그렇다면 칭찬이 아닌 인정을 통해 구성원의 자부심을 높이는 문화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우선 구성원이 조직에서 얼마나 중요한 일을 했는지, 일의 의미(meaning)를 서로 나누는 소통이 필요하다. 일의 의미는 일의 영향력(impact)과도 일맥상통한다. 구성원 개개인의 일이 회사와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고,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알아줄 때 구성원은 나란 존재가 제대로 인정받고 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의 과정이 투명하게 드러나게 해서 결과 중심적인 문화가 아닌 과정 중심적인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기존 연말 성과평가 방식이 상시 피드백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인정의 문화라고 하면 피자헛과 KFC의 모기업인 얌 브랜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데이비드 노박(David Novak) 회장이 ‘인정하는 기업문화’ 조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게 된 일화가 유명하다. 그가 펩시 보틀링의 최고운영책임자로 있을 때다. 세인트루이스 법인에서 아침 일찍 판매회의를 하던 중 그는 구성원들에게 ‘어떻게 하면 슈퍼와 편의점에서 우리 제품이 눈에 잘 띄게끔 배치할 수 있을까’라고 질문했다. 그랬더니 모든 구성원이 하나같이 밥이라는 구성원을 지목했다. 밥이 그 분야의 전문가로 통하며 동료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는 얘기였다. 이런 평가를 받은 밥은 우쭐해 하기보다는 사람들이 자신을 그렇게 생각하는지 전혀 몰랐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에 노박은 만약 밥이 자신을 인정해주는 문화 속에서 일했다면 얼마나 더 발전할 수 있었을까 생각하며 안타까웠다. 이를 계기로 노박은 서로를 인정해주는 문화를 안착시키는 일에 관심을 가졌고, 지금도 가방에 고무 치킨 인형을 넣어 다니면서 공로를 인정해주고 싶은 직원에게 직접 전달한다고 한다.

우리 회사의 진정한 보상으로 무엇을 택할 것인가

에드워드 마이클(Edward Michaels)의 『인재전쟁(The war for talent)』에서 소개된 EVP(Employ Value Proposition)란 개념이 있다. 기업이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재를 ‘고객’으로 간주하고 이들에게 다른 회사와 차별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명확히 하라는 내용이다. 만약 구성원이 조직에 기여하는 것(give)에 대한 대가로 얻는 것(get)이 물질적인 것에 그친다면 ‘세계 최고의 인재’는 우리 조직을 쉽게 떠날 가능성이 높다. 지금 우리 조직은 구성원에게 어떤 매력적 보상을 제시하는가. 경영진이 반드시 고민하고 풀어가야 할 문제다.


조미나 HSG휴먼솔루션그룹 조직문화연구소장 mnjo@hsg.or.kr
김미진 HSG휴먼솔루션그룹 연구원 mjkim@hsg.or.kr


조미나 소장은 이화여대 경영학 학·석사 학위를 받고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액센추어 컨설턴트, 청와대 업무혁신 비서관실 행정관을 거쳐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겸임 교수를 지내고 있다.
김미진 연구원은 이화여대에서 영어영문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경제신문사 기자를 거쳐 IGM세계경영연구원에서 홍보팀장, 온라인 콘텐츠 R&D팀장을 지냈다.

  • 조미나 | 액센추어 컨설턴트
    청와대 업무혁신 비서관실 행정관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현)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겸임 교수
    현)HSG휴먼솔루션그룹 조직문화연구소장

    mnjo@hsg.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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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미진 | 한국경제신문사 기자
    IGM세계경영연구원 홍보팀장
    온라인 콘텐츠 R&D팀장
    현) HSG휴먼솔루션그룹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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