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틴 노리아, 보리스 그로이스버그, 린다-엘링 리
직원들이 힘든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일하도록 만드는 것은 관리자가 당면한 가장 어렵고도 까다로운 일이다. 실제 인간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문제는 수 백 년 동안 결코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였다. 아리스토텔레스, 애덤 스미스, 지그문트 프로이트 등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사상가들 역시 이 문제를 고심했고 인간이 행동하는 이유에 대한 방대한 양의 해석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러한 혜안도 현대 두뇌 과학이 제공하는 지식만큼 정확하지는 않았다. 물론 이들의 이론이 신중한 사고와 탄탄한 근거, 또 직접 관찰에 입각한 것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자동차 엔진을 분해하지 않고 시동ㆍ정지ㆍ가속ㆍ회전 등의 움직임을 살펴보는 것만으로 자동차의 작동 원리를 어떻게 완전히 이해할 수 있겠는가.
이런 의미에서 신경과학ㆍ생물학ㆍ진화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새로운 연구를 통해 우리가 인간의 두뇌, 다시 말해 후드 아래쪽을 살펴볼 수 있게 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 연구들을 종합하면 사람들은 일반적인 진화의 결과인 네 가지 기본적인 감정적 필요 또는 욕구에 의해 움직인다.
폴 R. 로렌스와 니틴 노리아가 2002년 저서 ‘욕구: 인간의 본능, 어떻게 선택을 이끄나’ 에서 밝혔듯이 네 가지 욕구는 성취(사회적 지위와 같은 무형의 가치 등 희소한 것을 얻는 것), 결속(개인이나 집단과 유대를 맺는 것), 이해(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주변 사물을 완전히 파악하는 것), 방어(외부의 적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고 정의를 구현하는 것)를 가리킨다. 모든 인간 행동의 기저에는 이 네 가지 욕구가 깔려 있다.
부하 직원들에게 더 나은 동기부여를 하고자 하는 관리자라면 이에 주목해야 한다.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면 기업 실적도 좋아진다는 일반적 통념에는 반박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이 네 가지 욕구를 충족시켜 직원들에게 더 강력한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 관리자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
우리는 최근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두 건의 연구를 실시했다. 하나는 거대 금융 서비스 기업, 대형 IT 서비스 회사 등 세계적 기업 2개사의 직원 385명을 대상으로, 다른 하나는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 가운데 300개사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좀 더 정확한 평가를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직장 내 동기 측정 지표 네 가지, 즉 참여ㆍ만족ㆍ충성ㆍ퇴사 의지에 초점을 맞췄다. 참여는 직원들이 업무에서 보여 주는 에너지와 노력과 적극적 의지, 만족은 기업이 근무 환경과 직ㆍ간접적 보상에 대한 기대치를 얼마나 충족시키는지에 대한 직원들의 만족도를 각각 나타낸다. 충성은 직원들이 기업시민정신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동참하는지를 보여 준다. 퇴사 의지는 이직률을 가늠하는데 가장 효율적인 측정 지표다.
놀랍게도 두 건의 연구는 직원들의 동기부여에 차이가 나는 이유 가운데 60% 정도를 네 가지 근본 욕구를 충족시키는 기업의 능력을 통해 증명했다. 종전의 모델들은 약 30%만 설명할 수 있었다.
특정 욕구와 동기 측정 지표 간 연관성도 발견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결속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은 직원의 충성도, 이해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은 직원의 참여에 각각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기업이 전반적 동기를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 네 가지 욕구 모두를 함께 충족시키는 것이다. 각각의 욕구를 따로따로 충족시키는 것보다 한꺼번에 해소시켜 주는 것이 훨씬 더 큰 효과를 낸다는 의미다. 같은 맥락에서 하나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다른 세 가지 욕구를 모두 만족시켰다 해도 효과가 반감됐다.
관리자들이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 욕구 중 하나라도 간과할 경우 나타나는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물러났던 홈디포의 밥 나델리 전 최고경영자(CEO)의 사례를 살펴보자. 나델리가 좋은 실적을 내지 못한 것은 그가 다른 욕구는 무시하고 성취에 대한 욕구에만 열을 올렸던 데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 개개인과 개별 점포의 실적만 강조하고 직원들에게 동료애(결속 욕구)를 기르거나 기술적 전문성을 키우려는 노력(상황을 이해하고 의미 있는 일을 하고자 하는 욕구)을 할 틈을 주지 않았던 것이다.
많은 언론이 이미 보도한 대로 사내에 적대적 문화를 조성해 방어에 대한 욕구도 만족시키지 못했다. 결국 직원들 사이에는 직장 내에서 부당하게 대우받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나델리 CEO가 퇴임할 때 홈디포 주가는 6년 전 그가 취임할 때에 비해 전혀 나아진 것이 없었다. 그 동안 홈디포의 경쟁사 로스는 보상 체계, 기업 문화, 관리 시스템, 업무 설계 등을 통해 직원들의 감정적 욕구를 만족시키는 전반적인 접근법으로 업계 내에서 입지를 탄탄하게 구축할 수 있었다.
네 가지 근본적인 감정적 욕구에 조직이 전체적으로 신경 써야 하지만 개별 관리자 역시 이에 집중해야 한다. 물론 조직의 기준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제약이 있지만, 직원들은 직속 상사가 어느 정도 재량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우리의 연구 결과 개별 관리자들이 전반적 동기부여에 미치는 영향은 조직의 정책만큼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요소들에 대해 더욱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관리자들이 이를 향상시키기 위해 어떤 수단을 사용할 수 있는지, 조직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개별적으로’ 택할 수 있는 전략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를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