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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혁신

영업실적 올리고 싶다면 판매 부담부터 줄여줘라

최용주 | 144호 (2014년 1월 Issue 1)

 

 

“서로가 서로에게 자극이 되면 선순환, 서로가 서로에게 위안이 되면 악순환

 

국내 굴지 보험회사의 영업소에 붙어 있는 슬로건이다. 영업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공감도 되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말이다. 영업에 있어서영업사원에 대한 효과적 관리는 경영자들의 공통적인 관심사 중 하나다. 영업사원은 기업의 최전선에서 성과를 창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기업 내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여타 부서와는 달리 영업사원은 업무시간 대부분을 기업 밖에서 보낸다. 그들은 개념적인 마케팅 전략을 현장에서 실천하고 그 결과로 기업의 성과를 만들어 낸다. 이러한 업무 특성으로 인해 영업사원에 대한 효과적인 관리방법이 경영관리의 중요한 포인트로 자리 잡았다. 영업사원에 대한 관리방법과 기법 또한 다양하게 개발돼 왔고 현장에 적용됐다.

 

활동관리, 목표관리, 성과관리, 보상체계, 경력관리 등이 영업사원 관리의 결과로서 나타난 산물들이다. 최근에는 영업사원의 관리를 실시간으로 진행하는 각종 시스템 패키지가 개발되고 있다. 이렇게 개발된 과학적 관리기법들은 그 하나하나가 영업관리자들에게 어필하기 충분했고 그들 또한 다양한 기법들을 적절히 활용해 영업사원을 관리해 왔다. 그러나 이렇게 개발된 다양한 관리기법들은 과연 영업의 본질적인 목적인 영업사원의 성과를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줬을까? 이 물음에 쉽게 답을 할 수 있는 관리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관리를 한다는 것은 관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관리관점(Point of View)의 기초 위에서 설계된다. 관리의 목적이 잘못되거나 현장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하지 않은 관리관점은 진정으로 관리해야 할 사항을 놓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경영자의 주관심사 중 하나인 영업사원 관리에서 범하기 쉬운 몇 가지 오류를 정리해 보자.

 

 

 

영업사원의 본질적 목적에 대한 정의 오류

 

영업직에 있는 사람 들이 흔히 듣는 말 중의 하나는우수한 영업사원이 되려면 에스키모에게 얼음을 판매할 수 있을 정도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이 뜻하는 바는진정한 영업사원은 아무리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을지라도 자기 제품을 성공적으로 판매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잘 살펴보면 이 말은 영업사원 중심적인 사고로부터 나왔음을 알 수 있다. 영업사원이 판매를 잘해야 한다는 것에 초점이 있다는 뜻이지 고객에 대한 고려로부터 나온 말은 아니다.

 

<장사의 시대(The Art of the Sale)>의 저자인 필립 델브스 브러턴은 좋은 세일즈맨은에스키모에게 얼음을 팔 수 있나와 같은 질문을 모욕적이라고 느낀다고 했다. 그는 또한 진정으로 우수한 세일즈맨은 쓸데없는 상품을 팔지도, 소비만능주의를 조장하지도 않는다면서 자신의 판매행위가 소비자에게도 궁극의 이득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현장에 나선다고 말했다.

 

영업사원이 가져야 할 최우선의 목표는 영업사원 자신이 아닌 고객이다. 영업사원에게무엇을 팔아라하지 말고고객의 욕구를 최대한 맞춰라고 하는 것이 필요하다. 영업사원에게 영업에 관한 한 전지전능함을 기대한다는 것 또한 현실적으로 무리다. 기업 현장에서 영업사원에게 교육을 하는 시간은 제한돼 있다. 더구나 프로 세일즈맨을 양성하는 교육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영업사원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영업사원의 스트레스가 어디로부터 오는지 본질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고객에게 구매의 부담을 덜어주고 영업사원에게 판매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영업사원 관리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그러므로 영업사원에 대한 관리와 교육은 우선적으로 그들의 현재의 수준과 고민에 눈높이를 맞추는 것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베스트 영업사례 확산에 대한 맹목적 신뢰 오류

 

“본사의 현장감이 떨어진다” “본사에서 시키는 대로만 하면 영업을 할 수가 없다는 말은 어느 기업을 막론하고 영업사원들로부터 자주 듣는 말이다. 그만큼 본사와 현장 사이에 현상 인식의 갭이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

 

일반적으로 본사의 관리자들은성과를 잘 올리는 영업사원들을 철저히 분석하고 그들의 활동 하나하나를 잘 정리해서 성과가 낮은 영업사원들에 대한 교육의 도구로 사용하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는 성공체험의 전파라는 측면에서 개념적으로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막상 실행에 들어갔을 때에는 잘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우수한 영업사원을 찾아내고 그들의 비법을 다른 사람에게 전수한다는 것은 말처럼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영업현장에서는 어떤 경우든 고성과자와 저성과자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고성과자는 자신만의 독특한 성공요소가 있고 저성과자는 성과를 내지 못하는 분명한 실패원인이 있다. 고성과 영업사원은 타고난 능력이든, 후천적으로 습득한 능력이든 분명 다른 사람들과 차이가 나는 면이 있다. 그런 사람들의 비법을 다른 사람들에게 사용하라고 하는 것은 그 자체로도 어려운 일이다. 성공한 영업사원의 얘기를 잘 정리한 것이 실행의 등불로서의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성공하지 못한 영업사원들에게 실질적인 가이드가 될 수는 없다. 뛰어난 영업사원과 그렇지 못한 영업사원은 각자가 일하는 방식이 다르고 사고방식도 다르다. 아마도 그들의 말을 요약하면영업은 고객만족을 시키는 활동이다. 그러므로 고객만족을 위해 무엇을 해줘야 하는지를 항상 생각해야 한다는 뻔한 결론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참으로 따라 하기 힘든 말이다.

 

방문판매 영업을 하는 U사는 영업 부진 사원이나 초보사원에게 제품을 팔게 하기보다는 우선적으로 자신을 팔게 하는 활동을 권장하고 있다. 제품 판매와는 상관없이 꾸준히 자기 지역에 인사하러 다니고 얼굴을 익히는 활동을 하라는 것이다. 초보자나 부진 사원은 어차피 달성도가 떨어지므로 당장의 실적보다는 기반을 닦아주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것이다. 꾸준히 자신을 알리는 활동을 하다 보면 자기 지역에 익숙해지고 고객들과 친분이 쌓이면 그때 1 1상품을 선정해 가망고객을 대상으로 제안하는 것을 표준 활동 매뉴얼로 정하고 있다. U사도 처음에는 고성과자의 성공사례를 모아서 사례집으로 만들고 그들을 강사로 교육해서 저성과자를 대상으로 강의를 했다. 하지만 고성과자의 화려한 사례를 저성과자가 쉽게 접목하기 어렵다는 점을 알게 됐다. 이후 이 회사는 저성과자의 개별적 상황을 파악하고 한 명 한 명에게 가이드를 해줘서 눈높이에 맞는 교육을 설계해 진행하고 있다.

 

거래처의 실질적 관리 오류

 

영업에서시책관리라는 말이 있다. 대체로 많은 기업들은 대리점을 획일적 기준으로 관리한다. 예컨대 시책이라는 정책가이드를 통해서 전체 대리점에 정책을 전달하고 이에 맞춰 대리점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대리점 영업구조에서는 대리점 하나하나의 성장이 곧 기업의 성장과 직결된다. 그러므로 대리점 각자가 처한 상황을 감안하고 처한 현실에 맞춰 성장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계획과 행동이 중요하다. 이는 어떠한 획일적인 정책이나 시책보다도 중요한 것이다. 비단 대리점만이 아니라 개별 영업사원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거래처를 성장단계별로 구분 관리해 성공적인 영업을 하고 있는 사례를 살펴보자.

 

소비재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중견기업인 A사는 영업력이 뛰어난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들어 A사는 영업사원의 실질적인 성과를 향상시키는 프로젝트에 집중해 왔다. A사는 거래처 하나하나를 성장단계별로 구분하게 만들고 각 단계에 적합한 전략적 관리를 하도록 유도했다. 우선, 소매점 공급을 담당하는 대리점을 대상으로 성장단계별 구분을 시작했다. 구분은 세 단계의 대분류와 세부적으로 하위 아홉 단계로 했다. 이 중 대분류를 중심으로 한 관리방안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1단계의 대리점은 소규모 대리점군으로 분류됐다. 창업한 지 얼마 안 돼 작은 대리점인 상태로 있거나 기존 대리점이 오랜 기간 영업부진을 겪으면서 성장하지 못했기 때문에 작은 규모의 상태로 남아 있는 두 가지의 경우가 해당됐다. 소형인 상태에 머물러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한 경우 대리점 운영상의 보틀넥(Bottleneck)이 무엇인지를 파악해 두 가지의 대응 방향을 정했다. 만일 오랫동안 영업을 해온 기존 대리점이 계속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면 이를 구조의 문제(Restructuring Issue)로 정의했다. 경쟁 대리점과의 경쟁이 문제인지, 대리점 사업의 기본적인 운영능력이 없어서 문제인지를 우선 파악하도록 했다. 또 대리점의 배송 루트설계의 문제, 배송 시 고객주문에 대한 대응의 문제 등의 원인을 파악해 개선하는 활동에 주력했다. 반대로 개설(Open)한 지 얼마 안 되는 대리점이 못하고 있다면 대리점 경영의 노하우 부족(Management Issue)을 주 원인으로 보고 지속적인 신설 사업가 교육(이를 Boot Camp라 하였음)을 통해 개선 활동을 하도록 진행했다.

 

2단계의 대리점 은 소형 대리점에서 벗어나서 규모가 커가는 대리점군으로 분류했다. 이 단계에 속해 있는 대리점의 핵심적인 경영이슈는 마케팅과 투자의사결정이다. 초기 설립단계를 벗어나서 성장가도로 접어든 대리점들이 대부분이므로 세 가지의 고민에 직면해 있는 경우가 많았다. 총무(관리직원) 관리의 문제, 성장에 따라 향상돼야 하는 대리점 경영관리 문제, 투자를 하게 될 경우 투자효과를 낼 수 있는 물량 확보의 문제 등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총무(관리직원)를 선발할 경우 총무와 배송사원의 관리방법에 대해 혼란스러워하는 경우가 많고 교육을 어떻게 하는가에 대한 고민도 많다. 무엇보다 가장 큰 고민은 거래고객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시점에서 추가 투자를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경우였다. 예컨대, 배송차량의 추가 구입에 투자를 할 것인지, 차량을 추가 구입한다면 새로 구입한 차량에 배송물량을 얼마나 신속히 채울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 같은 것이다. A사는 대리점이 적극투자 의지를 갖고 있는 대리점을 선발해서 본사가 3개월간 도와주는 팀(SWAT팀이라고 명명함)을 구성해서 돕도록 했다. 지원 팀은 대리점이 적극적인 상품거래 확대를 할 수 있도록 판매방법에 대한 조언과 더불어 대리점의 성장관리, 투자의사결정 등에 대한 지원을 진행했다.

 

3단계의 대리점은 대형화를 이룩한 대리점이다. 이 경우에 해당하는 대리점은 여러 대의 차량과 여러 명의 직원을 운영하기 때문에 작은 기업으로서의 모습을 갖춘 대리점이다. 여기에 속하는 대리점은 점포보다는 작은 기업을 경영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A사는 대형화된 대리점주에 대해 기본적인 경영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스스로 더 높은 목표에 도전하게 하는 챌린지 프로그램(Challenge Program)을 만들어 진행하고 있다. 챌린지 프로그램의 핵심은 대리점 스스로가 영업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고객 서비스를 개선하게 유도하며, 경영관리 측면 등에 대해서도 소형 기업으로서의 모습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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