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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러닝

‘21세기형 實學’ 액션러닝, 교육이 즐겁다

봉현철 | 99호 (2012년 2월 Issue 2)



핵심인재 육성과 경영혁신의 방법론으로 한국 기업들이 액션러닝(Action Learning)을 활용하기 시작한 지 어느덧 20여 년이 흘렀다. 1993년과 1996년에 각각 LG전자와 SK그룹(SK아카데미)이 임원 후보자 또는 신임 임원을 대상으로 액션러닝방법을 실험적으로 도입했다. 1998년에는 CJ그룹이, 2000년에는 현대·기아자동차가 각각 신임 관리자(과장, 부장, 임원) 과정과 변화추진자 해외연수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법론으로 액션러닝을 채택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삼성그룹(삼성인력개발원), LG그룹(LG인화원), SK텔레콤 등 대기업들이 차세대 리더를 육성하기 위해 액션러닝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필자의 관찰과 문헌조사 결과, 액션러닝은 한때 한국 기업에서 풍미하다 자취를 감추고 마는 다른 경영혁신 기법들과는 달리 20여 년 동안 지속적으로 연구되고 실무에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액션러닝이란 대체 무엇인가? 왜 액션러닝이 그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가? 그리고 어떻게 해야 액션러닝의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는가?

 

글로벌 기업과 한국 기업의 액션러닝

 

액션러닝이란 학습자들이 팀을 구성해 그들 모두의 실력(실질적 문제해결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과제를 중심으로 러닝코치(Learning Coach)와 함께 과제의 내용적 측면과 과제수행의 프로세스 측면을 학습하는, 즉 배우고 익히는 과정이라 정의할 수 있다.(봉현철, 2011, p.57)

 

석유시추선(Drillship) 분야에서 부동의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삼성중공업은 2009년과 2011년에 각각 필자와 함께 액션러닝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5∼7명으로 구성된 6개 학습팀의 구성원들은 각각 생산성 향상, 공기단축, 설계품질개선, 불필요한 낭비작업 제거 등 회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한 팀당 한 과제씩 수행했다. 먼저 이들은 12∼16시간의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학습팀의 과제를 명확히 정의하고 팀원들이 지켜야 할 기본규칙(‘전원이 모든 미팅에 단 1분도 늦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비판하지 않는다)을 정했다. 이어서 이들은 러닝코치였던 필자와 함께 약 4개월간 주 1회 또는 격주 1, 회당 6∼8시간의 학습팀 미팅과 수시 자체 미팅을 통해 각자 수행한 과제에 대해 토론하고 다음 미팅까지의 과제를 분담하는 방식으로 그들에게 주어진 과제를 성공적으로 해냈다. 또한 원활한 의사소통과 효과적인 집단 의사결정, 갈등관리와 문제해결에 필요한 기법들을 배웠다. 이는 가족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노사 간의 오해와 갈등을 해결하는 효과도 냈다. 대외비이기 때문에 밝힐 수는 없지만 이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그들도 처음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유형적 성과(생산성 향상, 품질개선, 공기단축 등)는 물론 노사 간의 관계개선과 참가자들의 리더십 스킬향상 등의 무형적 성과를 거뒀다.(유길환, 2011)

 

액션러닝은 1940년대에 레그 레반스(Reg Revans) 교수에 의해 영국에서 시작됐으며 1960년대에는 벨기에로, 1970년대에는 미국, 호주, 독일, 프랑스, 이태리 등지로 확산됐다. 1988 GE가 핵심인재 양성프로그램에 액션러닝 방식을 도입한 이래 1990년대부터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임원 후보자와 신임 임원, 차세대 리더를 양성하기 위해 액션러닝을 활용하고 있다. ( 1)

 

한편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LG전자가 국내 최초로 임원 후보자 과정에 액션러닝을 도입한 이래 국내 기업들도 앞 다퉈 이 방식을 핵심인재 육성에 활용하기 시작했으며 주요 대기업들의 실시 현황은 < 2>에 제시된 바와 같다.

 


 

액션러닝 프로그램을 학습자들이 해결하고자 하는 과제의 유형과 기업이 액션러닝을 실시하는 목적에 따라 분류하면 < 3>에 제시한 바와 같은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 3>의 가로축에 제시한 개인과제 방식이란 팀원들 각자가 자기 자신의 과제를 수행하되 다른 학습팀원들이 과제의 효과적인 수행에 필요한 여러 가지 질문, 조언, 정보, 인맥 등을 제공하는 방식을 말한다. 반면 팀과제 방식이란 일반적인 테스크포스팀이나 프로젝트팀에서와 같이 모든 학습팀원들이 한 가지 과제를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 3>의 세로축에서 볼 수 있는 인재개발형 프로그램이란 선발된 소수인원을 대상으로 주로 top-down(하향결정) 방식으로 과제를 부여해 조직의 전략적 이슈를 해결하고 학습자들을 핵심인재로 육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반면 경영혁신형(학습조직 구축형 또는 조직개발형) 프로그램이란 조직구성원 전체, 또는 참가희망자 전원을 대상으로 주로 bottom-up(상향결정) 방식으로 수행되며 학습자들로 하여금 자율적으로 과제를 선정하게 해 이들의 실력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회사를 학습조직화하거나 경영혁신을 추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된다. (서영태/봉현철, 2008)

 

국가별로 비교해 보면 구미 각국과 남아프리카, 일본, 중국, 싱가포르, 홍콩 등에서는 소수핵심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목적의 인재개발형 프로그램이 주로 운영되고 있는 반면 최고경영자의 강력한 리더십 발휘가 가능한 한국 기업의 조직 문화적 특성에 힘입어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들어 경영혁신형 프로그램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Cho/Bong, 2012)

 

액션러닝의 지속 이유

 

그렇다면 지난 20년 동안 한국 기업들을 스치고 지나간 수많은 경영혁신 기법들과 달리 액션러닝이 이렇듯롱런(long-run)’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저비용 고효율, 실행을 통한 실질적 성과 창출, 참가자들의 진정한 동기유발의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 액션러닝에서는 회사의 직원들이 그들이 당면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스스로 찾는다. 철강회사의 20년 후 주력해야 할 신사업 아이템 발굴부터 섬유회사 생산현장의 고질적 품질문제 해결, 건설회사의 신공법 개발, 정유회사의 공정개선에도 액션러닝이 적용됐다. 생명보험회사 영업사원(설계사)의 판매실적 향상, 제약회사 영업전략 수립, 주니어 보드 멤버의 문제해결능력 향상, 상무급 임원들의 리더십 전략적 마인드 함양, 전자회사의 팀 단위 소통 문제해결 등 지난 12년간 필자가 경험했던 수많은 액션러닝 프로그램에서 학습자들은 그들 스스로 현장의 과제를 발굴하고 현장과 고객, 경쟁사를 발로 뛰어다니며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나아가 이를 스스로 실천하거나 실천해야 할 직원들을 설득해 해결방안이 실천에 옮겨지도록 최선을 다했다. 이런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에 사실 액션러닝에서는 학습자들이 실제로 창출하는 유형·무형적 성과에 비할 때 매우 적은 비용만 발생할 뿐이다.

 

둘째, 액션러닝에서는 복잡한 분석결과와 실행해보지 않은 아이디어 위주의 문제해결방안을 담은 두꺼운 보고서는 그 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보다 훨씬 높은 가치를 두는 것은 학습자들이 실제로 몸을 움직여서 다른 직원들을 설득하고 시스템과 업무 프로세스를 바꿔서 실제로 문제를 해결한 결과물이다. 예를 들어, 한독약품의 한 학습팀은 최근 생산공정에서 작업자들이 공정마다 확인해야 했기 때문에 시간낭비를 초래했던 불필요한 중복점검항목을 완전히 제거함으로써 생산효율을 높일 수 있었다(김은주, 2011). 또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인 코아비스사는 2011년 한 해 동안 15개 팀이 모두 48개의 혁신과제를 액션러닝방식으로 수행한 결과 수주액 증가, 생산효율 개선, 지적재산권 확보, 원가절감 등의 성과를 이뤘다. 특히 액션러닝활동을 통해 팀 간 소통 미흡과 정보공유 부족, 팀 이기주의 등의 폐해를 극복함으로써 매출액의 2.5%에 달하는 원가를 절감할 수 있었다.(강명진, 2011)

 

한편 대한생명의 보험설계사들을 대상으로 한 액션러닝 프로그램에서는 액션러닝에 참가한 설계사들이 그렇지 않은 설계사들에 비해 전년 동기 대비 20.9% 높은 실적 신장률을 보였다.(정용국, 2011)

 

위의 사례처럼 액션러닝으로 얻어지는 가시적인 성과가 회사 내에 공유되고 확산됨으로써 액션러닝의 생명력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셋째, 액션러닝의 정의에서 알 수 있듯이 액션러닝의 궁극적인 목적은 학습자들의 실질적 문제해결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 액션러닝 프로그램의 참가자들은 문제해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프로그램에 참가하며 이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액션러닝을 통해 난해한 과제를 실제로 수행하는 것임을 인식하고 과제수행에 임한다. 그렇기 때문에 액션러닝 프로그램의 참가자들은 자발적으로 과제를 수행하고 그 결과 그들의 역량을 실제로 향상시킨다. 전남대학교 병원의간호 관리자 역량 향상 과정액션러닝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습자들의 프로그램 참가 전후의 역량향상 정도를 측정했더니 참가자들은 비참가자들에 비해 의사소통과 문제해결의 측면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역량향상 결과를 보였다.(이숙자, 2009)

 

삼성중공업의 유길환 상무는내가 회사에 근무한 과거 27년 동안 액션러닝을 할 때만큼 회사생활이 즐거웠던 때가 없었다. 그 기간 동안 나는 아침에 눈을 뜨면 액션러닝 팀원들과 만나 팀 과제 해결을 도와주기 위해 빨리 회사에 출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액션러닝을 통해 참가자들이 기업의 문제해결에 능동적으로 임하는 변화된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던 사례다.

 

액션러닝 실패 사례와 성공을 위한 유의사항

 

그렇다면 학습팀원들이 주어진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그들의 리더십과 실질적 문제해결 능력을 실제로 향상시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5∼6년 전 제조업종에 속하는 국내 굴지의 한 대기업의 임원후보자를 양성하는 액션러닝 프로그램의 한 학습팀에서 생긴 일이다. 5명으로 구성된 학습팀은 결론적으로 그들에게 주어진 과제수행에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팀원들 간의 인간관계도 극도로 악화돼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로 프로그램을 종료할 수밖에 없었다. 실패 요인을 살펴봤더니 첫째, 이 팀은 CEO가 원치 않은 과제를 수행했다. 둘째, 팀원 모두가 매우 독립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어서 팀워크를 살리는 데 실패했고 무임승차자가 많았다. 셋째, 프로그램의 기간이 너무 짧았다. 넷째, 러닝코치가 초기 단계의 팀 빌딩에 실패하자 과제의 내용 측면에서 도움을 주고자 시도했지만 그 회사의 전문적인 기술과 시스템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팀원들이 러닝코치의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았을 뿐 아니라 프로세스 전문가로서 러닝코치의 역할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런 실패를 답습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액션러닝이 성공하기 위한 유의사항을 프로그램차원과 개별 학습팀 차원으로 나누어 살펴보자. ( 4)

 

① 프로그램 차원

 

먼저 프로그램 차원에서는 기업 내 세 집단의 사람들이 잘 해줘야 한다.

 

첫째, 액션러닝프로그램의 담당자가 가장 중요하다. 담당자는 먼저 액션러닝을 본인이 직접 공부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외부 전문가에게 일임하는 것처럼 위험한 일은 없다. 또한 회사와 구성원의 실질적 변화를 끝까지 이루고 말겠다는 진정어린 사명감을 가지고 프로그램에 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회사와 참가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주요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해야 하며 프로그램의 설계와 운영, 평가에 이르는 전 과정에 몸과 마음을 던져 열정적으로 임해야 한다.

 

둘째, 프로그램 스폰서와 과제스폰서, 실행스폰서들이 액션러닝의 취지와 프로세스, 그리고 그들의 단계별 역할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학습자들의 과제 수행과 학습의 과정에서 필요한 물적, 인적, 시간적 자원을 지원해야 한다. 특히 회사의 전 직원이 참여하는 경영혁신형 액션러닝 프로그램의 경우 스폰서를 맡게 되는 임원들이 솔선수범해 액션러닝을 직접 경험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김은주, 2011)

 

셋째, 실력과 경험을 겸비한 러닝코치를 확보해야 한다. 러닝코치란 과제의 내용에 관한 전문가가 아니라 학습팀원들이 과제수행과 이 과정을 통한 학습에 전념해 과제수행을 통해 그들의 실력을 향상시키도록 학습팀원들을 돕는 프로세스전문가를 말한다. 국내 기업의 사례를 분석해 보면 인재개발형 프로그램에는 주로 외부 전문가를 기용하는 반면 경영혁신형에서는 사내의 핵심인재와 리더(팀장, 부문장, 본부장 등)를 러닝코치로 육성해 학습팀에 투입하는 경우가 일반적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리더를 러닝코치로 양성, 활용할 경우 사내 러닝코치들이 액션러닝팀을 조력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러닝코치의 역량인 질문과 경청, 칭찬, 회의운영기술, 문제해결도구와 기법(김형숙/봉현철, 2009)의 실질적 활용방법들을 몸에 익히고 이를 자신이 이끄는 현업조직에서도 활용함으로써 그들의 리더십 스타일이 코칭형 리더십으로 변화하는 부수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은주, 2011; 코아비스, 2011)

액션러닝 운영 프로세스

액션러닝 참가자들은 먼저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액션러닝의 취지와 목표, 프로세스를 이해한 다음 과제를 부여받고 팀빌딩 활동을 한다. 다음 단계에서는 대체로 3, 4개월간 6∼10회 정도의 팀미팅을 진행하게 되며 팀미팅을 통해 분담한 역할을 팀원 각자가 현업과 병행하며 수행함으로써 스폰서가 원하는 결과물을 도출한다. 팀미팅에서는 역할분담뿐만 아니라 팀원 각자가 수행한 활동 결과를 검토, 정리하고 성찰을 통해 과제수행 과정에서 학습한 내용을 구체화하고 팀 활동의 효과성을 제고할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한다.

 

마지막으로 스폰서가 참석한 가운데 팀의 활동결과(과제수행과 학습의 결과)를 발표하고 전체 과정에서 학습 내용을 다시 한번 체계적으로 성찰한다. 실행방안을 수립하는 데까지가 과제수행 목표였을 경우에는 그 방안의 실행 여부를 스폰서가 결정하기도 한다. 특히 학습팀이 제안한 방안을 스폰서가 수용했을 때에는 실행 여부를 끝까지 팔로우업(follow-up)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으로 작용한다. 팔로우업의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그림 2>와 같이 해결 방안의 실행 여부와 정도를 점검하는 자리를 해당 프로그램에 포함시킴으로써 실행성과를 극대화하도록 프로그램을 설계할 수 있다.

 

② 개별학습팀 차원

 

개별학습팀 차원의 핵심 성공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봉현철, 2002; 최형윤, 2011; 김형숙, 2007; 김재겸, 2007) 다음의 세 가지를 특히 강조하고자 한다.

 

첫째, 학습팀에는 단 한 명의 무임승차자도 있어서는 안 된다. 지극히 당연하지만 현실에서는 좀처럼 이루기 어려운 이상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프로그램 담당자와 러닝코치는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학습팀의 과제수행과 학습의 결과를 스폰서에게 발표할 때 발표자를 학습팀원들이 미리 정하는 것이 아니라 발표 당일 무작위 추첨하는 방법을 활용할 것을 권한다.

 

둘째, 과제의 범위를 최대한 줄여서 학습자들이 생각해낸 검증되지 않은 아디이어와 분석결과를 토대로 두꺼운 보고서를 제출하는 것이 아니라 작지만 실제적인 변화와 개선을 그들 스스로 만들어 내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모 텔레콤 회사의 액션러닝 팀원들은 회사가 출시한 신상품의 가입자 확보 방안을 수립해 스폰서에게 보고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직접 발로 뛰어 확보하기 매우 힘든 기업 고객을 유치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과제스폰서를 감동시켰다. 또한 그들 스스로도 뿌듯한 보람을 느끼고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프로세스와 방법을 몸으로 체득함으로써실질적 문제해결능력 향상이라는 액션러닝의 궁극적 목적을 달성했다. (봉현철, 2011)

 

셋째, 학습자들이 과제수행에만 급급하지 않고 이 과정에서 진정한 학습이 일어나도록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고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때 지원이란 학습자들이 과제의 내용과 관련해 현장, 고객, 경쟁사 또는 이 업종의 베스트 프랙티스, 그리고 사내외의 전문가로부터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얻는 데 필요한 물적, 시간적 자원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조치란 러닝코치가 학습자들로 하여금 이 모든 활동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뿐만 아니라 성찰과 피드백을 통해 학습효과가 극대화 되도록 노력해야 함을 의미한다.

 

인간존중과 실사구시(實事求是)로서의 액션러닝

 

위에서 우리는 액션러닝이 무엇이고 왜 지속적으로 활용되고 연구되고 있으며 어떻게 하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까 살펴봤다. 액션러닝의 방법에 대한 이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철학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액션러닝의 철학은 인간존중과 실사구시(實事求是)라고 할 수 있다. 액션러닝은 박사나 변호사, 의사 등 전문가와 학벌이나 학력이 높은 사람들만이 아니라 다양한 업종의 생산과 영업현장에 근무하는 모든 사람들이 선한의지와 무한한 잠재능력을 갖고 있다는 인간에 대한 깊은 신뢰에 바탕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액션러닝은 현장에 근무하는 사람들에게서 문제의 해결방안을 찾는다. 같은 이유에서 한사람도 빠짐없이 모든 학습자들이 액션러닝의 전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믿고, 또 그렇게 하도록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운영한다. 액션러닝에서는 회사 또는 외부 전문기관이 정한 프로세스를 엄격하게 준수하며 제시된 기법과 도구를 꼭 사용하도록 강압적으로 요구하지 않고(그런 강압적 요구가 어떤 철학에 근거하고 있고 현장에서는 어떤 부작용을 낳고 있는지를 현명한 독자들께서 너무나 잘 알고 계시리라 믿는다) 현장의 요구에 맞는 방법과 도구를 꼭 필요한 만큼만 활용하도록 학습자들에게 자율선택권을 부여한다. 필자는 이를 액션러닝의 방법론적 유연성이라고 부른다.(봉현철, 2011)

 

마지막으로 액션러닝에서는 이론보다 실천이, 말보다 행동이 먼저다. 날카로운 분석과 현학적 아이디어로 가득 찬 두꺼운 보고서보다 경험과 직관,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에 기초한 땀으로 얼룩진 실천의 모습과 결과를 담은 사진과 동영상을 중시한다. 그런 의미에서 액션러닝은 ‘21세기형 실학(實學)’ ‘매뉴얼이 있는 실학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강명진 (2011), 코아비스 액션러닝의 사례, 「제7회 대한민국 액션러닝 심포지엄 자료집」, 한국액션러닝협회, pp. 77-95.

 

김영원, 봉현철 (2002), Action Learning 프로그램의 효과평가에 관한연구, 인적자원개발연구, 4 2.

 

김은주 (2011), 한독약품 사례, 「제7회 대한민국 액션러닝 심포지엄 자료집」, 한국액션러닝협회, pp. 37-61.

 

Kim, J. K. (2007), Action learning factors perceived by action learning participants in companies in south korea, Unpublished doctoral thesis, University of Minnesota, USA.

 

김형숙, 봉현철 (2009), 액션러닝코치의 역량모델 개발에 관한 연구, 경상논총, 28 2.

 

김형숙, 봉현철, 김봉광 (2007), 액션러닝 프로그램의 핵심성공요인에 관한 연구-공무원 학습자를 중심으로, 한국인력개발학회, 9 2.

 

봉현철 (2007), 한국 기업 액션러닝 프로그램의 핵심성공요인 탐색 : 요인의 내용과 요인간의 관계에 관한 고찰, 경상논총, 25 3.

 

봉현철 (2011), 성공하려면 액션러닝하라, 행성B웨이브.

 

서영태, 봉현철 (2008), 조직개발형 액션러닝 프로그램의 핵심성공요인 연구, 경상논총, 26 4.

 

유길환 (2011), 삼성중공업 액션러닝의 사례, 「제7회 대한민국 액션러닝 심포지엄 자료집」, 한국액션러닝협회, pp. 25-35.

 

이숙자 (2009), Action Learning 프로그램이 간호사의 문제해결 능력과 의사소통에 미친 효과, 전남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정용국 (2011), 대한생명 액션러닝의 사례, 「제7회 대한민국 액션러닝 심포지엄 자료집」, 한국액션러닝협회, pp. 97-103.

 

최형윤 (2011), 액션러닝 팀의 핵심성공요인 탐색 : -팀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전북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황우현 (2007), 하나로텔레콤 액션러닝의 사례, 「제3회 대한민국 액션러닝 심포지엄 자료집」, 한국액션러닝협회, pp. 59-78.



봉현철 전북대 경영학부 교수·한국액션러닝협회장 hcbong@daum.net

 

필자는 동국대 경영학과를 거쳐 독일 국립 레겐스부르크(Regensburg)대에서 인적자원 개발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북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2대 한국액션러닝협회장이다. 삼성중공업, LG전자, 교보생명 등 국내 유수 기업과 청와대 인사수석실, 중앙공무원 교육원 등 정부기관에서 핵심인재육성과 경영혁신을 위한 액션러닝 프로그램의 개발과 운영을 돕고 있다. 저서로는 <성공하려면 액션러닝하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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