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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식학습

갈수록 짧아지는 지식 유효기간 무형식 상시학습체제가 대안

이찬 | 99호 (2012년 2월 Issue 2)


 

지식기반사회가 도래하면서 기업들은 창의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력 개발에 막대한 인적·물적 자원을 투자하고 있으며 국가는 기업의 인력개발 활동을 지원하고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공급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전 세계 IT 분야 인재들을 블랙홀처럼 흡수했던 구글이 최근 페이스북 등으로의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대규모 연봉 인상과 보너스 지급을 감행한 것은 오늘날 인재전쟁의 치열함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의 인재 확보 및 유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직원들의 지식 생성, 축적, 공유, 활용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한 형식학습(formal learning) 체계가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다. 그러나 형식학습으로만 이뤄지는 교육은 필요에 따라 적시에 실행되기 어렵고 교육을 마치고 복귀한 업무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현업 적용도 수준이 낮으며 일상적인 직무수행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무형식학습(informal learning)의 효과를 간과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인력 육성을 위한 학습 체계가 기존 강의실 중심의 형식학습에서 일터 중심의 무형식학습으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다. 이는 사전에 계획된 커리큘럼에 따라 학습하는 형태는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식과 기술의 생성 주기가 짧아져 상시학습(常時學習) 체제가 요구되고 있는데다 형식학습을 강조할 경우 일상적인 업무에 큰 부담을 줄 수 있어 무형식학습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다.

 

실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일터에서 이뤄지는 학습의 83% 이상이 무형식적으로 이뤄진다고 보고됐다. 또 기업에 재직 중인 직장인들은 학습의 70% 이상을 동료들과 함께 일을 하면서 배우게 된다고 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학습의 무형식성, 학습자의 주도성, 동료와의 상호작용 등을 인적자원개발(Human Resource Development·HRD)에서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일터에서의 무형식학습의 중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기업의 성과창출과 학습의 관계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이뤄지고 있다. ‘스마트기업모델(Smart Enterprise Model)’은 기존 형식적인 학습환경에 멘토링, 코칭, 실천공동체(CoP·Community of Practice) 등과 같은 무형식학습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기업의 성과를 창출하는 학습모델을 구축해 조직 내 인적자원개발 분야에 새로운 시사점을 주고 있다. 조직 구성원의 지식과 정보를 최대한 활용해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조직 구조인 스마트기업모델(Smart Enterprise Model)과 무형식학습의 방법으로 S-OJT(Structured On-the Job·체계적 현장직무교육훈련)와 소셜러닝(Social Learning)에 대해 살펴본다.

 


조직 내 학습문화를 구축하는 스마트기업모델(Smart Enterprise Model)

 

경영컨설턴트이자 교육학자로 교육훈련, 조직학습, 이러닝 등의 부문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마크 로젠베르크(Marc J. Rosenberg) 박사는 이라는 그의 저서에서 조직 내에서 수동적으로 이뤄지던 교육훈련방식에서 벗어나 성과지향 학습문화를 추구하는스마트기업모델(Smart Enterprise Model)’이라는 새로운 학습구조를 제시했다. 여기서 스마트기업(Smart Enterprise)이란 학습을 통해 비즈니스의 가치를 높이는 기업을 뜻한다. 스마트기업은 조직 내 학습문화를 구축함으로써 직원들이 역량을 함양하고 이를 통해 성과를 창출한다.

 

스마트기업과 일반 기업의 차이는 다음의 세 가지로 구분 지어 볼 수 있다. 첫째, 스마트 기업에서 직원들은 학습을 통해 창의적, 혁신적인 방법으로 업무에 접근하고 수행한다. 또한 업무 수행 시 필요한 지식을 언제 어디서나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다. 둘째, 우수한 동료와의 조화 및 협업을 격려하고 지원하는 제도가 존재한다. 셋째, 직원들 간의 협력을 통한 학습을 강조하고 협력을 통해 지식을 창출함으로써 고도의 성과 창출을 추구한다.

 

이러한 스마트기업모델에서는 일반적인 강의실에서 이뤄지는 교육훈련, 온라인 교육훈련과 같은 형식학습 환경뿐만 아니라 정보저장소, CoP, 전문가 활용, 조직의 지원, 멘토링과 코칭 등의 차별화된 무형식학습 환경도 함께 갖추고 있다. 정보저장소란 조직 내 문서, 웹사이트, 비즈니스데이터, 직원정보 및 조직 내에서 다뤄지는 소중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분류해 사람들이 수월하게 찾아서 사용할 수 있도록 관리되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러한 정보시스템을 통해 체계적으로 정보를 관리하고 직원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 CoP란 공통 관심사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해당 주제 영역의 지식을 학습하고 체득한 결과를 공유하고 실천함으로써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고 공유하는 집단을 말한다. 이러한 실천공동체를 통한 협력학습은 학습의 질을 향상시켜주며 구성원 간에 업무 지식과 노하우 공유를 통해 성과 향상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온라인 도구를 활용함으로써 시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도 지니고 있다.

 

또한 성공적인 스마트기업구축을 위해 전문가 집단의 투입도 매우 중요한 요소다. 직원들은 조직 내 전문가와 그들의 전문적인 지식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선정된 전문가는 지식 공급자에서 머물지 않고 조언자로서 직원들의 업무를 지도, 교정, 피드백, 평가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지식 네트워크,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전문성이 조직 내에 원활히 전파될 수 있어야 한다.

 

스마트기업모델 적용한 터키 가란티은행 (Garanti Bank)

 

터키 가란티은행(Garanti Bank)은 스마트기업모델을 실제로 적용했다. 이 사례는 인적자원개발분야의 세계 최대 콘퍼런스인 ‘ASTD(American Society for Training & Development) 2011’에서 소개됐다. 가란티은행은 터키 이스탄불에 본사를 두고 전국 900개 지점, 17000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Euromoney’가 선정한 ‘Best Bank in Turkey’ 10년 연속 수상한 터키 제2의 민영은행이다. 가란티은행의 성과창출을 위한 스마트기업모델은 <그림 2>와 같다.


 


가란티은행은 스마트기업 모델 적용을 위해 우선 창구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개선했다. 기존 가란티은행 창구직원들의 교육훈련 프로그램은 총 22일 동안 실시됐으며 전체 과정 중 2개 과정은 이러닝으로 운영됐다. 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방식이 적절하게 혼합된 전형적인 블렌디드러닝(Blended Learning)방식인데 교육훈련 수료 후에도 현업에서 직원들의 업무 적응기간이 여전히 길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기존 블렌디드러닝 방식에서 멘토링과 코칭, CoP, 정보저장소, 전문가를 활용한 지식공유방법을 활용한 무형식학습환경을 추가한 스마트기업 모델을 적용했다.

 

가란티 은행의 스마트기업모델은 온라인환경에서 무형식학습환경을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그림 3> <그림 4> <그림 5>에서 볼 수 있듯이 스마트기업모델의 구성요소인 CoP, 정보저장소, 전문가 활용방식을 온라인 토론게시판, 인스턴트메신저, 사내 동영상프로그램인 GBtube 등을 활용해 구축됐다. 이렇게 다양한 학습도구를 활용함으로써 교육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습자들이 온라인 내에서 각각 다른 의견을 제시하며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다. 이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받는 오프라인 학습의 한계점을 보완함으로써 더 많은 학습자들의 참여를 촉진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교육훈련 프로그램과 더불어 온라인 토론게시판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를테면화난 고객 다루기라는 주제에 대해 교육훈련참가자들이 자신의 경험 및 해결책을 제시하며 자유롭게 토론을 하며 CoP 활동을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기도 했다. (그림 4) 또한 각각 개인의 계정을 가지고 있는 인스턴트메신저를 통해서개정된 금융법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했다. (그림 5) 이처럼 가란티은행은 형식학습과 더불어 무형식학습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직원들 간에 자유롭게 지식을 공유하고 활용해 새로운 지식창출을 도모하게 됐다. 이러한 지식 창출 및 공유활동은 코칭과 멘토링을 통해서도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가란티은행은 교육훈련 포털 사이트를 새롭게 디자인해 개설했다. 강력한 검색 엔진을 갖추고 업무와 관련된 각종 데이터를 손쉽게 관리할 수 있으며 포털 사이트 내에서 자유롭게 CoP 개설이 가능하다. 또 인터넷 도서관과 연결시스템을 구축해 자유롭게 관련 자료들을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가란티은행의 교육훈련 포털 사이트는 스마트기업모델의 구성요소인 정보저장소의 좋은 예로 들 수 있다. 오늘날 삼성이나 현대자동차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직원들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학습플랫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현상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가란티은행은 온라인 내 무형식학습 환경조성뿐만 아니라 코칭과 멘토링 제도를 강화해 운영했다. 전국 50개 지점에서 65명 이상의 멘토를 선발해 멘토링하는 방법을 교육시키고 멘토들에게는 수당을 지급하는 등 조직적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졌다. 멘토링 활동이 끝난 이후에는 멘토(Mentor)와 멘티(Mentee)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해 얻어진 결과를 반영하는 등 철저한 사후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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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찬chanlee@snu.ac.kr

    - (현) 서울대 산업인력개발학과 교수
    - 전 레고코리아 인사 담당
    - LG전자서비스 미국법인 인사팀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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