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 조직을 개발하기 위한 두 가지 접근 방법이 있다. 하나는 조직원들에게 우리 조직의 긍정적인 점을 찾게 하고, 조직의 미래를 함께 꿈꾸는 방법이다. 또 다른 하나는 조직원 개개인의 긍정성을 개발하고, 이를 조직의 가치와 비전에 연결해 성장하도록 돕는 방법이다.
헤고스랩은 패널 기반의 리서치 전문기업인 엠브레인(Embrain)과 함께 지난 2월 24일부터 3월 3일까지 대한민국 직장인(20∼40대) 500명을 대상으로 직장인의 행복 수준과 조직 내 긍정경험에 대한 온라인 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주관적 행복 수준, 일터에서 경험하는 긍정 정서 시간, 조직 만족도, 조직 내 행복 요인 등을 질문했다. 조사 결과를 보기 전에 자신의 주관적 행복 수준(Subjective Happiness Scale)부터 간단히 확인해보자. <그림1>의 4가지 문항에 답한 후 그 결과를 4로 나누면 행복지수가 나온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20∼40대 남녀 직장인의 평균 행복 지수는 7점 만점에 4.5점이 나왔다. 남녀의 차이는 크지 않았으나 30, 40대에 비해 20대 직장인의 행복 수준이 다소 낮게 나타났다. 개인이 갖고 있는 행복 수준의 차이에 따라 조직에서의 삶이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자. 결과에 따르면 ‘행복지수’ 상위 그룹이 조직 내 긍정 정서를 경험하는 시간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직장에서 개인의 행복 수준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무엇일까? 분석 결과 연봉수준(68%), 동료와의 관계(43%)가 다른 요인보다 높게 나타났다. 근무환경(34%), 업무와 적성의 일치(33%), 복지혜택(31%), 근무시간(28%) 등이 뒤를 이었다(3개 요인 복수 선택).
여기서 주목할 만한 사실은 ‘행복지수’ 상위 그룹은 다른 두 그룹과 비교했을 때 행복요인으로 ‘연봉수준’을 선택한 이들의 비중이 낮았다는 것이다. 이들 중에는 ‘동료와의 관계’를 선택한 사람의 비율이 높았다. 이는 돈이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라 행복수준이 높은 사람들은 돈뿐 아니라 다른 요인들도 상대적으로 많이 고려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 조사 결과를 요약하면, 조직 내에서 개인의 행복 수준은 긍정 정서 경험 및 조직 만족도와 관련 있다는 사실이다. 조직원의 행복 수준을 높이는 방법으로 연봉, 복지, 근무 환경과 더불어 조직원 간 관계 향상이 중요하다. 특히 여성이 많은 조직일수록 더욱 신경을 써야 함을 알 수 있다.
긍정 정체성에서 시작하는 긍정 소용돌이, PIPS
PIPS(Positive Identity Positive Spiral)는 긍정 정체성에서 시작하는 긍정 소용돌이라는 의미로, 긍정심리학을 바탕으로 마케팅 기법을 활용해 개발한 긍정 훈련 프로그램이다. PIPS는 조직개발 전문가, 마케팅 리서치 전문가, 광고 전문가들과 함께 헤고스랩이 2010년 독자적으로 개발한 방법론이다. 조직 인적자원개발(HRD) 담당자들의 도움으로 현장에서 PIPS 내부 모듈들이 계속 개발, 보완되고 있다. 프로그램의 핵심은 개인이 가진 차별적인 긍정성을 개발하고, 긍정 정서를 변화와 성장의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다. 조직원의 행복한 성장을 기반으로 한 리더십 개발, 조직 단위 및 직급별 교육훈련, 조직문화 개발 등에 적용하고 있다. 개인의 긍정성을 조직의 긍정성(Positive Core)으로 연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조직 차원에서 살펴보면 긍정 정서 개발은 조직원의 심리적 불안정으로 발생하는 숨겨진 손실(조직이탈, 근무태만 등) 예방에 도움이 된다. 긍정으로 확장된 조직원의 사고 범위는 새로운 성장을 위한 창의적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긍정 에너지는 새로운 역할과 사업영역에 필요한 도전정신으로 이어진다. 무엇보다 긍정이 소통되고 교류되는 조직 문화에서는 조직원 간의 관계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즉, 긍정 정서 개발은 조직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에너지와 활력을 불어넣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조직에서 긍정을 이야기할 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가장 흔하게 제기되는 것이 긍정이 이끄는 낙관적 시각 때문에 현실의 문제를 간과하기 쉽다는 지적이다. 일이 잘될 것이라는 믿음과 미래에 대한 밝은 꿈만으로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고 냉철하게 비판하는 이들이 많다. 하버드대에서 행복학 강의로 명성을 얻었던 탈 벤 샤하르(Tal Ben-Shahar) 교수는 낙관주의, 즉 긍정적 시각과 관련해 ‘맹목적 긍정’에서 ‘이성적 긍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PIPS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 마케팅 분야를 벤치마킹했다. 산업화 초기 마케팅은 소비자의 니즈에 소구했다면 현대의 마케팅은 브랜딩을 통해 지속적인 긍정 관계를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즉, 우리 제품이 좋다고 외치는 게 아니라 다른 제품들과 차별화되는 긍정 요소를 뽑아 새로운 정체성을 만든다. 이 정체성에 감성을 더해 지속적으로 고객과 소통하며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한다. PIPS는 소비자-브랜드 간의 관계를 향상시키는 방법을 조직원-조직원, 조직원-조직 간의 관계에서 활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