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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을 내편으로 만드는 '내부 브랜딩'

박찬수 | 47호 (2009년 12월 Issue 2)

브랜딩(branding)’이란 브랜드(이름, 로고, 심벌, 슬로건 등), 상품, 가격, 판매 촉진, 유통, 웹사이트, 직원 등 여러 측면에서 고객이 일관된 기대를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고객들이 브랜드에 대해 갖는 기대는 바로 그 브랜드를 지닌 회사 직원들에 의해 실현된다. 최고경영자(CEO)들이 고객뿐 아니라 직원들을 대상으로도 브랜딩을 실시해야 하는 이유다. 이처럼 브랜드 정체성(identity)을 직원들이 내면화해서 고객들을 향한 약속을 자신들의 사명으로 인식하도록 만드는 과정을내부 브랜딩(internal branding)’이라고 한다.

마케팅의 대가 짐 콜린스는기업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사람이 아니라적합한 사람(right people)’”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적합한 사람이란 회사가 지향하는 가치를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로 받아들이고, 회사 일이 곧 자기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짐 콜린스는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Built To Last)>에서 각 업종의 1위 기업을 선정하여 그들의 공통점을 분석했다. 1위 기업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바로사교(邪敎)’, 즉 사이비 종교 같은 기업 문화였다. 사이비 종교의 특징은 교주의 가르침을 맹신하고 교단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맹목적 헌신이다.

 

 

고객보다 직원을 먼저 설득하라 고객을 설득하기 전에 자기 직원들부터 설득해야 한다.” 세계적 PR 컨설팅 기업인 에델만의 CEO 리처드 에델만이 한 말이다. 서비스 기업이 광고를 통해 고객들에게 약속한 내용을 직접 실천하는 것은 바로 직원들이다. 직원들의 공감도 얻지 못한 채 고객을 상대로 약속을 하면 직원들의 냉소를 유발할 수밖에 없다. 직원들조차 신봉하지 않는 브랜드에 대해 어떤 고객이 충성도를 가질 것인가? ()고객 약속이 직원들의 공감을 얻으면 더욱 강력한 동기부여가 된다.

몇 년 전 롯데마트가 젊은 새댁이 장을 보는 광고를 내보낸 적이 있다. 광고 내용은 이렇다. 초보 주부라 요리 재료를 얼마나 사야 하는지 모르는데, 롯데마트의 정육코너에 있던 점원은 새댁이 사려고 한 고기 양의 절반만 사도 충분하다며 말린다. 무조건 많이 팔아 이익을 남기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점원은요리에 키위를 넣으면 더 맛있다며 물어보지도 않은 요리 팁까지 가르쳐준다. 한마디로 회사 이익보다는 고객을 먼저 생각하겠다는 메시지다.

롯데마트는 줄곧 대형마트 업계 3위에 머물러 있었다. 지금의 이철우 롯데백화점 대표가 당시 롯데마트 대표로 임명된 상태였다. 이 대표는 롯데마트가 저렴한 가격만 강조해서는 다른 대형마트와 차별화할 수 없음을 깨닫고, 비록 손해를 볼지라도 고객을 위하는 다정한 마트로 포지셔닝을 바꿨다. 문제는 이 작업이 너무 빨리 진행된 데 있었다. 롯데마트 직원들은 롯데마트의 브랜드 포지셔닝이 이렇게 바뀐 사실을 전혀 몰랐다. 만약 광고가 전파를 탈 때까지도 직원들이 이를 몰랐다면 직원들은 퇴근 후 집에 가서 우연히 자기 회사의 광고를 보고 냉소를 보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내부 브랜딩의 중요성을 알았던 광고대행사의 담당자가 이 문제를 깨닫고는 광고가 나가기 전에 내부 브랜딩을 하라고 조언했다. 그래서 롯데마트는 매장의 조회시간을 이용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광고를 미리 보여주고, 직원들이 왜 변화해야 하는지를 교육했다. 물론 그 짧은 교육으로 직원들의 의식이 얼마나 바뀌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다. 급하게 일을 처리하려 했다가는 내부 조직을 간과하고 지나가는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내부 브랜딩의 모범 사례로 화우테크놀러지라는 국내 기업을 이야기해보겠다. 이 회사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만드는 중소기업이다. LED 조명은 형광등에 비해 이산화탄소를 절반만 사용하고, 수은은 사용하지 않으며, 에너지 효율이 높은 친환경 제품이다. 화우테크놀러지는 이러한 친환경 제품을 고객들에게 공급하면서 스스로 친환경 기업으로의 변화를 모색했다. 그래서 소비재를 만드는 회사가 아님에도 사내에 브랜드 관리팀을 만들어 내부 브랜딩을 실시했다. 기본적으로 신축 공장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조명은 모두 LED를 썼다. 임직원들의 자가용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 출근할 때 도보나 자전거를 이용하면 월 15000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월 7000원의 장려금을 줬다. 자가용을 이용하는 직원에겐 벌금을 물렸다. 엘리베이터는 5층 이상 올라갈 때만 탈 수 있게 했다. 고객에게 친환경 제품을 파는 기업으로서 직원들부터 친환경 마인드를 지닐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내부 브랜딩, ‘제도화가 관건

내부 브랜딩과 관련해 한국 기업들이 관행적으로 갖고 있는 2가지 문제점이 있다. 우선 내부 브랜딩을 한다고 하면서 직원들에게 e메일 한 통으로통보만 하는 사례가 있다. 내부 브랜딩의 목표는 통보가 아니라납득이다. 직원들이 왜 자신의 행동을 바꿔야 하는지를 회사가 설득해야 한다. 이를 위해 내부 브랜딩의 깊이, , 수단이 달라져야 한다. 또 하나의 문제는 내부 브랜딩은 전적으로 인사부서 소관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내부 브랜딩에는 인사부서뿐만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폭넓은 활동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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