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 가장 확실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방법은 뛰어난 지식을 가지는 일이다.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공하려면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고, 이를 조직에 전파하며,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에 적용시켜야 한다. 이러한 기업을 지식창조기업(knowledge-creating company)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 단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지식창조기업의 핵심 개념을 알고 있는 경영자는 드물다. 특히 지식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를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이는 지식의 진정한 속성이 무엇인지, 지식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식창조기업은 과거 일본의 대표 경영학자인 노나카 이쿠지로(野中郁次郞) 히토쓰바시대 교수가 중점적으로 강조한 개념이다. 최근 그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07년 7,
8월 호에도 노나카 교수의 논문이 다시 실리는 등 새로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여기서는 지식창조기업의 속성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고 이에 대한 시사점을 찾아내고자 한다.
물론 노나카 교수가 지식창조기업을 가장 먼저 언급한 사람은 아니다. 기본 아이디어는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 교수의 저서에서 찾아볼 수 있다. 더 거슬러 올라가보면 1966년 철학자 마이클 폴라니의 발언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우리는 말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다(We can know more than we can tell).” ‘알 수 있는 것’과 ‘말할 수 있는 것’의 차이가 암묵적 지식(tacit knowledge)이며 이게 바로 지식창조기업의 핵심 개념이다.
지식창조의 패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지식은 ‘명시적 지식(expli-cit knowledge)’이다. 정형화되어 있고(formal), 체계적(systematic)이며, 정량적(quantitative)이다. 명시적 지식은 다른 사람에게 비교적 쉽게 알려줄 수 있고 배울 때도 쉽게 배울 수 있다. 반면 ‘암묵적 지식’은 정형화되어 있지 않고(in-formal), 비체계적(unsystematic)이며, 정성적(qualitative)이다. 암묵적 지식은 매우 주관적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이를 전달하기도, 배우기도 쉽지 않다. 암묵적 지식이 경쟁 우위의 중요 원천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명시적 지식과 암묵적 지식은 지식 전달의 방향에 따라 <그림1>과 같이 4가지 지식창조 방식을 형성한다.
1)명시적 지식에서 명시적 지식(From Explicit to Explicit)지식 전달의 기본 형태다. 정형화된 지식을 문헌이나 자료를 통해서 쉽게 습득할 수 있는 사례를 말한다. 기업이 여러 데이터를 활용해서 새로운 경영 보고서를 작성하는 예가 여기에 속한다. 이때는 해당 기업의 기존 지식을 다른 형태로 활용할 뿐, 지식 자체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는 없다.
2)명시적 지식에서 암묵적 지식(From Explicit to Tacit)명시적 지식을 습득해 새로운 암묵적 지식으로 발전시키는 방식이다. 보고서 등을 통해 습득한 명시적 지식을 기업의 기존 역량과 결합해 더욱 새롭고 경쟁력 있는 지식으로 발전시키는 방식이다. 즉, 습득한 명시적 지식을 활용해 기존에 보유한 암묵적 지식을 더욱 확장시키는 사례다.
3)암묵적 지식에서 명시적 지식(From Tacit to Expli-cit)자신이 가진 주관적 지식을 객관화해서 다른 사람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는 형태다. 한 사람의 뛰어난 지식이나 아이디어를 정형화해서 조직의 다른 구성원들에게 효율적으로 전달,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거나 경영 혁신을 이뤄내는 예가 이에 속한다. 이때 자신의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지식을 조직의 명시적 지식으로 바꾸는 게 성공의 관건이다.
4)암묵적 지식에서 암묵적 지식(From Tacit to Tacit)‘장인과 도제(master-apprentice)’ 관계의 지식 전달 방식이다. 장인의 기술은 정형화되어 있지 않기에 이를 배우려면 도제가 오랫동안 장인과 함께 생활하면서 조금씩 배워나가야 한다. 뛰어난 미술가의 그림 솜씨나 도자기 전문가의 도예 기술은 책을 읽듯이 쉽게 배울 수 없다. 경영 수업도 이와 마찬가지다.
지식창조의 과정
4가지 지식창조 방법 중 노나카 교수는 특히 3번째 형태인 ‘암묵적 지식에서 명시적 지식’으로의 변환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림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