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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매트 거스리지,에밀리 로슨,아스무스 B. 콤 | 4호 (2008년 3월 Issue 1)
매트 거스리지, 에밀리 로슨, 아스무스 콤 맥킨지 파트너
 
맥킨지의 1997년 연구 보고서 ‘인재 전쟁(The War for Talent)’은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 연구는 곧 닥쳐올 고위급 인재 부족 현상을 예견했다.
 
이후 많은 기업들이 인재야말로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표방했다. 그러나 실상은 10년 전에 비해 별로 나아진 것이 없다. 유능한 인재의 발굴, 육성 및 유지라는 난제(難題) 앞에 대다수의 기업들은 10년 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준비되지 않은 모습이다.
 
맥킨지 쿼털리는 2006년과 2007년 두 번의 글로벌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서는 비즈니스 리더들이 인재 확보와 관련한 작금의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2006년에 실시한 첫 번째 설문의 응답자들은 “2010년까지 ‘인재 발굴’이 향후 수년 동안 경영진의 최대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지목했다. 2007년 11월의 두 번째 설문조사에서는 절반에 육박하는 응답자들이 “인재확보 경쟁의 심화 및 그 양상의 글로벌화야말로 향후 5년 동안 기업 경영에 영향을 미치게 될 주된 요인”이라고 답했다. 참고로 말하자면, 설문 결과 중 ‘인재 전쟁’에 비견할 만한 중요도를 지닌 글로벌 트렌드는 단 하나도 없었다.
 
문제는 인재 확보와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막대한 투자와 노력이 대부분 무위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기업들은 인사 시스템 및 프로세스의 구축에 거액의 투자를 아까지 않아 왔다. 인재 관련 이슈는 언제나 경영층의 주요 관심사였다.
 
그러나 칭찬 받아 마땅할 이런 훌륭한 행보들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는 그저 미흡하거나 오히려 피상적, 낭비적 수준으로 전락한 경우가 없지 않다. 그 이유는 너무도 많은 기업들이 여전히 인재 관리를 중요한 장기적 사업의 핵심으로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들은 인재 관리에 대해 단기적이고 전술적인 대응을 해 왔다. ([그림1])
 

 
그렇다면 오늘날 기업의 인재 관리와 관련한 주요 위험요소는 무엇이며 기업은 인재관리를 사업 전략의 핵심에 배치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점증하는 어려움 - 외부적 요인
새로운 신흥시장 노동력 활용의 어려움 선진국들은 출산율 저하 및 퇴직인구 증가로 고민하고 있다. 반면 신흥시장에선 대졸 인구가 선진국 수준의 두 배를 상회, 젊은 인재들이 과잉 배출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이런 풍부한 인재 풀에 지대한 관심을 보인다.
 
하지만 이런 새로운 노동력을 활용하는 것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맥킨지 설문조사에 응한 중국, 헝가리, 인도, 말레이시아 등 신흥 시장의 다국적 기업 HR 전문가들은 “신흥시장의 엔지니어 및 일반 관리직 구직자들의 직무 적합성에 큰 편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숙한 영어 구사력, 불확실한 학력 및 문화적 이슈, 팀 업무 경험 부족, 주도성 혹은 리더십 결여가 가장 빈번히 지적되는 문제들이다.
 
글로벌화 자체가 가져오는 위험 기업들이 직면하게 되는 또 하나의 문제는 글로벌화 자체에서 기인한다. 기업들이 브라질, 중국, 인도, 러시아와 같은 국가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해외근무 의향 및 역량이 있는 임원이 필요하다. 아울러 글로벌 마인드와 현지 업무방식을 이해하는 유능한 현지 직원도 있어야 한다.
 
인구통계학적 위험 새로운 세대의 특성이 도전 과제가 되기도 한다. Y세대는 1980년대 이후 태어났다. 이들의 시각은 인터넷, 정보 과잉, 부모의 교육열 등의 영향을 받으며 형성됐다. Y세대는 부모 세대들에 비해 더 큰 유연성과 직업적 의미, 전문가로서의 자유, 높은 보수 및 업무·개인 생활의 균형을 요구한다. 이들에게 직업 경력이란 2∼3년으로 구성된 일련의 여러 챕터 중 하나에 불과하다. Y세대는 언제나 기꺼이 이직할 준비가 돼 있다.
 
이것은 기업이 Y세대의 기대를 채우지 못할 경우 언제든 인재 유출 위험을 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Y세대는 이미 미국 노동인구의 12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전 세대에 비해 훨씬 관리하기 어려운 세대로 인식되고 있다. 북미의 한 인사 담당이사는 “밀레니엄 세대, 즉 Y세대는 평생 몸 바쳐 일한 평생직장에서 해고당한 부모를 보아 왔다. 따라서 일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삶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점증하는 어려움 - 내부적 요인
근시안적 사고 인재 관리에 대한 ‘근시안적 사고’는 경영진의 관심을 인재 등용과 커리어 개발과 같은 장기적 이슈로부터 분산되도록 만든다. 많은 기업들이 인재라는 무형자산에 대한 투자를 비용으로 인식한다. 따라서 관리자들은 인재 개발에 대한 비용을 삭감해서라도 단기적 수익을 올리려고 한다. 그 결과 인재 부족이 기업 성장을 저해하고, 실적에 대한 추가적인 부담 때문에 경영진의 시야가 더더욱 단기적 측면에만 고정되는 악순환이 생긴다.
 
인사 부서의 약화 인사부서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현상과 인사 부서에 지원하는 유능한 인재의 감소 역시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맥킨지 데이터베이스와 사라토가 연구소(Saratoga Institute)의 연구에 따르면 전체 인사담당 중역 중 CEO에게 직접 보고를 하지 못하는 사람이 1/3이나 된다. 영국에서 실시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인사관리자의 급여는 영업, 재무, 마케팅 담당 관리자 임금보다 최대 50%나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맥킨지의 자체 연구결과 역시 인사관리 부서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터뷰의 대상이 된 경영진들은 인사 전문가와 부서에 대해 “비즈니스 지식이 부족하며, 전략 부서가 아닌 관리 부서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림2])

 
1997년의 ‘인재 전쟁’ 연구는 여전히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인재의 채용과 개발, 보유와 관련한 강력한 시스템은 10년 전 우리가 강조했던 것처럼 지금도 성공적 인재 전략의 핵심이다.
 
인재 관리에 대한 분명한 사고
하지만 기업 환경이 급변한 오늘날의 상황에서 기업에 충분한 인재를 공급하려면, 10년 전의 그것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인재 전쟁’의 사고를 확장해 인재 전략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세 가지 주요 방안을 살펴보자.
 
인재 육성 타깃의 확대 10년 전 ‘인재 전쟁’ 연구는 A급 인재, 즉 기업 내 성과 기준 상위 20%에 해당하는 관리자의 채용 및 보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연구는 이런 우수 인재들의 생산성과 매출, 수익 기여도가 평균적인 인력의 두 배에 이른다는 분석에 근거해 ‘이들에게 일반 직원 대비 최대 40% 높은 보수를 제공할 가치가 있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오늘날에도 최우수 인재들의 영향력은 결코 줄어들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날 명백해진 사실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일반 직원들의 기여도 역시 결코 무시할 수 없게 됐다는 점이다. ([그림3]) 최근 수년간 B급 인재, 즉 모든 노동력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역량 있고 안정된 인력들의 기여도를 재조명하고 그 중요성을 역설한 여러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좋은 사례 중 하나가 영국의 아비바(Aviva) 보험이다. 이 회사는 ‘핵심적 다수(the vital many)’라는 고유한 인력관리 전략을 통해 직원들을 포괄적으로 육성해 왔다. 이것은 소수의 최고 두뇌에 대한 투자 집중으로 인해 대다수의 직원이 소외되는 위험을 피하려는 노력이다. 최상급 인재에게만 관심이 쏠릴 경우 조직 내 타 구성원들의 사기가 저하되면서 전반적인 성과가 떨어질 수 있다.
 
사회적 네트워크에 대한 연구 또한 포괄적 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뒷받침한다. 연구의 핵심은 최고 인재는 다양한 직원들로 구성된 역동적인 내부 네트워크에서 활동할 경우 더욱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회적 네트워크가 없거나 철회되는 경우 최고 인재의 성과 또한 타격을 받게 된다.
 
다양한 직원 가치 제안 ‘인재 전쟁’ 보고서가 역설했던 또 하나의 주목할 부분은 강력한 직원가치의 제안 및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다.
 
기업의 경영진은 똑똑하고 열정과 야심으로 뭉친 젊은 두뇌들에게 ‘왜 다른 회사가 아닌 우리 회사에 굳이 입사해야 하는지’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직원가치제안(employee value proposition)이다.
 
이제 이런 가치 제안을 하는 기업들의 수는 분명히 많아졌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이 조직 구성원의 그룹별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획일화된 하나의 가치제안만을 하는 낡은 방법에 의지하고 있다. 반면 성공하는 기업들은 인구통계학적 변화를 비롯한 여러 가지 트렌드를 면밀하게 분석, 개별적 구성원 그룹에 고용주에 대한 가치 제안을 하고 있다.
 
영국의 유통업체 테스코(Tesco)는 잠재적 신입사원을 ‘졸업 즉시 입사자’, ‘파트타이머 학생’, ‘대학원생’ 등으로 세분화하고, 직원모집 웹사이트를 각 그룹 별로 구분해 각기 차별화된 디자인 및 언어로 채용 자료를 제공한다.
 
인사 기능의 강화 인사 조직이 사업 전략에 대한 영향력을 주장할 수 있어야 하며, 최고 경영진 및 각 사업부서의 일선 관리자들에게 신뢰할 만한 조언과 지원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는 믿음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특정 사업 전략의 실행을 위해 필요한 인력이 몇 명인지, 어디에서 이들을 필요로 하며, 해당 인재들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무엇인지 등 특정 사업 전략으로부터 구체적인 인재 전략을 도출시킬 수 있는 역량은 오직 인사 조직만이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인사담당 임원의 신뢰도와 영향력은 지난 10년 동안 계속 축소돼 왔다. 인사 부서 역시 나름의 핵심 역량을 개발해내지 못했다.
 
인사 조직의 리더들은 고위 경영진에게만 맞춰진 그들의 시야를 넓히고, 일선 부서의 요구를 해결하는 데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동시에 인사 부서는 다양한 내부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내부 마케팅 감각을 익힐 필요가 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경우 인사 담당자가 일선의 담당자들을 ‘고객’으로 간주하고, 마케팅 조사 등의 방법을 통해 이들의 요구와 선호도를 조사한다.
 
인사 담당자의 노력 인사 담당 임원들은 더욱 심층적인 비즈니스 지식을 쌓아가야 한다. P&G에서는 야심 있는 인사 담당자라면 공장의 생산현장에서 근무하거나, 사업부서의 업무를 익히며 해당 관리자들의 신임을 얻어야 한다. 이와 좀 다르지만 코카콜라는 순환보직제를 통해 최우수 일선 관리자들을 인사관리 보직에 2∼3년씩 배치한다. 이들에게 인사관리 역량을 구축할 수 있게 하고, 인사 부서에 대한 일선 부서의 신뢰를 올리기 위해서다.
 
맥킨지의 ‘인재 전쟁’ 연구는 조직 내 최고위층에서부터 일선 직원까지 인재 경영에 대한 더욱 확고한 의지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최근 연구는 인재 경영과 관련해 외형적인 제도적 장치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작업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일선의 관리자들은 기업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무엇보다도 사람이라는 깊은 확신을 가져야 한다. 최고의 실적을 올린 기업들은 이런 마인드와 문화를 조직에 지속적으로 주입해 인재를 효과적으로 관리해 왔다.
 
인구구조와 거시경제, 기술의 변화가 가속화하면서 인재 경영에 대한 압력은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 인재 경영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맥킨지의 연구가 지적한 대로 포괄적인 인재 양성과 차별화된 직원가치제언, 인사 조직의 역량 및 역할 강화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편집자주 이 글은 The MacKinsey Quarterly 2008 Number 1에 실린 원문 ‘Making talent a strategic priority’를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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