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ased on “Flexible pay and labor supply: Evidence from Uber’s instant pay”(2025) by Keith Chen, Katherine Feinerman, Kareem Haggag in Management Science, Published online in Articles in Advance 19 Sep. 2025.
직원들이 원할 때 급여를 즉시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근무시간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급여 지급 시점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임금 인상에 맞먹는 동기 부여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캘리포니아대(UCLA) 앤더슨경영대학원의 연구팀은 세계 최대의 긱 경제(gig economy) 플랫폼인 우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밝혔다. 우버 운전자들은 주급제로 급여를 받는데 월요일 오전 4시부터 다음 주 월요일 오전 4시까지 운전한 수입을 그 주 수요일에 일괄 지급받는 식이다. 그런데 우버가 2016년에 ‘인스턴트 페이(Instant Pay)’라는 새로운 기능을 일부 운전자에게 무작위로 제공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운전자들은 앱의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누적된 수입을 몇 분 안에 자신의 계좌로 이체할 수 있다. 즉 일을 하고 그 대가를 받기까지의 시간을 3일에서 최대 9일까지 단축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즉시 보상’의 결과는 놀라웠다. 인스턴트 페이 옵션을 제안받은 운전자는 그렇지 않은 운전자보다 일일 근무시간은 1.4%, 수입은 1.5% 증가했다. 또한 인스턴트 페이를 실제로 활용한 운전자들에게 미친 효과는 훨씬 더 컸다. 이들의 근무시간은 10%에서 최대 21%까지 증가했으며 이는 약 11%의 임금 인상에 맞먹는 효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이 ‘현재 편향(Present Bias)’ 때문에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현재 편향이란 먼 미래의 큰 보상보다 당장 눈앞의 작은 보상을 선호하는 심리적 경향을 말한다. 일의 수고로움(비용)은 현재 즉시 발생하지만 급여(보상)는 미래에 주어진다. 이 시차 때문에 사람들은 일을 미루거나 덜 하려는 경향을 보이는데 인스턴트 페이가 그 시차를 없애 노력과 보상을 일치시킴으로써 일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췄다.
흥미롭게도 인스턴트 페이의 효과는 기존 주급제에서 급여일과 가장 멀었던 월요일에 1.9%로 가장 크게 나타났고 급여일이 가장 가까웠던 일요일에는 거의 효과가 없었다. 이는 보상이 멀게 느껴질수록 즉시 보상의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실험 전, 급여일과 가까운 일요일에 더 많이 일하는 등 원래 ‘현재 편향’ 성향을 보였던 운전자가 인스턴트 페이에 가입할 확률이 훨씬 높았다. 연구 결과, 소득 수준에 따른 효과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는데 이는 운전자들이 단순히 현금이 급해서 인스턴트 페이를 택한 것은 아님을 의미한다.
본 연구는 우버를 포함해 미국 대기업들이 운영하고 있는 ‘획득 임금 즉시 지급(Earned Wage Access, EWA)’ 정책이 직원들의 노동 공급을 늘리는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우버처럼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직무에서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원격 근무가 확산하면서 업무 태만이 늘어나는 가운데 유연한 급여 지급은 ‘현재 편향’의 부정적 효과를 상쇄하는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우버의 실험은 ‘보상의 즉시성’이 인간의 행동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급여 지급을 단지 행정적인 절차로만 보지 말고 직원의 동기를 유발하는 심리적 도구로 재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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