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기업이 AI 역량을 활용해 가치를 창출하려 하지만 아직도 대부분은 특정 문제에만 집중하고 선별된 데이터만 학습하는 실험의 섬(IOE)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AI 기술로 전사적 가치를 창출하려면 개별적인 실험의 섬을 넘어 중앙화된 COE(전문가 집단)를 구축해야 한다. IOE는 보통 빠르게 성과를 내는 전술에만 초점을 맞추지만 COE는 명목상의 성과나 개념 증명에 그치지 않고 사업과 직결되면서 신뢰할 만한 AI 솔루션을 전사에 빠르게 확장하는 데 집중한다. 그런데 고도로 다각화된 기업에서는 이 중앙집권적 COE만으로도 충분치 않을 수 있다. COE가 모든 사업 영역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FOE(전문성 연합) 모델로 나아가야 한다. 이 모델에서는 각 부문이 내재 역량에 집중하면서 중앙 본부가 전체적인 상황을 파악해 특정 부문의 솔루션이 디딤돌로서 다양하게 확대 적용될 수 있는지를 검토해 우선순위를 매기기 때문에 궁극적인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AI를 활용할 수 있다.
편집자주 | 이 글은 MIT 슬론매니지먼트리뷰(SMR) 2023년 여름 호에 실린 ‘Moving Beyond Islands of Experimentation to AI Everywhere’을 번역한 것입니다. 다양한 업종의 기업이 인공지능(AI)에 막대한 투자를 하면서 어떻게 하면 이 기술로 조직 전체에 폭넓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AI 여정 중에 정체기에 빠지고 파일럿 프로젝트나 주요 솔루션을 통과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는 회사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는 AI 기술이 복잡해서만이 아니다. 필자들은 연구를 통해 기업들이 AI에서 비즈니스 가치를 뽑아내지 못하는 이유가 기술적 전문 지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구조적, 프로세스적 문제의 영향이 더 컸다.
필자들은 본 연구를 위해 10개의 레거시 기업이 AI 기술을 확대해 나가는 여정을 심층 분석했다. 이들은 소비재, 제약, 은행, 보험, 보안 서비스, 자동차 등 다양한 업종에서 AI를 사업에 적용한 지 3년에서 8년 정도 된 업계 선도 기업들이었다. AI 활용 능력 및 적용 단계에 있어서도 비교적 초보부터 상당히 정교한 수준까지 다양했다. 기업이 각 단계에서 얼마나 체계적인 노력을 기울이는지는 향후 그들의 성과를 예측하는 지표가 됐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추진하는 AI 프로젝트는 필자들이 실험의 섬(Islands of Experimentation, IOE)이라 부르는 단계에서 시작해서 전문가 집단(Center of Excellence, COE)을 중심으로 통합된다. 이후 소수의 기업은 더 정교한 전문성 연합(Federation of Expertise, FOE) 모델로 넘어간다. 이 마지막 모델에서는 지식, 시스템, 프로세스, 도구는 중앙에서 관리되고, 각 부문에 내재된 임베디드 역량(embedded capabilities)은 분산 관리된다.
이렇게 봤을 때 AI 기술에 대한 포부가 큰 기업은 두 단계의 도약을 거쳐야 한다. 왜 그런 도약이 필요할까. 또 기업은 어떻게 그 과정을 촉진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