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직원 대부분이 교도소 재소자인 ‘텔레버드’는 IT 기반의 B2B(기업 간 거래) 마케팅 기업입니다. 최근 10년간 이 회사의 재소자 직원 수는 7명에서 425명으로 크게 늘었을 뿐 아니라 연평균 8.5%의 탄탄한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이 회사가 낸 성과는 매출만이 아니었습니다. 재소자 직원들의 재범률이 미국 평균보다 80%나 낮게 나타나는 등 교화 효과가 컸던 겁니다. 교화의 비결은 바로 ‘존중’이었습니다.
텔레버드는 재소자들에게 “여러분은 수감자가 아닌 직장 동료”라고 강조했습니다. 호칭도 수감 번호가 아닌 실제 본인의 이름에 존칭을 달아 불렀습니다. 이들의 변화를 연구한 크리스티 로저스 마켓대 경영학과 교수는 “실패한 인생으로 낙인찍힌 이들에게 존중이 내적 자신감을 키우는 동기부여 요인으로 작용해 성취도를 높였다”고 설명했습니다.
DBR이 이번 호에서 ‘존중’이란 화두에 돋보기를 들이댄 것은 팬데믹 이후 이어진 경기 침체, 물가 상승, 사회 갈등, 자연재해, 불확실성 확산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분노의 시대’로 규정할 만큼의 긴장 양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연구는 이 같은 긴장 상황이 조직 내에서 예민함, 짜증, 이기심 등 부정적인 키워드들을 자극하고, 서로 간의 갈등 양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지적합니다. 우리 조직이 갈등을 극복하면서 혁신과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개개인에 대한 인정과 정서적 소통이 필요하고 이것이 직원 몰입 및 성과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여러 연구가 검증한 존중의 ‘나비 효과’들입니다.
특히 한국 사회는 2021년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정책연구소 등이 28개국 성인 2만3000명을 대상으로 12개 갈등 항목에 대해 실시한 국가별 조사에서 무려 7개 항목에서 가장 높은 갈등 강도를 나타낼 정도로 극도로 ‘예민한 상태’에 있습니다. 특히 세대 갈등에 있어선 조사 대상국 전체 평균 대비 2배에 육박하는 초민감도를 나타냈습니다.
이런 양상 속에서 MZ세대를 중심으로 일과 직장을 보는 시선이 달라졌고 우리 사회는 대퇴사, 조용한 퇴직 등의 현상을 경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와중에 경기 침체로 인한 ‘대해고의 시대’가 또 다른 화두로 등장하면서 극도로 출렁대는 고용 환경이라는 또 다른 ‘불씨’를 안게 됐습니다. 창간 15주년을 맞아 기획한 이슈하이라이트 코너, ‘격랑의 시대, 리더십과 조직 관리 전략’의 솔루션 역시 결국 조직원 하나하나에 대한 존중과 가치 함양에 있습니다.
DBR은 열다섯 번째 생일을 맞아 창간 초기부터 현재까지 집필을 이어가면서 가장 많은 기고로 지면을 빛내주신 필자들께 소회와 당부를 물었습니다. 빛나는 지식 콘텐츠로 기꺼이 혜안을 나눠주신 데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이분들 못지않은 기여도로 DBR을 독보적인 매체로 이끌어주신 수많은 필자와 자문단, 서포터분들도 한 분 한 분 떠올려봅니다. 때로는 저희 편집진보다도 더 엄격하게 ‘DBR스러움’의 가치를 지키려 밤샘 집필과 정성을 마다하지 않았던 노고에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이번 호 DBR의 저널워치와 일반 기사들은 최근 실시한 필자 공개 모집과 추천 등을 통해 새롭게 필진으로 합류한 분들의 첫 글로만 채워졌습니다. 새로운 필진의 활약도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무엇보다 DBR의 주인은 독자 여러분입니다. 최근 실시한 설문 조사를 통해 “파편화된 ‘짝퉁’ 경영 콘텐츠들이 범람하는 ‘숏폼’의 시대에도 ‘롱폼’의 심층성을 유지하는 것이 DBR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꼽아주시고, “부디 앞으로도 오랫동안 지식 파트너로 남아달라”며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신 여러분 덕에 평소 출고량의 2배에 육박하는 이번 호를 제작하면서도 편집진의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습니다. 역대 최고 콘텐츠 만족도(90%)라는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개선 제안 사안들을 속도감 있게 해결해나가는 것으로 애정과 성원에 보답하겠습니다. ‘Timeless Insight’를 찾는 여정에 앞으로도 든든한 동반자가 돼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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