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LG화학은 사업 확장에 따라 늘어난 MZ세대, 글로벌 인재에게 소구할 조직문화를 갖추기 위해 ‘조직문화 피버팅(pivoting)’을 진행했다. 6500여 명에 달하는 구성원의 의견을 청취해 새로운 비전을 선포했다. 업무 시간에 30%를 할애하는 보고 및 회의 문화를 간소화하고, 스마트워크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효율성을 추구하는 MZ세대의 니즈를 충족했으며, 글로벌 인재와의 업무 편리성을 증진했다. ‘스피크 업 테이블(Speak Up Table)’ 등 쌍방향 소통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구성원들의 심리적 안전감을 형성했다. 이 모든 과정을 경영진을 비롯한 리더들이 주도하며 캠페인 차원을 넘어 실제 구성원들이 만족하는 조직문화 개선을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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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은 문화의 아침 식사거리밖에 안 된다(Culture eats strategy for breakfast).”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피터 드러커의 말처럼 조직문화를 정비하는 것은 성장 가도를 달리던 2019년 당시의 LG화학에도 100년 기업으로 가기 위한 필수 과제로 느껴졌다.
LG화학은 석유화학 사업의 안정성과 전지(현 LG에너지솔루션), 첨단 소재, 생명과학 등 신사업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사세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었다. 2018년에는 미국 화학 전문 잡지 C&EN(Chemical&Engineering News)이 선정한 글로벌 톱 10에 국내 기업 최초로 진입했고, (현재 7위),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2019년 2월에는 영국 브랜드 컨설팅업체 ‘브랜드 파이낸스(Brand Finance)’가 브랜드 가치 4위의 글로벌 화학기업으로 선정했고, 국내 시가총액 3위로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LG그룹의 모기업으로 1947년 창립된 LG화학은 70년 이상의 업력을 자랑하듯 고유의 기업 문화를 갖고 있었다. LG그룹 고유의 경영 철학인 ‘LG Way’의 실천 정도를 점검하는 ‘LG Way Survey’ 분석 결과, LG화학의 문화적 특징은 △일사불란하고 강한 실행력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한 미래 성장 동력 △인화와 인간 존중의 경영을 바탕으로 한 구성원 간 상호 존중으로 나타났다. 이것이 LG화학을 지금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동력이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하지만 강한 실행력은 내부 중심의 사고와 수직적이고 경직된 조직문화로,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 전개와 본부별 책임 경영은 조직 간 사일로 현상의 심화로, 상호존중의 문화는 온정주의라는 그림자로 드리울 가능성이 있다.
사업이 급격히 성장한 것만큼 조직의 면모도 크게 달라졌다. 글로벌 플레이어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만큼 MZ세대와 글로벌 인재 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었다. 실제 조직의 규모를 늘리는 과정에서 MZ세대와 경력 직원의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글로벌 사업의 비중이 높아지자 17개국 59개의 지사에 걸쳐 해외 임직원 수가 1만6000명에 육박하게 됐다.
높은 성장세 속에서 흔들림 없이 회사를 지탱해줄 구심점으로써 MZ세대와 글로벌 인재가 선망할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일은 큰 화두로 떠올랐다. 2019년 신학철 부회장 취임 직후 앞으로 나아갈 방향으로 제시하면서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건 4대 이니셔티브에도 글로벌과 조직문화가 포함됐다. 이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LG화학은 2019년부터 대대적인 조직문화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약 2년이 지난 현재, 가시화되는 성과들이 하나둘 늘어가고 있다.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던 조직문화 관련 서베이 점수가 2020년을 기점으로 상승세로 반전했고, 2021년에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LG화학이 지인들에게 직장으로 추천할 만한 기업인지 묻는 문항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한 구성원도 2019년 대비 4%p 상승해 77%를 기록했다. 이직 의향을 밝힌 인원 역시 2020년 대비 2%p가량 줄었다. 일하는 방식에 대한 인식도 전년도에 비해 크게 향상돼 80% 이상의 구성원이 긍정적으로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