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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2. ESG의 파도에 올라타라

환경•사회 등 비재무 성과가 중요한 시대
자화자찬식 보고서 탈피하고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도현명 | 308호 (2020년 1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효과적인 ESG 경영을 위한 5가지 체크리스트

1. ESG를 경영 전략에 통합했는가?
2. 개발도상국 진출 시 ESG 접근이 고려됐는가?
3. 소셜 벤처에 투자나 협업이 추진되고 있는가?
4. 환경을 포함한 사회적 가치 측정과 관리가 진행되고 있는가?
5. 창출한 가치와 추진 중인 노력을 잘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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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은 ESG가 과연 누구의 ‘관점’에서 출발한 개념인가를 이해하는 것이다. ESG는 기본적으로 ‘투자자 관점’을 담고 있다. 투자자는 본래 재무적 성과를 올릴 목적으로 자본을 투입하고 회수한다. 당연히 재무적 성과에 영향을 주는 여러 요인을 분석하고 추적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주로 경제적 가치와 재무적 정보 혹은 여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요소들에 초점을 뒀다. 그러다 최근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라는 ‘비재무적’ 정보를 투자자가 고려하겠다는 흐름이 생겼다. 대표적으로 이 세 가지 정보가 기업 가치에 영향을 준다고 투자자들이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투자자들이 투자 의사결정을 내릴 때 ESG를 활용하게 되면서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 역시 이런 흐름을 고려해 ‘ESG 경영’에 앞다투어 나서는 것이 최근의 경영 흐름이다. 이 점을 분명히 이해한다면 ESG와 비슷하다고 혼동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과 ESG가 관점(투자자 관점)과 활용(기업 가치 평가) 측면에서 어떻게 다른지도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사실 ESG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대두된 건 최근이지만 사회책임투자(SRI)처럼 이와 유사한 실천은 오래됐다. 1960년대에 담배나 술, 혹은 인권 문제 등이 있는 기업에 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구현된 예가 대표적이다. 사회나 환경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기업에는 투자금을 배분하지 않겠다는 방식인데, 이를 네거티브 스크리닝(negative screening, 부정적 배제)라고 한다. 이어 1990년대 들어서면서부터는 특정 기업이나 산업군을 배제하는 방식을 넘어 포지티브 스크리닝(positive selection, 긍정적 선별) 방식, 즉 사회나 환경적 영향 측면에서 주도적이고 상대적으로 우수한 기업에 좀 더 우선적으로 투자하는 방식도 시작된다.

ESG가 구체적인 어젠다로 가치를 갖게 된 건 이제 십수 년 정도 됐다고 보는 게 맞다. 2004년에 코피 아난 전 UN 사무총장이 여러 기업 및 글로벌 연기금과 함께 사회책임투자원칙(PRI)을 발표했고, 이듬해 이 내용을 정리한 콘퍼런스에서 다양한 투자 생태계 구성원들과 ESG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1 그렇게 발전하기 시작한 ESG 투자가 이젠 투자사들에 중요한 영역 중 하나가 됐다. UN PRI 통계에 따르면 올해 기준으로 전 세계 ESG 투자 자산은 40조5000억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4경8000조 원이 넘는 규모가 된다고 한다.2 이에 발맞춰 뉴욕 증시는 비재무 정보의 공시를 강화하고 있고, 심지어 국제회계기준(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 IFRS)을 주도하는 IFRS재단은 최근 비재무 정보를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가장 먼저 환경과 관련된 비재무 정보를 반영하는 작업부터 검토하고 있다.

이제 ESG는 글로벌 대형 투자사들이 더 이상 회피하거나 외면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대부분의 투자자가 사회적 가치를 단순히 비용 정도로 여겼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괄목할 변화라 할 수 있다. 투자자가 ESG 지표를 투자 의사결정에 반영한다는 것은 기업들의 활동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그간 기업의 사회적 가치 활동은 비용으로 취급돼 왔고, 큰 사회적 가치는 경제적 가치와 상충한다는 단편적 관점에서 다뤄져 온 게 사실이다. 물론 때때로 위험 요소의 관리나 위기에 대한 대응 요인으로 고려되긴 했지만 이런 노력이 얼마나 기업 가치에 반영되는지 구체적인 연결점이 충분치는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 구호로 그쳤다. 그러나 이제는 ESG 투자를 촉발제로 기업이 환경을 위하고 사회에 기여하며 건전한 지배구조를 확립하려는 ESG 경영을 수행해야만 하는 시대가 왔다. 이는 곧 ESG를 통해 어떻게 기업의 장기적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가치를 만들어낼 것인가의 문제와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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